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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은 8일 실적발표를 통해 지난해 매출 2조2987억 원, 영업이익 8856억 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각각 28%, 123% 상승한 수치다. 던전앤파이터가 중국에서 지속적인 흥행을 하고 있고 AxE(액스), 오버히트 등 한국 모바일 게임의 뛰어난 성과가 실적을 견인했다. 다만 매출 기준 ‘모바일 퍼스트’ 전략을 내세운 넷마블게임즈(2조4248억 원, 영업이익 5096억 원)에 뒤져 9년 만에 게임업계 1등 자리를 내주게 됐다. 카카오도 이날 지난해 매출 1조9723억 원, 영업이익 1650억 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보다 각각 35%, 42% 증가한 수치로 사상 최고 실적이다. 신무경 기자 yes@donga.com}

엔씨소프트가 지난해 매출 1조7587억 원, 영업이익 5850억 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사진)의 아메바식 스피드 경영이 주목받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9%, 78% 수직 상승했다. 김 대표는 2016년 4월 게임 개발 조직 내에 ‘시드(Seed)’와 ‘캠프(Camp)’라는 생소한 이름의 독립 조직을 신설했다. 각각의 조직을 이끄는 리더는 시더와 캡틴이라고 부른다. 이들에게 예산 집행권한을 줘 게임 개발을 주도하도록 했다. 개발 일정을 짜고 인적자원을 활용하는 의사 결정 모두 그들의 몫이다. 일부 캠프는 구성원만 100명(총 직원은 3200여 명)이 넘을 정도로 크다. 시드는 게임 개발 초기 프로젝트 성격을 갖고 있으며 개발 진척도에 따라 캠프로 승격된다. 주목할 점은 최고경영자(CEO)인 김 대표가 캡틴과 독대를 통해 현안을 직접 보고받고 의사 결정을 했다는 점이다. 그전까지는 개발 담당 임원을 거쳐야만 하는 등 의사 결정 과정이 다소 복잡했다. 조직 개편 후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레드나이츠라는 모바일 게임을 출시했다. 이 게임을 만든 조직은 시드와 캠프를 거쳤다. 2016년 12월 출시 당일 앱스토어 매출 1위를 기록하며 조직 개편의 정당성에 힘을 실어줬다. 이 회사의 최대 실적을 견인하고 있는 리니지M도 2015년 상반기(1∼6월) PC온라인 리니지 개발실로 시작했다가 조직 개편 후 리니지 캠프라는 이름으로 변경돼 심민규 캡틴의 주도하에 개발이 진행됐다. 2017년 6월 출시된 이래 구글플레이 매출 1위를 한 번도 놓치지 않았다. 리니지M을 비롯한 모바일게임 매출만 9953억 원에 달한다. 엔씨소프트가 조직 개편을 단행한 이유는 급변하는 게임 산업의 경영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모바일 시대에는 플랫폼 구분 없이 게임의 업데이트 주기가 짧아졌고 신속한 게임 출시가 중요하다. 이른바 조직을 잘게 쪼갠 뒤 해당 조직의 리더들에게 권한을 대거 부여해 조직 전체의 채산성을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경영기법 ‘아메바 경영’을 엔씨소프트식 ‘스피드 경영’으로 해석한 셈이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조직 개편 후 의사 결정이 빨라져 업무 효율성이 제고된 점이 지난해 좋은 성적을 만들어낸 요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스피드 경영을 위한 엔씨소프트의 조직 개편은 현재진행형이다. 지난해 5월 부장, 차장 등 직급을 폐지하고 사내 호칭을 ‘님’으로 통일했다. 올해 1월에는 업계 최초로 주 40시간 근무를 원칙으로 하고 출퇴근시간을 자유롭게 정하는 유연근무제를 도입하기도 했다.신무경 기자 yes@donga.com}

“인공지능(AI), 로봇은 절대 인간을 대체할 수 없다. 알파고가 사람보다 바둑을 더 잘 둘 수 있게 된 것은 과거 자동차가 발명됐을 때 기계가 사람보다 빨리 달릴 수 있게 된 사실과 같다. 인간은 기계와 경쟁할 필요가 없다. 기계는 절대 할 수 없는 일을 해야만 한다.” 마윈(馬雲) 알리바바 그룹 회장은 7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제1회 글로벌지속가능발전포럼 행사에서 “미래의 기술혁명을 대비해서 지금 공부를 한다면 기회가 올 것이다. 미래에 매몰되어서는 안 된다”며 이 같이 말했다. 또 “인공지능은 인간을 통해 배우지만, 우리는 뇌에 대해서 5~8% 밖에 알지 못 한다”며 “인공지능이 이 정도를 배워서는 인간을 이길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마 회장은 상당 시간을 젊은이들을 위한 조언에 할애했다. 그는 “성공하기를 원한다면 남들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알리바바는 지난 20년 간 중소자영업자, 젊은이, 여성들을 어떻게 성공하게 해줄지 고민했다. 그들이 성공하면 우리도 무엇을 얻어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고 알리바바는 덕분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알리바바의 성공으로 청년, 여성 고용을 핵심으로 꼽았다. 알리바바 임직원의 평균 연령이 33세이며, 49%가 여성이다. 그는 “여성은 남성보다 본능적으로 돌보는 성향이 있다. 남편도, 자녀도, 부모도 돌본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근력의 싸움이 아니라 지혜의 싸움이다. 돌봄의 경쟁을 하는 시대에 고객의 사랑을 받는 기업이 되려면 이 마법의 요소를 더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또 “기업에 젊은이가 많으면 좋은 아이디어를 많이 만들어내고 있으며 이들이 미래의 에너지원”이라면서 “청년을 고용해서 미래에 대한 걱정을 덜고, 여성을 충분히 뽑아서 완벽한 회사가 되어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마 회장은 “사람들은 마윈, 알리바바를 똑똑하다고 하지만 우리는 실수로부터 배울 뿐이다”라며 “언젠가 직접 책을 쓰게 된다면 알리바바의 1001개의 실수를 적어 우리의 실수로부터 젊은 세대들이 배울 수 있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자선, 공익의 철학을 본인이 창작한 한자 ‘신(Xin)’으로 표현했다. 그는 신의 한자 윗부분은 가족, 아랫부분은 심장이라는 뜻이라고 소개했다. 마 회장은 “전 세계는 가족과 같아야 한다. 전 세계가 분노와 전쟁으로 가득하면 돈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면서 “기부는 돈을, 자선은 행동을 주는 것이다. 우리의 철학은 작은 행위를 할 수 있는 사람들을 장려해서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중국인 청중으로부터 ‘권력자들과 조화롭게 살아가는 방법’에 대한 다소 정치적인 질문이 나오기도 했다. 마 회장은 “권력이 옳다면 따라야한다. 옳지 않으면 설득하고 소통해야한다. 그렇지만 최종적으로는 따라야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반기문 전 사무총장은 평창 겨울올림픽에 북한이 참여하는 것과 관련해 “한반도의 상황은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므로 이 상황을 지혜롭게 대처하지 못하면 글로벌한 안보 문제로 확대될 수 있다”며 “평창동계올림픽을 평화와 화해의 장으로 만들어 대화의 싹을 틔운 뒤 (북한과) 진정한, 의미 있는 대화로 이어질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 사무총장은 이날 행사에서 “국민들 사이에서 찬반이 있지만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평화와 화해의 장으로 만드는 등 실용적으로 접근해야만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한반도 비핵화까지는 아주 어려운 여정일 수 있으므로 인내심, 창의력을 발휘하며 큰 그림을 그려야만 한다”며 “(오늘) 김영남이 도착했는데 문재인 대통령이 올림픽을 기회로 북한과 소통할 수 있기를 진정으로 희망한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극단주의, 테러 등 우리는 아주 어려운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임기 시작했을 때 난민은 2000만 명이었는데 임기가 끝났을 때 6500만 명으로 늘어났다”면서 “공식적인 직함이 있지 않더라도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젊은이들이 미래의 번영을 누리기 위해 ‘세계 시민의식 배양’을 강조했다. 반 전 총장은 “아무리 많은 재원을 갖고 권력을 갖고 있어도 혼자 할 수 있는 것은 없다”며 “국가 간 갈등 상황이 지속되면 기업도 유지되기 어려운 만큼 세계 시민의식을 고취해 세계를 하나 되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신무경 기자 yes@donga.com}

“넷마블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모바일을 넘어 콘솔 및 PC 온라인게임으로 플랫폼을 확장하겠다. 인공지능 게임도 개발할 예정이다.”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의장(50·사진)은 6일 서울 구로구 경인로 신도림 쉐라톤 서울 디큐브시티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중국 게임회사들이 빠르게 국내외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만큼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방 의장은 “자사 게임 세븐나이츠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닌텐도의 콘솔 스위치용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며 “스팀용 게임 리틀데빌인사이드를 개발 중인 니오스트림에 지분(30%) 투자를 했다”고 강조했다. 또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처럼 사람을 이기는 인공지능이 아니라 사람과 같이 잘 놀아주는 지능형 게임을 만들 것”이라며 “글로벌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북미에 인공지능랩을 설립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케이팝을 접목한 새로운 장르의 게임도 소개했다. 방 의장은 “게임 이용자들이 매니저가 되어 방탄소년단(BTS) 멤버들을 육성하는 게임 ‘BTS 월드’를 상반기(1∼6월) 중으로 내놓겠다”며 “BTS가 이 게임을 위해 1만 장의 화보, 100편의 드라마를 촬영했다”고 말했다. 암호화폐 거래소 인수설에 관해서는 “블록체인, 암호화폐 등 미래 기술에 대한 관심은 언제나 열려 있으며 다양한 회사,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면서도 “구체적으로 협상이 진행되는 건은 없다”고 말했다. 넷마블은 이날 세븐나이츠2, 리치 그라운드 등 자사가 보유 중인 IP를 활용해 만든 후속작들과 해리포터 같은 해외 유명 IP를 기반으로 만든 게임 20종을 공개했다. 한편 넷마블은 조직문화 개선을 위해 5시간만 근무하면 나머지 시간은 총 근무시간에서 직원 스스로 결정하는 ‘선택적 근로 시간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넷마블은 이날 실적발표를 통해 지난해 매출 2조4248억 원 등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한 수치로, 해외 매출 비중만 53%에 달한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1.5% 감소한 5096억 원이다.신무경 기자 yes@donga.com}
가상통화 관련 앱 사용자가 200만 명을 기점으로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은 지난해 10월 30일부터 올해 2월 4일까지 14주간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기반의 스마트폰을 쓰는 2만3000명을 대상으로 가상통화 관련 앱 사용지표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6일 밝혔다. 조사를 시작한 주의 순사용자 수(한 주 동안 한 번이라도 앱을 켠 사용자)는 14만 명에 불과했으나 1월 3주 차에 200만 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2주 연속으로 감소하고 있다. 가상통화 관련 앱의 총사용시간과 총실행횟수는 비트코인의 가격이 정점을 찍은 1월 1주 차에 가장 높았지만, 그 이후 4주 연속 감소하고 있다. 차양명 와이즈앱 대표는 “가상통화 시세 하락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무경 기자 yes@donga.com}
최근 현금 결제 비중이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가운데 향후 결제 수단으로 현금이 간편결제나 신용카드는 물론이고 가상통화보다도 작은 비중으로 쓰일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다만 가상통화는 여전히 결제 수단보다는 투자 대상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컸다. 6일 소비자 조사 전문업체인 컨슈머인사이트와 한양대 유통연구센터는 2017년 7월부터 7개월간 소비자 1만5000명을 대상으로 ‘상품 구입 행태 및 변화 추적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앞으로 이용이 증가할 것’이라고 답한 비율이 간편결제와 신용·체크카드가 각각 44%에 이르렀다. 가상통화는 12%였고 현금은 이보다도 낮은 11%였다. 또 조사에서는 정부가 과열된 가상통화 시장을 억제하기 위한 대책을 3차례(2017년 12월 13일과 28일, 2018년 1월 15일) 내놓은 데 따른 시장 반응도 살필 수 있었다. 정부 발표가 있던 주에는 이용 의향이 줄지만 그 다음 주에는 다시 회복되는 경향이 나타났다. 첫 번째 가상통화 긴급대책 발표 직후 가상통화 이용이 증가할 것이라고 답한 비중은 12%로 전주 대비 1%포인트 하락했다. 하지만 그 다음 주에는 다시 2%포인트 상승했다. 두 번째, 세 번째 대책 발표 후에도 이용 의향은 하락했다가 다시 증가하는 모양새를 보였다. 정경식 컨슈머인사이트 연구원은 “정부 발표에 지속적인 효과는 없고 국민에게 면역 효과만 주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신무경 기자 yes@donga.com}

2018 평창 겨울올림픽을 앞두고 숙박 공유서비스 에어비앤비를 통해 강원 지역에 숙소를 예약한 국내외 방문객은 9000명으로 조사됐다. 또 대회 기간에 에어비앤비를 통해 강원 도민들이 얻게 되는 수입은 23억 원이 될 것으로 나타났다. 에어비앤비는 6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세종문화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강원 지역의 에어비앤비 숙소 4000여 곳의 예약 방문객이 전년 대비 260%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호텔방 4500개, 호텔 28채를 추가한 효과와 같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에어비앤비로 강원을 찾는 사람의 60%가 외국인이다. 미국 중국 캐나다 일본 순으로 많이 찾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집주인들은 대회 기간에 에어비앤비를 통해 평균 약 28만 원을 벌어들이는 효과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에어비앤비를 통해 강원에서 머무는 투숙객의 평균 숙박 일수는 3일로, 하루 평균 18만5000원가량을 지불했다. 이상현 에어비앤비 정책총괄 대표는 “에어비앤비는 평창 겨울올림픽처럼 국가적으로 큰 행사가 열릴 때 갑자기 몰리는 관광객들을 위한 대안 숙박이 될 수 있다”며 “관광객이 몰리면 숙박용으로 썼다가 행사 이후 관광객이 줄면 기존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무경 기자 yes@donga.com}

네이버와 카카오, 넥슨, 넷마블게임즈, 엔씨소프트 등 국내 주요 정보기술(IT) 기업 5곳이 총 10조 원 규모의 현금 실탄을 보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기업들은 공격적인 인수합병(M&A), 연구개발(R&D)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적극적으로 글로벌 현장을 챙기고 있어 올해 대대적인 투자 유치 소식을 전해 올 것으로 기대된다. 5일 동아일보가 지난해 3분기(7∼9월) 현재 네이버, 카카오, 넥슨, 넷마블게임즈, 엔씨소프트 등 한국을 대표하는 IT기업 5곳의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해당 기업들이 당장 현금화할 수 있는 순현금 규모는 94억6225만 달러(약 10조2968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순현금은 현금과 현금성 자산에서 차입금을 뺀 금액으로 회사를 당장 청산해도 석 달 이내에 현금화할 수 있는 돈을 일컫는다. 순현금이 많을수록 M&A 등 투자 여력이 높다. 네이버는 2016년 7월 라인 미국·일본 동시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프랑스를 중심으로 한 유럽 시장 진출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네이버는 현지 IT 생태계에 편입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네이버는 ‘유럽인들이 보기에는 외국 회사지만 유럽 기업 같은 느낌을 주는 회사’라는 모토를 내걸고 현지 스타트업 투자와 육성에 나서고 있다.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는 프랑스에 체류하다시피하며 현지 투자에 전력을 쏟고 있다. 2017년 6월 프랑스 공공창업 보육센터 아고라노브, 세계 최대 전자음악연구소 일캄(IRCAM), 애니메이션 전문학교 고벨린스스쿨 등을 두루 방문하며 현지 창업 생태계를 체험하고, 음성인식 등의 기술 수준을 살펴봤다. 이어 지난해 10월 프랑스 정부 산하 공공투자은행 BPI프랑스의 최고경영자(CEO) 니콜라 듀포르크, 프랑스 경제재정부 정무장관 벤자맹 그리보와 두루 미팅을 하면서 투자 의지를 내비쳤고, 현지 출판업체인 아셰트 리브르의 의장 겸 CEO 아놀드 노리와 만나 콘텐츠 산업에 대한 이해를 넓혔다. 카카오의 시야는 일본을 향해 있다. 김범수 의장은 지난해 하반기(7∼12월)부터 일본을 수시로 드나들고 있다. 그는 2017년 11월 자회사 카카오재팬의 기타 비상무이사로 선임돼 회사 경영을 직접 챙기고 있다. 카카오재팬이 서비스하는 모바일 콘텐츠플랫폼 픽코마의 성과를 올리고 콘텐츠를 통한 글로벌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이사회 임원을 자처한 것이다. 카카오는 2일 싱가포르 증권거래소에 1조 원 규모의 글로벌 주식예탁증서(GDR)를 발행 및 상장해 자금을 수혈했다. 이 중 9000억 원은 게임, 웹툰, 음악, 동영상 등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글로벌 콘텐츠 플랫폼 등을 M&A하는 데 사용할 예정이다. 국내 주요 IT 기업 중 가장 많은 현금을 보유한 회사는 넥슨이다. 김정주 NXC(넥슨 지주회사) 대표는 수행원 없이 북미, 유럽 등을 돌아다니며 애플, 페이스북 등 글로벌 IT 기업들의 주요 인사, 혁신 기업 인사들과 교류하면서 투자처를 발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9월에는 김 대표가 미국 실리콘밸리 인사들과 교류하면서 ‘북미에서는 블록체인이 화두’라는 동향을 접하고 관심을 이어오다 가상화폐 거래소 코빗을 인수하기도 했다. NXC는 지난 달 주식 1000만 주를 매각하며 3530억 원의 자금을 확보했는데, 이 역시 M&A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넷마블게임즈는 2017년 5월 유가시장 상장 공모자금을 바탕으로 올해 공격적인 M&A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방준혁 의장은 지난해 7월 중국 최대 게임전시회 차이나조이를 직접 찾아 게임시장 동향을 눈여겨봤다. 그는 모바일 중심의 자사 게임 플랫폼을 다각화하는 데 관심을 쏟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게임과 관련된 차세대 기술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단행,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신설된 글로벌 최고창의력책임자(CCO) 직책을 겸임하며 사내 모든 게임 프로젝트를 관장하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17%(지난해 3분기 기준)로, 시가총액 선두 기업 삼성전자(7%), SK하이닉스(8.5%), 현대자동차(2.2%)보다 높은 수준이다.신무경 기자 yes@donga.com}

라인의 성공 신화를 이끌었던 신중호 라인주식회사 최고글로벌책임자(CGO·46·사진)가 또 한 번 글로벌 사업의 총대를 멘다. 네이버의 20여 년 간 숙원 사업이었던 일본 검색엔진 시장 성공을 이번에는 이루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네이버는 5일 검색 기술 연구개발(R&D)을 담당하는 ‘네이버 서치’와 인공지능 기술 플랫폼 개발을 맡고 있는 ‘클로바’를 통합해 ‘서치앤클로바’라는 조직이 출범한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핵심 역량을 보유한 두 조직이 합쳐지는 것이어서 의미가 깊다고 강조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서치앤클로바의 기술역량과 서비스 노하우를 바탕으로 혁신적인 시도를 통해 일본을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에 적극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서치앤클로바의 리더는 메신저 라인의 성공을 개척한 일등공신으로 알려진 신 CGO가 맡는다. 이 자리에 신 CGO를 앉힌 것은 일본을 비롯한 글로벌 검색시장에 대한 재도전의 의미로 해석된다. 네이버는 2000년부터 꾸준히 검색엔진의 일본 시장 진출의 문을 두드려왔다. 2000년 11월 네이버재팬을 설립한 뒤 같은 이름의 사이트를 오픈하며 검색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5년 만에 사업을 철수하고 말았다. 당시로서는 넥서치라는 검색 기술을 맹신했지만 일본 이용자들에게 철저히 외면당했다. 이어 2007년 11월 네이버재팬을 설립하며 또 한 번 검색엔진의 사업화를 진행한다. 2006년 6월 신 CGO를 비롯한 다수의 KAIST 출신 검색 기술진이 있던 검색엔진 업체 첫눈을 인수하며 개발력만큼은 자신 있었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첫눈 인수를 계기로 신 CGO, 이준호(현 NHN엔터테인먼트 회장) 등 핵심 개발자들을 대거 일본으로 보냈다. 하지만 야후저팬과 구글저팬으로 양분된 시장에서 한국 업체가 설 자리는 없었다. 일본 검색시장의 문은 좀체 열리지 않았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라인의 급성장으로 핵심 역량을 검색에서 메신저로 집중시킬 수밖에 없었다. 자연스럽게 네이버재팬의 검색서비스는 동력을 잃고 2013년 12월 종료되고 만다. 신 CGO는 최근열린 사내 간담회를 통해 “첫 번째 진출 당시 우리는 너무 경험이 부족했고 두 번째 진출 때는 야후저팬 등 현실적인 벽이 높았다”면서도 “하지만 모바일로의 패러다임 변화 시점에 잘 적응해 라인이 성공할 수 있었던 만큼 이 시점에 일본 시장에 다시 들어가 새로운 도전을 하겠다”고 말했다. 신무경 기자 yes@donga.com}

국내 주요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모바일에서 자동차로 사업 영역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자동차가 차세대 정보기술(IT)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인공지능(AI) 같은 기술력을 확보한 ICT 기업들이 자율주행차나 커넥티드카 개발에 화력을 집중하는 모양새다. 카카오와 현대·기아자동차는 1일부터 2017년에 양산된 현대·기아차 차종의 내비게이션 업데이트를 통해 음성으로 손쉽게 길 안내를 받을 수 있게 했다고 밝혔다. 운전대에 달린 음성인식 버튼을 누른 뒤 ‘길 안내 현대자동차 본사’처럼 ‘길안내’와 ‘상호명’ 혹은 ‘주변 맛집’ ‘근처 커피숍’ 등을 말하면 내비게이션 화면에 목적지가 나타나는 식으로 구현된다. 여기에는 카카오의 통합 AI 플랫폼 ‘카카오 I’의 음성 엔진을 기반으로 개발된 ‘서버형 음성인식’ 기술이 적용됐다. 지난해 9월 제네시스 G70을 통해 처음 구현된 서버형 음성인식 기술은 이날부터 자동차가 통신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최신식 텔레메틱스 장비가 부착된 차량으로 확대 적용됐다. 여기에는 현대자동차 i30, 아반떼, 쏘나타 뉴라이즈 등과 기아자동차 K7 HEV, 스팅어, 스포티지 등이 포함된다. 네이버는 이달 중으로 카 인포테인먼트(IVI) 플랫폼 ‘어웨이(AWAY)’ 기반의 디스플레이를 일반인을 대상으로 판매할 예정이다. 어웨이는 음성인식 목적지 검색이 가능한 내비게이션뿐만 아니라 네이버뮤직, 오디오클립 등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네이버의 연구개발(R&D) 자회사 네이버랩스는 2017년 8월 자동차 공유 서비스 그린카에 AWAY를 탑재한 차량을 내놓았으며 2018년 1월 현재 1000대가량에 보급되어 있다. 네이버는 AWAY 탑재 그린카를 연내 3000대까지로 늘릴 계획이다. SK텔레콤은 AI 플랫폼 ‘누구’를 자동차에 탑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017년 9월 누구를 자사의 모바일 내비게이션 앱 ‘T맵’에 적용해 음성인식 길 안내가 가능하도록 했다. SK텔레콤은 현재 기아차, 르노삼성자동차,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등의 일부 차종에 T맵을 탑재하고 있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손쉽게 음성인식 기능을 접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경수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는 “현재 자율주행차 시대로 가는 과도기에 있다”며 “지금은 음성인식만 이용할 수 있지만 앞으로는 차 안에서 시간, 장소에 맞는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신무경 기자 yes@donga.com}
카카오가 국내 기업 최초로 알고리즘 윤리 원칙을 마련했다. 인공지능(AI) 기술의 급격한 발전이 인간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나온 윤리 원칙이라 관심을 끈다. 31일 카카오는 알고리즘 기반으로 발전하는 AI와 로봇을 윤리적으로 개발하고 활용하기 위해 △카카오 알고리즘의 기본 원칙 △차별에 대한 경계 △학습 데이터 운영 △알고리즘의 독립성 △알고리즘에 대한 설명 등을 골자로 한 ‘카카오 알고리즘 윤리 헌장’을 밝혔다. 이번 헌장에는 알고리즘을 통해 카카오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편익과 행복 증진에 기여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 알고리즘의 결과 값이 인종 차별, 남녀 차별 등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개발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알고리즘에 학습되는 데이터를 사회 윤리에 근거해 수집, 분석, 활용한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뉴스 콘텐츠 배열, 블로그 및 댓글 상위 배치 등 알고리즘의 자의적인 사용이 문제가 되고 있는 만큼 자의적으로 훼손되거나 영향받지 않도록 독립적이고 엄정하게 관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알고리즘에 대한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기업 경쟁력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성실하게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지난해 9월부터 AI에 대한 윤리 의식을 정비하는 차원에서 임직원들의 의견을 모아 이 같은 헌장을 만들었다. 김대원 카카오 정책지원파트장은 “카카오는 삶의 편의를 한 단계 높일 AI가 사회 윤리의 범주 안에서 온당하게 유지될 것을 추구한다. 이를 위해 알고리즘 개발과 관리를 포함한 운영 일체에서 합의된 윤리 의식이 수반되어야만 한다”고 말했다.신무경 기자 yes@donga.com}
경찰이 불법 정치자금 후원 혐의를 받고 있는 KT를 31일 압수수색했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9시 40분경 경기 성남시 분당구 KT 본사와 서울 종로구 광화문지사에 수사관 20여 명을 보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경찰은 회계 관련 자료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KT는 2016년 당시 임원들로 하여금 회삿돈으로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들에게 후원금을 내게 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를 받고 있다. 회사 법인카드로 상품권을 구입한 뒤 현금으로 바꿔 후원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원금은 많게는 1000만 원가량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압수물 분석 후 회사 관계자들을 소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KT 임직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KT 관계자는 “경찰 수사 중인 사안이라 설명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황성호 hsh0330@donga.com·신무경 기자}
네이버가 자회사 라인(LINE)을 통해 일본에서 가상화폐 사업에 진출한다. 라인이 일본 최대 메신저 서비스 회사라는 점을 활용해 보험과 대출상품 등을 판매하는 신기술 금융업에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31일 라인은 자회사 라인파이낸셜을 설립하고 이 법인을 통해 일본 금융청에 가상화폐 교환업자 등록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라인파이낸셜은 라인 메신저를 기반으로 가상화폐 교환과 거래소 운영, 대출, 보험 등의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또 가상화폐의 기반 기술인 ‘블록체인’에 관한 연구개발을 통해 안전한 금융 거래가 이뤄지게 할 예정이다. 라인파이낸셜의 대표는 이데자와 다케시 현 라인 대표가 겸임한다. 자본금은 50억 엔(약 491억 원) 규모다. 한편 라인은 이날 실적발표를 통해 자회사 라인모바일이 일본의 소프트뱅크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라인모바일은 일본에서 2016년 9월 설립된 알뜰폰(MVNO) 사업자다. 라인모바일은 제3자 신주발행 방식으로 라인의 주요 주주사인 소프트뱅크에 지분 51%를 넘긴다. 라인모바일은 2017년 12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무선가입자당 평균매출(ARPU)이 1.3배 증가하는 등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신무경 기자 yes@donga.com}

“전 세계 앱 시장에서 넷마블게임즈, 엔씨소프트 등 두 게임 회사가 한국의 수익을 견인하고 있다. 앞으로는 쇼핑 관련 앱도 게임 못지않게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31일 베르트랑 슈밋 앱애니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42·사진)는 서울 강남구의 한 호텔에서 동아일보와 만나 “양대 앱마켓인 구글플레이와 앱스토어에서 2017년 한국 소비자들이 앱을 통해 지출하는 금액이 2년 전인 2015년보다 80%가량 늘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앱애니는 모바일 앱 분석업체로 이날 전 세계 700만여 개의 앱 퍼블리셔(유통회사)를 분석해 매출액 기준 상위 52위 업체를 발표했다. 국내 기업으로는 넷마블게임즈(3위), 엔씨소프트(12위), 게임빌(24위), 카카오(51위)가 이름을 올렸다. 그는 “한국은 전 세계에서 4번째로 큰 앱 시장”이라며 “엔씨소프트 같은 게임 기업이 자체 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모바일 시장에 진출하는 전략이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에서는 게임 외에 쇼핑 앱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쇼핑 앱 월평균 사용 시간이 매월 100분 이상으로 조사 대상국 중 1위를 차지했을 정도다. 그는 “한국에서는 쿠팡, 위메프, 지마켓 등 쇼핑 앱 보급률이 굉장히 높은 편”이라며 “유통회사들이 모바일 쇼핑앱 전략을 새롭게 세운다면 또 다른 수익 증대의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슈밋 CEO는 모바일 앱 상위 기업들의 성공 전략에 대해 “모바일 앱 시장에 초기에 진입했으며,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해 해외 기업을 인수합병(M&A)하거나 지식재산권 파트너십을 체결한 곳이 많다”고 말했다. 또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앱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어떤 조건을 갖출 필요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테마, 스토리부터 앱 작동 메커니즘, 결제시스템까지 현지 문화를 적극 반영해야 한다”며 “개도국 시장은 한국과 일본처럼 네트워크가 우수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요소들을 서비스 개발 초기부터 반영해 작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구글, 애플이 양분하고 있는 앱 시장 지형도를 바꾸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슈밋 CEO는 “한국에는 통신사가 주도하는 앱스토어가 있지만 사이버 보안이나 앱 매출 순위 등 신뢰도 측면에서 구글플레이, 앱스토어보다는 뒤지고 있다”며 “새로운 플랫폼을 만들려는 시도는 많지만 아직까지 양대 마켓을 능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관련 앱의 절대량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암호화폐 관련 앱은 4800개 이상(2018년 1월 기준)이며, 지난 한 해 동안 88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특히 가상통화 관심이 급증한 2017년 4분기(10∼12월)에만 다운로드의 50%가 집중됐다. 슈밋 CEO는 “최근까지 비트코인 투자 붐이 일어난 데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무경 기자 yes@donga.com}

페이스북이 한국인터넷기업협회(인기협)에 부회장사로 지위 승격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끌고 있다. 인터넷 업계는 페이스북이 최근 한국 내 이용자와 정부를 상대로 유화적인 입장으로 선회한 데에 따른 움직임으로 해석하고 있다. 30일 인기협 관계자는 “지난해 말 페이스북 측에서 부회장사가 되고 싶다는 의사를 구두로 밝혔다”며 “주요 회원사 20여 곳으로부터 의견을 취합 중으로 특별한 반대가 없는 한 2월 초에 현재 일반 회원사에서 부회장사로 승격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기협은 200여 개 인터넷 기업의 이익 대변 창구로 꼽힌다. 회장사는 네이버, 수석부회장사는 카카오, 이베이, 부회장사는 엔씨소프트 등 7개사, 일반 회원사는 구글 등 9개사가 있다. 대체로 국내 기업을 위주로 회원사를 두고 있어서 페이스북이 부회장사를 자처하고 나선 점은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는 최근 논란이 일었던 ‘국내 인터넷 기업의 역(逆)차별’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지난해 국정감사 때 페이스북은 국내에서 막대한 트래픽을 유발하면서도 정당한 망 이용료를 내고 있지 않다는 비판에 시달렸다. 매출 대비 정당한 세금을 내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런 분위기 탓인지 페이스북은 내년 상반기(1∼6월)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사업장에 세금을 내겠다고 공언하고, 최근 국내 인터넷망사업자(ISP)들과의 망 이용 대가 협상에도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페이스북이 인기협 부회장사 승격 신청을 한 것도 ‘본사 정책’만 고집하지 않고 한국 시장과 원활한 소통을 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반면 같은 외국계 정보기술(IT) 기업인 구글은 여전히 ‘글로벌 스탠더드’만 뿐 페이스북과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구글 유튜브는 지난해 앱 사용 시간 기준 점유율 73%(와이즈앱 기준)를 차지하며 막대한 트래픽을 유발하는 가운데 구글플레이 국내 매출은 3조4000억 원(아이지에이웍스), 유튜브 매출은 1656억 원(메조미디어)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국내에서 올리는 매출에 따른 합당한 세금 지불과 망 이용료 지급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구글은 이런 사실은 외면한 채 “구글플레이, 유튜브 등이 한국 콘텐츠 제작자의 해외 진출을 돕고 있다”는 입장만 강조하고 있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국내 이용자들과 정부에 ‘기울어진 운동장’을 평평하게 하기 위한 성의 표시와 존중이 뒷받침되지 않는 이상 구글의 진정성에는 항상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어쩌면 세금과 망 이용료의 절대량보다 중요한 일일지도 모른다. 페이스북의 최근 행보를 계기로 구글의 입장 변화도 함께 기대해 본다.신무경·산업1부 yes@donga.com}

‘불금’을 즐기는 대표적 장소인 서울 홍익대와 강남 인근에서는 SK텔레콤의 무선 인터넷 속도가 가장 빠른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는 30일 거주 지역의 통신 속도, 서비스 범위·종류 등을 비교한 ‘전국 통신 서비스 커버리지맵’을 내놓았다. 전국에서 유동 인구가 많고 상권이 발달한 트래픽 밀집 지역의 통신 속도는 SK텔레콤이 가장 앞섰다. 홍익대에서 SK텔레콤의 롱텀에볼루션(LTE) 다운로드 속도는 201.6Mbps(초당 메가비트)로, KT(121.5Mbps), LG유플러스(111.5Mbps)를 제쳤다. 강남에서는 SK텔레콤(124.6Mbps), LG유플러스(108.21Mbps), KT(70.57Mbps) 순으로 빨랐다. 신촌, 대학로, 인사동 문화의거리, 부산 해운대거리, 부산 벡스코 등에서도 SK텔레콤이 가장 빠른 속도를 나타냈다. 외국인 관광객이 자주 찾는 지역에서도 SK텔레콤의 속도가 가장 빨랐다. 2016년 명동(소공동 지하상가)의 경우 SK텔레콤이 342.4Mbps로 KT(205.8Bbps), LG유플러스(139.6Mbps)를 앞섰다. 올해 겨울올림픽이 열리는 평창 지역(평창읍, 대관령)의 속도도 SK텔레콤이 1위였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지난해 6월부터 서울, 수도권, 충청·영남권 등 트래픽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캐리어 애그리게이션(CA·주파수 묶음 기술)을 적용해 최고 속도를 900Mbps까지로 높인 덕분”이라고 말했다. 한편 주요 상권과 지하철 역사의 와이파이 속도는 KT가 우세했다. 2호선 신촌역의 경우 KT가 432.3Mbps로 SK텔레콤(397.7Mbps), LG유플러스(208.1Mbps)를 앞질렀다. 타임스퀘어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나왔다.신무경 기자 yes@donga.com}

“로봇 팔이 가상현실(VR) 속 나의 움직임을 쫓아오니 바짝 긴장됐습니다. 한국의 높은 기술 수준을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29일 서울 중구 태평로 서울광장을 찾은 독일인 관광객 알렉스 우텐더르퍼 씨는 SK텔레콤이 설치한 ‘5세대(G) 이글루’에서 감탄사를 연발했다. 5G 이글루는 5세대(5G)와 VR 등의 정보통신기술(ICT)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5G 이글루는 직경 23m 크기의 돔 형식으로 만들어졌다. SK텔레콤은 돔 천장을 스크린 삼아 자사 5G 네트워크 기술을 활용해 북극 오로라, 깊은 바닷속, 우주공간 등의 대용량 동영상인 ‘겨울 판타지’를 초당 20기가비트(Gb)로 압축해 선보인다. 40여 명의 관람객은 별도로 VR 기기를 착용하지 않아도 입체적인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대용량 동영상을 막힘없이 구현하기 위해 서울 중구 소재 프레지던트호텔, 광학빌딩 등에 5G 기지국을 설치했다. 돔 안에는 초고화질(UHD) 카메라 14대를 갖췄다. 스노 레이싱은 직경 12m 크기의 돔 안에서 눈썰매 형태의 시뮬레이터를 타고 북극 모험을 체험할 수 있는 기기다. 겨울 판타지와 마찬가지로 UHD 카메라 18대가 5G 네트워크로 영상을 투사해 별도의 장비를 쓰지 않아도 VR 안에 들어와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날 행사장에서 가장 인기를 끈 체험기기는 5G 시대에 가장 활발하게 활용될 로보틱스 기술이 접목된 ‘스노 드리프트’였다. VR 장비를 착용하고 대형 로봇 팔에 연결된 시뮬레이터에 탑승하면 설산(雪山)에서 미끄러지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다. 로봇이 2개의 관절을 세밀하게 움직이며 VR 속 탑승자들의 현실감을 극대화해준다. 몰입도가 높아 자칫 멀미가 날 정도다. ‘스노볼 파이트’는 체험자가 스크린에 나타나는 괴물들을 향해 눈모양의 공을 던져 맞히는 게임이다. 이 기기에는 햅틱 기술(촉각을 재현하는 기술)이 접목돼 있다. 스크린 좌측 상단에 부착된 레이저 센서가 날아드는 공을 감지해 해당 위치에 공이 맞았음을 인식한다. 위치의 좌표 값을 프로그램에 전달하는 식이다. 행사장은 다음 달 25일까지 운영된다. 체험 희망자는 현장에서 예약하면 된다. 신무경 기자 yes@donga.com}

“2018년은 평창 5세대(5G) 성공을 바탕으로 5G 상용화의 주도권을 확실히 하고 4차 산업혁명의 기반 기술인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등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만드는 해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황창규 KT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임직원들에게 KT가 평창에서 세계를 선도하는 정보통신기술(ICT) 역량과 5G 리더십을 보여주면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글로벌 플랫폼 선두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KT는 5G 상용화를 위해 네트워크 인프라뿐 아니라 서비스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KT의 조직개편에서 가장 주목되는 점은 차세대 네트워크인 5G 상용화를 위해 5G 전담조직을 선보였다는 점이다. 그동안 5G에 대한 준비는 네트워크 부문 및 융합기술원에서 역할을 분담했는데 앞으로는 마케팅 부문에 신설된 5G사업본부에서 주도한다. 신설된 5G사업본부는 주파수 전략, 네트워크 구축 계획 등을 준비해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5G 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맡는다. KT는 금융거래와 밀접한 블록체인 전담조직도 신설했다. 융합기술원장 직속 조직으로 출범하는 블록체인 센터는 블록체인의 선도적 기술 확보 및 사업모델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이미 블록체인은 카드, 보험업계 등에서도 보편화된 기술인 만큼 블록체인 센터가 금융거래 플랫폼을 한 단계 도약하는 기회를 만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AI 관련 조직은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KT는 2017년 AI 기술 개발, 전문인력 육성 기관으로 AI테크센터와 AI 서비스 발굴 및 생태계 조성을 위해 기가지니 사업단을 출범시킨 바 있다. 2018년에는 기가지니 사업단을 AI사업단으로 확대 재편했으며, AI테크센터는 융합기술원장 직속 조직으로 역할을 높였다. KT는 2017년 스마트에너지 분야에서 사업 수주 2000억 원 및 KT-MEG 1만 사이트 돌파 성과를 낳았다. KT-MEG은 AI 기반의 빅데이터 분석엔진 ‘이브레인(e-Brain)’을 탑재한 세계 최초 에너지 통합관리 플랫폼이다. 시간, 요일, 기상 등 변수에 따라 달라지는 건물의 에너지 소비패턴을 분석해 전력 사용량을 예측하고, 절감요소를 도출해주는 방식으로 에너지 소비를 줄여준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신무경 기자 yes@donga.com}

두산은 글로벌 경쟁력을 바탕으로 기존 사업의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면서도 제품 다양화를 통해 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첨단 기술 바탕의 신규 사업에 적극 진출하며 미래의 먹거리 발굴에 힘쓰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2016년 세계 건설기계 시장 부문에서 글로벌 톱 6인 시장점유율(3.6%)을 기록하며 글로벌 업체들과 어깨를 견주게 되었다. 중국 굴착기 시장에서 2017년 11월까지 누적 시장점유율 8.3%를 기록해 지난해 평균(7.4%)보다 0.9%포인트 상승했다. 신흥 시장에서도 영업망 강화에 주력해 커버리지를 2012년 82%에서 2016년 93%까지 끌어올렸다. 사업 실적 개선과 안정화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국내 3대 신용평가사들은 두산인프라코어의 신용등급 전망을 일제히 상향조정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2017년 9월 텔레매틱스(원격통신과 정보과학의 합성어) 서비스의 사용자 편의성과 기능성을 대폭 개선한 두산커넥트를 북미 시장에 출시했다. 두산커넥트는 굴착기와 휠로더, 굴절식 트럭 등 장비의 위치와 가동 상황, 엔진과 유압 계통 등 주요 부품의 데이터를 활용해 작업장 관리 및 장비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자회사 두산밥캣은 북미 소형건설기계 넘버원 브랜드를 넘어 세계 시장을 공략 중이다. 2011년 이후 연평균 3.3%의 꾸준한 매출 성장을 이어나가고 있다. 특히 중국과 신흥시장 맞춤형 서브 브랜드 어스포스를 출시하며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국책 과제로 진행 중인 가스터빈 독자모델 개발을 2019년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두산중공업이 가스터빈 국산화에 성공하게 되면 시장 진입장벽이 높아 그동안 일부 글로벌 기업이 독식하고 있던 고부가가치 시장에 본격 진입해 높은 수입대체 효과와 수출 증대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두산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에 발맞춰 협동로봇 시장에 뛰어들었다. 2015년 두산로보틱스를 설립하고 업계 최고 수준의 연구진과 개발자를 영입해 2년여간의 연구개발 끝에 협동로봇을 자체 기술로 개발했다. 두산로보틱스는 2017년 12월 경기 수원에 생산 공장을 준공하고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갔다. 신무경 기자 yes@donga.com}

마윈(馬雲) 중국 알리바바그룹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이 한 자리에 모여 기업의 경제적 성장과 사회적 책임 등 ‘지속가능경영’에 대해 토론한다. 26일 연세대 글로벌사회공헌원과 반기문 세계시민센터는 다음달 7~8일 이틀 간 연세대에서 ‘2018글로벌지속가능포럼을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UN이 2030년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로 제시한 지속가능발전목표의 이행과 달성을 논의하는 자리다. 이번 행사에는 평창동계올림픽 참석차 방한하는 마윈 회장뿐 아니라 안토니우 구테헤스 UN 사무총장, 세계적 석학 제프리 삭스 미국 콜롬비아대 교수, 하인츠 피셔 전 오스트리아 대통령, 이낙연 국무총리, 김용학 연세대 총장 등 저명한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다. 첫째 날에는 마윈 회장과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이 ’더 나은 미래를 위한 파트너십‘이라는 주제로 특별 대담을 연다. 둘째 날에는 최 회장과 반 전 총장이 상호 번영을 위한 강한 재단 설립(Building a Stronger Foundation for Co-Prosperity)라는 주제로 대담을 나눌 예정이다. 신무경 기자 ye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