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용

김기용 부장

동아일보 산업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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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기용 부장입니다.

kky@donga.com

취재분야

2025-11-07~2025-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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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3%
  • 中, 올림픽 앞두고 베이징서 확진자 발생…日 신규확진 2만명대 폭증

    중국과 일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베이징 겨울올림픽 개막을 코앞에 두고 그 동안 신규 확진자 0명을 유지해 온 베이징시가 결국 뚫렸다. 일본은 하루 신규 확진자가 2만5000명을 넘어서면서 팬데믹 이후 역대 최악의 상황과 근접해 지고 있다. 16일 베이징일보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전날 베이징시 질병통제예방센터는 브리핑을 통해 베이징시 하이뎬구에 사는 한 주민이 오미크론에 감염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베이징에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발생한 것은 지난해 11월 2일 이후 75일만이다. 베이징시는 이 감염자가 최근 14일 내 베이징을 벗어나거나 확진자와 밀접 접촉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확진자와 함께 거주하는 2명은 검사 결과 음성으로 확인된 것으로 전해졌다. 방역당국은 확진자가 거주하는 건물을 봉쇄했고, 확진자가 다녀간 백화점 등 17개 상점을 통제 조치했다. 또 2430여 명에 대해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하는 중이다. 오미크론의 유입 경로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한 조사 결과를 발표하지 않았다. 베이징시는 다음달 4일 베이징 겨울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지난해 11월 2일 이후 신규 확진자 0명을 유지해 왔다. 2200만 명이 사는 도시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1명도 발생하지 않는 것에 대해 일부 외신들에서는 신뢰도가 의심 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하지만 베이징시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최고 수준의 경계 태세를 펼쳐온 것은 사실이다. 베이징시는 베이징과 인접한 톈진시에서 확진자가 늘어나자 약 10만 명으로 추정되는 톈진~베이징 출·퇴근자들의 베이징 진입을 금지시켰다. 또 특정 지역에서 확진자 발생하면 해당 지역에서 베이징으로 들어오는 항공기 노선을 중단시키는 등 강도 높은 방역 정책을 시행해 왔다. 올림픽 개막을 20일 남겨둔 시점(15일 기준)에서 베이징이 뚫리자 베이징시와 올림픽 방역 당국은 긴장하는 모양새다. 올림픽 성공 개최를 위한 기본 조건이 철통 방역이기 때문이다. 베이징에서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할 경우 올림픽 성공은 물 건너가게 되고, 하반기 공산당 당대회를 통해 장기집권을 완성하려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중국 당국은 우선 31일부터 시작되는 춘제(설날) 연휴 때 코로나19 확산을 최대한 막겠다는 계획이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고향 방문을 자제하는 캠페인을 진행할 방침이다. 또 당초 유관중으로 치르려했던 올림픽 경기도 무관중으로 치러질 가능성도 적극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은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역대 최악의 상황에 근접하는 등 확산세가 잡히질 앓고 있다. 15일 현지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이날 일본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오후 7시까지 2만5630명이 새로 파악됐다. 이는 작년 8월 20일 기록한 하루 최대치(2만5992명)에 근접하는 수준이다. 일본의 하루 신규 확진자는 지난달 15일에 174명이었는데 한 달 사이에 약 147배까지 늘어난 것이다. 특히 주일 미군기지를 중심으로 오미크론 변이가 퍼지면서 감염 확산 속도가 급격하게 빨라졌다. 확진자가 급증하는데도 일본에서 백신 3차 접종은 더딘 상황이다. 일본 총리관저의 집계에 의하면 이달 13일까지 일본에서 코로나19 백신 3차 접종을 마친 이들은 전체 인구의 0.9%에 그치고 있다. 이 때문에 당분간 감염 확산 속도는 계속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 2022-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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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만 최신형 전투기 F-16V, 훈련 도중 해상 추락

    지난해 말부터 실전 배치된 대만 공군의 최신 전투기가 훈련 도중 해상에서 추락했다. 이 전투기는 각종 시뮬레이션에서 중국 전투기를 압도하는 성능을 보여 대만 수호의 상징으로 떠오른 바 있다. 중국의 군사적 위협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발생한 이번 추락 사고로 대만 내 우려가 커지고 있다. 12일 롄허보 등 대만 언론에 따르면 전날 오후 대만 서남부 자이(嘉義) 기지에서 이륙한 F-16V 전투기 한 대가 훈련 도중 인근 해상에 추락했다. 대만 공군은 사고 발생 전 통신이 두절됐고 조종사가 비상 탈출을 하지 못한 것으로 보고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홍콩 매체 둥왕은 “대만 당국이 기체 결함도 배제하지 않고 조사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사고가 난 F-16V는 대만 공군의 최신형 전투기다. 대만 당국은 약 4조6000억 원을 들여 대만의 기존 전투기인 F-16 141대를 F-16V로 개조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말 64대가 먼저 실전 배치됐는데 곧바로 사고가 터진 것이다. F-16V는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맞서기 위한 대만의 핵심 전력이다. 대만은 기존 F-16 전투기의 성능을 개량하는 사업과 별도로 미국에서 새 F-16V 66대를 구매하기로 하고 관련 절차를 진행 중이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 2022-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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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체면 구긴 中 ‘반도체 굴기’… “최근 3년 6개 프로젝트 실패”

    중국이 세계 수위를 다투는 한국과 대만 반도체 기업을 따라잡기 위해 최근 수십억 달러를 투자했지만 결국 실패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2018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반도체를 사람 심장에 비유하며 ‘반도체 굴기(굴起)’를 선언했지만, 최첨단 반도체를 생산해 자급률을 높이겠다는 계획이 사실상 수포로 돌아갔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 기업 발표와 중국 관영매체 보도, 지방정부 문서 등을 분석한 결과 중국에서 최근 3년간 적어도 6개 반도체 제조 프로젝트가 실패했다고 전했다. 이들 프로젝트에는 최소 23억 달러가 투입됐는데 대부분 정부 지원금이었다. 이 같은 투자에도 일부 기업은 반도체 칩 하나도 만들지 못했다. 대표적 실패 사례는 허베이성 우한의 훙신반도체제조(HSMC)와 산둥성 지난시에 있는 취안신집적회로(QXIC)다. 두 회사는 삼성전자와 대만 TSMC가 지배하는 14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제품 생산을 목표로 했다. 이를 달성하고 몇 년 후 최첨단 7nm 제품도 개발한다는 포부였다. 이를 위해 HSMC와 QXIC는 대만 TSMC 출신 임원과 엔지니어들을 거액의 연봉으로 스카우트했다. 하지만 두 기업은 지금까지 상업용 칩을 생산하지 못하고 투자금을 날렸다. HSMC는 지난해 6월 문을 닫았고 QXIC는 영업을 중단했다. 반도체 굴기 선봉장으로 주목받던 칭화유니(淸華紫光)그룹도 공격적 인수합병과 과도한 투자로 부채만 쌓다가 2020년 10월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했다. 지난해 말 채권단은 파산구조조정안을 통과시켜 칭화유니그룹은 사실상 국유화의 길에 들어섰다. 중국 반도체 프로젝트 실패는 연구개발 투자는 물론이고 관련 기술 축적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많다. QXIC는 반도체 칩 생산기술은 확보했지만 이를 통합할 만한 능력이 없었다고 전 직원은 밝혔다. 기술 개발에 계속 실패하자 지난시 정부는 QXIC를 인수하고 직원들을 내보내기 시작했다. HSMC 프로젝트는 첨단 반도체 생산자금 부족이 발목을 잡았다. WSJ에 따르면 중국 반도체 자급률은 17%다. 스마트폰과 컴퓨터 프로세서 등에 들어가는 최첨단 칩 개발 능력은 미국 제재로 더 떨어졌다. ‘2025년 자급률 70%’ 목표 달성은 요원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일본은 반도체 등 중국 첨단기술 산업에 대한 새 규제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10일 미일 정부가 반도체 제조장치, 양자암호,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의 중국 수출을 규제하는 새로운 다국 간 협의체 구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냉전시대 옛 소련 등 공산권에 대한 서방 국가의 기술 유출을 막은 대공산권수출통제위원회(코콤)의 현대판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 2022-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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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반도체 굴기 무산?…“23억 달러 투자 프로젝트 다 실패”

    중국이 세계 수위를 다투는 한국과 대만 반도체 기업을 따라잡기 위해 최근 수십 억 달러를 투자했지만 결국 실패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2018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반도체를 사람 심장에 비유하며 ‘반도체 굴기(崛起)’를 선언했지만, 최첨단 반도체를 생산해 자급률을 높이겠다는 계획이 사실상 수포로 돌아갔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 기업 발표와 중국 관영매체 보도, 지방정부 문서 등을 분석한 결과 중국에서 최근 3년간 적어도 6개 반도체 제조 프로젝트가 실패했다고 전했다. 이들 프로젝트에는 최소 23억 달러가 투입됐는데 대부분 정부 지원금이었다. 이 같은 투자에도 일부 기업은 반도체 칩 하나도 만들지 못했다. 대표적 실패 사례는 허베이성 우한의 홍신반도체제조(HSMC)와 산둥성 지난시에 있는 취안신집적회로(QXIC)다. 두 회사는 삼성전자와 대만 TSMC가 지배하는 14nm(나노미터) 제품 생산을 목표로 했다. 이를 달성하고 몇 년 후 최첨단 7nm 제품도 개발한다는 포부였다. 이를 위해 HSMC와 QXIC는 대만 TSMC 출신 임원과 엔지니어들을 거액 연봉으로 스카우트했다. 하지만 두 기업은 지금까지 상업용 칩을 생산하지 못하고 투자금을 날렸다. HSMC는 지난해 6월 문을 닫았고 QXIC는 영업을 중단했다. 반도체 굴기 선봉장으로 주목받던 칭화유니그룹(淸華紫光)도 공격적 인수합병과 과도한 투자로 부채만 쌓다가 2020년 10월 디폴트(채무불이행)을 선언했다. 지난해 말 채권단은 파산구조조정안을 통과시켜 칭화유니그룹은 사실상 국유화의 길에 들어섰다. 중국 반도체 프로젝트 실패는 연구개발 투자는 물론 관련 기술 축적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많다. QXIC는 반도체 칩 생산기술은 확보했지만 이를 통합할 만한 능력이 없었다고 전 직원은 밝혔다. 기술 개발에 계속 실패하자 지난시 정부는 QXIC를 인수하고 직원들을 내보내기 시작했다. HSMC 프로젝트는 첨단 반도체 생산자금 부족이 발목을 잡았다. 중국 반도체 자급률은 17%다. 스마트폰과 컴퓨터 프로세서 등에 들어가는 최첨단 칩 개발 능력은 미국 제재로 더 떨어졌다. ‘2025년 자급률 70%’ 목표 달성은 요원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일본은 반도체 등 중국 첨단기술 산업에 대한 새 규제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10일 미일 정부가 반도체 제조장치, 양자암호,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의 중국 수출을 규제하는 새로운 다국 간 협의체 구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냉전시대 옛 소련 등 공산권에 대한 서방 국가의 기술 유출을 막은 대공산권수출통제위원회(코콤)의 현대판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 2022-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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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이징 관문’ 톈진서 20명 확진… 中, 1500만명 전수 검사

    중국 수도 베이징의 관문 역할을 하며 베이징에서 차로 불과 약 1시간 반 떨어진 톈진에서 8, 9일 양일간 20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하자 당국이 1500만 명에 달하는 톈진 시민 전체를 대상으로 전수 검사에 돌입했다. 다음 달 4일 베이징 겨울올림픽 개막을 불과 한 달도 남겨놓지 않은 상황에서 코로나19가 베이징으로 번질 수 있다는 위기감에 내놓은 강력한 조치로 풀이된다. 일본에서도 4개월 만에 일일 신규 확진자가 8000명을 넘어서 정부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9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톈진 당국은 시내 16개 구(區) 가운데 확진자가 발생한 4개구 주민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핵산검사를 10일 0시까지 마무리하기로 했다. 나머지 12개 구의 주민 역시 11일 0시까지 검사를 완료할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톈진의 상황이 더 악화되면 당국이 산시성 시안에 내린 전면 봉쇄를 택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중국 당국은 중서부 산시성의 성도이자 인구 1300만 명의 대도시인 시안에서 지난해 12월 9∼22일 206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자 같은 달 23일부터 주민의 외출 등을 완전히 금지하는 격리 조치를 단행하고 있다. 톈진까지 봉쇄되면 인구 1000만 명 이상 대도시 2곳이 동시에 봉쇄되는 첫 사례가 된다. 일본 NHK에 따르면 8일 일본의 일일 신규 확진자 또한 8480명으로 작년 9월 11일(8801명) 이후 4개월 만에 처음 8000명대를 기록했다. 일주일 전인 1일(534명)과 비교하면 16배 수준으로 급증했다. 이에 일본 정부는 9일부터 31일까지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오키나와현, 야마구치현, 히로시마현 등 3곳에 ‘만연방지 등 중점조치’를 발령했다. 일본의 코로나19 대책 중 가장 강한 게 ‘긴급사태’이고, 그 다음이 중점조치다. 그럼에도 주말인 8, 9일 긴자, 아사쿠사 등 도쿄 유명 관광지에는 인파가 넘쳐나 발 디딜 틈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 2022-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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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시안 봉쇄’ 비판한 ‘장안십일’ 글 파장

    “이 도시에 일시정지 버튼을 누른 권력을 쥔 사람들, 그들의 결정이 이 도시에 사는 1300만 명의 운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생각해 보았을까.” 중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지난해 12월 23일부터 시안(西安)을 봉쇄한 이후 열흘간 시안의 실태를 기록하면서 당국을 적나라하게 비판한 ‘장안십일(長安十日)’이라는 글이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또 응급상태로 병원에 실려 온 임신부가 코로나19 음성 증명서가 없다는 이유로 진료를 받지 못하고 밖에서 기다리다 유산한 사건까지 발생하면서 시안을 넘어 중국 전체로 파장이 퍼지고 있다. ‘장안십일’은 장쉐(江雪)라는 이름의 프리랜서 기자가 작성했다. 그는 4일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글을 올려 중국 정부의 코로나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의 글은 2020년 1월부터 70여 일간 봉쇄됐던 우한(武漢)의 참상을 그린 소설가 겸 시인 팡팡(方方)의 ‘우한일기’와 비슷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일부에서는 ‘장안십일’을 ‘제2의 우한일기’로 부르고 있다. 장쉐는 2년 전 우한 상황을 염두에 둔 듯 “사건이 끝난 뒤 반성하지 않고 피눈물의 교훈을 얻지 않은 채 공훈을 칭송하기 바쁘다면 사람들의 고난은 무가치한 것이 될 수밖에 없다”고 적었다. 병원 응급센터 앞에서 유산한 임신부 사연도 시안을 들썩이게 하고 있다. 5일 텅쉰왕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1일 오후 8시경 시안에 사는 임신 8개월 된 여성이 갑작스러운 복통을 느껴 병원 응급센터에 이송됐다. 하지만 병원 측은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알 수 있는 유전자증폭(PCR) 검사 결과가 4시간 뒤 나온다는 이유로 이 여성을 응급센터 밖에 2시간 넘도록 방치했다. 시안의 상황이 심상찮게 전개되자 중국 관영매체까지 진화에 나섰다. 6일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시안 임신부 사건’을 다루면서 “시안 당국은 모든 병원이 코로나19 상황을 핑계로 환자 치료를 미루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런 비극이 다시는 발생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 2022-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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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칼럼/김기용]‘한한령’은 끝나지 않는다

    중국은 6년 동안 한국 문화 수입을 철저히 막아 왔다.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까지 내렸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별에서 온 그대’(2014년), ‘태양의 후예’(2016년) 등 한국 드라마들은 2016년 상반기까지 중국에서 대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이후 ‘공식적’으로 자취를 감췄다. 영화, 예능 프로그램, TV 광고 등도 마찬가지다. 한한령이 한중 문화교류를 단박에 막아버린 셈이다. 한한령은 실체가 없다. 중국 당국은 한한령의 존재를 부인한다. 한국 문화 콘텐츠를 수입하지 말라는 공식 지침이 발표된 적도 없고, 문건은 더더욱 없다. 누가 수입을 금지시켰는지, 언제쯤 해제될지, 해제 조건이 있는지 없는지 등 알려진 바가 전혀 없다. 중국에서 큰 인기를 얻던 한국 드라마와 영화 등이 하루아침에 동시에 외면당하다 보니 ‘지도부가 명령했을 것’이라고 추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추정은 사실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중국은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에 반발해 보복을 예고했다. 제재를 하고도 모른 척하는 태도에 한국은 맥없이 당하며 하염없이 중국의 처분만 기다려 왔다. 최근 변화 움직임이 감지된다. 4일 이영애, 송승헌 주연의 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사임당)’가 중국에서 첫 방송 됐다. 한국 드라마가 중국에서 공식 방영된 것은 2016년 이후 6년 만이다. 앞서 지난해 12월 초 한국 영화 ‘오! 문희’도 중국에서 6년여 만에 처음으로 개봉됐다. 영화와 드라마가 잇따라 중국에 소개되면서 사실상 한한령이 해제된 것 아니냐는 긍정적인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한국 문화 콘텐츠들이 중국 시장에 자유롭게 소개돼야 한다는 점에 이견은 없다. 한한령이 해제될 것 같은 움직임도 좋은 소식이 분명하다. 하지만 실체가 없는 한한령이 언제, 어떤 형태로든 다시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한한령은 사드 배치 보복 측면도 있지만 그 밑바닥에는 중국의 한국 문화에 대한 두려움도 깔려 있기 때문이다. 중국이 이번에 허용한 드라마 ‘사임당’은 한중 동시방송을 목표로 이미 2016년 11월에 중국 심의를 통과했던 작품이다. 6년 동안 묵힌 작품을 이제 열어준 것이다. 한한령 해제 의미를 부여하기 조심스럽다. ‘오! 문희’도 2020년 9월 한국 개봉 당시 흥행 성적이 35만 명에 그친 작품이다. 반면 전 세계를 강타하고 각종 영화제를 휩쓴 한국 영화 ‘기생충’은 아직 중국에서 개봉되지 못하고 심의를 기다리고 있다. 중국은 올해 한중 수교 30주년을 맞아 지난해와 올해를 ‘한중 문화교류의 해’로 지정했다. 특별히 문화교류의 해로 지정까지 했으면서도 중국은 지난 1년 동안 한국 영화와 드라마 수입을 계속 막아왔다. 앞뒤가 맞지 않는 처사에 스스로도 민망했을 것이다. 상징적 측면에서라도 한국 영화와 드라마 수입이 필요했다. 생색내기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은 계층갈등, 빈부격차, 교육문제 등 민감한 사회 이슈를 다루는 작품은 모두 피했을 것이 분명하다. 그 문제를 집요하면서도 유쾌하게 파고드는 한국 작품들에 두려움을 느꼈을 것이다. 이런 식이라면 앞으로 상당 기간 한한령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지금 당장 조금 완화되는 듯 보였다가도 어느 순간 사드 같은 빌미만 생기면 또다시 튀어나오는 일이 반복될 것이다. 중국이 한국 영화 1편, 드라마 1편 허용해 줬다고 일희일비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김기용 베이징 특파원 kky@donga.com}

    • 2022-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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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응급실 밖 방치된 임신부 유산에 中 발칵…우한사태 재현 우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인구 1300만 도시 전체가 봉쇄된 지 16일째인 6일 중국 시안(西安) 상황이 심상찮다. 응급상태로 병원에 실려 온 임산부가 코로나19 음성 증명서가 없다는 이유로 들어가지 못하고 밖에서 기다리다 유산한 사건은 시안을 넘어 중국 전체를 뒤흔들고 있다. 중국 관영 매체도 성난 민심을 다독이려는 듯 이례적으로 이 사건을 보도하며 시안 당국을 질타했다. 2020년 1월부터 70일 넘게 1100만 명이 사는 대도시를 폐쇄한 우한(武漢) 사태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5일 텅쉰왕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이달 1일 오후 8시경 시안에 사는 임신 8개월 된 여성이 갑작스러운 복통으로 경찰 도움을 받아 가오신(高新)병원 응급센터에 도착했다. 하지만 병원 측은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알 수 있는 유전자증폭(PCR) 검사 결과가 4시간 뒤에야 나온다는 이유로 이 여성을 응급센터 밖에 2시간 넘도록 방치했다. 오후 10시경 그가 하혈을 하자 그제야 병원 측은 수술실로 옮겼다. 하지만 뱃속 아이는 이미 숨진 뒤였다. 이 사실은 여성의 가족이 4일 기막힌 사연을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올리면서 중국 전역으로 퍼져나갔다. 누리꾼들은 “도대체 누구를 위한 방역 조치인가” “병원 관계자들은 응급 상황을 판단하지 못할 정도로 무지한가” “2년 전 우한 사태가 떠오른다” 등 격앙된 반응을 쏟아냈다. 이런 가운데 시안의 현 상황을 적나라하게 담은 일기체 형식의 글인 ‘장안십일(長安十日·장안은 시안의 옛 이름)’이라는 글도 빠르게 퍼지고 있다. 시안 봉쇄가 시작된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3일까지 상황을 기록한 이 글은 ‘제2의 우한일기’로 불리고 있다. 앞서 중국 소설가 팡팡(方方·67)은 2020년 봉쇄된 우한에서 벌어진 참상을 기록한 ‘우한일기’를 작성해 전 세계 주목을 받았다. 장안십일을 쓴 독립기자 장쉐(江雪)는 “눈물 흘리며 병원을 찾은 젊은 임신부에게 이 도시는 관심을 쏟아야 한다”며 “이 도시에 ‘일시 멈춤’ 버튼을 누른 사람, 손에 권력을 쥔 사람이 과연 도시에 사는 1300만 명의 운명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생각해 봤을까”라고 꼬집었다. 또 “이 엉터리 도시에서는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죽지 않으면 사망으로 여기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시안 상황이 심상찮게 전개되자 중국 관영매체까지 진화에 나섰다. 6일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이례적으로 ‘시안 임신부 사건’을 다루면서 “시안 당국은 모든 병원이 코로나19 상황을 핑계로 환자 치료를 미루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이런 비극이 다시는 발생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 2022-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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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한한령 푸나… 6년만에 韓드라마 방영

    중국에서 4일부터 한국 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가 방영되고 있다. 한국 드라마가 중국 내 정식 플랫폼을 통해 방영되는 것은 6년 만이다. 중국 현지에선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이 해제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해 12월 초에도 한국 영화 ‘오! 문희’가 한국 영화로는 6년 만에 중국에서 개봉했다. 한한령은 2016년 7월 한국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결정한 후 중국이 드라마, 영화, 광고, 게임 등 한국 콘텐츠의 수입 및 방영을 막은 조치다. 바이두 등 중국 주요 포털 사이트는 후난(湖南)위성TV의 인터넷TV(IPTV) 채널인 망고TV 등에서 4일부터 이 드라마가 방영된다고 알렸다. 중국 누리꾼들의 관심도 높다. 이영애, 송승헌 씨가 출연한 이 드라마는 2017년 한국에서 방영된 작품이다. 당초 망고TV는 이 드라마를 방영하기 위해 2016년 11월 중국에서 심의까지 마쳤지만 한한령 장벽에 막혔다. 주중 한국문화원 관계자는 “중국이 공식적으로는 한한령의 존재 자체를 부인하는 만큼 공식적으로 한한령 해제를 발표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면서도 “한국 영화, 드라마 등을 속속 허용하는 점으로 볼 때 과거와 분위기가 달라진 것은 분명하다”고 전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 2022-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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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올림픽 준비 끝” 분위기 띄우지만…

    “우커쑹(五(과,환)松) 스포츠센터에 들어오니 올림픽이 실감 나요.” 다음 달 4일 개막하는 중국 베이징 겨울올림픽의 자원봉사자인 대학생 리야치(李雅琪·21) 씨가 개막을 꼭 한 달 앞둔 4일 관영 환추시보에 한 말이다. 그는 이날 다른 자원봉사자 100여 명과 함께 아이스하키 경기가 열리는 베이징 우커쑹 스포츠센터에 들어왔다. 이들은 올림픽 개막 때까지 이곳에서 각종 교육과 훈련을 받고 준비 막바지 작업에도 투입된다. 이날 중국공산당 기관지 런민일보 또한 사설에서 “올림픽 무대 준비는 이미 끝났고, 선수들이 화려한 기량을 뽐내는 일만 남았다”면서 “‘함께 미래로(一起向未來)’라는 이번 올림픽 구호처럼 베이징 겨울올림픽은 세계가 전염병 대유행(팬데믹) 상황을 극복하고 함께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영 중국중앙(CC)TV 또한 24시간 고화질 올림픽 채널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올림픽 조직위원회 또한 이날 ‘준비됐어요(準備好)’라는 제목의 올림픽 응원가와 뮤직비디오를 처음 공개하면서 축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베이징시는 올림픽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개·폐회식이 열리는 주경기장 냐오차오(鳥巢) 및 우커쑹 스포츠센터는 물론이고 이 지역을 지나는 지하철 객차의 내부를 올림픽을 주제로 해서 꾸몄다. 중국 당국과 관영 매체들이 올림픽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열심히 움직이고 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우려도 여전하다. 특히 올림픽 개최 기간은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설날) 연휴(1월 31일∼2월 6일)와 겹친다. 15억 명의 인구가 대거 이동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 과정에서 코로나19가 전국 곳곳으로 확산돼 올림픽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조직위원회는 당초 관중을 받겠다는 입장이었지만 아직 입장권 판매는 시작되지 않았다. 언제 어떤 방식으로 판매할 것인지도 확정되지 않았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각종 통제 조치 또한 여전하다. 냐오차오 스타디움은 3월 25일까지 일반인이 접근할 수 없는 상태다. 이로 인해 성대하게 치러졌던 2008년 베이징 여름올림픽을 기억하는 많은 사람은 당시와 비교할 때 ‘적막한 올림픽’이라고 말하고 있다. 베이징 교민 권모 씨는 “2008년에는 올림픽 개막 약 두 달 전부터 베이징 전체가 북적거렸다”면서 이번에는 사실상 경기 관람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여 안타깝다고 말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 2022-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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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美에만 줄서는건 위험… 中 4억 중산층 시장 노려야”

    《“한국은 미국만 따라갈 것이 아니라 중국이라는 더 큰 시장에서 더 큰 기회를 노려야 한다. 특히 최소 4억 명에 달하는 (소비 능력 있는) 중국 중위(중산층) 소득자를 공략하라.” 중국의 경제 석학으로 당국의 거시정책 결정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는 류루이(劉瑞·62) 런민대 응용경제학부 교수는 동아일보 신년 인터뷰에서 “과거 불투명했던 중국의 지식재산권 등이 투명하게 바뀌면서 중국 시장이 ‘무덤’이 아니라 ‘기회의 땅’이 됐다”며 더 많은 한국 기업이 기술 개발 등에서 중국과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 당국이 그동안 기업들에 대해 강한 규제를 했던 점을 인정하면서 올해는 규제가 다소 완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이 경제의 질적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구조 개혁 등이 필요하다”면서 “이 과정에서 중국은 한국과 많은 협력이 필요할 것”이라고도 했다.》 류 교수는 올해 중국 경제의 모습을 ‘전저후고(前低後高)’로 전망하며 연평균 약 5.5%의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이 코로나19 확산세 등으로 상반기에는 경제 성장이 저조하겠지만 하반기에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3연임 확정 등을 계기로 반등을 꾀할 것이라는 의미다. 중국이 미국의 기술 제재와 관세 등을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내수 시장을 더 키울 것이 분명하므로 한국 역시 이 기회를 놓치지 말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그간 많은 한국 기업에 중국 시장은 일종의 ‘무덤’처럼 인식됐다. “한국의 인구는 5000만 명이지만 중국은 14억 명이다. 한국의 기술력과 제품력은 뛰어나다. 이를 바탕으로 최소 4억 명에 달하는 중국 중위소득자, 즉 가구 소득이 연간 10만∼50만 위안(약 1875만∼9373만 원)인 계층을 공략할 필요가 있다. 이 시장만 해도 한국 전체 시장보다 8배 크다. 또 한국 기업이 중국에서 실패하지 않으려면 지식재산권과 경영지배권을 잘 유지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과거 중국에서는 이런 보호 장치가 불투명했지만 시장 개방과 함께 투명하게 바뀌고 있다. 중국 시장은 ‘무덤’이 아니라 ‘기회의 땅’이며 그 기회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최근 중국에서도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 “중국 방역 전문가들은 5월이 지나면 중국의 코로나19 상황이 완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염병 대유행(팬데믹)을 벗어나는 순간 한국과 중국의 교류는 이전에 비해 상상도 할 수 없이 막대한 규모로 커질 가능성이 있다. 팬데믹 상황에서도 양국 경제 교류는 계속 늘었다.” ―대형 부동산회사 헝다그룹의 파산 위기가 경제 위기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크다. “헝다 사태가 중국 경제에 미칠 영향은 미미하다.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는 일도 없을 것이다. 외부에서는 헝다그룹의 덩치가 크다는 점을 우려하지만 중국이란 거대한 체제 속에서 헝다는 작은 일부분이다. 헝다가 자체적으로 보유 자산을 매각해 일부 부채를 갚으면 이후 당국이 헝다를 몇 개 국영기업에 분할 매각하는 방식으로 충격을 최소화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는 데 몇 년이 더 걸릴 수 있지만 중국은 강력한 통제경제 사회다. 위기를 조절하는 것은 어느 나라보다 잘할 수 있다. 올해 상반기 성장률은 4.8∼5.1%, 하반기에는 6%대 초반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그 강력한 통제가 중국에 진출한 해외 기업에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동의한다. 중국의 시장경제는 성숙 단계가 아니어서 ‘게임의 규칙’ 또한 확립되지 않았다. 인위적인 간섭이 많아 시장을 예측하기 쉽지 않다. 그러므로 지금으로선 기업들이 규제와 성장 촉진이라는 ‘주기적 리듬’을 반복하는 공산당을 따라갈 수밖에 없다. 중국 경제계에는 ‘공산당의 말에 귀를 기울이면 대박 난다’는 말이 있다.” ―지난해 대형 정보기술(IT) 기업에 대한 강력한 규제도 있었다. “지난해 규제가 매우 강했던 것이 사실이다. 중국 기술 기업이 지난 10여 년간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지만 그 과정에서 독과점 횡포를 부리는 등 ‘야만적 성장’을 보여준 데 대한 반작용이다. 지난해 시장을 집중적으로 정리했기 때문에 올해 IT 기업의 성장에 양호한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더 질서 있게 발전할 수 있는 기회다.” ―지난해 시 주석이 ‘공동부유(共同富裕·다 함께 잘살자)’를 강조했다. 분배에 주력하다 보면 성장 속도가 둔화될 수 있지 않나. “공동부유는 공산당의 이상을 실현할 장기 목표일 뿐이다. 올해 목표는 ‘안정 속 성장’이다. 코로나19 상황이 완화되면서 경제 성장이 이뤄질 것이란 예상이 다소 빗나갔기에 더더욱 분배보다 성장에 방점을 찍어야 할 때다. 지금 현재 상태의 파이 크기로는 공동부유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공산당도 잘 알고 있다.” ―미중 갈등 속에서 한국은 어떻게 해야 하나. “한쪽 편으로만 줄을 서는 최악의 선택을 하면 안 된다. 한국에서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말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위험한 생각이다. 안보든 경제든 미국과 중국 중 어느 한 나라에만 의존하면 선택을 강요받을 공산이 크다. 안보는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등 다자 구도의 틀을 통해 공동으로 보장받아야 한다. 경제 역시 더 다양한 국가와 교류 및 협력을 늘려야 한다. SK하이닉스가 장쑤성 우시(無錫) 공장에 최첨단 반도체 장비를 들여오려다 미국의 제재로 무산된 사건은 미국의 규제로 한국 기업이 피해를 입은 대표적 사례다. 공산당과 당국 주요 관계자 또한 이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미중 갈등의 핵심은 무엇인가. “기술이다. 미국과 중국이 서로에게 총칼을 들이대는 군사적 대치 상황은 쉽게 만들어지지 않을 것이다. 다만 기술 분야에서는 이미 총칼을 들이댄 상황에 버금간다. 미국은 기술을 앞세워 중국을 견제하고 있다. 이에 맞서 중국 또한 시장을 닫고 자체 기술 개발에 나설 태세다. 미국이 중국의 발전을 늦출 수 있겠지만 시간이 걸릴 뿐 중국 또한 어떤 기술이든 개발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세계가 점점 ‘닫힌 사회’로 향하고 모든 나라들이 각자 기술을 개발하면서 높은 생산 원가 부담을 져야 한다는 것이 문제다. 미국은 대중국 기술 규제를 강화하면서 중국과 협력하는 나라에 대해서도 미국의 기술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한국은 중국 시장을 결코 포기할 수 없다. 그렇다고 미국이 금지하는 기술을 중국에 사용할 수도 없다. 그렇다면 답은 미국 기술을 우회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중국과 협력해 개발하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중국뿐 아니라 다양한 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두 나라가 협력해야 한다.” ―한국이 중국과 기술 협력을 강화하면 미국이 탐탁지 않게 여길 것이다. “물론 미국은 중국과 한국의 기술 협력을 방해하려 것이다. 한중이 미국의 기술을 우회해 미국을 초월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 또한 바라지 않을 것이다. 이는 ‘반인류적 사고’다. 기술은 모든 인류의 것이다. 미국은 자신들의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인류의 기술 개발을 막을 권리가 없다. 기술에는 국경이 없다. 기술의 발전은 전 인류가 함께 누려야 한다.” ―미중 관계가 회복될 수 있을까. “많은 중국 전문가들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지도력 부재 때문에 2024년 미국 대선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다시 출마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설사 그가 직접 나서지 않더라도 최소 ‘트럼프주의’가 강력한 바람을 타고 복귀할 것으로 본다. 그러면 미중 대립이 더 격화할 것이다. 양국의 관계 회복 또한 요원해질 것으로 본다.” ―중국 경제의 과제는 무엇인가. “당국은 눈에 쉽게 보이는 경제의 양적 성장에만 만족해서는 안 된다. 중국의 가장 큰 도전 과제는 미국 경제를 질적으로 추월하는 것이다. 향후 5, 6년 안에 중국이 규모 면에서는 미국 경제를 따라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하지만 중국이 정말로 노력해야 할 것은 질적 추월이다. 중국이 미국 경제를 질적으로 넘어서려면 최소 20, 30년은 더 필요하다. 질적 성장을 위해서는 구조 개혁과 시스템 개혁 등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중국이 한국과 더 많은 협력을 필요로 할 것이다.”류루이 교수는… 류루이 중국 런민대 응용경제학부 교수는 거시경제 분야의 권위자다. 1960년 쓰촨성 청두에서 태어나 런민대에서 계획통계 및 국민경제계획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서울대 경제학과에서 박사후과정을 거쳤고 한중 사회과학학회 부회장도 지낸 지한파 학자다. 중국의 12차 5개년 경제개발계획(2010∼2015년) 초안 작업에 참여했고 중국 공산당의 각종 경제정책 결정 과정에 깊숙이 관여하면서 사회주의 시장경제에 대한 이론적 배경을 제공했다. 기술 혁신을 통해 중국의 산업 구조를 자원 절감형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 2022-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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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푸틴, ‘화약고’ 된 우크라 담판 빈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30일(현지 시간)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50분간 전화로 담판을 벌였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경제 제재를 포함해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했고 푸틴 대통령은 이 경우 미-러 관계가 완전한 단절에 이를 수 있다고 반발하며 팽팽히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이어지는 스위스 제네바 개최 미-러 고위급 회담(10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러시아 간 회담(12일) 등 연쇄 협상이 우크라이나 사태가 군사 충돌로 이어질지를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젠 사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두 정상의 대화 이후 성명을 내고 “바이든 대통령은 외교적 해법을 지지한다고 밝혔다”면서도 “러시아가 추가로 우크라이나를 침범하면 미국과 동맹국들이 대응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국경에 배치한 약 10만 명 규모 러시아 병력의 철군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추가로 침공할 경우 경제 제재뿐만 아니라 동맹국에 주둔 중인 나토군 배치 조정과 우크라이나 방어를 위한 추가 지원에 나설 것이란 점을 분명히 했다고 미국의 한 고위 관계자는 밝혔다. 미국 고위 당국자는 AP통신에 “바이든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에게 두 강대국이 외교나 제재라는 ‘두 가지 길’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고 했다. 반면 푸틴 대통령은 통화에서 바이든 대통령에게 러시아를 겨냥한 제재는 엄청난 실수가 될 것이며 미-러 양국 관계의 단절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고 러시아 정부가 밝혔다. 다만 미-러 양국이 모두 외교적 해법 모색을 전제로 선제조건을 내건 만큼 이번 담판이 이달 열리는 우크라이나 관련 연쇄 회담에 긍정적인 배경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미-러 정상이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는 가운데 중국은 러시아와의 협력 관계를 강화하겠다며 미국에 대항한 중-러 간 전략적 밀착을 더욱 강조하고 나섰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이날 관영 신화통신 등과의 인터뷰에서 “중국과 러시아 두 강대국이 협력을 강화하면 패권주의가 승리할 수 없다”며 미국을 겨냥했다. 왕 부장은 “미국이 중국의 대항에 한계를 느끼고 있다”며 “중국에 극한의 압박을 가해도 중국이 절대 물러서지 않는다는 것을 미국이 인식했다”고 주장했다. 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 2022-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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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 “침공시 대응” 푸틴 “제재 땐 관계 파열”…우크라 해법 평행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30일(현지 시간)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50분간 전화로 담판을 벌였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경제 제재를 포함해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했고 푸틴 대통령은 이 경우 미-러 관계가 완전한 파열에 이를 수 있다고 반발하며 팽팽히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이어지는 스위스 제네바 개최 미-러 고위급 회담(10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러시아 간 회담(12일) 등 연쇄 협상이 우크라이나 사태가 전쟁으로 이어질지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젠 사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두 정상 대화 이후 성명을 내고 “바이든 대통령은 외교적 해법을 지지한다고 밝혔다”면서도 “러시아가 추가로 우크라이나를 침범하면 미국과 동맹국들이 대응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국경에 배치한 약 10만 명 규모 러시아 병력의 철군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추가로 침공한 경우 경제 제재뿐 아니라 동맹국에 주둔 중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군 배치 조정과 우크라이나 방어를 위한 추가 지원에 나설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이 관계자는 밝혔다. 미국 고위 당국자는 AP통신에 “바이든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에게 두 강대국이 외교나 제재라는 ‘두 가지 길’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고 했다. 반면 푸틴 대통령은 통화에서 바이든 대통령에게 러시아를 겨냥한 제재는 엄청난 실수가 될 것이며 미-러 양국 관계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고 러시아 정부가 밝혔다. 다만 미-러 양국이 모두 외교적 해법 모색을 전제로 선제조건을 내건 만큼 이번 담판이 이달 열리는 우크라이나 관련 연쇄 회담에 긍정적인 배경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미-러 정상이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는 가운데 중국은 러시아와의 협력 관계를 강화하겠다며 미국에 대항한 중-러 간 전략적 밀착을 더욱 강조하고 나섰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이날 관영 신화통신 등과의 인터뷰에서 “중국과 러시아 두 강대국이 협력을 강화하면 패권주의가 승리할 수 없다”며 미국을 겨냥했다. 왕 부장은 “미국이 중국의 대항에 한계를 느끼고 있다”며 “중국에 극한의 압박을 가해도 중국이 절대 물러서지 않는다는 것을 미국이 인식했다”고 주장했다. 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 2021-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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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 중간 선거-기시다 참의원 선거 분수령… 시진핑 3연임 유력

    2022년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 등 한반도 주변 강국 지도자들의 정치적 운명을 가르는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중일 리더십의 향방은 한반도는 물론 세계 질서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바이든 대통령 중간평가 성격인 내년 11월 8일 미국 상·하원 중간선거는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도전 여부는 물론이고 2024년 대선 출마 의지를 밝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향후 행보에도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 주석은 내년 10월 열리는 중국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당 총서기 3연임에 성공해 장기 집권 토대를 마련할 것이 유력하다. 기시다 총리는 내년 7월 참의원 선거 결과가 장기 집권 여부를 판가름한다. ○ 바이든, 중간선거 지면 재선 빨간불미국 정치 전문가들은 이번 중간선거에서 여당인 민주당이 하원에서 공화당에 대거 의석을 내주면서 다수당 지위를 잃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 철군과 함께 인플레이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등에서 고전하면서 지지율이 급락한 것과 무관치 않다는 것. 현재 민주당과 공화당이 50 대 50의 의석을 갖고 있는 상원 역시 공화당이 다수당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의회 권력이 공화당으로 넘어가면 바이든 행정부의 국내 정책은 물론 외교정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공화당이 러시아, 이란 등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요구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해 온 기후변화 대책, 포괄적 이민 개혁 등이 국회 문턱을 통과하지 못하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조기 레임덕을 맞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경우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레이스에 적신호가 켜지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출마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시진핑, 1인 권력 집중된 3연임 유력중국은 정치 경제 문화 등 사회 모든 분야가 내년 20차 당 대회에 맞춰져 있다. 당 대회를 통해 시 주석의 당 총서기 3연임이 확정되면 2027년까지 5년간의 세 번째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특히 시 주석은 임기를 마치는 74세에 4연임을 노리고 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27년간 종신 집권하고 1976년 사망한 마오쩌둥(毛澤東) 이후 46년 만에 중국에서 장기 집권 지도자가 탄생하는 것이다. 시 주석의 정적 대부분이 이미 숙청된 중국에서 시 주석과 경쟁할 유일한 인물은 리커창(李克强) 총리 정도로 꼽힌다. 하지만 시 주석에게 권력이 집중되면서 리 총리 역시 내년 당 대회에서 퇴진 수순만 남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시 주석이 장기 집권에 나서면 중국식 사회주의 체제의 정당성을 내세우면서 사회 통제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권력을 공고화한 시 주석이 더욱 강경한 외교 노선을 펼칠 경우 미중 관계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 기시다, 참의원 선거가 장기 집권 판가름 일본 참의원은 전체 의석수 245석 가운데 현재 집권 자민당 138석, 연립 여당 파트너 공명당 28석 등 여당이 절반을 훌쩍 넘는 의석을 확보하고 있다. 기시다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이 참의원 선거에서 단독 과반을 넘어 현재 수준을 유지한다면 ‘승리’라고 볼 수 있다. 그 이후 약 3년간은 국회의원 선거가 없기 때문에 기시다 총리는 장기 집권의 길을 열 수 있게 된다. 기시다 총리가 가진 핵심 카드는 코로나19 방역 성과와 대규모 경제 대책이다. 국민들 사이에 찬반이 있을 수 있는 외교안보, 왕위 계승 등 이슈는 전임 아베 신조(安倍晋三),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전 총리 노선을 그대로 따르며 전통 지지 기반인 보수층 결집을 노리는 것이다. 정치 평론가인 고토 겐지(後藤謙次) 씨는 최근 본보에 “코로나19가 안정되면서 기시다 정권이 참의원 선거에서 승리해 장기 집권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 2021-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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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방역위반자 조리돌림… “문혁 공개망신 연상”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정책을 위반하고 밀입국을 알선한 용의자들을 거리에서 조리돌림 하는 일이 벌어졌다. 30일 텅쉰왕 신랑왕 같은 중국 매체에 따르면 중국 남부 베트남 접경지인 광시좡족자치구 징시(靖西)시 당국은 28일 밀입국 알선 용의자 4명에게 전신 방호복을 입힌 뒤 얼굴사진, 이름과 범죄 내용 등이 적힌 팻말을 앞뒤로 목에 걸고 거리를 걷게 했다. 역시 전신 방호복을 입은 경관 두 명씩이 양쪽에서 팔을 잡고 끌고 갔으며 주변에는 무장 경찰을 배치했다. 이후 거리 한복판에 이들을 세워놓고 시 관계자가 방역 규정을 위반한 대가라며 연설하기도 했다. 이 용의자들이 올 10월 돈을 받고 중국으로 밀입국시킨 베트남인 2명 중 1명이 코로나 확진자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지역 학교들이 긴급 휴교했고 주민 약 5만 명이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이들을 공개적으로 처벌하는 이 장면이 영상 등으로 공개되자 1966∼1976년 문화대혁명 당시 공공연히 벌어진 ‘공개 망신주기’ 처벌을 연상시킨다는 비판이 나왔다. 공개 망신주기는 1980년대 들어 법으로 금지됐다. 하지만 이 지역 매체 광시데일리는 “이렇게 기강을 세워야 국경 범죄를 막고 코로나를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징시시도 “기강을 일깨우기 위한 행동이었으며 부적절함은 어디에도 없었다”고 밝혔다. 상당수 중국 누리꾼도 “코로나를 확실히 통제하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사례”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대해 영국 BBC는 “공개 망신주기는 상당히 드문 일”이라면서 “많은 중국 누리꾼이 이런 방식을 지지한다는 것이 더 무섭다”고 지적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 2021-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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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문화대혁명때처럼 조리돌림? 방역위반자 사진-이름걸고 공개망신

    중국의 한 지방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정책을 위반하고 밀입국을 알선한 용의자들을 거리로 끌고나와 행진시키는 처벌이 이뤄졌다. 일부에서는 과거 문화대혁명 시절 학자들에 대한 ‘공개 망신주기’나 초법적 ‘인민재판’을 연상시킨다는 비판이 나온다. 하지만 상당수 중국 누리꾼들은 “코로나19를 확산시킨 범죄자들에 대해 당국의 강력한 처벌 의지를 보여주는 사례”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30일 텅쉰왕, 신랑왕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중국 남부 베트남 접경 지역인 광시좡족자치구 징시(靖西)시 당국은 28일 밀입국 알선 용의자 4명에 대해 전신 방호복을 착용케 한 뒤 가슴과 등에 얼굴사진·이름·범죄 내용 등이 적힌 팻말을 걸고 거리를 걷게 했다. 이들은 10월 돈을 받고 베트남인 2명을 중국으로 밀입국시켰고 징시시에서 대도시인 난닝(南寧)시로 이동하던 중 체포됐다. 그런데 밀입국자 가운데 1명이 코로나19 확진자로 드러났고 이로 인해 징시, 안닝(安寧) 등 3개 지역 초중고교가 긴급 휴교에 들어갔다. 또 이 지역 5만 여 명의 주민이 자가 격리 조치됐고, 증세를 124명이 시설격리에 들어갔다. 방역조치를 위반한 밀입국자 1명 때문에 막대한 사회경제적 손실을 초래한 셈이다. 징시시 당국은 밀입국 알선 용의자 2명을 거리로 내보내 행진시키면서 주변에 무장 경찰을 배치해 경각심을 극대화 시켰다. 또 거리 한복판에 이들을 세워둔 채 시 관계자가 방역 규정을 위반한 대가에 대한 연설을 하기도 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용의자들의 거주지 주변에 신상정보와 사진을 담은 벽보를 붙이고, 용의자들이 사는 집의 담벼락에는 ‘밀입국을 도운 집’이라는 스프레이 낙서를 써넣기도 했다. 해당 장면을 담은 영상이 공개되자 일각에서는 1966년부터 1976년까지 중국 전역에서 펼쳐진 문화대혁명을 연상케 한다는 비판을 쏟아냈다. ‘공개 망신주기’ 처벌은 문화대혁명 당시 공공연하게 벌어졌지만 1980년대 이후 수차례 공고를 통해 이를 법적으로 금지했다. 하지만 지역 관영매체인 광시데일리는 “이런 방식으로 기강을 세워야 국경 범죄를 막고 재앙 예방과 통제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고, 징시시 당국은 “현장에서 기강을 일깨우기 위한 행동이었으며, 부적절함은 어디에도 없었다”고 밝혔다. 중국 일부 누리꾼들은 “법대로 나라를 다스린다는 원칙과 거리가 먼 불법 행위”라고 지적했다. 또 “이 같은 행동이 미국과 서방에 중국을 비판할 수 있는 칼을 쥐어 주는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베이징일보도 “법에 따른 훈육의 범위를 훨씬 넘어선 것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상당수 누리꾼들은 “코로나19를 확실히 통제하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사례”, “국경 통제를 위해 당연한 일”이라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영국 BBC는 “공개 망신 주기는 문화대혁명 당시 흔했지만 지금은 상당히 드물다”면서 “많은 누리꾼들이 이러한 방식을 지지한다는 것이 더 무섭다”라고 꼬집기도 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 2021-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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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콩 反中매체 온라인 리창신문 전격 폐간 선언

    2014년 창간된 홍콩의 대표적 반중 온라인 매체인 리창(立場)신문이 29일 오후 전격 폐간을 선언했다. 이날 새벽 당국이 전·현직 간부 7명을 당국에 대한 증오를 선동했다는 혐의로 체포하고 6100만 홍콩달러(약 93억 원)인 자산 전체를 동결시키자 반나절 만에 백기 투항을 택했다. 앞서 6월에도 당시 홍콩 최대 일간지였던 핑궈일보가 비슷한 수순을 거쳐 폐간해 국제 사회로부터 유례없는 언론 탄압이라는 지탄을 받았다. 리창신문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경찰이 전·현직 임원 여러 명을 연행하고 컴퓨터와 서류 등을 압수했다. 즉각 운영을 중단하며 홈페이지와 소셜미디어의 업데이트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편집국장은 이미 사의를 표했고 모든 직원은 즉시 해고됐다”며 “설립 후 민주·인권·자유·법치 등 홍콩의 핵심 가치를 수호하는 데 주력했다. 그동안 지지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체포된 인사 중에는 홍콩 연예계의 대표적 반중 인사인 여성 가수 데니즈 호(何韻詩·44)도 있다. 그는 2014년 홍콩 행정장관 직선제를 요구한 민주화 시위 ‘우산 혁명’에 참여한 후 중국 시장에서 퇴출당했다. 이후 유엔, 미국 의회 등에서 홍콩에 대한 중국의 탄압을 고발했고 한때 리창신문의 이사를 지내다가 이날 체포됐다. 이번 체포 및 본사 압수수색에는 약 200명의 경찰이 동원됐다. 존 리(李家超) 정무부총리는 “저널리즘은 국가안보에 반하는 도구가 될 수 없다. 국가안보를 해치는 행동에는 무관용으로 대처할 것”이라며 강경 대응을 주장했다. 리창신문은 ‘우산 혁명’의 열기가 가득한 2014년 12월 창간됐다. 2019년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반대 시위 당시 이를 적극 보도하며 입지를 키웠다. 특히 핑궈일보의 폐간 당시 “홍콩에 ‘문자옥(文字獄)’이 왔다”고 당국의 처사를 강하게 비판했다. ‘문자옥’은 과거 중국 전제 왕조가 황제나 체제를 비판하는 글을 쓴 사람을 대대적으로 탄압한 행태를 가리킨다. 홍콩기자협회(HKJA)는 이날 성명을 통해 “경찰이 방대한 취재자료를 보유한 언론사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언론인을 체포한 것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언론 자유를 보장하라고 촉구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 2021-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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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2027년 달기지 완공”… 불붙은 우주 자원경쟁

    중국이 당초 계획보다 8년 앞당겨 2027년까지 달에 연구기지를 세우기로 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 국가들의 중국 견제가 우주로까지 확장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일본도 2020년대 후반까지 일본인 우주비행사를 태운 유인 탐사선을 달 표면에 착륙시키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며 우주 경쟁에 뛰어들었다. 달에 풍부하게 매장된 희토류 등 4차 산업혁명 시대 핵심 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우주 자원전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中, 계획 8년 앞당겨 달 희토류 선점 시도2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우옌화(吳艶華) 중국 국가우주국 부국장은 “현재 개발 중인 창어(嫦娥) 8호를 통해 2027년까지 달에 무인연구소를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당초 2035년까지 달에 기지를 건설하기로 했지만 이를 8년이나 앞당긴 것. 현재 중국은 독자 우주정거장인 톈궁(天宮)을 건설 중이다. 내년까지 국제우주정거장(ISS)의 3분의 1 크기로 완성할 계획이다. 또 러시아와 공동으로 달 무인정거장 건설도 추진하고 있다. 미국과 별개의 우주정거장을 통해 달 기지 건설을 추진하겠다는 의도다. 우 부국장은 계획을 앞당긴 이유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다만 “달 자원의 평화적 이용을 위해 견고한 기반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을 비롯한 각국이 달에 매장된 희귀 자원 채굴을 준비 중인 가운데 중국 역시 개발 계획을 앞당겨 자원 확보 경쟁을 선점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특히 달에는 희귀금속을 일컫는 희토류가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희토류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을 만들 때 사용되는 핵심 자원이라 ‘첨단산업의 쌀’로 불린다. 달의 일부 희토류는 지구보다 10배 이상 많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아직 달 희토류에 대한 경제성 평가는 없지만 미중 갈등 격화 속 ‘자원 무기화’를 추진 중인 중국이 달 기지 건설을 앞당긴 것은 의미심장하다는 분석이다. ○ 日, “미국 이어 두 번째로 달 유인탐사” 미국과 함께 중국 견제에 적극적인 일본도 우주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28일 우주개발전략본부 회의를 열고 “2020년대 후반에 일본인 우주비행사를 달 표면에 착륙시키는 게 목표”라고 발표했다. 일본은 미국 주도의 유인 달 탐사계획인 ‘아르테미스’에 참가하고 있다. 일본인 우주비행사는 달 상공을 도는 기지인 게이트웨이에 머물다가 착륙선을 타고 달에 내린다는 계획이다. 독자 우주정거장을 통해 달 기지를 추진하는 중국과 달리 미국과 협력하겠다는 것. 일본 정부는 달 탐사를 최대한 조기에 실현해 한국, 영국, 캐나다 등 아르테미스에 참가하고 있는 국가들과의 경쟁에서 앞서 나가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일본 민간 기업들도 앞다퉈 달 탐사에 나서고 있다. 일본의 스타트업 아이스페이스는 달 탐사를 위한 소형 로버를 보내 이르면 2023년 달 표면 탐사와 데이터 수집에 나선다. 이를 통해 광물자원 연구, 에너지, 통신 등 달 탐사를 위한 플랫폼을 개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국은 2022년까지 시험용 달 궤도선(KPLO) 발사, 2030년까지 한국형발사체 누리호(KSLV-II)를 이용한 달 착륙 등을 계획하고 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임보미 기자 bom@donga.com}

    • 2021-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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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서 개봉한 韓영화, 관객 적어도 상영… 현지 “한한령 해제 기대”

    《19일 중국 베이징의 한국인 밀집 거주 지역인 왕징(望京)의 영화관을 찾았다. 2015년 9월 전지현, 하정우, 이정재 등이 주연한 ‘암살’ 이후 약 6년 만에 중국에서 개봉하는 한국 영화 ‘오! 문희’를 보기 위해서였다.》 일요일이었지만 상영관 내부는 한산했다. 90석 정도의 객석에 불과 대여섯 명만 있었다. 관객 위(于)모 씨는 “‘오징어게임’ 등 최근 유행하는 한국 드라마를 보면서 한국 영화에도 자연스레 관심을 갖게 됐다”면서 “다양하고 재미있는 한국 영화들이 중국에 더 많이 소개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중국은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반발해 2016년부터 한국 연예인이 출연한 드라마, 영화, 광고, 게임 등의 수입을 금하고 중국인 관광객의 한국행을 막는 이른바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을 실시하고 있다. 다만 중국은 한한령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한국 문화 콘텐츠를 수입하지 말라거나 한국 여행을 금지한다는 공식 지침이 발표된 것은 아니어서 누가 이를 금지했는지, 언제쯤 해제될지, 해제 조건이 있는지 등이 알려진 바 없다. 중국의 처분만 하염없이 기다리는 상황에서 6년 만에 개봉된 한국 영화가 한한령 해제의 신호탄이 될지 관심이 쏠린다.흥행 저조에도 中 매체 관심 커 배우 나문희(80)가 주연한 코믹 수사물 ‘오! 문희’는 27일까지 8만5000여 명의 관객을 모았다. 같은 기간 중국 전역에서 약 4만4725회 상영된 점을 감안하면 회당 2명 정도가 본 셈이다. 이런 흥행 저조의 이유로 1일 당국 심의를 통과한 지 불과 이틀 만에 개봉하는 바람에 홍보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는 점이 꼽힌다. 또 한국에서는 이 영화가 지난해 9월 개봉한 터라 적지 않은 중국인이 각종 불법 경로를 통해 이미 봤다는 분석이 나온다. 흥행 저조에도 중국 매체의 관심은 상당히 높다. 텅쉰왕, 관차저왕, 펑황왕, 신징보 등은 일제히 이 영화의 개봉 소식을 비중 있게 다뤘다. 특히 나문희가 중국 베이징에서 태어났다는 점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신징보는 10일 ‘한국 국민엄마 나문희’란 제목의 기사에서 그의 경력과 과거 출연작도 상세하게 소개했다. 중국 매체는 관영이 아니라 해도 모두 당국의 직접적인 통제와 관리를 받는다. 흥행에 실패한 한국 영화에 대한 기사가 난다는 것은 중국 정부가 그만큼 한국 영화 개봉과 그 효과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특히 흥행 부진을 이유로 주요 영화관이 조기 상영 중단을 택할 수도 있음에도 31일까지 계속 상영하기로 한 것에도 눈길이 간다. 역시 당국이 개입했다는 추측이 가능한 대목이다. “규제 해제 기대”vs “아직 일러” 이번 개봉이 한한령 해제로 이어질지에 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지난해 12월 중국이 약 4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 게임사 컴투스의 ‘서머너즈 워’에 대해 ‘판호(版號·중국 내 게임 서비스 허가)’를 내줬을 때도 해제 기대감이 상당히 높았지만 실제 해제로는 이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한국 남성 아이돌 그룹 ‘엑소(EXO)’가 11일 중국의 주요 연말 음악축제로 꼽히는 텐센트뮤직어워드(TMEA)에 출연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지만 이 역시 무산됐다. 당초 주최 측은 행사 포스터를 통해 엑소 일부 멤버가 무대에 오를 것이라고 밝혔지만 실제 행사에는 나타나지 않았다. 중국이 이른바 ‘연예계 정풍운동’을 통해 유명 연예인과 인플루언서의 각종 활동을 강하게 단속하고 있는 점도 한한령이 빠른 시일 내에 해제되기 어려울 것이란 추측에 힘을 싣는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8월 ‘공동부유(共同富裕·다 같이 잘살자)’를 주창한 후 당국은 불평등을 조장한다는 이유로 연예인들의 많은 수입, 호화로운 생활 행태, 연예인 팬덤의 스타 추종 등을 좌시하지 않고 있다. 내년 하반기 제20차 공산당 대회에서 3연임을 확정지으려는 시 주석 입장에서는 국민의 상대적 박탈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요인을 철저히 차단해야 하는 상황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양극화가 심화하고 취약계층에 피해가 집중되면서 당국은 이로 인한 불만이 장기집권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주중 한국문화원 관계자들은 “이번에는 과거와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며 “진짜 한한령 해제로 이어질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감을 조심스레 내비치고 있다. 한국과 중국은 내년 수교 30주년을 맞는다. 이에 두 나라는 2021년과 2022년을 모두 ‘한중 문화 교류의 해’로 선포했다. 예기치 못한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구체적인 성과를 도출하진 못했지만 중국 역시 내년 2월 베이징 겨울올림픽을 앞둔 만큼 문화 교류에 박차를 가할 필요성을 느낄 것이란 의미다. 공산당 기관지 런민일보 또한 29일 올해 중국 외교를 결산하면서 한국에 대해 “내년은 한중 수교 30주년으로 시 주석이 문재인 대통령과 한중 문화 교류의 해를 선언했다”고 언급했다. 영화 개봉 시점이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방중과 일치한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서 실장은 2일 톈진에서 중국 외교 수장인 양제츠(楊潔지) 외교담당 정치국원과 만났다. 이 자리에서 한한령 해제에 관한 구체적인 논의가 오갔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서 실장 또한 3일 “양국 문화 콘텐츠 분야의 협력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자는 말을 나눴다”며 ‘오! 문희’ 개봉을 언급했다. 장하성 주중 한국대사 역시 27일 “영화나 드라마 등에서 문화 교류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번에는 뭔가 다른 분위기가 감지된다”며 해제 기대감을 내비쳤다. 한국 문화 왜곡부터 해결해야 당국 차원의 한한령 해제 못지않게 중국 사회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는 문화 왜곡 또한 해결해야 할 과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유명 배우 우시쩌(吳希澤·25)는 한국의 전통 복식 ‘갓’의 원조가 중국이라는 주장을 폈다. 그는 8일 웨이보에 “갓은 중국이 기원이고 다른 나라로 전파된 것”이라고 주장해 한국 누리꾼의 공분을 샀다. 중국에서는 한복, 김치, 삼계탕, 아리랑까지도 중국이 기원이라는 말도 안 되는 주장이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다. 베이징 겨울올림픽 홍보 영상에서도 한복, 상모돌리기, 장구 등이 중국 전통 문화인 것처럼 등장했다. 이런 일들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면 설사 한한령이 해제돼도 한국과 중국 사이에 일종의 ‘문화 전쟁’이 발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오징어게임’을 비롯한 수많은 한국 드라마와 영화들이 중국에서 불법으로 유통되고 있다는 점도 한한령 해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주중 한국대사관 측은 현재 중국 내 60여 개 사이트에서 한국 문화 콘텐츠가 불법적으로 유통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런 어둠의 통로가 없어져야 한국 문화 콘텐츠를 수입해 달라는 중국인의 요구가 커질 것이란 의미다. 김기용 베이징 특파원 kky@donga.com}

    • 2021-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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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신장 제품 퇴출에 성난 중국인들 “월마트 보이콧”

    중국에 진출한 미국의 회원제 유통매장 ‘샘스클럽’이 중국의 공격적 애국주의의 타깃이 됐다. 샘스클럽이 인권침해 문제 등을 이유로 중국 신장위구르 지역에서 생산된 제품을 취급하지 않는다는 소문이 퍼지면서다.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등에 중국인 고객들이 샘스클럽 회원카드를 해지하고 연회비를 환불받는 사진이 잇따라 올라오면서 보이콧 움직임이 중국 전역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28일 웨이보 등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샘스클럽 회원카드를 해지하기 위해 줄을 선 중국인들 사진이 잇따라 올라왔다. 이들은 회원카드를 해지한 후 받은 영수증과 환불받은 현금을 사진으로 찍어 샘스클럽 보이콧에 동참한다는 ‘인증샷’을 웨이보에 올렸다. 그러면서 “샘스클럽은 중국을 존중하지 않으면서 중국에서 돈만 벌어가려 한다” “샘스클럽이 중국산 쌀을 먹고 중국인들의 뺨을 때린다”는 등의 글을 남겼다. 월마트의 고급 식료품점인 샘스클럽은 월마트의 중국 사업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현재 중국에 33개 매장이 있으며 유료 회원 400만 명을 확보하고 있다. 2028년까지 매장을 100개로 늘릴 계획도 있다. 하지만 24일부터 샘스클럽이 신장 지역 제품을 취급하지 않는다는 소문이 돌면서 하루아침에 중국인들의 보이콧 대상이 됐다. 실제로 24일 이후 샘스클럽 애플리케이션(앱)의 검색창에 ‘신장’을 검색하면 ‘관련 상품을 찾을 수 없다’는 문구가 뜬다. 이날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신장 지역 제품 수입을 금지하는 ‘위구르족 강제노동 금지법’에 서명한 날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샘스클럽이 미국의 대중 제재와 관련된 조치를 취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 커진 것이다. 중국 관영매체들도 애국주의 정서에 불을 지폈다. 25일 환추시보는 베이징에 있는 샘스클럽 여러 곳을 직접 찾아 “신장 제품 재고가 바닥났다”는 종업원들의 발언을 보도했다. 또 신장 특산물인 대추, 살구, 멜론 등이 매장 진열대에서 사라지고 있다고 전했다. 샘스클럽 측은 중국 매체들의 질의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등으로 공급이 원활하지 못해 재고가 없는 것”이라며 “제품이 들어오는 대로 다시 판매할 것”이라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 “샘스클럽에 대한 반발은 과거 중국의 과격한 애국주의적 보이콧과 유사한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중국공산주의청년단 등 공산당의 후원을 받는 웨이보 계정들이 불매운동 여론을 조성하고, 관영 매체들이 이를 그대로 받아 확대 보도하는 식”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초에도 스웨덴 의류업체 H&M이 신장에서 생산된 면화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중국 소비자들의 거센 저항에 부닥쳤다. 최근 인텔도 신장 제품 보이콧에 나섰다가 중국인들의 반발이 커지자 사과하고 발을 빼기도 했다. WSJ는 “인권 문제를 둘러싼 미중 갈등이 심화하면서 신장 지역은 중국 내 다국적 기업들에 지정학적, 윤리적 딜레마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 2021-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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