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엽

조종엽 차장

동아일보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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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조종엽 차장입니다.

jjj@donga.com

취재분야

2025-11-24~2025-12-24
문학/출판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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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일반10%
문화 일반10%
사회일반10%
칼럼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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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일반3%
산업3%
만화3%
  • “청년 이승만의 미국 강연 활동은 일제의 한국 침략 알린 ‘공공외교’”

    많으면 한 달에 13번, 5년 동안 200번. 한국의 독립을 호소하러 도미한 청년 이승만(1875∼1965)이 1905∼1910년 유학 중 강연에 나선 횟수다. 대한제국이 을사늑약으로 외교권을 박탈당한 이 시기 이승만의 강연은 미국에서 일본의 ‘아시아 연대론’에 맞서 싸우는 공공외교였다는 연구가 나왔다. 김명섭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와 연세대 박사과정 한서영 씨는 ‘국제정치논총’(59집-2호)에 게재 예정인 논문 ‘미국 유학 시기 이승만 강연활동의 양상과 함의’에서 이승만의 강연활동을 처음으로 분석했다. “아시아 전체를 삼키겠다는 일본의 구상은 러시아가 한 생각과 조금도 다르지 않습니다.…일본의 총은 소리 없이 심장을 저격합니다.” 미국 오하이오주 뉴어크의 신문 ‘모닝 스타’가 1907년 7월 25일 보도한 이승만 인터뷰다. 일본이 ‘열등한’ 아시아를 개화시킬 수 있는 나라라고 자처하며 침략을 정당화하는 논리를 퍼뜨리고 있던 데 맞선 것이다. 이승만은 세계적 기독교 행사에도 한국 대표 자격으로 참석했다. 1906년 7월 매사추세츠주 노스필드에 각국 청년 대표 3000여 명이 모인 ‘만국학도공회’에 유일한 한국인으로 참석했다. 1908년 3월 피츠버그에서 열린 국제선교사대회, 1910년 세계주일학교대회 등에서도 한국의 상황을 알렸다. YMCA(기독교청년회)를 비롯한 기독교 네트워크는 힘없는 나라에서 온 동양인에게 강연 기회를 제공했다. 분석 결과, 이승만은 그야말로 미국 전역을 누볐던 것으로 나타났다. 강연은 초창기 워싱턴을 중심으로 시작해 점차 미국 중·동부 지역으로 확대됐고, 적어도 10개 주 36개 지역에서 열렸다. 야외 공터, 가정집, 거실 모임 등 장소나 형식도 가리지 않았다. 물론 이승만은 일제의 한국 침략에 앞장선 스티븐스를 1908년 3월 저격한 전명운 장인환 의사의 재판 통역을 요청받았으나,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변호할 수 없다고 거절해 한인 사회의 비난을 받기도 했다. 독립운동 노선 차이가 영향을 줬다는 게 오늘날의 해석이다. 논문은 “이승만의 강연활동은 공식적 외교 통로가 단절된 상황에서 미국 공중에게 직접 한국의 독립이 위협받는 상황을 알리는 공공외교였고, 한국의 독자성과 정체성을 인식시키는 문화외교였다”고 밝혔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9-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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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달에 13번, 5년 동안 200번…“청년 이승만의 강연은 공공외교였다”

    많으면 한달에 13번, 5년 동안 200번. 한국의 독립을 호소하러 도미한 청년 이승만(1875~1965)이 1905~1910년 유학 중 강연에 나선 횟수다. 대한제국이 을사늑약으로 외교권을 박탈당한 이 시기 이승만의 강연은 미국에서 일본의 ‘아시아 연대론’에 맞서 싸우는 공공외교였다는 연구가 나왔다. 김명섭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와 연세대 박사과정 한서영 씨는 ‘국제정치논총’(59집-2호)에 게재 예정인 논문 ‘미국 유학 시기 이승만 강연활동의 양상과 함의’에서 이승만의 강연활동을 처음으로 분석했다. “아시아 전체를 삼키겠다는 일본의 구상은 러시아가 한 생각과 조금도 다르지 않습니다.…일본의 총은 소리 없이 심장을 저격합니다.” 미국 오하이오 주 뉴어크의 신문 ‘모닝 스타’가 1907년 7월 25일 보도한 이승만 인터뷰다. 일본이 ‘열등한’ 아시아를 개화시킬 수 있는 나라라고 자처하며 침략을 정당화하는 논리를 퍼뜨리고 있던 데 맞선 것이다. 이승만은 세계적 기독교 행사에도 한국 대표 자격으로 참석했다. 1906년 7월 매사추세츠 주 노스필드에 각국 청년 대표 3000여 명이 모인 ‘만국학도공회’에 유일한 한국인으로 참석했다. 1908년 3월 피츠버그에서 열린 국제선교사대회, 1910년 세계주일학교대회 등에서도 한국의 상황을 알렸다. YMCA(기독교청년회)를 비롯한 기독교 네트워크는 힘없는 나라에서 온 동양인에게 강연 기회를 제공했다. 분석 결과, 이승만은 그야말로 미국 전역을 누볐던 것으로 나타났다. 강연은 초창기 워싱턴을 중심으로 시작해 점차 미국 중·동부 지역으로 확대됐고, 적어도 10개 주 36개 지역에서 열렸다. 야외 공터, 가정집, 거실 모임 등 장소나 형식도 가리지 않았다. 물론 이승만은 일제의 한국 침략에 앞장선 스티븐스를 1908년 3월 저격한 전명운 장인환 의사의 재판 통역을 요청받았으나,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변호할 수 없다고 거절해 한인 사회의 비난을 받기도 했다. 독립운동 노선 차이가 영향을 줬다는 게 오늘날의 해석이다. 논문은 “이승만의 강연활동은 공식적 외교 통로가 단절된 상황에서 미국 공중에게 직접 한국의 독립이 위협받는 상황을 알리는 공공외교였고, 한국의 독자성과 정체성을 인식시키는 문화외교였다”고 밝혔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9-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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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민국 임정 주미공사관, 현순 목사 독단 설립 아니다”

    “This will officially confirm your appointment as minister plenipotentiary to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and will approve establishment of legation. Syngman Rhee. President of the Republic of Korea.(이것은 당신을 주미 전권공사로 임명함과, 그리고 공사관 설립에 동의함을 공식적으로 확인하는 것입니다. 이승만. 대한민국 대통령.)” 을사늑약으로 외교권이 박탈당하고 대한제국 주미공사관이 폐쇄된 지 16년 만인 1921년. 그해 4월 4일 이승만 대한민국 임시정부 대통령이 미국에 주미공사관을 설립하라고 당시 구미위원장 대리였던 현순 목사(1880∼1968)에게 보낸 공문 전보가 처음으로 발견됐다. 김도형 독립기념관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 연구위원은 “미국 남가주대(USC) 동아시아도서관이 소장한 이 전보를 최근 확인했다”며 “현순이 이승만이나 임정의 승인을 받지 않고 독단으로 주미공사관을 설립했다고 본 기존 관점을 뒤집는 자료”라고 1일 밝혔다. 이 전보는 이승만의 전보 문서를 모은 기존 자료집이나 미국 교포에게 임정 소식을 전하던 신한민보 등에도 실리지 않았다. 대한민국 수립 전 주미공사관이라고 하면 보통 지난해 복원한 대한제국공사관을 떠올린다. 그러나 대한민국 임시정부 역시 아주 잠깐이지만 주미공사관을 운영했다. 현순은 이승만의 설립 승인 전보를 근거로 그해 4월 14일 워싱턴 매사추세츠 애비뉴 1325번지에 주미공사관을 설치했다. 이튿날인 15일에는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신한민보사에 설치 사실을 알렸으나 보도되지는 않았다. 지금까지는 이승만이 현순의 공사관 설립 계획을 승인하는 듯한 전보와 이후 이를 취소하는 전보만 확인됐다. 이 때문에 기존 연구에선 공사관 설립은 현 목사의 구미위원장 해임으로 이어진 해프닝 정도로만 이해했다. 이승만은 설립을 승인한 지 사흘 만인 4월 7일 “(임정) 국무원이 불찬(不贊)이요”라며 공사관을 설립하지 말라는 전보를 현순에게 보냈다. 그러나 현순이 공사관 설립을 강행하자 다시 “허락 없이 왜 했소”(4월 17일), “당신의 (구미위원부) 위원 해임. 공사 위임 취소”(4월 19일)라고 보냈다. 이승만은 현순 대신 서재필(1864∼1951)을 임시 구미위원장으로 임명했다. 김 연구위원은 “이승만도 주미공사관을 운영하고 싶었기에 일단 설립을 승인했지만, 일본 정부가 이를 문제 삼아 미국 정부에 항의하면 구미위원부까지 없어질 수 있다는 서재필 등의 반대 의견을 따랐다”고 설명했다. 서재필이 운영하던 필라델피아 통신부와 영국 런던사무소를 폐지해 공사관 운영비를 충당한다는 현순의 계획도 부담이 됐던 것으로 보인다. 결국 현순은 이승만의 지시에 따르지 않았고, 1921년 5월 6일 미 국무부를 방문해 한미 국교 회복을 요청했다. 11일에는 ‘대한민국임시정부 주미대표’라는 직함으로 미 정부가 한국의 독립을 인정하고 외교·통상 관계를 즉시 재개해 달라는 요청을 서면으로 제출하기도 했다. 현순은 워런 하딩 미 대통령(재임 1921∼1923년) 취임 뒤 미국과 일본이 전쟁을 벌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공사관 설립을 서둘렀다. 김 연구위원은 4∼6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에서 열리는 국제정치학회 학술대회에서 ‘현순의 주미공사관 설치 관련 자료 검토’라는 제목으로 이 연구를 발표한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9-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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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방정교회 수장 “3억 신자들, 한반도 평화 기도를”

    기독교 동방정교회의 수장인 바르톨로메오스 1세 콘스탄티노플 총대주교 겸 세계총대주교(사진)가 전 세계 신자에게 한반도 평화를 위한 기도를 당부했다. 바르톨로메오스 1세는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터키 이스탄불(콘스탄티노플) 총대주교청을 방문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대표단에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정교회 전체에 기도를 요청할 것”이라며 “남북한이 평화를 이루고 하나가 될 수 있도록 다 함께 기도하자고 오늘 이 자리에서 전 세계 3억 신자들에게 간곡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9-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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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보법-탈원전 등 찬반 주제 12개 한권의 책으로 정리

    대통령제 권력구조 개편, 국가보안법 폐지, 탈원전을 비롯해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의견이 첨예하게 갈리는 주제 12개에 관한 전문가의 찬성과 반대 논리를 한 권으로 정리한 책이 나왔다. 명인문화사는 최근 ‘한국사회 논쟁’(2만2000원·김계동, 박선영 엮음·사진)을 발간했다. 책에는 한국의 핵무장, 국가정보원 수사권 조정, 모병제 도입, 사형제 폐지, 특목고·자사고 폐지, 대안미디어 확대, 난민 수용, 평화통일 이후 한미동맹 등에 관한 전문가의 찬반 의견이 담겼다. 제성호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 황근 선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등 주제마다 비중 있는 전문가들이 필자로 참여한 것이 눈길을 끈다.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주제별로 각 찬반 논설문에 앞서 해당 이슈를 친절하게 설명하는 글도 별도로 삽입했다. 보편적 복지, 소득주도성장, 배심원 제도 등에 관한 찬반을 다루는 후속 도서도 준비하고 있다고 출판사는 밝혔다. 편저자인 김계동 건국대 초빙교수는 “독자들이 이 책을 읽으며 자신과 다른 시각을 존중하고 사고의 지평을 넓혀 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9-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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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정원일기 번역하는 AI, 천문분야 古문헌도 한글로 옮긴다

    인공지능(AI)이 내년부터 각종 천문 현상과 지식을 기록한 우리 고문헌을 한글로 번역한다. 한국고전번역원은 “승정원일기 번역을 위해 개발하고 있는 인공지능을 천문 분야 고문헌에도 적용해 올해 말까지 특화된 번역 모델을 개발하겠다”고 30일 밝혔다. 한국의 천문 분야 고문헌은 삼국시대에서 조선까지 장기간 풍부한 기록을 담고 있어 천문 데이터의 보고(寶庫)라고 할 수 있다. 근래 ‘네이처’에 실린 신성(新星) 폭발 관련 논문이 세종실록의 기록을 인용했고, 국제천문연맹(IAU) 학술회의 등에서도 해외 학자들이 한국 고문헌에 주목한다. 특히 수백 년 이상의 관측 기록은 혜성처럼 주기적인 천문 현상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다. 그러나 천문학과 한문 지식 모두를 갖춘 번역자가 부족해 번역이 더뎠고, 연구 활용도도 떨어졌다. 고전번역원과 공동으로 자동번역 모델을 개발하는 한국천문연구원의 김상혁 고천문연구센터장은 “인공지능이 천문 고문헌을 초벌 번역하면 연구자들의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본다”며 “천문학사, 과학사, 역사학 등 융합 연구에도 효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번역 모델을 완성하면 천문 고문헌 번역 예산도 약 40% 절감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천문 고문헌 자동번역은 약 2억5000만 자에 이르는 승정원일기 번역을 앞당기기 위해 2017년부터 개발하고 있는 인공신경망 기계학습 자동번역 모델을 바탕으로 개발한다. 이미 사람이 번역해 놓은 ‘제가역상집(諸家曆象集)’ ‘주서관견(籌書管見)’ ‘천동상위고(天東象緯考)’ 등 고문헌 원문과 번역 결과물을 코퍼스(corpus·연구를 위한 말뭉치)로 정리하고 기존 번역 모델에 학습시키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천문처럼 특정 분야를 다루는 고전적(특수고전)은 7000종 이상으로 추정하지만 번역된 책이 많지 않다. 그나마도 역사, 지리, 정치·사회 분야에 편중돼 과학·기술, 문화·예술 등의 번역은 더욱 저조하다. 백한기 한국고전번역원 고전정보센터장은 “승정원일기 번역 알고리즘이 바탕이 되기에 비교적 적은 양의 데이터를 학습해도 기대 이상의 번역 결과물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천문뿐 아니라 의학, 외교, 의궤, 농업 등 여러 분야의 고문헌에 특화된 자동번역 모델로 확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전번역원은 승정원일기 자동번역 모델도 올해 말까지 실제 업무에 활용할 정도로 완성도를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2018년 인공지능이 승정원일기를 번역한 결과물은 전문번역가 채점 결과 5점 만점에 평균 3.7점 정도를 받았다. 그러나 2017년에는 오역했던 문장을 틀리지 않게 번역했고, 긴 문장도 내용을 파악할 수 있는 수준으로 유연하게 번역하는 등 성능이 향상됐다는 자체 평가다. 고전번역원은 이르면 올해 말 이 번역 모델을 국민에게 공개해 연구자나 콘텐츠 생산자 등이 초벌 번역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백 센터장은 “당장은 승정원일기에 최적화돼 있어 개인 문집 등에 적용하기는 어렵지만, 나중에는 한시도 번역할 수 있을 정도로 각종 문체에 맞게 특화한 모델로 발전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9-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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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여성도, 가난한 사람도 자전거 위에선 평등했다

    나의 허벅지 힘으로 내는 속도, 풍경과 함께 지나가는 바람…. 세그웨이나 전동킥보드의 등장에도 200년 전 발명된 자전거의 매력은 여전하다. 자전거가 사회, 문화에 미친 영향을 조명한 책이다. 자전거의 탄생은 화산과 관련이 있다. 1815년 인도네시아 탐보라 화산이 폭발하며 뿜어 낸 화산재로 지구의 기후가 급변했다. 유럽 역시 흉작과 기근으로 사람은 물론이고 말들도 죽어 나갔다. 이를 계기로 독일 서남부 바덴 공국의 산림관이던 귀족 드라이스가 수년 전 발명한 ‘드라이지네’(달리는 기계)가 말을 대신할 이동수단으로 각광받았다. 드라이지네는 페달과 체인만 없을 뿐 오늘날 자전거의 특징을 거의 그대로 갖고 있었다. 두 개의 바퀴를 가로지른 막대 안장에 몸을 싣고 다리로 땅을 박차며 나아갔고, 핸들과 브레이크도 있었다. 자전거는 이후 200여 년 동안 세상을 바꿨다. 19세기 후반 유럽 여성은 자전거를 타며 동반 남성 없이 외출을 시작했고, 바지를 입기 시작했다. 여성을 얽어매고 있던 제약을 거부하는 상징적인 행위였다. 자전거는 세계적 스포츠가 됐고, 한동안은 사치품 소비를 대체했으며, 술과 담배 소비에 타격을 입혔다. 1973년 오일 쇼크 뒤에도 자전거 붐이 일었다. 저자는 “자전거는 돈이 많든 적든, 남자든 여자든 누구나 이용할 수 있어서 사회적 평등의 중요한 기초가 됐다”며 “사람들이 페달을 밟을 때마다 세상도 힘차게 앞으로 나아갔다”고 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9-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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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1운동은 비타협-불복종 운동… ‘마지막 근대 제국’ 일제에 큰 충격”

    “3·1운동은 일제의 지배를 거부한 비타협·불복종 운동으로, 19세기 후반 가까스로 제국의 반열에 오른 ‘마지막 근대 제국’ 일제에 커다란 충격을 줬다.”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해 해외 학자 7명 등 국내외 연구자 30여 명이 모여 세계 각국에서 일어난 혁명의 현재적 의미를 살피는 국제 학술회의가 열린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은 27, 28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있는 연구원 한국학대학원에서 학술회의 ‘프랑스혁명에서 촛불혁명까지: 혁명의 세계사를 향하여’를 개최한다. 윤해동 한양대 교수는 발표 ‘평화적 혁명으로서의 3·1운동―비폭력·불복종 운동과 제국의 동요’에서 “3·1운동 시위의 약 4할은 폭력이 동반됐는데, 이는 일제 군경의 발포 등 무력 진압에 대응한 것이었다”며 “3·1운동은 문화를 위한 투쟁, 평화적인 혁명으로 일제의 동요를 불러왔다”고 밝혔다. 이번 학술회의는 미국이나 프랑스, 러시아 혁명에 비해 덜 주목받아 온 중국과 베트남, 라틴아메리카, 이란 등에서 일어난 혁명을 조명할 예정이다. 얼리사 세핀월 미 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는 아메리카대륙에서 흑인 노예가 주도해 성공한 최초의 혁명임에도 등한시됐던 아이티 혁명(1791∼1804년)을 조명한다. 그는 “혁명의 원인이 되는 부와 힘의 불균형은 독립 뒤에도 바로 사라지지 않고 후유증을 남긴다”면서 “아이티 사례는 성공적인 혁명이 빈곤 등 상당한 고통으로 이어지는 치명적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킨다”고 말했다. 배경한 부산대 교수는 중국 신해혁명이 동아시아에 공화주의의 확산을 가져왔다면서 한국과 베트남의 독립운동에 미친 영향을 검토할 예정이다. 시아바시 사파리 서울대 교수는 1979년 이란 혁명 이후 경제적 취약계층과 국가의 관계 변화를 조명한다. 여러 혁명의 관련성도 검토된다. 폴 체니 미 시카고대 교수는 프랑스 등 대서양 연안 국가들에서 혁명이 잇따른 ‘대서양 혁명 시대(1763∼1830년)’를 지구적 자본주의 성립 과정의 틀에서 이해한다. 그는 “대서양 혁명 시대는 패권을 쥔 영국 제국의 비호 아래 열강들의 암묵적 협약으로 막을 내렸다”고 밝혔다. 클레망 티보 프랑스 사회과학고등연구원 교수도 ‘라틴아메리카에서 본 대서양 공화주의의 다중심적 역사’에 관해 발표한다. 학술회의 기조발표는 피에르 세르나 프랑스 파리제1대학 교수가 맡았다. 그는 ‘21세기 생태학적 파국의 시대에서 본 혁명 연구 분야의 새로운 전망’에서 “인간적 멸시는 동물의 정당한 권리를 부정하는 것과 함께 작동한다고 확신한다”며 ‘생명체의 권리혁명’이라는 전망을 제시한다. 이 밖에 데이비드 개리오크 호주 모내시대 교수, 레이프 블로파브 미 플로리다주립대 교수 등이 프랑스 혁명 연구의 새로운 경향에 관해 발표한다. 이번 학술회의는 서울대 역사연구소와 한국프랑스사학회가 공동 주최한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9-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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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現정부 도덕 만능-前정권 법치과잉, 모두 패착”

    “동서양을 막론하고 건강한 공동체는 덕치와 법치가 균형을 이룬다.” 정치사상 연구에서 서구 중심주의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해 온 강정인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65)가 논문을 묶은 책 ‘교차와 횡단의 정치사상’(까치·3만 원)을 최근 출간했다. 정년퇴임(내년 2월)하기 전 마지막으로 출간한 책이다. “마키아벨리는 ‘로마사 논고’에서 고귀한 인물의 출현이 공화국의 건강을 유지한다고 했다. 정치적, 도덕적으로 빼어난 인물이 나타나면 선한 사람은 그를 본받고자 하고 악한 사람은 스스로를 부끄럽게 여기게 된다는 것이다. 마키아벨리는 법치를 강조한 현실주의자이지만 정치적, 도덕적으로 뛰어난 인물의 모범적 행동을 통한 교화, 곧 덕치 역시 중요하게 봤다.” 전통 정치사상의 현대화, 서양 정치사상의 한국화, 비교정치사상 연구를 해 온 강 교수를 11일 서울 마포구 서강대 연구실에서 만나 ‘건강한 공화국’에 관해 들어 봤다. ―한국 정치 문화에 성리학의 유산이 적지 않은데…. “서양 정치사상은 마이클 왈저(미국의 정치철학자)가 말한 ‘더러운 손의 정치’를 비롯해 정치가 마주하는 도덕적 딜레마를 진지하게 다뤄왔다. 하지만 주자학은 너무 도덕적 순수주의, 엄숙주의를 주장해 이 측면에 대한 고찰이 별로 없다. 조선왕조실록을 봐도 정책 평가보다 공직자의 도덕성 논쟁이 많다. 정치가 어느 정도 악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인정하는 게 오히려 위선과 트집 잡기 식 다툼을 막을 수 있다.” ―‘법치와 덕치’ 시각에서 현 정권을 평가해 달라. “도덕성 만능주의로 모든 걸 묻어버리고 있다. 인사만 해도 독재 정권은 인망 있고 능력 있는 사람을 등용해 정당성의 결손을 메우려고 노력했다. 한데 현 정권은 스스로 민주적 정당성이 있다고 자부하고 ‘출범을 위해 도운 게 뭐냐’를 가지고 나눠 먹기 인사를 한다. 그러다 보니 인재 등용의 폭이 좁아진다.” ―이전 정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법치의 과잉으로 법망만 피하면 잘못이 없다는 식의 생각을 키우는 역효과를 냈다. 전 정권의 청와대 핵심들이 그 예다. 죄를 지으면 반성을 해야지, 어떻게 빠져나갈지만 고민한다. 도덕불감증이 만연해 있다. 준법정신은 법치에서 생겨나는 게 아니다. 결국 덕치와 법치의 조화가 필요하다.” ―양극적 정치 구도가 굳어졌다. “보수, 진보가 수면 위에서는 토끼처럼 귀가 서서 대립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아래서는 서로 껴안고 있다. 국회의원들이 ‘갑질’하는 것이나 접대 받는 문화도 마찬가지다. 그런 블랙홀에 몸담다 보면 보수나 진보나 개혁을 제대로 못 한다.” ―어떻게 달라져야 하나. “보수, 진보가 서로 현대사에서 기여한 부분을 인정해야 한다. 진보 진영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산업화에 대한 공을 인정해야 한다. 박정희의 인권 탄압을 누가 모르나. 그러나 경제발전이 지속가능한 민주주의의 토대를 깔았다는 생각도 필요하다. 보수 진영은 진보가 민주화에 기여한 것을 인정해야 하는데,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막말이나 한다. 양자 모두 박정희 정권 때부터 이어지는 극렬한 대립의식이 지속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도 과거 NL(민족해방) 계열 출신이 많이 들어가 있어서 그런지 자꾸 친북 쪽으로 가는 인상을 주는데, 국민 정서를 생각해야 한다.” ―정치 구도의 변화를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비례대표제 강화다. 지금은 중도표가 사표(死票)가 되니까. 또 하나 경계할 것은 ‘정치의 연예화’, 예를 들어 대통령이 팬덤의 영향을 받는 거다. 대통령이 ‘피와 땀과 눈물’을 강조하면서 인상을 팍 써야 할 때도 있는데 팬 눈치 보며 연예인처럼 행동하면 되겠나.” 강 교수는 1993년 소크라테스가 “악법도 법이다”라고 했다는 건 잘못된 해석이라는 논문을 발표하고, 독재 정권이 이를 빌미로 법을 악용해 왔음을 비판했다. 북한 체제에 대한 진보학계의 ‘내재적 접근법’ 역시 비판했다. ―학문적으로 보수, 진보 양쪽을 다 비판한 셈이다. “보수 법학계나 정치권에서는 ‘악법도 법이다’가 마치 상식처럼 돼 있었지만, 사실 거짓이라는 걸 밝혔다. 글을 썼을 때 동아일보가 제일 먼저 기사로 다뤘다. 진보 학자들이 북한 연구 방법에 내재적 접근법을 지지하는데, 내 결론은 ‘북한 체제 옹호로 귀결되기에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였다.” ―내재적 접근론을 주장한 재독학자 송두율 교수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재판받을 때는 그를 옹호했는데…. “학문적으로는 공감이 안 가지만, 그래도 학문과 정치적 자유의 발전을 위해서는 옹호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한국적 민주주의’가 필요한가. “민주주의도 역사에 따라 영미식도 있고 북유럽식도 있다. 우리도 우리식의 명품 민주주의를 발전시킬 수 있다. 일본과 비교하면 정권 교체가 확실히 존재한다는 점도 장점이다. 일본은 파벌이 고착화돼 집권세력이 잘못을 해도 교체가 안 되고 철저히 징계하지 못한 채 그냥 넘어간다. 이명박,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누군가 어느 날 갑자기 대통령이 되는 것도 상상하기 어렵다. 한국은 강한 응집력과 공동체 의식이 역동성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촛불집회가 이를 분명히 보여줬다. 그렇지만 당장은 현 정권도, 이전 정권도 죽을 쒀 놓아서 한국식 민주주의의 장점이 잘 안 보인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9-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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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닭고기는 화가의 캔버스”… 다채로운 닭 요리의 세계

    먼 훗날, 인류세(人類世·인류가 지구 환경을 급격히 변화시킨 지질 시대)의 지표 화석은 닭 뼈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약 5000년 전 가금화된 닭은 현대의 식탁에 빠질 수 없는 존재다. 한 해 인류가 먹어치우는 닭은 약 700억 마리. ‘치느님’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닭을 사랑하는 한국인이지만 1인당 소비량(한 달에 약 한 마리)이 세계 랭킹 상위 20위 안에도 들지 못하는 수준이다. 식문화 다큐멘터리 전문 연출자가 쓴 세계 닭 요리 이야기다. 코코넛 기름으로 튀긴 ‘아얌고랭’부터 세계 식문화의 격전지인 미국 뉴욕의 고급 레스토랑 치킨까지 닭 요리만 찾아다녔다. 저자는 요리사 겸 프로듀서답게 세계 각지에서 즉석 닭 요리 대결을 펼치기도 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해외 닭 요리로는 미국의 프라이드치킨, 일본의 야키도리와 함께 피멘토 나무(검은 후추와 비슷하게 생긴 ‘피멘토’가 열리는 나무)의 연기로 천천히 익히는 자메이카의 ‘저크치킨’을 꼽았다. “요리사에게 닭고기는 화가의 캔버스와 같다.” 책이 인용한 프랑스의 미식 평론가 브리야 사바랭의 말이다. 저자는 세계 각지를 거쳐 미국 뉴욕에서 에티오피아식 프라이드치킨과 한국적 요소가 가미된 미국 남부식 치킨을 맛보고 나자 이 말이 가슴속 깊이 와 닿았다고 했다. 요리의 맛을 상상하는 즐거움만큼이나 닭 요리 위에 그려지는 세계 각국의 역사와 문화를 만나는 재미가 쏠쏠하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9-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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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25 참전 美예비역 중장 셔틀러씨 “한국 5번째 오지만 올 때마다 발전상에 놀라”

    “한국이 아직 통일이 되지 못해 아쉽다. 내가 6·25전쟁에 참전했을 때 통일이 이뤄졌으면 좋았을 텐데….” 무려 69년 전. 6·25전쟁에 해병 중위로 참전했던 미 해병대 예비역 중장 필립 셔틀러 씨(93)의 목소리는 여전히 기개가 넘쳤다. 셔틀러 씨는 한민족평화나눔재단과 새에덴교회(담임목사 소강석)의 초청으로 15일 방한한 뒤 17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한 참이었다. 그는 참전 이유를 묻자 “단순하다. 한국에서 공산주의 확산을 저지하라는 명령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셔틀러 씨는 장진호 전투에 참전했다. 장진호 전투는 1950년 11, 12월 함경남도 장진호 북쪽으로 진출하려던 미 제1해병사단이 중공군 대병력에 포위된 뒤 이를 뚫고 철수하며 벌인 전투다. 중공군에 입힌 타격도 컸지만 1만7000여 명의 유엔군 사상자가 발생하는 등 특히 처절했던 전투다. 셔틀러 씨는 “전투의 마지막에는 탈출과 동시에 피란민들을 보호하는 것이 우리의 임무였다”며 “(지금도) 전투의 기억이 생생하다”고 말했다. 참전 이후 한국을 5번 정도 방문했다는 셔틀러 씨는 “전쟁 당시 한강에는 박살난 다리 하나밖에 없었는데 지금은 30개가 넘는다”며 “올 때마다 한국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발전했다고 느낀다. 국민들의 문화적·정치적 저력이 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새에덴교회는 민간외교 차원에서 2007년부터 해마다 참전용사와 가족 등을 한국으로 초청해 왔다. 올해 52명을 포함해 지금까지 3800여 명에 이른다. 이들은 22일까지 머무르며 전쟁기념관 등을 방문할 예정이다. 올해는 특히 김창준미래한미재단과 공동으로 미국 전직 연방 하원의원 6명도 함께 초청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새에덴교회가 미국 정부의 신성한 의무를 대신해서 전쟁 영웅들의 사기를 높여준 데 감사를 표한다”고 축하·감사 서한을 보내왔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9-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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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말갈’은 한반도 토착세력 호칭서 유래… 中서 그대로 사용”

    ‘말갈(靺鞨)’은 특정 종족의 이름이 아니라 고구려가 성격이 다른 여러 주변 집단을 통칭한 것에 불과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말갈’은 한민족의 주류와는 다르지만 고구려, 발해를 비롯한 한국 고대사에 적지 않은 흔적을 남긴 존재다. 그러나 자신들에 대한 기록을 남기지 않아 여전히 그 정체가 논쟁거리다. 권은주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은 최근 발표한 논문 ‘고구려 멸망과 요동지역 말갈인의 향배’에서 “‘수서(隋書)’ 등에 기록된 수·당나라 시기 ‘말갈 7부(部)’는 고구려가 영향력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지방의 여러 복속민을 지역 단위로 나누고 ‘말갈’로 통칭한 결과라고 본다”고 했다. 중국 사서에는 말갈이 6∼7세기 한반도 북부와 만주 동북부의 종족으로 등장한다. 숙신-읍루-물길-말갈로 이어지며 일원적 계통을 가진 것으로 나오기도 한다. 그러나 근래에는 학계에서 말갈이 비슷한 성격을 지닌 여러 세력을 통칭한다고 이해하는 경향이 많다. 권 연구위원은 “고구려가 성장하고 돌궐이 등장하는 시기에 만주라는 광범위한 지역에서 말갈이 하나의 계통과 문화를 지닌 단일 종족으로 성장하는 게 가능했을지는 의문”이라고 밝혔다. 권 연구위원은 ‘말갈’이라는 호칭의 유래에 관해서도 흥미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한반도에서 유래해 고구려를 거쳐 중국으로 전파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삼국사기에는 북방계 말갈보다 500년 이상 앞선 기원전 1세기 말부터 6세기 초까지 한반도에서 활동한 말갈의 기록이 등장한다. 다산 정약용은 이 시기 백제와 신라를 침략한 말갈이 사실 동예·옥저 지역의 예(濊) 계통 종족이라며 가짜 말갈, 즉 ‘위(僞)말갈’이라고 했다. 이 견해는 오늘날에도 이어진다. 하지만 근래에는 이들을 북방계 말갈과 구분되는 한반도 토착세력으로 보는 견해도 많다. 권 연구위원은 15일 신라사학회가 연 학술발표회에서 “북방계 말갈에 앞서 한반도에서 먼저 삼국민과 정치 사회 문화 경제적 기반이 다른 주변 집단의 호칭으로 ‘말갈’을 사용했고, 이것이 고구려를 통해 중국에 전파되면서 중국 역시 고구려인과 성격이 다른 동북 지역 주민을 말갈이라 부르게 된 것이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9-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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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25참전 셔틀러 “전쟁 당시 한강엔 다리 하나뿐이었는데…매번 놀라워”

    “한국이 아직 통일이 되지 못해 아쉽다. 내가 6·25전쟁에 참전했을 때 통일이 이뤄졌으면 좋았을 텐데….” 무려 69년 전. 6·25전쟁에 해병 중위로 참전했던 미군 해병대 예비역 중장 필립 셔틀러 씨(93)의 목소리는 여전히 기개가 넘쳤다. 셔틀러 씨는 한민족평화나눔재단과 새에덴교회(담임목사 소강석)의 초청으로 15일 방한한 뒤 17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한 참이었다. 그는 참전 이유를 묻자 “단순하다. 한국에서 공산주의 확산을 저지하라는 명령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셔틀러 씨는 장진호 전투에 참전했다. 장진호 전투는 1950년 11~12월 함경남도 장진호 북쪽으로 진출하려던 미 제1해병사단이 중공군 대병력에 포위된 뒤 이를 뚫고 철수하며 벌인 전투다. 중공군에 입힌 피해도 컸지만 1만7000여 명의 유엔군 사상자가 생기는 등 특히 처절했던 전투다. 셔틀러 씨는 “전투의 마지막에는 탈출과 동시에 피란민들을 보호하는 것이 우리의 임무였다”며 “(지금도) 전투의 기억이 생생하다”고 말했다. 참전 이후 한국을 5번 정도 방문했다는 셔틀러 씨는 “전쟁 당시 한강에는 박살난 다리 하나밖에 없었는데 지금은 30개가 넘는다”며 “올 때마다 한국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발전했다고 느낀다. 국민들의 문화적·정치적 저력이 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새에덴교회는 민간외교 차원에서 2007년부터 해마다 초청한 참전용사와 가족 등은 한국으로 초청해왔다. 올해 52명을 포함해 지금까지 3800여 명에 이른다. 이들은 22일까지 머무르며 전쟁기념관 등을 방문할 예정이다. 올해는 특히 김창준미래한미재단과 공동으로 미국 전직 연방하원의원 6명도 함께 초청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새에덴교회가 미국 정부의 신성한 의무를 대신 해서 전쟁 영웅들의 사기를 높여준데 감사를 표한다”고 축하·감사 서한을 보내왔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9-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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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석일웅 수사 “다원성을 인정하지 않고선 종교의 미래는 없습니다”

    《1219년 이집트 카이로 북쪽 항구도시 다미에타는 점령하려는 십자군과 지키려는 이슬람 아이유브 왕조의 병사들이 대치하고 있었다. 나일강이 보호하는 요새 다미에타를 둘러싼 전투는 처절했고, 질병마저 군인과 백성을 집어삼켰다. 휴전 중이던 그해 9월 해진 수도복을 입은 한 가톨릭 수사가 술탄을 만나기 위해 이슬람 진영으로 향한다. 눈에 뜨이자마자 목이 베여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는 상황. 그러나 술탄은 그 수사를 환대했을 뿐 아니라 예루살렘의 성지를 순례하고 설교하는 것까지 허락해줬다고 한다. 현실감 없이 들리는 이 일화의 주인공은 성 프란치스코와 살라흐 알 딘의 조카인 술탄 알 카밀이다.》  “‘평화의 사람’들끼리 서로를 알아봤던 거지요. 프란치스코 전기에는 그가 무슬림을 회개시키려 했다고 나오지만 사실은 마음속에 이슬람은 적이 아니라 한 하느님을 모시는 형제자매라는 인식이 있었을 거예요. 어떻게 함께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을까가 그의 진짜 고민이었던 거지요.” 가톨릭 수도회인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의 석일웅 수사(58)는 13일 서울 종로구의 성 안토니오 수도원에서 이렇게 설명했다. 성 프란치스코와 술탄의 만남은 이후 가톨릭 역사에 이교도 배척과는 또 다른 유산을 남겼다. 작은형제회는 성 프란치스코와 술탄 알 카밀의 만남 800주년을 기념해 특별강좌와 함께 기념 음악회(9월 중)를 연다. 터키문화원과 공동 학술 세미나를 개최하는 방안도 협의하고 있다. 천주교 주교회의 교회일치와종교간대화위원인 석 수사에게 유일신 믿음을 가진 종교가 근본주의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를 물었다. 석 수사는 “교리를 갖고 부딪치기 시작하면 내가 옳다는 걸 밝히기 위해서 상대가 틀리다는 걸 증명할 수밖에 없다. 그럼 서로 죽일 일만 남는다”며 “다원성을 인정하지 않고는 종교가 미래를 맞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1986년 세계의 각 종교 지도자를 프란치스코회의 고향인 이탈리아 아시시로 초대해서 평화를 위해서 함께 기도한 것 역시 그런 노력의 하나다. 작은형제회는 ‘아시시 정신’을 탐구하기 위해 재속(在俗) 프란치스코회 회원들과 함께 2013년부터 평화, 생태, 영성 등을 주제로 공부 모임을 이어가고 있다. 석 수사는 최근 예멘 난민 수용을 두고 일었던 사회적 논란에 대해 “논쟁만 쳇바퀴 돌듯 되풀이될 때는 예수님을 바라보는 수밖에 없다”며 “종교가 난민 포용 비용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더 적극적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2015년 프란치스코 교황이 생태적 가치를 강조하며 발표한 회칙 ‘찬미받으소서’는 성 프란치스코가 지은 ‘태양의 찬가’의 후렴구에서 제목을 따왔다. 석 수사는 생태적 영성에도 성 프란치스코가 일찍이 인식의 전환을 이뤘다고 했다. “그는 새와 소통하고, 인간과 늑대가 행복하게 공존할 가능성을 찾기도 하고, 해를 형님으로, 달과 죽음을 자매로 불렀어요. 수직적 관점이 지탱하던 중세에 이미 만인과 만물의 수평적인 관계로의 전환을 인식한 거지요. 사람은 하느님이 창조한 세상을 ‘보시기에 좋은’ 상태로 잘 보존하고 관리할 책임이 있어요.” 석 수사는 성 프란치스코가 강조한 가난은 물질적 가난뿐 아니라 인간은 하느님 앞에서 아무것도 아니라는 존재론적 반성을 뜻한다고 강조했다. “과거에 비해 물질적 풍요와 편리함을 누리지만 행복을 모르지요. 경쟁에서 이겨야 비로소 존재의 가치가 있다는 잘못된 생각이 받아들여지고요. 그러나 성 프란치스코의 삶은 누구나 하느님의 자녀라고 하는 사실에 눈을 뜨게 해줍니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9-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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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침묵하는 대중이 전체주의를 부른다”

    ‘악의 평범성’으로 널리 알려진 독일 출신의 정치철학자 해나(한나) 아렌트(1906∼1975)의 사상을 ‘이제 전체주의는 끝났는가?’를 비롯한 열 가지 질문에 대한 답변 형식으로 풀어 썼다. 아렌트는 나치 독일이나 스탈린 치하의 소련과 같은 전체주의 사회가 출현할 소지가 상존한다고 경고했다. “인간다운 방식으로는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고통을 완화할 수 없는 것처럼 보일 때” 전체주의적 해결책이 언제나 강한 유혹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공통의 정체성이나 경제적 이해관계로 통합되지 않고 원자처럼 고립된 대중은 전체주의자들의 협박과 선전의 좋은 먹잇감이다. ‘악’은 사고를 허용하지 않고, 세뇌로 판단과 사고 능력을 잃어버린 대중은 결국 악을 불러온다. 전체주의 정권이 힘을 얻은 배경에는 대중 사회의 출현이 있다. 아렌트는 사유, 곧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능력을 바탕으로 공론의 영역에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역설한다. 사람은 말과 행위로 자신을 드러냄으로써 정치적으로 탄생하고, 비로소 정치적 자유를 얻는다는 것이다. 아렌트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려는 정치적 사유를 ‘난간 없는 사유’로 표현했다고 한다. ‘나는 난간 밖의 안전한 관람객’이라는 무지와 ‘어차피 현실은 어쩔 수 없다’는 체념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뜻이 아닐까. 저자는 철학자이자 계명대 총장을 지낸 포스텍 교수.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9-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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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제’를 ‘제후’로… 조선이 ‘고려사’ 고쳐 썼다

    조선 초 편찬된 ‘고려사’가 사대명분론의 영향으로 고려의 황제국 제도를 제후국의 제도로 낮춰 서술했다는 연구가 나왔다. 노명호 서울대 명예교수(사진)는 신간 ‘고려사와 고려사절요의 사료적 특성’(지식산업사·2만2000원)에서 “역사학계는 ‘고려사’ 편찬의 직서(直書·그대로 씀) 원칙과 객관성을 과도하게 평가했고, 고려의 황제제도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밝혔다. ‘고려사’는 조선 세종 대 편찬된 사서로 고려시대 연구의 기본적인 사료로 꼽힌다. 유교적 역사 편찬 방식인 ‘술이부작(述而不作·자료에 의거해 서술하며 편찬자의 작문으로 서술하지 않음)’에 따라 쓰여 사료집과 같은 객관성을 갖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노 교수는 고려사 편찬 시 조선 조정에서 고려 황제제도의 서술 문제로 장기간 격렬한 논쟁이 벌어졌다는 데 주목했다. 세종은 고려 역사 편찬에서 직서 원칙을 추구했다. 정종과 태종의 사망으로 선대의 묘호를 황제제도인 ‘종(宗)으로 칭하는 문제와 관련해 역사적 선례를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직서 원칙은 부분적으로만 적용됐다. 이미 앞서 고려가 원나라에 복속된 시절에도 ‘고려 황제’ ‘고려 천자’는 금기어였다. 금기는 조선 건국 초에도 명나라와의 긴장관계 탓에 그대로 이어졌다. 정도전(1342∼1398)은 ‘고려국사’를 편찬하면서 ‘고려 황제’ 표현을 ‘참의지사(僭擬之事·참람하게 흉내 낸 사실)’로 보고 ‘종(宗)’을 ‘왕’으로 개서(改書·고쳐 씀)했다. 직서 원칙은 다수 신료들의 반발로 후퇴하기도 했다. 고려가 황제제도를 시행하던 시기 군주의 사면령에 대한 서술도 그 가운데 하나다. 신료들은 고려 사료에 ‘대사천하(大赦天下·천하에 사면령을 내림)’라고 한 것을 ‘대사경내(大赦境內·영역 내에 사면령을 내림)’라 고쳐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종은 고쳐 쓰지는 않고, ‘천하’ 두 글자를 삭제하는 선에서 타협했다. 이처럼 직서 원칙의 예외는 점차 늘어났다. 노 교수는 고려에는 황제제도가 있을 수 없다는 편견이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고려의 궁중 의례용 속악(俗樂)인 ‘풍입송(風入松)’ 서두에 나오는 “해동천자당금제(海東天子當今帝), 불보천조부화래(佛補天助敷化來)”는 ‘제(帝)’와 ‘불(佛)’ 사이를 끊어 “해동천자이신 지금의 황제는, 부처가 돕고 하늘이 도와 널리 교화를 펴시도다”라고 해석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러나 ‘제(帝)’와 ‘불(佛)’을 이어 붙여 해동천자가 ‘제불(帝佛)’이라는 잘못된 번역이 일부 논저에서 이어진다. 노 교수는 “‘제불(帝佛)’이라는 알 수 없는 존재를 만들어내면서까지 ‘고려 황제’를 부정하는 건 여전한 선입견 탓”이라고 말했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9-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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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게임 플레이어인가, 전장의 병사인가”

    ‘난 누군가, 또 여긴 어딘가….’ 이달 5일 서울 마포구에 있는 ‘VR스퀘어’ 홍대점. 이곳을 찾은 기자는 누덕도사의 도술로 평정심을 훈련받는 애니메이션 ‘머털도사’ 속 머털이가 된 느낌이었다. 버려진 우주선 내부는 위험천만했고, 한 발 잘못 디디면 아찔한 천길 낭떠러지로 떨어질 참이었다. 끊임없이 출몰하는 우주 괴물 앞에서 믿을 수 있는 건 손에 들린 레이저 총뿐. 물론 이성은 평평하고 안전한 ‘VR(가상현실)’ 카페에서 게임을 하고 있을 뿐이라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감각은 끊임없이 자신이 전장(戰場)의 외로운 병사라고 인지시키고 있었다. 심지어 게임 속 구출 헬리콥터를 향해 평균대처럼 좁은 다리를 건너다 휘청…. 넘어질 뻔까지 했다. 이 모습을 밖에서 지켜보던 이들은 얼마나 웃었을까. 이날 체험한 건 스코넥엔터테인먼트가 2017년 발매한 건 슈팅 게임 ‘모탈 블리츠 워킹 어트랙션’. 한국과 중국, 일본의 여러 테마파크에 공급돼 있다. ‘워킹 어트랙션’은 한자리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실제 공간에서 자유롭게 이동하고 행동할 수 있는 VR 콘텐츠를 이른다. 게임장에 설치된 카메라와 손에 낀 장갑의 센서가 플레이어의 움직임을 감지하면 머리에 착용한 ‘HMD(Head Mounted Display)’가 이를 가상현실 속에 구현한다. 몰입도가 상당하다. 이날 회사 동료들과 단합 대회차 VR스퀘어를 찾은 권승완 씨(48)는 “옛날 오락실 게임과 달리 조마조마할 정도로 사실적이어서 매력적이다”라고 말했다. VR 카페는 2년여 전부터 서울 홍익대 인근과 강남역 중심으로 등장하기 시작해 각지로 확산됐다. 갈수록 VR 콘텐츠가 다양해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엔 과거 인기를 모았던 콘텐츠가 VR 게임으로 재탄생하는 사례가 많다. VR가 젊은층뿐만 아니라 윗세대들까지 타깃을 확장하고 있단 뜻이기도 하다.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팔린 VR 게임으로 꼽히는 ‘비트 세이버’ 역시 과거 ‘펌프’나 ‘DDR’와 같은 리듬 게임의 일종이다. 음악에 맞춰 광선검으로 날아오는 작은 큐브를 쪼개야 한다. 손님 오예린 씨(24)는 “몸을 써서 광선검을 휘두르는 점이 재미”라고 했다. 최근에는 레이싱게임 ‘마리오 카트’가 VR 게임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모탈 블리츠’ 역시 오락실에 있던 1인칭 슈팅(FPS) 게임의 VR 버전이라고 할 수 있다. ‘방 탈출 카페’를 VR 버전으로 내놓기도 했다. 이날 체험한 ‘VR 방 탈출’ ‘파라오의 저주’는 2인이 협력해 여러 단서를 활용함으로써 피라미드를 탈출하는 설정이었다. 기존 방 탈출 카페가 정해진 현실 공간에서 실제 물건을 가지고 플레이하는 데 비해, VR 방 탈출은 판타지적 요소가 강해 마치 영화 속 인디아나 존스가 된 듯한 느낌을 줬다. 전용 VR 장비와 고사양의 컴퓨터를 마련하면 집에서 할 수 있는 VR 게임도 있지만, 아직 워킹 어트랙션 같은 장르는 VR 카페, 테마파크에서나 체험할 수 있다. 과거 오락실과 비교하면 플레이에 넓은 공간이 필요하기에 게임 비용이 만만치 않은 건 단점(VR스퀘어 홍대점의 경우 2인 4시간 자유이용권이 8만 원)이다. 이런 VR 카페의 인기는 어떤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최근 공저한 ‘게임의 이론’(문화과학사)에서 “미국에서 한때 인기를 얻은 게임 ‘세컨드 라이프’처럼 가상공간에서 잠시 허구의 삶을 체험하는 단계를 넘어, 앞으로는 가상현실이 실제 현실이 되는 삶을 가능케 하는 ‘서드(third) 라이프’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금까지 ‘사이버 세계’와 우리를 잇는 고리는 대체로 화면과 손가락이 중심이었다. 하지만 VR는 그 방식이 근본적으로 바뀔 수 있음을 알려준다. 기술 고도화로 전면적인 감각이 인간과 가상세계를 연결할 때 인류의 인지는 근본적으로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때 ‘바츠 해방 전쟁’(‘리니지2’ 게임 속에서 2004∼2008년 다수의 저레벨 플레이어가 연합해 서버를 장악한 거대 혈맹에 맞선 일)과 같은 사건은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갈까. 게임 연구자 이경혁 씨는 “VR 게임이 처음 등장했을 때처럼 밝게만 전망되지는 않는다. 당장은 거추장스럽지 않은 무선 VR 기기의 보급과 최적화된 콘텐츠의 등장이 관건”이라면서도 “게임이 현실로 들어오고, 현실은 게임화하는 경향은 날로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조종엽 jjj@donga.com·김기윤 기자}

    • 2019-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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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황청에 3번째 한국인 외교관 탄생할 듯

    교황청에 3번째 한국인 외교관이 탄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다운 신부(37·세례명 요한 바오로)는 4일 이탈리아 로마에 있는 교황청 외교관학교를 최우등(숨마 쿰 라우데)으로 졸업했다. 이 학교를 졸업하면 약 1개월 뒤 세계 교황청대사관으로 발령이 나는 것이 통례다. 지난해 황인제 신부(37)가 외교관학교를 졸업하고 르완다 교황청대사관으로 발령을 받았고, 장인남 대주교가 태국·캄보디아·미얀마 교황대사로 재직 중이다. 정 신부는 이날 교황청 산하 로마 라테라노대에서 논문 ‘국제법에 따른 한국에서의 탈북자의 지위와 정착’을 발표하고 박사학위를 받으며 외교관학교 졸업 자격을 갖췄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9-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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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50만원 강연료 논란… 김제동 ‘청소년 행사’ 취소

    고액 강연료 논란이 일었던 ‘대덕구와 김제동(사진)이 함께하는 청소년 아카데미’ 행사가 취소됐다. 대전 대덕구(구청장 박정현·더불어민주당)는 “김제동 씨 측과 행사 진행을 논의한 결과 논란을 빚는 상황에서 청소년을 위한 당초 취지대로 원활하게 행사를 진행시키기 어렵다는 데 공감대가 이뤄져 행사를 취소하기로 했다”고 6일 밝혔다. 앞서 대덕구는 15일 한남대 성지관에서 지역 거주 청소년과 학부모 1600여 명을 초청해 여는 청소년 아카데미 ‘사람이 사람에게’에 김 씨를 강사로 섭외했다. 김 씨는 1시간 반 강연을 하고 1550만 원을 받기로 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자유한국당 소속 구의원들이 “재정 자립도도 열악한 대덕구가 편향적 인물로 꼽히는 김 씨에게 고액 강연료를 지급하는 건 상식적이지 않다”며 반발했다. 대덕구는 “강연료는 정부 공모사업으로 선정된 혁신지구교육사업 예산(국비)의 일부로 지급된다”고 해명했다. 대덕구는 “김 씨가 이번 행사 취소와는 별개로 구청과 논의해 앞으로 대덕구 청소년을 후원할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조종엽 jjj@donga.com / 대전=지명훈 기자}

    • 2019-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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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수환 추기경 선종 10주기 공모전-특강 개최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 10주기를 기념하는 공모전과 특강이 열린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김 추기경의 삶과 영성을 되새기고자 ‘생명나눔·생명존중 작품공모전’을 연다고 4일 밝혔다. 김 추기경과의 인연, 생명나눔, 생명존중을 주제로 한 포스터, 표어, 글, 동영상, 웹툰을 9월 30일까지 공모한다. 대상(상금 100만 원)에 추기경상 1점과 보건복지부 장관상 1점 등 총 82점을 시상한다. 신청서는 공동 주관 단체인 한마음한몸운동본부 홈페이지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연속 특강 ‘바보에게 길을 묻다’도 열린다. 박승찬 김수환추기경연구소장과 박준양 신부가 11, 18, 25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명동대성당 문화관에서 강연한다. 참가 문의 천주교 서울대교구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9-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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