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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1~6월) 실적 고공행진을 벌이던 한국과 미국의 자동차 업계가 노동자 파업이라는 암초를 맞닥뜨렸다. 현대자동차 국내 사업장 노조와 전미자동차노조(UAW)가 이번 주 파업에 돌입할 가능성 때문에 자동차 업계에서는 경영 악영향을 우려하며 노심초사 하고 있다.●이번주 파업 위기에 놓인 업체들1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사측과의 임금협상에 난항을 겪은 현대차‧기아 노조는 파업 수순을 밟고 있다. 기아 노조의 경우 이날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려 쟁의권을 얻었다. 기아는 12일 쟁위대책위원회 1차 회의를 열고 향후 어떤 방식으로 투쟁을 진행할지 결정할 방침이다. 현대차 노조가 13, 14일 부분파업을 하기로 결정한 바 있어 기아에서도 함께 파업에 나서 협상력을 높이려고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 만약 실제 파업을 한다면 현대차와 기아 노조가 임금협상 관련해 5년 만에 파업에 나서는 것이다.국내 완성차 중견 3사 중에서는 르노코리아와 한국GM이 아직 노사간 임금협상을 마무리 짓지 못했다. 르노코리아의 경우에는 7월에 노사가 ‘기본급 10만 원, 타결일시금 250만 원, 생산성 격려금 약 100만 원’으로 잠정합의안을 내놨지만 조합원 투표 결과 찬성이 47.4%에 그쳐 부결됐다. 한국GM은 ‘기본급 7만 원 인상 및 성과급 1000만 원’의 노사 합의안을 놓고 12, 13일 조합원 찬반 투표가 예정돼 있다. 노조 최초안(기본금 18만4900원 인상, 성과급 1800만 원)과는 다소 격차가 있기 때문에 투표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10일 파업하면 미 GDP 6.6조 원 감소미국의 3대 완성차 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스텔란티스 노동자 15만 명이 속한 전미자동차노조(UAW)도 14일 오후 11시 49분까지 합의를 이르지 못하면 파업에 나설 방침이다. UAW는 4년에 걸쳐 임금을 46%가량 인상해달라고 요구한 반면 포드는 15%(임금 9% 인상 및 일회성 보너스 지급)를 제시하며 팽행선을 달리고 있다.공교롭게 파업 위기에 빠진 회사들은 올해 상반기(1~6월) 좋은 실적을 냈던 곳들이 많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올해 상반기에 전년 동기 대비 4.3% 증가한 328만 대를 판매해 역대 최고 매출 및 영업이익 기록을 경신했다. 스텔란티스(307만 대), GM(273만 대), 포드(198만 대)도 올 상반기에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8%, 1.7%, 9.5%씩 차를 더 팔았다. 파업을 하면 이런 상승세가 주춤할 수밖에 없다. 2019년 UAW가 40일 동안 파업을 하면서 GM에만 36억 달러(4조7000억 원)의 손실을 입힌 바 있다. 미국의 컨설팅 업체인 앤더슨 이코노믹 그룹에 따르면 GM, 포드, 스텔란티스 소속 15만 명의 UAW 조합원이 10일간 파업에 나서면 미국 국내총생산(GDP)이 50억 달러 (6조6000억 원) 감소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실적이 좋은 업체들 노조의 공세가 더욱 공격적인 분위기”라며 “파업 ‘데드라인’까지 노사간 치열한 협상이 이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지역 공략을 위한 요충지인 인도네시아의 생산 시설을 찾아 전동화 전환 현황을 점검했다.현대차그룹은 정 회장이 현지 배터리셀 생산공장인 ‘HLI그린파워’를 방문해 시제품 생산 공정을 살피고 현지 판매 전략을 점검했다고 8일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 일정에 동행한 정 회장이 7일(현지시간) 열린 한-인도네시아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하기 앞서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공장인 ‘HLI그린파워’에 방문한 것이다. 정 회장이 HLI그린파워를 직접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널리 확산하던 2021년 9월에 있었던 HLI그린파워 착공식에는 화상으로 참석했다.정 회장은 배터리셀 시제품이 생산되는 전극공정, 조립공정, 활성화공정을 차례로 둘러봤다. 또 현대차 아세안권역본부 임직원들을 만나 현지에서의 전기차 생산‧판매 계획을 비롯한 전동화 생태계 구축 전략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고 회사는 밝혔다. 인도네시아 카라왕 신산업단지에 위치한 HLI그린파워는 6월에 완공됐다. 시험 생산을 거쳐 2024년부터는 배터리셀을 본격적으로 양산할 전망이다. 니켈(N)‧코발트(C)‧망간(M)에 알루미늄(A)을 추가해 불안정성을 낮춘 고성능 NCMA 리튬이온 배터리셀을 이곳에서 만들 예정이다. 현대차의 인도네시아 공장서 생산되는 전기차에 해당 배터리가 사용된다. 내년부터 배터리셀 양산이 본격화되면 현대차는 인도네시아에 있는 자동차 업체 중 전기차 배터리셀부터 완성차까지 현지 생산‧판매 체계를 모두 지닌 유일한 제조사가 된다.인도네시아는 전 세계 네 번째 인구 대국이며, 배터리의 핵심 광물 중 니켈 매장‧채굴량이 전 세계 1위인 자원 부국이기도 하다. 현대차는 인도네시아를 거점으로 일본 자동차들이 강세를 보이는 아세안 시장 공략을 강화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올 7월 기준으로 인도네시아 전기차 시장 점유율 1위에 오르며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전동화 선도 브랜드로서의 영향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HD한국조선해양이 올해 수주 목표를 9개월 만에 조기 달성했다. 지난해 대비 올해 업황이 좋지 않은데도 친환경 선박을 대거 수주한 결과다. HD한국조선해양은 싱가포르 선사인 EPS, 그리스 캐피털과 8만8000㎥급 암모니아 운반선 4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고 7일 밝혔다. HD한국조선해양은 이번 계약으로 올해 총 159억4000만 달러(약 21조3000억 원)어치를 수주해 연간 수주 목표인 157억4000만 달러를 넘어섰다. 목표 달성률은 101.3%다. 이로써 HD한국조선해양은 3년 연속으로 국내 ‘조선 빅3’ 중 가장 먼저 수주 목표를 넘겼다. HD한국조선해양이 올해 수주한 선박 121척 중 친환경 연료를 사용하는 선박은 84척(69.4%)에 달한다. HD한국조선해양을 비롯한 빅3는 향후 4년간의 일감을 모두 채운 덕에 최근에는 수익성 좋은 친환경 선박 위주로 수주하고 있다. 8월 기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의 1척당 시세는 2억6500만 달러에 이르러 모든 선박 중 가장 비싼 편이다. 올해 1∼8월 글로벌 조선업계 전체 수주량은 2681만 CGT(1038척)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445만 CGT(1365척)보다 22.2% 줄어들었다. 세계 시장이 주춤하고 있는데 수익성 좋은 일감으로만 목표를 채운 셈이다.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은 4분기(10∼12월) ‘막판 스퍼트’가 필요한 상황이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63억 달러의 선박을 수주해 연간 목표(95억 달러)의 66.3%를 달성했다. 한화오션은 연간 목표 69억8000만 달러를 내세웠지만 현재 수주액은 14억7000만 달러로, 달성률이 21.1%에 그치고 있다. 빅3는 카타르 국영기업인 카타르에너지와의 40척 규모 LNG선 수주 계약에 집중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빅3가 10여 척씩을 수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시세를 생각하면 각 회사가 20억 달러 이상의 계약을 맺을 수 있는 중요한 거래다. 더불어 모잠비크도 LNG 운반선 17척을 올해 안에 발주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카타르와 모잠비크 수주전에서 어떤 결과를 내느냐에 따라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의 수주 목표 달성 여부가 가려질 전망”이라고 말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세계 최초로 ‘시속 80km’까지 달리는 레벨3 수준의 자율주행 차량의 등장이 예고되면서 정부와 관련 업계도 준비 태세에 돌입했다. 관계 법령을 정비하는가 하면 보험 상품까지 출시 준비에 한창이다. 하지만 기술적 완성도와 별개로 실전에서의 예기치 못한 사고 발생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기아가 열어젖히는 레벨3 시대 6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연말에 최신 전기차인 ‘EV9 GT 라인’에 레벨3 자율주행 기능을 탑재해 출시할 예정이다. 고객들이 742만 원 상당의 ‘HDP(조건부 자율주행) 옵션’을 선택하도록 하는 형태다. 미국 테슬라는 현재 레벨 2∼2.5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일본 혼다와 독일 메르세데스벤츠가 레벨3 차량을 출시한 적이 있지만 시속 60km까지만 가능했다. 기아는 고속도로 주행을 염두에 두고 자율주행을 할 때 시속 80km까지 가능하도록 했다. 레벨3는 고속도로나 자동차 전용도로 등의 특정 구간에서 운전자 개입 없이 차량이 스스로 운전하는 것을 말한다. 악천후 등의 비상 상황에서는 운전자 개입이 필요해 조건부 자율주행이라고도 불린다. 레벨2는 국내법상 핸들에서 손을 떼면 15초 후 경고음이 발생하는데, 레벨3는 핸들을 잡지 않아도 된다. 현대자동차도 내년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 ‘G90’에 레벨3 자율주행 기능을 넣을 것으로 알려졌다.● 법령 개정에 보험 상품까지 준비 국토교통부는 레벨3 시대를 대비해 국제 기준에 맞춰 관련법을 정비해놓은 상태다. 자동차관리법의 하위 법령인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의 성능과 기준에 관한 규칙’과 자동차 보험에 대한 내용이 담긴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에 각각 레벨3 자율주행차에 대한 안전 및 보상 규정이 마련돼 있다. 해당 법령에 따르면 레벨3 자율주행차 제조사들은 차량 내부에 자율주행정보기록장치(DSSAD)를 설치해야 한다. 사고가 나면 자율주행 시스템이 작동 중이었는지, 운전자가 가속·제동 페달을 조작했는지, 운전자가 자리를 이탈한 것은 아닌지 등을 분석하기 위해서다. 항공기 ‘블랙박스’와 같은 개념이다. 이 기록을 토대로 국토부에 설치된 ‘자율주행사고조사위원회’가 사고 원인을 분석하게 된다. 보험사들도 관련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사고가 나면 보험사가 일단 피해자에 대한 보상 비용을 지불하고 나중에 사고 원인이 자율주행 오류 때문으로 결론이 나면 차량 제조사에 구상권을 청구하는 방식의 상품이다. 손해보험협회 관계자는 “보험사별로 레벨3 자율주행차가 출시되면 곧바로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을 준비해 두고 있다”고 전했다.● 여전히 불안해하는 소비자들 일부에서는 우려하는 목소리도 여전하다. 자율주행 기술을 선도해온 테슬라도 주변 차량이나 장애물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해 발생하는 사고가 종종 보고되고 있다. 운전자들 사이에선 “레벨3 차량 근처서 운전하다가 괜히 사고를 당할까 무섭다”는 반응이 벌써 나온다. 한편으로는 DSSAD에 대해서도 사고 충격을 견딜 수 있는 ‘내구성’에 대한 규정이 있지만 ‘내열성’이나 ‘내수성’에 대한 국제 기준은 아직 없다. 이에 따라 EV9 GT 라인과 G90은 이 장치를 상대적으로 안전한 차량 뒤쪽 트렁크에 설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안전연구원은 여러 방향에서 발생하는 사고에 기록장치가 무사한지 자기인증적합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문제는 화재가 발생하거나 차량이 물에 빠졌을 때를 대비한 규정은 아직 없다는 점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레벨3 자율주행정보 기록장치의 내수성, 내열성과 관련해서도 국제 기준이 마련되면 이에 대해 관련 규정을 신설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기아가 친환경 모빌리티 생태계 조성 및 친환경 물류(그린 로지스틱스) 전용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개발을 위해 6일 서울 서초구 기아 본사에서 종합물류기업 롯데글로벌로지스와 ‘친환경 물류 생태계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고 6일 밝혔다. 협약에 따라 양 사는 물류에 최적화된 PBV 개발 및 전동화 관련 신기술 실증 등 친환경 물류 사업 전반에 걸쳐 협력한다. 기아는 ‘한국형 무공해차 전환100(K-EV100)’ 캠페인 동참 기업인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친환경 화물차 전환을 위해 ‘봉고Ⅲ EV’를 공급한다. 향후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친환경 물류 사업에 최적화된 PBV를 개발해 100% 전동화 전환 목표 달성에 협력하게 된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HD현대인프라코어가 유럽 건설기계 1위 시장인 독일 공략을 가속화한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5일(현지 시간) 독일 만하임에서 자체 브랜드인 디벨론 건설기계의 판매 확대를 위한 독일 법인 기공식을 가졌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유럽 나라들 중 체코와 노르웨이 등 2곳에만 법인을 두고 있었다. 독일 법인을 추가함으로써 2021년 하반기(7∼12월)부터 감소세로 돌아선 중국에서의 부진을 유럽에서 만회하려는 전략이다. 독일 법인 사업장은 1만650㎡(약 3200평) 부지에 지상 3층 규모로 건설된다. 내년 하반기 완공 예정이다. 독일 법인은 직영판매점 방식으로 운영된다. HD현대인프라코어가 유럽에서 직영판매 방식을 도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까지는 유럽 각국에서 영업 중인 딜러를 통해 고객에게 장비를 판매해왔다. 독일은 굴착기와 휠로더 등 유럽 건설기계 시장 규모의 25%를 차지하는 유럽 최대 시장으로 꼽힌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독일 법인을 통해 오스트리아와 스위스 등 독일어권 국가까지 영업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또 7일(현지 시간) 영국 웨일스에서 개최되는 축구 국가대표팀 친선경기에 스폰서로 참여할 예정이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미국 텍사스주 토지관리국이 주관하는 탄소 포집·저장(CCS) 사업 국제입찰에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고 6일 밝혔다. CCS는 지하자원 개발 과정에서 발생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지하에 다시 저장하는 친환경 사업이다. 국내 기업이 미국 해상 탄소저장소 개발 사업에 뛰어든 것은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처음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스페인 렙솔, 미국 카본버트, 일본 미쓰이 미국법인 등 글로벌 에너지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참여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가진 지분은 10%다. 사업 대상 지역은 텍사스주 코퍼스 크리스티 인근 해상 578㎢로 서울시 면적과 비슷한 수준이다. 컨소시엄은 해당 지형에 대한 평가를 진행한 뒤 정확히 어느 지역에서 개발을 시작할지를 결정할 방침이다. 개발이 진행되면 시추, 플랫폼·해저 파이프라인 설치를 거쳐 수십 년간 저장소에 이산화탄소를 주입할 수 있게 된다. 저장할 수 있는 탄소 용량은 6억 t 이상으로 분석된다. 이는 우리나라의 연간 탄소 배출량에 달하는 규모라고 회사는 밝혔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이달 중 미국에 신규 회사 ‘포스코인터내셔널 CCS USA LLC’를 설립하고, 추가적인 CCS 사업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자율주행 자동차의 ‘눈’이 될 카메라 렌즈에 이물질이 묻을 경우 이를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기술을 현대자동차·기아가 공개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6일 카메라를 보호하는 ‘커버 글라스’가 회전하면서 렌즈 앞에 결착된 소형 ‘와이퍼’가 외부 오염 물질을 제거하는 로테이터캠 기술을 최초로 개발했다고 밝혔다. 자율주행차량은 스스로 도로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차량 구석구석에 설치된 카메라를 활용하게 되는데 이때 빗물이나 먼지, 진흙이 시야를 가릴 경우 치명적인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을 예방하고자 현대차그룹이 본격적인 자율주행 시대가 열리기 전에 관련한 신기술을 세상에 내놓은 것이다. 현재 가장 많이 적용되고 있는 카메라 세척 기술은 노즐이 튀어나와 세정액을 분사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우천 시 잔존 워셔액이나 누적된 빗방울이 렌즈 표면에 뭉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와이퍼가 좌우로 움직이는 과정에서 카메라 센서의 시야를 가릴 가능성도 있다. 현대차·기아는 로테이터캠을 개발하면서 카메라 렌즈를 덮는 ‘커버 글라스’ 자체를 회전시키는 방식을 새로 고안했다. 센서의 시야를 가리지 않으면서도 효과적으로 세정할 수 있다는 구조적 이점 때문이다. 단계별로는 우선 이미지를 분석하는 인공지능(AI)이 오염을 감지하면 자동으로 세정액 공급장치가 작동된다. 이후 커버 글라스가 회전하면서 오염 물질이 고정돼 있는 소형 와이퍼에 걸러지게 되는 것이다. 센서가 우천 상황을 감지하면 굳이 세정액을 뿌리는 과정을 생략함으로써 물방울이 번지는 현상도 최소화했다. 특히 로테이터캠은 세정액이 외부로 흩뿌려지는 것을 막을 수 있게 설계돼 세정액 사용량을 최적화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커버 글라스를 회전시키는 동시에 내부 프로펠러 날개로 바람을 일으켜 습기를 제거할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이번 기술이 상용화될 경우 레벨4 이상의 완전 자율주행에 요구되는 카메라 고도화 기술을 뒷받침함으로써 자율주행 안전성 확보에 기여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5일 순방길에 오른 인도네시아와 인도는 한국 기업에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부상하고 있다. 2016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이후 중국에서 쓴맛을 본 한국 기업이 풍부한 자원과 거대 내수 시장을 가진 두 나라로 눈길을 돌려 투자와 협력을 대폭 늘리고 있는 것이다.● 기회의 땅으로 떠오른 두 나라 5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대인도 수출액은 2022년 188억7000만 달러로 2019년 150억9600만 달러 대비 25.0% 증가했다.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당시 주춤했지만, 2021년부터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대인도네시아 수출은 2019년 76억5000만 달러에서 지난해 102억1600만 달러로 33.5%가 늘어났다. 인도와 인도네시아로부터의 수입 규모 역시 같은 기간 각각 59.9%, 78.4% 증가했다. 올해 1∼7월 기준으로도 인도와 인도네시아는 각각 한국의 11대, 13대 교역국으로 올라섰다. 2020년에는 인도가 13번째, 인도네시아는 15번째 교역국이었는데 두 계단씩 뛰었다. 인도와 인도네시아가 ‘기회의 땅’으로 불리는 이유는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14억 명이 넘게 모인 인도는 올해 중국을 제치고 전 세계 인구 1위 국가로 발돋움했다. 현재 명목 국내총생산(GDP) 기준 글로벌 5위인 인도는 2029년 세계 3위 경제 대국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구 2억7753만 명(세계 4위)인 인도네시아는 석탄, 팜유 등 풍부한 천연자원을 강력한 무기로 삼고 있다. 지난해 5.3% 성장하면서 아세안 10개국 전체 GDP의 약 35%를 차지하는 지역 맹주의 위상을 공고히 하고 있다.● 인도 투자 늘리는 한국 기업 한국 기업은 중국의 대체 시장으로 인도에 공을 들이고 있다. 전기차나 스마트폰에서 중국 기업의 추격이 거세지만 인도에선 일단 한국 상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중국은 인도와의 국경 분쟁과 같은 리스크도 안고 있지만 한국은 K드라마나 K팝 등의 후광 효과까지 누리고 있다. 1998년 일찍이 인도 첸나이에 공장을 세운 현대자동차는 최근 제너럴모터스(GM)의 마하라슈트라주 탈레가온 공장을 인수했다. 기아와 합쳐 현지 생산 130만 대 체제(연간)를 구축했다. 올 1∼7월 승용차 판매에서도 현대차는 점유율 14.6%로 2위, 기아는 6.6%로 5위에 올라 인도 로컬 업체들과 경쟁 중이다. 시장조사 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2분기(4∼6월)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18%로 1위를 지켰다. 삼성은 인도 노이다 공장에서 연간 1억 대 이상의 스마트폰을 생산하고 있다. 개인용 컴퓨터(PC)는 5위권에 올라 있다. LG전자는 인도 노이다 및 푸네 공장에서 프리미엄 가전 생산 능력을 확대하기 위해 투자를 늘리고 있다. KOTRA에 따르면 인도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현재 530여 곳에 이른다. 업계 관계자는 “인도 정부가 ‘메이드 인 인디아’ 캠페인을 펼치면서 국내 공장 설립을 유도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 기업의 투자가 향후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전기차 전환 거점화 전기차 배터리 핵심 광물인 니켈의 세계 1위 보유국인 인도네시아는 완성차 브랜드의 격전지로 거듭나고 있다. 동남아 진출을 위한 전기차·배터리 전진 기지로 각광받는 것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3월 동남아 최초 생산 기지를 인도네시아 브카시시 델타마스 공단 내에 마련해 준공식을 열었다. 이곳에서 생산한 순수 전기차 ‘아이오닉 5’ 등으로 인도네시아는 물론 인접 지역으로 영향력을 넓히겠다는 포석이다. 인도네시아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1∼7월 현대차의 인도네시아 내 전기차 판매량은 3913대로 전년 동기(571대)보다 약 7배로 늘어났다. 시장 점유율은 56.5%로 압도적 1위다. 같은 기간 인도네시아산 자동차 수출량 합계는 29만822대로 전년 동기 대비 20.1%가 늘었다. 이 중 현대차가 인도네시아에서 만들어 다른 나라로 수출한 차량은 3만114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0.0% 많았다. 현대차가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해 짓고 있는 배터리 셀 공장이 내년부터 가동되면 인도네시아는 그야말로 국내 전기차 및 배터리 산업의 동남아 허브로 거듭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인도네시아는 이 밖에 한국 가전제품과 한류 열풍을 등에 업은 문화 콘텐츠, 철강 시장 등의 부문에서도 한국의 주요 교역 파트너로 거듭나고 있다. LG전자는 7월 자사 최초 해외 연구개발(R&D) 법인을 인도네시아에 출범시켰다. 기존 현지 생산공장에 이어 R&D 시설까지 마련해 커져가는 인도네시아 시장과 동남아 시장 공략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박형선 무역협회 자카르타지부 지부장은 “중국에 진출했던 한국 강소기업들은 대안으로 인도네시아에 진출할 경우 넓은 내수 및 해외 수출용 전진 기지로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중국 기업이 1일(현지 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한 유럽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IFA 2023’에 대거 참여해 전시장을 장악하다시피 했다. 5일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세계 4대 모터쇼 중 하나인 ‘IAA 모빌리티 2023’에도 중국 자동차 업체 40여 곳이 참여해 최신 전기차를 공개할 예정이다. 부동산발 경기 침체와 대중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 미국의 집중 견제를 받고 있는 중국이 유럽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중 시장을 겨냥해 중저가 보급형 제품군에 주력해 왔던 중국이 최근 각종 유럽의 전시회에서 첨단 프리미엄 제품을 잇달아 선보이며 ‘테크 굴기’에 나서고 있다. 올해 IFA는 중국 기업들의 총출동 무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수년째 이어지는 미중 갈등으로 북미 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국은 대신 유럽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실제 중국 업체들은 올해 1296곳 참가하면서 독일(228곳), 한국(165곳)을 제치고 전체 2097곳 참여사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날 전시장을 찾은 국내 주요 그룹 계열사 부사장은 “사실상 올해는 ‘중국판’인 것 같다”고 말했다. ‘IAA 모빌리티 2023’ 참여 명단에도 중국 업체 40여 곳이 이름을 올렸다. 독일 이외의 해외 업체 중에서는 중국의 참여가 가장 많다. 대표적인 중국의 전기차 업체인 비야디(BYD), 상하이자동차그룹(SAIC) 소유의 MG는 유럽 최초로 자사 전기차 모델을 공개할 예정이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최근 중국 전기차 기업들과 잇달아 기술 협력을 할 정도로 중국 자동차 업체들의 경쟁력이 높아졌다. 1일 입국해 IFA를 둘러본 류재철 LG전자 H&A사업본부장(사장)은 “중국 업체들의 추격은 이미 오랜 시간 면밀히 지켜봐 왔다. 최근엔 기술적으로도 진일보한 측면이 있지만 국내 업계는 시장 선두주자로서 향후에도 혁신 기술을 통해 트렌드세터 입지를 굳건히 지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中 “가장 얇은 폴더블폰”… 중저가 탈피, 프리미엄 제품 쏟아내IFA서 첨단기술 제품 무더기 선봬세계 최대 163인치 프리미엄TV도美시장 진출 막히자 유럽 파고들어보급형 벗어나 삼성-LG에 도전장 “(중국) 아너의 ‘매직 V2’는 두께가 9.9mm입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얇은 폴더블 스마트폰이죠. 삼성전자의 ‘갤럭시 Z폴드5’ 두께는 13.4mm예요. 매직 V2보다 40% 더 두껍습니다.” 1일(현지 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막을 올린 유럽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IFA 2023’ 첫날 기조연설 무대에 오른 조지 자오 아너 최고경영자(CEO)가 삼성전자를 정조준했다. 아너는 2020년 화웨이에서 분사한 중국 스마트폰 업체다. 부스는 V2를 이리저리 만져보는 관람객들로 가득했다. 한국 스마트폰 업계 관계자는 “매직 V2의 두께가 갤럭시 Z폴드5보다 더 얇은 것은 맞지만 고객들은 사용자경험, 디스플레이, 사양 등을 고려해 제품을 선택한다”며 “두께는 고객들이 제품을 선택하는 여러 요소 중 하나일 뿐”이라고 말했다.● 미국 견제 피해 유럽 시장 공략하는 中 올해 IFA는 중국 기업의 약진이 특히 두드러졌다. IFA의 메인 전시관 중 하나인 ‘홈 엔터테인먼트’ 구역의 대부분을 TCL, 하이센스, 창훙 등 중국 대표 전자 기업들이 채우고 있었다. 이들 기업은 기존 주력인 액정표시장치(LCD) TV를 넘어서 차세대 혁신 기술인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등 프리미엄 제품군을 대거 출격시켰다. 글로벌 TV 시장 점유율 3위 TCL은 부스 중심에 163인치 초대형 마이크로 LED ‘더 시네마 월’ 제품을 선보이며 관람객의 시선을 이끌었다. 삼성전자가 전시한 140인치 제품을 뛰어넘는 크기로, 올해 IFA에서 가장 큰 사이즈의 마이크로 LED 제품이다. 부스 입구에는 또 다른 최신 프리미엄 기술인 퀀텀닷(QD) 미니 LED TV 제품도 전시됐다. 글로벌 4위 하이센스와 후발주자 창훙도 다양한 크기의 OLED TV를 전시하며 OLED 강자 LG전자에 도전장을 냈다. 프리미엄 제품군이 늘어나면서 글로벌 TV 운영체제(OS)를 적극 도입하거나 인공지능(AI) 기반 서비스를 확대하는 등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도 발전된 모습을 보였다. 그동안 글로벌 1, 2위 기업인 삼성전자, LG전자와 차별화하며 중저가 보급형 제품에 주력해 왔던 중국 업체들의 프리미엄 시장 진출은 국내 업계에 위협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알리바바, 로보락 등 혁신 기술로 무장 올해 IFA에는 중국 대형 가전 기업 외에도 현지 유통 플랫폼인 알리바바와 로봇청소기 업체 로보락, 드론 기업 DJI, ‘중국의 실리콘밸리’라 불리는 선전 지역에서 온 IT 스타트업 45곳도 참여해 혁신 기술을 내보였다. 알리바바는 따로 블루투스 연결이 필요 없이 자체 스크린을 통해 클라우드 서비스로 사진을 전송받고 바로 출력할 수 있는 프린터를 부스 입구에 설치했다. 중국 대표 로봇청소기 업체 로보락은 물걸레 겸용 로봇청소기의 충전소에 세 칸으로 나뉜 박스를 설치한 프리미엄 제품을 선보였다. 한 칸에 깨끗한 물만 채워주면 물걸레 청소기가 알아서 걸레를 세척하고 더러운 물은 다른 칸으로 다시 빨아올린다. 중국 1위 드론전문업체 DJI도 대형 부스를 꾸려 소음을 대폭 줄인 드론 신제품 2종과 함께 교육용 로봇 등 차세대 제품들을 선보였다. IFA 현장을 찾은 한 국내 기업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이 전시 현장에서 삼성이나 애플 등 경쟁사를 직접 언급하며 견제하고 있다”며 “코로나19 엔데믹과 내수 부진을 동시에 겪고 있는 중국이 유럽 시장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베를린=곽도영 기자 now@donga.com한재희 기자 hee@donga.com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세계 4대 모터쇼로 꼽히는 ‘IAA 모빌리티 2023’에 집결했다. 미국이 자국산 전기차에 세제 혜택을 얹어주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으로 중국을 견제하자 유럽 자동차 산업의 본산인 독일에서 전기차를 대거 선보이며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선 것이다. 3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독일 뮌헨에서 5일 개막하는 IAA의 올해 참가 업체 660여 곳 중 40여 곳이 중국 업체들로 채워진다. 주최 측은 홀수 해마다 열리는 IAA의 2021년 전시 대비 중국 업체의 참가가 두 배 이상 늘어났다고 밝혔다. 340여 기업이 참가하는 독일 이외의 해외 업체 중에서는 중국의 참여가 가장 많다. 중국 업체들은 IAA에서 자사의 전기차를 대거 공개한다. 대표적인 중국의 전기차 업체인 비야디(BYD)는 대형 전기 세단 ‘실(SEAL)’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버전인 ‘실 유(SEAL U)’를 유럽 최초로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BYD의 전시 공간은 독일 메르세데스벤츠의 2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하이자동차그룹(SAIC) 소유의 MG는 유럽에서는 최초로 공개하는 사이버스터를 비롯해 3개의 순수 전기차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지리자동차, 샤오펑, 니오 등의 중국 업체들도 뮌헨에 전시 부스를 차렸다. 중국 자동차 업체들은 이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전기차 및 자율주행과 관련해 기술 협력을 할 정도로 위상이 올라갔다. 독일 폭스바겐의 경우 최근 중국의 전기차 스타트업 링파오와 기술 협력을 통해 콤팩트 세단 제타를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폭스바겐은 지난달에도 중국의 또 다른 전기차 스타트업인 샤오펑의 지분 5%를 사들이며 2026년 중국 시장에 중형 전기차 2종을 공동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일본 도요타는 지난해 10월 BYD의 전기 모터와 배터리를 탑재한 bZ3를 출시했다.‘IAA 모빌리티’란?1897년 독일에서 시작해 매년 홀수 해마다 개최되는 세계 4대 모터쇼 중 하나.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로 잘 알려졌지만 2021년부터는 뮌헨으로 장소를 옮겨 개최하면서 ‘국제 자동차 박람회(Internationale Automobil-Ausstellung)’라는 독일어의 앞글자를 따 ‘IAA 모빌리티’로 이름을 바꿨다. 올해는 9월 5∼10일 열린다. 한재희 기자 hee@donga.com}
한국 주요 기업들의 올해 상반기(1∼6월) 반도체 분야의 경영 실적이 미국 기업에 비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3일 발간한 ‘한미일 업종별 대표 기업 경영실적 비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반도체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지난해 상반기 대비 올해 상반기 평균 매출액 증가율은 ―36.2%였다. 두 회사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24.8%였다. 매출액 증가율 ―23.3%, 영업이익률 6.0%를 기록한 미국 기업보다 영업 실적이 저조했다는 의미다. 경총은 “시스템 반도체를 주력으로 하는 미국 대표 기업들에 비해 우리나라 반도체 기업의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의 수요가 감소한 데 따라 영향이 더 크게 나타났다”고 판단했다. 한국 자동차 대표 기업의 평균 매출액 증가율은 22.4%, 영업이익률은 11.2%로 집계됐다. 두 수치 모두 미국(16.9%·5.8%), 일본(19.4%·6.8%)보다 높았다.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수익성이 좋은 친환경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에서 호조를 보이며 올 상반기(1∼6월)에 역대 최대인 14조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거둔 영향이다. 제약·바이오 업종 대표 기업의 평균 매출액 증가율과 영업이익률도 한국이 18.0%·30.3%로, 미국(―18.0%·19.8%)과 일본(7.8%·6.2%)보다 높았다. 경총은 8개 업종을 대상으로 한미일을 대표하는 총 44개 기업(한국 16개, 미국 16개, 일본 12개)을 분석했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우리 기업의 실적 개선을 위해 투자를 가로막는 규제를 완화하고 세제·수출 지원을 보다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현대자동차는 5∼7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리는 제43차 아세안 정상회의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자사의 전기차인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6를 총 346대 지원(사진)한다고 3일 밝혔다. 아이오닉5 272대가 행사 기간 의전과 긴급 상황 등 행사 운영 전반에 걸쳐 활용되고, 아이오닉6 74대가 대표단 배우자의 의전 차량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참가국 대표단의 안전과 편의를 위해 24시간 긴급 서비스와 방문 충전 서비스도 제공된다. 대표단 차량 운행을 책임지는 인도네시아 대통령 경호부대를 대상으로 차량 기능 및 운전 교육도 실시한다. 현대차는 5월 인도네시아 라부안바조에서 개최된 제42차 아세안 정상회의에서도 아이오닉5 117대를 지원했다. 지난해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는 제네시스 G80 전동화 모델, 아이오닉5 등 총 393대의 차량을 지원한 바 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극심한 판매 부진을 겪고 있는 르노코리아가 대대적인 가격 할인에 나선다. 스테판 드블레즈 르노코리아 사장(사진)은 3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QM6 제품군과 XM3의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강화하겠다고 했다. 당장 9월부터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QM6의 LPG모델 주력 트림(RE)의 상품성 조정을 통해 시작가를 195만 원 하향 조정한 3170만 원에 팔기로 했다. QM6 LPG모델의 기본 트림(LE)도 마찬가지로 상품성을 조정해 91만 원을 내린 2840만 원에 내놓게 된다. 소형 SUV인 XM3는 ‘1.6 GTe 인스파이어’라는 고급 트림을 새로 만들어서 2680만 원에 내놓는데, 비슷한 성능의 차량 중 가성비가 가장 높은 모델이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또 QM6 퀘스트 모델의 시작가도 185만 원 하향된 2495만 원으로 책정했다. 르노코리아가 가격 조정에 나선 것은 올해 들어 내수와 수출에서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자동차 업계가 역대 수출액 최고 기록을 쓰고 있지만 르노코리아의 1∼7월 수출은 5만5707대에 그치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6% 감소했다. 내수 판매는 7월까지 1만3975대로 전년 대비 54.2% 줄었다. 실적 부진의 핵심 요인인 ‘신차 부재’는 현재 개발 중인 하이브리드 SUV ‘오로라1’이 나올 때까진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다. 드블레즈 사장은 “9월에 오로라1의 첫 프로토타입(시험 차량)이 완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디자인과 넓은 공간감 등에서 차별화해 내년 하반기(7∼12월) 출시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현대자동차가 수소차 사업 효율화를 위해 현대모비스의 수소차 부품 사업을 넘겨받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또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인 니켈 수급 안정화를 위해 고려아연 지분 일부를 5000억 원대에 인수했다. 30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울산공장에서 수소연료전지 승용차 넥쏘를, 전북 전주공장에서 수소트럭을 만들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충북 충주공장에서 수소차에 탑재되는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생산해 왔다. 이 시스템은 연료전지스택, 구동모터, 수소연료공급장치, 냉각장치, 수소탱크, 고전압배터리 등 전지 구동 관련 부품을 통틀어 일컫는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간 사업 이전 검토는 수소차 사업 역량을 한데 모아 효율화를 추구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2025년 넥쏘의 후속 모델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사업 이전이) 결정되지 않았지만 현재 검토 중인 사안은 맞다”고 했다.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가 공동투자해 설립한 해외법인인 HMG 글로벌은 국내 1위 비철금속 제련 기업 고려아연의 지분 5%를 약 5272억 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니켈 수급을 공동으로 대응하고, 폐배터리 재활용 신사업 등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회사는 설명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1억 원이 넘는 고가의 수입 전기차들이 속속 국내에 상륙하고 있다. 전기차 시장에서도 점차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전쟁이 본격화하고 있지만 ‘럭셔리’ 전기차들은 여전히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영국 롤스로이스의 스펙터, 독일 메르세데스 마이바흐의 EQS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독일 BMW의 i7 M70 X드라이브 등 고가 전기차의 국내 출시가 줄줄이 예고돼 있다. 스펙터는 올 4분기(10∼12월)부터 고객 인도가 시작되고, i7 M70도 연내 출시될 예정이다. 마이바흐 EQS SUV는 최근 올라 켈레니우스 벤츠 회장의 방한에 맞춰 국내에서 최초 공개됐다. 내년쯤 정식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마이바흐 EQS SUV와 i7 M70은 2억∼3억 원대가 예상된다. 스펙터의 경우 6억2200만 원부터 시작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전기차 국고보조금을 받으려면 차량 가격이 8500만 원 미만이어야 한다. 이들 초고가 차량은 보조금과는 상관이 없는 셈이다. 기존에 출시된 억대 전기차들은 포르쉐, BMW, 벤츠, 아우디 등의 차량들이었다. 포르쉐 전기차인 ‘타이칸’ 정도만 트림에 따라 2억 원대였고, 나머지는 대체로 1억 원대에 머물렀다. 이번에는 벤츠에서도 최고급형 브랜드인 마이바흐를 앞세워 2억 원대 모델을 내놓고, BMW도 고성능 차량을 출시하며 라인업을 다시 넓힌 것이다. 롤스로이스는 첫 전기차로 스펙터를 내놓으며 국내 시판 전기차 중 최고가를 경신할 예정이다. 이렇게 비싼 차를 누가 살까 싶지만 1억 원 이상 고가 전기차 시장은 그동안 ‘그들만의 리그’를 나름대로 키워 오고 있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테슬라 제외)에 따르면 2020년에는 1억 원 이상 수입 전기차가 1304대, 2021년에는 3118대, 2022년에는 5083대 팔렸다. 올해도 7월까지 4188대가 판매되며 벌써 지난해 판매량에 육박하고 있다. 럭셔리 전기차를 줄줄이 등장시키는 것은 라인업 확대 측면이다. 대부분의 완성차 업체들이 2030년 전후로 모든 신차를 전기차로 내놓겠다고 공언한 가운데 럭셔리 브랜드도 이제는 전기차를 출시할 때가 됐다고 판단한 것이다. 전기차 보급이 초기 단계를 지나 이제 2000만 원대 보급형 모델부터 1억 원 이상의 고가형 모델까지 소비층이 넓어지고 있다는 판단이다. 다만 올 들어 전기차 성장세가 주춤하기 때문에 럭셔리 브랜드들은 확실한 차별화로 승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고가형 전기차답게 차량 내장재부터 스피커, 좌석의 편안함, 차량 조작 음향, 편의시설, 내부 향기 등을 하나하나 최고급 수준에 맞춰 제공하게 된다. 아이린 니케인 롤스로이스모터카 아시아태평양 지역 총괄은 6월 방한 당시 “한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내 가장 많은 스펙터 사전 주문량을 기록하고 있다”고 말하며 한국의 럭셔리 차량 시장이 전기차 시대에도 여전히 뜨겁다는 것을 알리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2억 원이 넘는 초고가 럭셔리 전기차는 이제 막 출시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해당 소비자층이 기존 내연기관차를 전기차로 슬슬 바꾸려는 움직임을 보일 수 있다”며 “다만 아직 전기차 충전기 보급이 충분하다고 볼 수는 없는 상황에서 럭셔리 차량 소비자들이 이러한 불편함을 감수하며 전기차를 구매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현대제철이 현대자동차그룹 사내 스타트업 3I솔루션과 협업해 ‘산업용 중성자 성분 분석기’ 국산화에 성공했다. 이번 국산화 성공을 통해 향후 철광석·철스크랩 등 원자재의 실시간 분석과 원자재별 최적 배합비 도출 등이 가능하게 됐다. 이번에 개발한 산업용 중성자 성분 분석기는 원소가 중성자와 반응할 때 발생하는 고유의 감마선을 이용해 원료의 구성 성분을 분석하는 장치다. 중성자 성분 분석기를 활용할 경우 원료 이송 중에 전수 검사를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실시간 생성되는 데이터를 조업 상황에 바로 적용해 생산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현대제철은 기대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3I솔루션의 중성자 성분 분석기 현장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이를 활용하면 최적 원료 배합비, 부원료 사용량 사전 예측 데이터 등을 도출해 원가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더불어 탄소중립 생산 체제 전환에 따라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고급 철스크랩 성분 분석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3I솔루션 관계자는 “중성자 성분 분석기 시장은 해외 5개 업체가 세계 시장의 약 75%를 점유하고 있다”면서 “중성자 성분 분석기의 국산화 및 상업화에 성공해 고객 맞춤 기술 제공과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점진적으로 수요 시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철강산업뿐만 아니라 2차전지 리사이클링, 비파괴 분석 시장 등 다양한 분야의 프로세스 혁신을 이끌고 지원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3I솔루션의 중성자 성분 분석기 프로젝트는 현대제철이 2018년 철스크랩 등급 구분 기술 개선을 검토하면서 시작됐다. 2021년 현대차그룹의 스타트업팀에 선발돼 사업성을 인정받았다. 2년여의 연구개발을 통해 성분 분석기 성능 검증을 완료해 올해 분사를 앞두고 있다. 이와 함께 폐배터리 블랙파우더 성분 분석용 제품도 개발 완료 단계에 있어 최근 주목받는 2차전지 리사이클링 산업에 적용할 예정이다. 회사명 3I솔루션에서 3I는 ‘Innovation of Invisible Inspection(보이지 않는 검사의 혁신)’을 의미한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포스코그룹이 환경과 사회를 생각하는 경영에 앞장서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2018년 최정우 회장 취임 이후 ‘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 경영 이념을 선포하며 기업의 사회적·환경적 책임을 경영 최우선 순위로 두고 있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최고경영진으로 구성된 협의체인 ‘그룹ESG협의회’와 글로벌 사장단이 참석하는 ‘그룹경영회의’에서 매 분기 주요 사업 회사별 탄소 관리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그룹의 핵심 사업인 철강 분야를 담당하는 계열사 포스코의 경우에는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컨트롤타워로 ‘탄소중립위원회’를 지난해부터 운영하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제품 생산 과정에서 폐기되는 자원을 최소화하고자 부산물 자원화에 열중하고 있다. 2018년 ‘대한민국 자원순환 성과관리 대상 사업장’으로 선정된 포스코는 매년 자원 순환 목표를 설정해 관리하고 있다. 지난해 포스코의 부산물 자원화율은 98.3%에 달했다. 2차전지 소재 계열사 포스코퓨처엠의 경우에는 부산물 자원화율이 98.9%에 이른다. 포스코는 어촌마을 곳곳에 무단 방치돼 자연경관을 해치고 악취와 식수 오염을 유발하던 폐패각을 제철 부원료로 재활용하고 있기도 하다. 포스코는 패각의 주성분인 석회질이 제철 공정에서 사용하는 석회석과 유사 성분이라는 점에 착안해 이를 재활용하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국내에서 발생하는 연간 35만 t 규모의 패각 중 90% 이상이 재활용되지 못하고 폐기되거나 버려져 환경오염을 유발한다. 전남 율촌산업단지에 위치한 포스코HY클린메탈의 경우에는 배터리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스크랩과 수명이 다한 폐배터리를 회수해 코발트, 황산니켈, 수산화리튬 등 유가금속을 회수하는 자원화 재활용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중소기업들과 손잡고 철스크랩 수집 기지를 설립해 철강재 자원순환 생태계 조성에 나서고 있다. 2025년까지 약 200억 원을 투자해 전국 각지에 철스크랩 수집 기지를 설립한다. 이를 통해 연간 50만 t의 철스크랩을 포스코에 공급할 계획이다. 또한 포스코이앤씨는 포스코의 철강 부산물로 개발한 ‘친환경 시멘트’ 포스멘트를 건설 현장에 적용해 적극적인 탄소 감축에 나서고 있다. 포스멘트는 시멘트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60%까지 감축한 친환경 건설 자재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현대자동차그룹이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라면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최근 대규모 산불 피해를 본 미국 하와이주 마이우섬을 위해 30만 달러(약 4억 원)를 기부했다. 현대차 미국법인이 미국 적십자사와 자선단체에 15만 달러(약 2억 원)를, 기아 미국법인은 미국 적십자사와 하와이의 커뮤니티 협회에 15만 달러(약 2억 원)를 각각 기부하는 방식이다. 더불어 산불로 피해를 입은 주민들을 위해 현대차와 기아는 이들이 2023년·2024년형 신차를 살 때 1000만 달러(약 130만 원)를 할인해 주기로 했다.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의 경우는 신차를 살 때 2000달러(약 260만 원)를 깎아주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올여름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수해 지역 주민들을 위해서는 지난달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30억 원을 전달했다. 현대차그룹은 이와 별도로 ‘세탁구호차량’ 3대를 투입해 오염된 세탁물 처리를 도왔다. 더불어 ‘심신회복 버스’도 함께 보내 이곳에서 주민과 구급대원들이 안마기나 간편 조리 시설 등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기아는 글로벌 사회공헌 활동인 ‘그린라이트 프로젝트’의 열세 번째 거점을 지난달 알바니아에서 시작했다. ‘그린라이트 프로젝트’는 경제, 교육, 보건, 환경 등 분야에 대한 지원이 필요한 지역사회에 인프라와 자립 프로그램 등을 제공해 궁극적인 자립을 돕는 기아의 글로벌 대표 사회공헌 활동이다. 기아는 향후 3년간 의료·보건 서비스가 열악한 산간 농촌 지역인 알바니아 리브라즈드에서 장애 아동 의료 지원 활동을 진행하게 된다. 기아는 2026년 2월까지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친 후 지역 정부에 사업 전권을 넘기고 센터의 운영이 안정권에 들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도울 계획이다. 또한 현대차그룹은 대한상공회의소, 효성그룹과 손잡고 올 3월 울산북부소방서에서 ‘제1차 다함께 나눔 프로젝트’ 행사를 개최했다. 현대차그룹은 당시 소방 공무원들의 휴식과 회복을 위한 ‘재난현장 소방관 회복버스’를 소방청에 기증했다. 소방 공무원들이 화재 진압, 재난 구호 활동 중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차량이 전국에 10대에 불과한 점에 착안한 기부다. 지원된 회복버스는 현대차 무공해 수소전기버스 1대를 비롯해 프리미엄 버스 8대이다. 특수 장착 비용까지 포함해 총 52억 원이 소요됐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이른바 ‘프랑스판 IRA(인플레이션감축법)’로 불리는 전기차 보조금 차등 지급 개편안과 관련해 한국무역협회가 프랑스 정부에 “한국-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을 위반할 가능성이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무역협회와 유럽한국기업연합회는 프랑스의 전기차 보조금 개편안 시행 규칙 초안에 대해 25일자로 프랑스 정부에 의견서를 제출했다. 프랑스는 지난달 28일 전기차 보조금을 차등 지급하는 내용의 개편안 초안을 공개했다. 개편안은 의견 수렴을 거쳐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하되 6개월의 유예 기간이 주어진다. 무협은 의견서를 통해 “한-EU FTA에는 ‘각 당사국은 상대 당사국의 상품에 내국민 대우를 부여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며 “개편안 초안은 한국산 전기차를 유럽산과 차별해 협정을 위반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해당 개정안은 전기차 생산과 운송까지 전 공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을 반영한 ‘환경 점수’를 매겨 보조금이 지급되도록 했다. 이 경우 약 9000㎞ 떨어진 프랑스까지 배로 옮겨지는 한국산 전기차들은 운반 과정에서 탄소배출량이 누적될 수밖에 없다. 한국 전기차가 개편안에 명시된 일정 점수에 미달해 결국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아예 제외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산 전기차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IRA처럼 프랑스의 전기차 보조금 개편안이 ‘프랑스판 IRA’가 될 것으로 해석하는 배경이다. 무협은 “초안의 해상운송 탄소배출계수의 경우 전 세계적으로 인정되는 데이터와 비교해 10배 이상 높게 책정됐다”며 “원거리 생산 기업을 대상으로 한 차별적인 탄소배출계수 조항 삭제를 요청한다”고 강조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