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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 정상들은 올해를 격변의 시기로 전망하면서 신년사를 통해 개혁과 도전, 내부단결 등을 주문했다. 지난해 발생한 위기를 타개하면서 국익 우선에 무게를 두는 정국 구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31일 관영 중국중앙(CC)TV를 통해 발표한 신년사에서 미국의 첨단기술 굴기억제에 “자력갱생”으로 맞서자고 호소하면서 영토 주권을 주장하는 남중국해 대만 문제에서 미국에게 양보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메시지를 내놓았다. 시 주석은 “우리는 인민에 바짝 기대 자력갱생과 간고(艱苦)분투를 견지할 것”이라며 “국제 정세가 어떻게 변하든 국가 주권과 안보 수호의 확신과 결심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국민들에게 “함께 필사적으로 싸우고 분투하자”고 요구하기도 했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시 주석 뒤 서재에 놓인 사진들에 나타난 변화의 비밀을 밝혀내다”라는 제목으로 숨은 그림 찾듯 올해 처음 등장한 집무실 사진 속 메시지에 주목했다. 눈에 띄는 사진은 지난해 3월 17일 시 주석과 지도부가 국가주석 3연임 금지를 없애 시 주석의 장기집권 길을 연 헌법을 반드시 지킬 것이라고 선서하는 모습이다. 시 주석은 미중 무역전쟁과 경제성장 둔화에 직면해 대내외에서 비판을 받고 있다. 자신을 핵심으로 하는 “공산당이 모든 것을 영도(지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메시지로 읽힌다. 미중 무역갈등이 한창이던 지난해 9월 25일 헤이룽장(黑龍江)성의 농장을 방문한 사진도 새로 등장했다. 시 주석은 당시 “무역보호주의가 우리를 자력갱생의 길로 몰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에 핵심 기술력을 의존한 첨단기술 제조업이 위협을 받자 핵심 기술력의 국산화를 통해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지난해 3월 12일 시 주석이 사상 첫 남중국해 대규모 해상 열병식 이후 최신예 이지스함 위에서 해군들과 찍은 사진은 영토주권 문제에서 강경한 외교를 예고한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1일 발표한 신년 소감에서 2021년 9월 자민당 총재 겸 총리의 임기를 마치는 것을 의식한 듯 “남은 임기 동안 몸과 마음을 다해 남은 과제에 대해 도전해 나간다는 각오”라며 “자녀와 손자들에게 희망이 넘치고, 긍지가 있는 일본을 넘겨주겠다”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으나 ‘남은 과제’에 개헌이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관련된 메시지는 없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31일 TV로 중계된 신년사에서 지난해 노란조끼 시위로 홍역을 치렀지만 경쟁과 효율의 개혁을 중단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그는 “항의 시위로 정부가 기본적인 경제정책의 노선을 포기하도록 설득할 수 없을 것”이라며 국가 실업보험과 공공분야 개혁, 연금 개혁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중국이 발사한 우주탐사선이 새해 벽두에 인류 최초로 달의 뒷면에 착륙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세기 동안 미국이 독점해온 우주 탐사 및 개발에 중국이 도전장을 내미는 모습이다. 이런 움직임을 두고 미국은 중국에 대한 견제의 시선을 보내면서 우주 탐사에 다시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중 우주패권 경쟁이 격화되는 셈이다. 지난해 12월 31일 관영 중국중앙(CC)TV에 따르면 중국 달 뒷면 탐사선인 창어(嫦娥) 4호가 착륙을 준비하기 위한 궤도에 정상적으로 진입했다. 중국 측에 따르면 창어 4호는 3, 4일경 달 뒷면에 안착할 예정이다. 미국 러시아에 비해 42년 늦게 유인 우주비행(2003년)에 성공한 중국이 처음으로 우주 탐사 분야에서 미국보다 앞선 기록을 세우는 것이다.○ 달과 화성은 영유권 분쟁 섬과 같다는 중국 중국의 우주 굴기(崛起)는 더욱 대담한 목표를 향하고 있다. 2020년경에는 창어 5, 6호를 잇따라 보내 달에서 토양 등을 채취해 지구로 가져올 계획이다. 중국은 2025년에는 인류 최초의 달 기지를 건설한 뒤 2030년까지 유인화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달 탐사에 머물지 않고 달을 산업화하려는 야심도 드러냈다. 달에 풍부한 핵융합 에너지원 헬륨-3 채취 구상이 바로 그것이다. 중국이 2022년 가동에 나설 지구 궤도 우주정거장은 2020년 미국의 우주정거장 퇴역 이후엔 유일한 지구 궤도 우주정거장이 된다. 중국이 올해 우주로 쏘아올린 로켓은 36대로 미국(30대)을 제쳤다. 2020년 35번째 위성 발사로 시스템이 완비될 베이더우(北斗)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도 미국이 장악해온 글로벌위치파악시스템의 강력한 도전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현재 31대의 GPS용 위성을 운용하고 있다. 중국 달 탐사계획을 총지휘하는 예페이젠(曄培建) 중국과학원 원사(院士)는 2017년 “우주는 해양”이라며 달을 일본과 영유권 분쟁 중인 동중국해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에, 화성을 동남아 국가들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남중국해 스카버러 암초(중국명 황옌다오·黃巖島)에 비유했다. 그는 “다른 사람이 먼저 가면 후손들이 우리를 탓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미국과 패권 경쟁의 구도로 우주를 생각하고 있음을 드러낸 것이다. ○ 미국, 우주 경쟁에서 밀릴까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18일 미군 우주사령부 창설을 지시하는 행정각서에 서명했다.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 인공위성을 교란 또는 파괴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자국 인공위성 방어 등 우주에서도 군사작전을 체계적으로 벌이겠다는 것이다. 미국은 2023년을 목표로 달 유인 탐사 프로젝트를 재개했다. 2033년까지는 화성에 사람을 보낸다는 계획도 세웠다. 이런 움직임은 미국 의회가 2016년 “우주 경쟁에서 중국에 밀리고 있다”고 우려한 뒤 본격화됐다. 아직까지는 우주 탐사 기술에서 중국이 미국을 따라잡기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미국항공우주국(NASA·나사)의 한 해 예산은 215억 달러(약 23조8650억 원)로 중국 국가우주국 예산의 2배다. 하지만 정권에 따라 우주 탐사 계획이 오락가락하는 미국과 달리 중국은 우주개발을 강국몽(夢) 실현으로 보고 수십 년 뒤를 내다보고 체계적으로 달성해 가고 있는 점을 전문가들은 주목한다. 중국이 미국을 따라잡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얘기도 그래서 나온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미국의 쇠퇴가 현실이 될까’라는 질문에 예상한 답이 아니었다. 중국을 대표하는 현실주의 국제정치학자 옌쉐퉁(閻學通) 칭화(淸華)대 국제관계연구원장이 지난해 12월 21일 기자와 단독 인터뷰(지난해 12월 24일자 A23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집권 시기 미국이 어떻게 될까’라는 질문에 중국의 개혁개방을 화두로 꺼냈을 때 든 생각이었다. “미중 실력 차이가 어떻게 벌어질지는 중국이 진정한 개혁개방을 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진정한 개혁개방을 견지하면 중국의 성장이 미국보다 빨라 미중 실력 차이가 한발 더 줄어들겠지요. 하지만 중국이 내놓은 구체적인 정책들이 개혁개방과 ‘배치돼 다른 방향으로 가면’(배도이치·背道而馳) 미중 실력 차이는 커질 겁니다.” 당시 지면에 담지 못한 내용 중에는 중국의 석학이 중국 정부에 건네는 쓴소리가 적지 않았다. 그냥 석학도 아니다. 칭화대가 지난해 처음으로 최고 학술연구자에게 수여한 ‘학식이 높은(資深·distinguished) 교수’ 칭호를 받은 석학이다. 그런 그가 “40년간 중국의 개혁개방은 일직선으로 전진한 게 아니라 때때로 후퇴했다”고 강조했다. 현재 어디서 정부의 정책이 개혁개방과 배치되거나 후퇴가 발생하는지 물었다. 그는 “경제 과학 교육 등 여러 영역에서 개혁개방과 상반되는 정책이 나타났다. 경제 영역에서 나온 ‘민영기업의 역사적 임무가 이미 끝났다’는 주장이 그렇다”고 했다. 올해 하반기 중국에서 논란이 된 ‘국진민퇴(國進民退)’ 여론을 겨냥한 것이다. 중국 사회주의 시장경제의 바탕인 민영기업을 퇴장시키고 국영기업 역할을 늘리자는 이 주장은 중국 지도부가 정말 이 방향으로 가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불러일으켰다. 시장에 대한 국가 통제를 강화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옌 원장의 진단은 명료하다. 그는 “극좌 세력은 중국 굴기를 해친다. 개혁개방의 최대 장애다. 극좌 사조를 반대해야 한다. 이 분야에서 (정부의) 노력이 아직 명백히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중국 좌파는 시장과 사회에 대한 당과 국가의 통제 강화를 주장한다. 미중 무역전쟁에 직면한 중국 지도부는 “모든 것에 대한 당의 영도(지도)”를 강조하면서 내부를 단속하고 있다.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의 경제영토 확장 프로젝트) 정책에 대해서도 옌 원장은 “중국 정부는 (일대일로가 중국 이데올로기 모델을 대외에 수출하고 참여국 정책에 간섭할 것이라는) 우려를 매우 주목하고 중시해야 한다. 어떤 정치적 이데올로기도 포함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중국이 (미국과) 이데올로기 경쟁을 하지 않을 것임을 국제사회가 알게 해야 합니다. 중국 모델을 대외로 전파하지 말고 다른 나라에선 공산당 조직 활동을 하지 않아야 합니다. 이데올로기로 공생하는 국제 진영을 만들지 말아야 합니다.” 그는 “일대일로가 이데올로기화하면 오히려 일대일로 참여국들이 (중국을 지지하는 대신) 미국 편에 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이 어떻게 해야 세계가 중국의 리더십을 받아들일지 물었다. 그는 신뢰를 얘기한다. “한국 등 어떤 국가도 중국의 리더 역할 수용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중국은 이제 막 세계를 위해 공공재 지원 등 도움을 주기 시작했다. 세계는 이 도움이 얼마나 지속될지 알지 못한다. 모두 중국의 도움에 대한 충분한 확신과 신뢰가 없다. 중국을 신뢰해야 리더십을 받아들일 수 있다. 중국은 세계를 위해 장기적으로 도움을 줄 것이라고 약속하고 신뢰를 얻어야 한다. 시간이 필요하다.” 윤완준 베이징 특파원 zeitung@donga.com}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019년 신년사에서 “자력갱생을 견지할 것”이라고 밝혀 배경이 주목된다. 시 주석은 31일 저녁 관영 중국중앙(CC)TV를 통해 발표한 2019년 신년사에서 “개혁의 발걸음은 정체되지 않을 것이고 개방의 대문은 열릴수록 커질 것”이라며 개혁개방을 강조하면서도 “우리는 인민에 바짝 기대 자력갱생과 간고(艱苦)분투를 견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미국이 포기를 요구하는 첨단기술 산업 육성정책인 ‘중국제조 2025’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최초의 달 뒷면 착륙선 창어 4호 발사와 두 번째 국산항모 시험 항해, 첫 국산 수륙양용기 첫 운행, 베이더우(北斗)위성항법장치 글로벌 네트워크 진전 등을 거론하면서 “중국제조, 중국창조 중국건조(建造)가 함께 힘을 올렸다”고 밝혔다. 미국의 견제에도 첨단과학기술 굴기를 계속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자력갱생의 강조는 미중 무역전쟁 과정에서 미국에 핵심 기술력을 의존한 첨단과학 제조업이 위협을 받자 시 주석이 핵심기술력의 국산화를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시 주석은 “국제 정세가 어떻게 변하든 중국 국가주권과 안보 수호의 확신과 결심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영유권 분쟁 등 문제에서 강경한 외교 정책을 고수할 것임을 예고했다. 시 주석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베이징 중난하이(中南海) 집무실에서 신년사를 발표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중국을 대표하는 현실주의 국제정치학자 옌쉐퉁 칭화대 국제관계연구원장은 동아일보 24일자 A23면에 소개된 단독 인터뷰에서 “북한은 (단기간 안에)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10년 안에는 불가능하다”고 단언했다. 그는 21일 오전 칭화대 그의 연구실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비핵화가 실현된다면 한반도 정세는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면서도 “10년 이내에는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2019년에 비핵화 협상에 합의에 도달할지에 대해서도 “가능성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한국으로서는 몹시 비관적인 전망이었다. 중국에서 가장 인정받는 국제정치학자로 손꼽히는 옌 원장의 이런 예측은 어디서 나왔을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30일 내년 답방을 예고하는 친서를 문재인 대통령 앞으로 보냈다. 24일자 지면에 다 담지 못한 옌 원장의 인터뷰를 통해 2019년 한반도를 예측한다. 북핵 문제 향방에 대한 옌 원장의 예상은 자신이 제시한 ‘미중 양극화 구조’에 근거한 것이다. 옌 원장은 세계가 미국과 중국이라는 두 슈퍼강대국의 ‘양극화 시대’에 진입할 것이라고 말한다. 이 ‘불안한 평화의 시대’에 미국은 과거처럼 세계에서 일어나는 분쟁에 개입하는 ‘경찰국가’를 자처하지 않을 것이다. 북핵 문제에서도 미국은 ‘현상 유지’를 추구할 것이라는 게 옌 원장의 생각이다. “미국은 현상 유지를 원합니다. 그래서 (북한) 비핵화를 위해 어떤 대가도 지불하지 않을 것입니다. 세계 역사에서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외교 성과를 얻은 적이 한 번도 없어요.”● 미국이 리더 역할 포기할 미중 양극화 시대 옌 원장은 지난달 미국의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2019년 1·2월호)에 기고한 글에서 이렇게 썼다. “양극화 시대는 미중 슈퍼 강대국 간의 시대다. 사람들을 불안하게 하는 평화의 시대다. 이 시대에 미중은 군비(軍備) 강화에 박차를 가하지만 두 개의 커다란 동맹 진영을 만들지는 않을 것이다.” 그는 양극화 시대에 중국이 거대한 동맹을 만들지 않을 뿐 아니라 미국도 거대한 동맹을 유지할 생각이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동맹을 유지하는 비용이 매우 비싸기 때문이다. 미국이 동맹을 약화하는 것은 세계 리더의 역할을 더는 맡지 않겠다는 것이다. “미국은 동맹국들의 무임승차에 불만을 표출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적은 물론 심지어 동맹에 대해서도 강경한 책략을 취할 것입니다.” 옌 원장은 기자와 인터뷰에서 “이 때문에 양극화 시대의 국제 질서는 20세기 냉전 때와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미중 양극화 시대에 세계 국가들은 어떻게 되는가. “모든 국가가 미중 사이에서 어느 한쪽을 선택해야만 할 것이다. (특정 진영에 속했던) 미소 냉전과 다르게 국가들은 A 문제에서 중국을 지지하면서 B 문제에서는 미국을 지지할 수밖에 없는 현상이 보편화될 것이다. 나는 이를 ‘문제(이슈)성 선택 전략’이라고 부른다. 무역에서 중국, 투자나 금융에서는 미국처럼 선택의 구분이 매우 세밀해질 것이다. 안보에서도 해양 문제는 이쪽, 육지 문제는 저쪽 등 여러 국가의 문제성 선택 전략이 갈수록 세분화될 것이다.” ―한국은? “한국은 경제는 중국에, 안보는 미국에 의존해왔다. 앞으로 이런 선택 전략이 더욱 정교해져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전통 안보는 미국에, 비전통 안보는 중국에 의존한다든지, 경제에서 기술은 미국에, 무역은 중국을 선택한다든지. 나는 미중 양극화 구조에서 이 전략보다 더 나은 책략이 있다고 보지 않는다. 유일한 선택이고 유일한 가장 좋은 선택이다.” 옌 원장은 “미중 양극화 시대에 국가들은 이 ‘균형 책략’을 더 정교하게 할 수 있을 뿐 양극화의 큰 방향을 바꿀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 미국이 대가 감수하지 않을 걸 김정은은 안다 옌 원장은 미중 양극화 시대에 미국이 중국과 전략 경쟁을 강화하면서도 자국 국익을 우선시해 세계 분쟁 문제에 덜 개입할 것이라는 점, 국가들은 이슈마다 미국 편에 설지 중국 편에 설지 선택을 강요당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두 가지 전제에서 북핵 문제를 바라본다. 미중 간에 선택을 강요당하면서 균형 정책을 펼 수밖에 없는 건 북한도 예외가 아니라는 것이다. ―동북아의 미중 대결이 한반도에 영향을 미칠까? “남북 모두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할 것이다. 남북의 프레임은 다르다. 한국은 미국에 더 가깝고, 북한은 중국에 더 가깝다. 앞으로 남북 모두 (미중 사이에서) ‘균형 책략’을 유할 것이다. 균형의 방식은 다를 것이다. ―당신은 미국이 동북아 지역 협력의 리더십을 발휘하지 않으면서 중국이 동북아 지역 협력 리더가 되는 것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런 태도가 북핵 문제 해결에 어떤 영향을 줄까?“미국의 정책은 매우 명확하다. 한국 국민들은 미국에 너무 많은 희망을 품고 있다. 미국이 북한 핵무기를 없애기 위해 모든 수단을 사용할 것이라고 여긴다. (하지만) 미국은 북한 핵무기를 없애기 위해 모든 대가를 감수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이 가장 고려하는 것은 자국의 이익이지 한국의 이익이 아니다.” 옌 원장은 “미국은 북한과 정식으로 외교관계를 수립할 생각이 없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북한이 미국을 믿지 않는다는 것을 압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한다면) 핵 포기 이후 미국이 표변할 것이라고 우려하는 걸 알죠.” 그는 “미국은 현상을 유지하고 싶어 한다”고 단언했다. “미국은 북한이 완전히 핵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현재의 대북 제재를 유지하고 북미 관계는 현상 유지를 할 것입니다. 북미 간의 이런 관계가 상당이 오랜 시간 갈 거예요. (북미 관계에) 실질적인 변화가 없을 겁니다.” 옌 원장은 북한 역시 “현상 유지를 원한다”고 말했다. “북한은 현재의 북미 교착을 돌파할 필요가 없어요. 현상 유지를 하면 그만이죠. 이미 국력을 핵개발에서 경제건설을 돌렸으니 미국과 관계에서 새로운 진전을 이룰 필요가 없습니다. 김정은은 미국과 더 많은 관계 개선을 기대하지 않을 겁니다.” 그는 “북한은 핵실험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핵무기 기술이 이미 핵 위협의 최저 요구를 만족시켰다”는 이유다. “미국의 묵인에 따라 북한은 미사일(개발)은 할 것입니다. (미국을 위협하는) 장거리미사일은 안 할 거예요. 단거리미사일의 정밀도과 관통 능력만 증가시킬 겁니다. 북한이 이런 현상 유지만 한다면 미국은 이를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미국이 북한에 전쟁을 위협하지만 않으면 김정은은 만족할 겁니다.”● 김정은이 국제봉쇄를 뚫을 돌파구는 한중이다 옌 원장은 국가정책 노선을 핵개발에서 경제건설로 바꾼 북한 대외정책의 중점은 미국이 아니라 한국과 중국을 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과는 현상 유지면 됩니다. 북한이 하려는 관계개선은 한국 및 중국과의 관계 개선이에요. 한국과 중국이 아닌 다른 국가와 관계개선은 북한 경제건설에 큰 역할을 하지 못합니다.” ―왜 그런가?“김정은이 국제 봉쇄를 뚫을 돌파구는 한국과 중국이다. 한국과 중국은 북한의 이웃국가일 뿐 아니라 더욱이 경제 파워가 있는 이웃국가다.” ―북한의 근본 목적은 미국과 관계 개선이 아닌가? “개선할 수 없다. 미국은 북한과 관계를 개선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럼 왜 북한은 미국과 대화를 시도하나?“미국과 대화는 소용이 없다. 미국이 북한을 (제대로) 상대하지 않는다.” ―그래서 북한이 한국 및 중국과 더 관계를 개선하려는 것인가?“그렇다. 북한은 미국이 자국과 관계를 개선하고 싶어하지 않는 걸 알기 때문이다.” ―대북 제재가 있는 상황에서 한국과 중국이 북한에 경제 원조 협력을 제공할 수 있나?“한국과 중국 정부의 결정에 달렸다. 북한과의 관계 개선이 한국에 도움이 되는지 한국이 어떻게 보느냐에 달렸다. 한국 국내에 (이에 대한) 이견이 있다. 어떤 이는 이념적 문제 때문에 북한과 관계 개선을 하면 안 된다고 여긴다. 한국의 이익 면에서 볼 때 관계 개선은 나쁜 점보다 좋은 점이 더 많다.” ―미중 전략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미국과 중국이 북한 카드를 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이후 바로 중국에 북한 카드를 썼다. 더욱이 그는 이 카드로 많은 이익을 얻었다. 하지만 이 카드의 역할에 한계가 있다. 트럼프는 이미 이 카드의 힘을 기본적으로 다 썼다. 앞으로 5년 안에는 이 카드가 중국이 별다른 힘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다. 북중관계가 이미 변했다. 김정은은 중국과 다시 대립하지 않는다. 미국이 이 카드를 쓰는 건 어렵게 됐다.” 한국이 북한과 관계 개선할 때는 미국 눈치를 봐야 한다는 질문에 옌 원장은 “미중 양극화 구조”를 다시 제기했다. “미중 양극화 구조에서는 미중 실력이 차이가 줄어듭니다. 이런 상황에서 나는 큰 추세는 한국이 미국의 기분을 나쁘게 하면서 북한과 관계를 개선할 것으로 봅니다. 한국은 북한과 관계 개선이 이점이 있는 것을 분명히 알지만 미국이 기분 나쁠 것을 두려워합니다. 미국을 기분 좋게 하기 위해서는 관계 개선을 못하죠. (어떻게 잘할지는) 외교상의 기술이자 균형의 문제입니다. (남북관계 개선의) 정책 결정이 미국이 너무 기분 나쁘게 하면 당연히 못합니다. 하지만 완전히 미국을 기쁘게 하려면 아무것도 못하죠.”● 김정은은 왜 친서를 보냈나 김정은은 30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격적으로 친서(親書)를 보냈다. 청와대는 “친서에서 앞으로 상황을 주시하면서 서울을 방문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북미 협상이 여전히 교착 국면을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태에서 김정은이 다시 문 대통령에게 손짓을 보낸 것이다. “북한이 하려는 관계개선은 미국이 아니라 중국과 한국을 향할 것”이라는 옌 원장의 시각은 2019년 김정은의 진짜 목표가 어디에 있는지 곱씹어 보게 한다. 김정은은 그간의 핵개발이 최소한의 핵무기 능력을 갖췄다고 판단했다. 핵개발에 집중했던 국력을 경제건설로 돌려 경제 발전을 꾀하기로 했다. 미국과 관계 개선이 필요하지만 선(先)핵 포기를 요구하며 그 대가로 체제 안정을 제시하는 미국과의 담판은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 미국은 한반도 문제에 대한 열의가 줄었다. 미국은 북한의 핵미사일이 본토를 향하지 않는 한 북핵 해결을 위해 국력을 크게 소모할 생각이 없다. 북한의 경제건설에 자본과 인프라를 제공할 수 있는 나라는 한국과 중국이다. 한국과 중국으로부터 경제건설에 필요한 자본과 인프라를 얻으려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의 완화가 필요하다. 물론 옌 원장의 시각은 중국 국익을 최우선으로 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하루 앞으로 다가온 새해, 북핵 문제와 이를 둘러싼 한국 미국 중국 북한의 역학 구도를 읽어내는 중요한 참고 틀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윤완준 동아일보·채널A 베이징 특파원 zeitung@donga.com}

중국이 외국 기업에 대한 정부의 기술 이전 강제 금지 법안을 내놓은 데 이어 29일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에서도 새로운 조치를 발표하면서 미국에 협상 진전의 손짓을 내보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밤 전화 통화를 통해 미중 협상이 구체화되기 시작했음을 알렸다. ○ 중국, 지식재산권 보호서도 양보 손짓 한국의 대법원에 해당하는 중국 최고인민법원은 29일 “특허 등 기술 관련 지식재산권 민사 행정 사건 소송을 내년 1월 1일부터 최고인민법원에 설립하는 지식재산권 법정에서 심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방의 고등, 중급인민법원 판결 결과에 불복해 상소한 집적회로(IC)칩, 기술 기밀, 컴퓨터 소프트웨어 등 기술 분야의 지식재산권 침해 소송을 최고인민법원이 직접 다루겠다고 밝혔다. 이전까지 지식재산권 문제는 지방고등법원에서 다뤘으나 최고인민법원으로 격을 높인 것이다. 최고인민법원은 이날 “이는 공산당의 중요한 결정이며 지식재산권 보호를 위한 중요한 발걸음이다. 국내외 (지식재산권 보호에) 중요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기술 도둑질 등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가 심각하다고 지적해왔다.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는 기술 이전 강제 금지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제기해온 핵심적인 요구다. 중국은 앞서 23일 13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국회 격) 상무위원회 7차 회의에서 정부가 행정 수단으로 외국 기업의 기술 이전을 강제하는 것을 금지하는 외국기업투자법 심의를 시작했다. 중국의 이번 조치도 중국이 미국의 우려를 해결할 것임을 보여주는 제스처로 풀이된다. 중국은 1일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개최한 정상회담에서 90일간의 무역 휴전에 합의한 뒤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추가 관세 유예 △미국산 대두 수입 재개 △미국산 쌀 수입 허용 등 양보 조치를 잇달아 취해 왔다. ○ 시진핑 “어떤 세력도 중국몽 막지 못해” 29일 밤 이뤄진 미중 정상 간 통화는 중국의 이런 양보 조치를 바탕으로 미중이 협상을 본격화할 것임을 알리는 신호탄에 해당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통화 직후 트위터를 통해 중국과의 무역 협상에 대해 “큰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방금 중국의 시 주석과 길고 매우 좋은 통화를 했다. 협상은 아주 잘 진행되고 있다”며 “(협상이) 타결된다면 그것은 모든 주제와 분야, 쟁점들을 망라하는 매우 포괄적인 것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도 30일 0시 7분경 정상회담 사실을 공개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미중 관계는 매우 중요하다”며 “(미중) 양국 협상팀이 나와 시 주석의 아르헨티나 합의를 이행하는 것에 기쁘다. 관련 대화 협상이 긍정적인 진전을 얻었다”고 밝혔다. 통상 시 주석의 발언을 앞부분에 소개하는 보도 관행과 달리 신화통신은 이날 이례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먼저 소개했다. 시 주석은 “현재 양국 관계가 중요한 단계에 있다”며 “이른 시일 안에 호혜, 윈윈, 세계에 유리한 합의를 달성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중이 미국의 대중 수출을 늘리고 중국 내 미국 기업들을 옥죄던 규제를 완화해 무역 긴장을 완화할 수 있는 협상을 구체화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WSJ는 “큰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복수의 미중 협상 관련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주가 폭락으로) 흔들린 미국 시장을 진정시키기 위해 미중 양측의 합의 가능성을 과장했다”고 지적했다.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기 전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국가 자문기구) 신년 다과회에서 “어떤 어려움도, 어떤 세력도 우리 전진의 발걸음을 막을 수 없다. 우리는 중화민족 위대한 부흥의 중국몽을 반드시 실현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과회가 끝날 무렵엔 시 주석 등 중국 지도부가 기립해 1943년 만들어진 중국의 항일 노래인 ‘단결이 바로 힘’을 불렀다. 미중 협상에서 중국의 국익을 해치는 일방적인 양보는 없을 것임을 힘줘 강조한 셈이다.베이징=윤완준 zeitung@donga.com워싱턴=이정은 특파원}

중국이 외국 기업에 대한 정부의 기술 이전 강제 금지 법안을 내놓은 데 이어 29일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에서도 새로운 조치를 발표하면서 미국에 협상 진전의 손짓을 내보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밤 전화통화를 통해 미중 협상이 구체화되기 시작했음을 알렸다. ● 중국, 지식재산권 보호서도 양보 손짓 한국의 대법원에 해당하는 중국 최고인민법원은 29일 “특허 등 기술 관련 지식재산권 민사 행정 사건 소송을 내년 1월 1일부터 최고인민법원에 설립하는 지식재산권 법정에서 심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방의 고등, 중급인민법원 판결 결과에 불복해 상소한 집적회로(IC)칩, 기술 기밀, 컴퓨터 소프트웨어 등 기술 분야의 지식재산권 침해 소송을 최고인민법원이 직접 다루겠다고 밝혔다. 이전까지 지식재산권 문제는 지방고등법원에서 다뤘으나 최고인민법원으로 격을 높인 것이다. 최고인민법원은 이날 “이는 공산당의 중요한 결정이며 지식재산권 보호를 위한 중요한 발걸음이다. 국내외 (지식재산권 보호에) 중요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기술 도둑질 등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가 심각하다고 지적해 왔다.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는 기술 이전 강제 금지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제기해온 핵심적인 요구다. 중국은 앞서 23일 13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국회 격) 상무위원회 7차 회의에서 정부가 행정 수단으로 외국 기업의 기술 이전을 강제하는 것을 금지하는 외국기업투자법 심의를 시작했다. 중국의 이번 조치도 중국이 미국의 우려를 해결할 것임을 보여주는 제스처로 풀이된다. 미국은 1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 주석이 아르헨티나에서 주요 20개국(G20) 계기로 개최한 정상회담에서 90일간의 무역 휴전에 합의한 뒤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추가 관세 유예 △미국산 대두 수입 재개 △미국산 쌀 수입 허용 등 양보 조치를 잇따라 취해 왔다. ● 시진핑 “어떤 세력도 중국몽 막지 못해” 29일 밤 이뤄진 미중 정상 간 전화통화는 중국의 이런 양보 조치를 바탕으로 미중이 협상을 본격화할 것임을 알리는 신호탄에 해당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 전화통화 직후 트위터를 통해 중국과의 무역 협상에 대해 “큰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방금 중국의 시 주석과 길고 매우 좋은 통화를 했다. 협상은 아주 잘 진행되고 있다”며 “(협상이) 타결된다면 그것은 모든 주제와 분야, 쟁점들을 망라하는 매우 포괄적인 것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도 30일 0시 7분경 정상회담 사실을 공개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미중관계는 매우 중요하다”며 “(미중) 양국 협상팀이 나와 시 주석의 아르헨티나 합의를 이행하는 것에 기쁘다. 관련 대화 협상이 긍정적인 진전을 얻었다”고 밝혔다. 통상 시 주석의 발언을 앞부분에 소개하는 보도 관행과 달리 신화통신은 이날 이례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먼저 소개했다. 시 주석은 “현재 양국관계가 중요한 단계에 있다”며 “이른 시일 안에 호혜, 윈-윈, 세계에 유리한 합의를 달성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중이 미국의 대중 수출을 늘리고 중국 내 미국 기업들을 옥죄던 규제를 완화해 무역 긴장을 완화할 수 있는 협상을 구체화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WSJ는 “큰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복수의 미중 협상 관련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주가 폭락으로) 흔들린 미국 시장을 진정시키기 위해 미중 양측의 합의 가능성을 과장했다”고 지적했다.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 전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국가 자문기구) 신년 다과회에서 “어떤 어려움도, 어떤 세력도 우리 전진의 발걸음을 막을 수 없다. 우리는 중화민족 위대한 부흥의 중국몽을 반드시 실현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과회가 끝날 무렵엔 시 주석 등 중국 지도부가 기립해 1943년 만들어진 중국의 항일노래인 ‘단결이 바로 힘’을 불렀다. 미중 협상에서 중국의 국익을 해치는 일방적인 양보는 없을 것임을 힘줘 강조한 셈이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중국 정부가 돌연 “서울의 심각한 미세먼지는 중국에서 건너간 게 아니라 서울에서 배출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 측은 “아전인수” 격이라고 반박했다. 중국 생태환경부 류여우빈(劉友賓) 대변인은 28일 베이징(北京)에서 연 브리핑에서 “최근 현상으로 볼 때 서울 대기오염의 주요 원인은 서울에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선 검측 데이터에 따르면 최근 수년간 중국의 공기 질은 대폭 개선되는 상황에서 한국 서울의 초미세먼지(PM 2.5) 농도는 기본적으로 유지되면서 약간 상승했다”고 말했다. 이어 “미세먼지를 일으키는 주요 물질인 이산화질소(NO2)의 농도로 볼 때도 2015~2017년 서울의 NO2 농도가 (같은 기간) 중국 베이징, 산둥(山東)성 옌타이(煙臺),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보다 높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중국 전문가팀 분석에 따르면 지난달 6, 7일 서울에서 심각한 대기오염이 발생하기 전인 지난달 초 (중국으로부터) 대규모, 고강도의 대기 이동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 때문에 서울의 오염물은 주로 서울에서 배출된 것이고 언론 보도에 따르면 한국 전문가 팀의 연구 역시 비슷한 결론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류 대변인은 “우리는 대기오염 해결 과정에서 환경 문제에 대응할 때는 자기 지역 오염을 해결하는 기초 위에서 지역 및 글로벌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발생한 미세먼지부터 해결하고 중국을 탓하라고 비꼰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류 대변인의 발언은 “최근 한국 대부분 지역에서 대기오염이 발생하자 한국 매체들이 한국의 스모그가 중국에서 건너온 것이라고 보도한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중국 기자의 질문에 대한 답으로 나왔다. 하지만 중국은 서울의 미세먼지 발생에 책임이 없다는 주장을 하기 위해 계획된 발언으로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은 “중국으로부터 한국에 오는 미세먼지의 이동 경로는 바람의 방향에 따라 많다. 베이징 옌타이 다롄 등 특정 경로만으로, 중국 책임이 없다고 하는 것은 아전인수 격”이라고 지적했다. 이 소식통은 “11월 6, 7일 등 특정한 사례만으로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설명한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의 미세먼지가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는 종합적으로 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한국이 미세먼지 영향에 대해 항의하면 중국은 ‘과학적 증거로 논증을 해보자’고 말해 왔는데 최근 5년간 베이징의 공기 질이 좋아지니 자신감을 갖고 중국 탓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베이징=윤완준특파원 zeitung@donga.com베이징=권오혁 특파원 hyuk@donga.com}
67년 역사의 대만 징병제가 26일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징병제는 끝났지만 4개월간 군사 훈련을 받아야 하는 의무는 계속된다. 27일 대만 언론들에 따르면 1951년부터 시행돼 온 징병제의 마지막 의무 복무자 412명이 26일까지 모두 제대했다. 대만이 올해 1월 1일부터 지원병으로 구성된 모병제를 전면 시행했다. 현재 대만의 의무 복무기간은 1년이어서 지난해 12월에 입대한 병사들이 징병제의 마지막 입영자가 된 것이다. 국공내전에서 패한 국민당이 ‘중화민국’ 정부를 대만으로 옮긴 뒤 ‘적의 위협과 작전상 필요’를 이유로 징병제를 유지해 왔다. 대만의 의무 복무기간은 3년에서 2년으로 줄어든 뒤 2008년부터는 1년이었다. 대만 언론에 따르면 현재 대만군이 필요로 하는 총 병력은 18만8000명이다. 대만 롄허(聯合)보는 올해 10월까지 모병제에 따른 지원병이 15만3000명으로 필요한 총 병력의 81%에 달했다고 전했다. 대만 국방부는 내년 2만1000여 명의 병사를 추가 모집할 계획이다. 대만군은 2012년 징병제를 모병제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2015년에 징병제를 폐지할 계획이었으나 저출산 등의 문제로 필요한 병력 자원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할 것을 우려해 모병제 실시가 올해 1월로 늦춰졌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치사율 100%의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중국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한 중국 업체가 해외에 수출하려던 사료용 돼지 혈구 단백분(粉)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가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업체는 홈페이지에서 한국에도 제품을 수출한다고 밝혔다. 25일 중국 해관총서(세관)에 따르면 21일 톈진(天津)에서 톈진언비(恩彼)단백질유한공사가 해외에 수출하려던 73.93t 분량의 돼지 혈구 단백분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이 업체가 생산한 돼지 혈구 단백분은 가축의 단백질 사료로 쓰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제품은 톈진의 도축 가공 공장 12곳에서 도축된 돼지 혈구를 이용해 만들었다고 중국 해관은 밝혔다. 해관총서는 사료 가공 기업이 이미 생산했거나 수출하려는 돼지 성분 사료 제품에 대한 아프리카돼지열병바이러스 검측을 강화하고 바이러스가 검출되면 바로 봉인할 것을 지시했다. 중국 해관은 정작 이 돼지 혈구 단백분이 어느 국가로 수출될 예정이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동아일보가 확인한 결과 이 업체는 홈페이지에서 “남미, 동남아시아, 대만, 일본, 한국 등지의 여러 사료, 사육 기업과 고객에 우수한 사료의 단백질 원료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주중한국대사관 관계자는 26일 “10월부터는 돼지 혈액을 원료로 한 중국산 사료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콩 밍(明)보에 따르면>> 대만의 농업위원회는 “돼지 혈구 단백분을 수입한 적 없다”고 밝혔다. 홍콩 가축업연합회는 “가축이 같은 종류의 가축으로 만든 사료를 먹으면 사료에 잔류한 해당 동물의 바이러스 전염 우려가 있기 때문에 가장 꺼린다”며 “홍콩 돼지 농가는 어류와 콩으로 돼지에게 단백질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은 이미 성(省) 34곳, 직할시 23곳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하는 등 전국적으로 만연하고 있다. 대만 당국은 중국에서 이미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사례가 101건에 달한다며 아프리카돼지열병 전파 방지 수준을 ‘국가안보’급으로 올렸다.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은 “중국은 아프리카돼지열병 전염 상황을 숨기지 말라”고 주장했다. 한국 농림축산식품부는 27일 “아프리카돼지열병은 당분간 중국에서 지속해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감염된 돼지의 혈액을 원료로 한 사료 공급, 감염된 돼지의 불법 유통, 감염 돼지 도축 후 판매, 도축 검사 부실, 생돈의 장거리 운송, 방역관리 부실 등이 원인으로 조사되고 있다”고 밝혔다. 베이징=윤완준특파원 zeitung@donga.com}

26일 오전 베이징(北京)의 실리콘밸리라 불리는 중관춘(中關村)에 있는 중국의 대표적 공유자전거 기업 오포(Ofo) 본사 사무실. 이날도 20∼30여 명의 이용자들이 보증금 반환을 요구하고 있었다. 20일에는 보증금 반환을 요구하는 이용자 1000여 명이 몰려들어 건물 바깥까지 장사진을 이뤘다. 일부는 고함지르고, 울고, 분을 이기지 못해 직원을 폭행하기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여파인지 26일 본사 앞에는 경찰이 배치돼 삼엄한 분위기였다. 오포의 공유자전거는 99∼199위안(약 1만6000∼3만2500원)의 보증금을 스마트폰을 통해 내면 이용할 수 있다. 이용자가 2800만 명(5월 기준)에 이를 정도로 빠르게 늘어났지만 오포가 자금난으로 파산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보증금 반환 요구가 빗발치고 있는 것이다. 기자가 사무실에 들어가 보증금 반환 신청 절차를 진행해 봤더니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차례는 1344만5826번째였다. 직원에게 “얼마나 기다려야 보증금을 받을 수 있느냐”고 물으니 “예상하기 어렵다”고 했다. “하루에 수만 명 정도 반환받고 있다”는 말에 기자가 “그럼 수백 일을 기다려야 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더니 “잘 모르겠다”는 답이 돌아왔다. 지난해만 해도 중국 관영매체들은 모바일결제, 전자상거래, 고속철과 함께 공유자전거를 중국의 ‘신(新) 4대 발명’이라고 앞다퉈 선전했다. 특히 중국 공유자전거 산업에 가장 먼저 뛰어든 오포와 모바이크는 대규모 투자를 받아 산업을 독점하다시피 했다. 2015년 처음 출현해 세계의 주목을 받았던 중국의 공유자전거 산업이 3년 만에 보증금에 의존한 수익구조의 한계를 보이며 몰락하고 있다. 26일 인터넷매체 펑파이(澎湃)에 따르면 중국의 70여 개 공유자전거 업체 중 지난해 하반기에만 34개 업체가 문을 닫았다. 뉴욕타임스(NYT) 중문판은 “돈을 퍼부어 이용자를 사고, 나중에 이윤을 논하는 식의 비즈니스 모델이 한계에 부닥쳤다”고 지적했다. 대표 주자였던 오포는 지난해 한때 기업 가치가 30억 달러(약 3조3700억 원)까지 올랐지만 투자 유치에 실패하고 자금 압박을 받으면서 약 780만 달러의 채무를 갚지 못했다. 창업자인 다이웨이(戴維·27) 최고경영자(CEO)는 19일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보증금 반환과 공급상에게 지불하지 못한 돈을 주기 위해 (회사) 운영 자금을 쓸 생각을 했다. 심지어 기업 해산, 파산 신청도 생각했다”고 밝혔다. 경쟁업체 모바이크는 자금난을 겪다가 올해 4월 중국의 주문배달 서비스 업체 ‘메이퇀(美團)’에 인수됐다. 25일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모바이크는 직원의 30%를 감원할 계획이다. 베이징시에 따르면 올해 거리에 깔린 공유자전거는 190만 대이지만 절반가량은 실제 이용되지 않고 있다. 중국 경제지 디이차이징(第一財經)일보는 “금융자본의 과잉 공급, 특정 기업의 시장 독점으로 인한 혁신 동력 상실, 저질 경쟁 등이 중국 공유경제의 이런 상황을 조장했다”고 지적했다.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중국 통신장비회사 화웨이의 멍완저우(孟晩舟) 부회장 체포를 둘러싼 중국과 캐나다·미국 간 갈등에 유럽도 개입하기 시작했다. 중국은 멍 부회장 체포 이후 중국 내 캐나다인 3명을 억류했다. 일각에서는 멍 부회장과 캐나다인 3명이 첨단 기술을 둘러싼 미중 패권경쟁의 ‘인질’이 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4일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의 캐나다인 체포는 영국, 유럽연합(EU) 등과 무관하다”며 “미국의 요구에 따라 캐나다가 불법으로 중국 사업가(멍 부회장)를 구금했을 때 그들은 어디 있었나”라고 주장했다. 앞서 영국, 독일, EU 등이 중국의 캐나다인들 억류에 우려를 나타내면서 캐나다를 지원 사격하는 성명을 발표하자 발끈한 것이다. 유럽 국가들의 성명은 중국의 캐나다인 억류가 멍 부회장 체포에 대한 보복임을 전제로 한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4명(멍 부회장 및 중국 억류 캐나다인 3명)의 운명이 미중 기술 냉전의 향방에 달려 있다는 취지의 기사를 내보냈다. NYT는 “워싱턴(미국)이 특별한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수년간 화웨이의 제품이 중국 정부의 정보 수집에 이용될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며 “멍 부회장 체포는 미국의 수년간의 화웨이 억제 노력의 일환”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화웨이는 (미중 간) 대규모 충돌 속에서 인질처럼 돼 있다”고 평가했다. 화웨이는 미국의 압박에도 올해 스마트폰 출하량이 2억 대를 넘어섰다고 중국 매체들이 25일 보도했다. 지난해보다 30% 이상 증가한 것이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는 애플을 제치고 삼성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중국이 자국 내 외국 기업의 기술 이전을 정부가 강제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된 ‘외국기업투자법’ 초안을 마련했다. 내년 3월 1일 시한의 본격적인 미중 무역협상을 앞두고 미국에 일부 양보안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23일 베이징(北京)에서 개최된 13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국회 격) 상무위원회 7차 회의에서 ‘외국기업투자법’ 초안이 제출돼 심의를 시작했다. 법 초안에는 “국가는 외국 투자자와 외자 투자 기업의 지식재산권을 보호하고 자율 원칙과 상업 규칙에 기초해 기술 협력을 진행하는 것을 장려한다”며 “기술 협력 조건은 투자(협력) 양측의 협상으로 확정해야지 국가가 행정 수단을 이용해 기술 이전을 강제하면 안 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법안은 내년 3월 전국인대에서 입법이 확정된다. 기술 이전 강요는 지식재산권 침해 문제와 함께 그동안 미국이 중국에 줄기차게 시정을 요구해 온 이슈다. 미국은 “미국 기업이 중국과 합자 기업을 설립하는 데 필요한 행정 심의 및 허가 과정에서 협력 파트너인 중국 기업에 기술을 이전할 것을 중국 정부가 강요한다”고 비판해 왔다. 중국은 “기술 이전을 강요하는 규정 자체가 없다”고 반박해 왔는데 이번에 기술 이전 강제를 금지하는 법안을 만든 것이다. 전국인대는 또 특허법 수정안 초안에서 특허권 침해 피해액의 최고 5배를 배상하도록 규정해 지식재산권 침해에 대한 징벌적 배상 방침을 분명히 했다. 배상액 산정이 어려운 상황에서 재판관이 정할 수 있는 배상액을 현행 1만∼100만 위안에서 10만∼500만 위안(약 8억 원)으로 크게 올렸다. 외국기업투자법에는 △국가는 원칙적으로 외국 기업에 세금을 징수하지 않는다 △외국 기업의 정상적인 생산 경영 활동에 위법하게 간섭하거나 영향을 미치면 안 된다 △시장 진입 및 퇴출 조건을 위법하게 만들면 안 된다 등 외국 기업에 대한 시장 개방과 공정 경쟁을 보장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중국이 내년 1월부터 시작될 미국과의 본격적인 협상에 앞서 양보안을 제시하되 협상 단계에서 양보하는 모양새가 아니라 개혁개방을 위한 중국의 필요에 따른 조치라는 인상을 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중국 기업과 합자 형식을 통해서만 중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상황에서 중국 기업이 외국 기업에 합자 조건으로 내걸어온 기술 이전 관행을 실제로 없앨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피터 나바로 미국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은 최근 “중국이 무역과 산업 정책을 전면적으로 개혁할 준비를 하지 않는 한 미중이 합의를 이루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중국이 자국 내 외국 기업의 기술 이전을 정부가 강제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된 ‘외국 기업 투자법’ 초안을 마련했다. 내년 3월 1일 시한의 미중 무역협상 본격화를 앞두고 미국에 일부 양보안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23일 베이징(北京)에서 개최된 13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국회 격) 상무위원회 7차 회의에서 ‘외국 기업 투자법’ 초안이 제출돼 심의를 시작했다. 법 초안에는 “국가는 외국 투자자와 외자 투자 기업의 지식재산권을 보호하고 자율 원칙과 상업 규칙에 기초해 기술 협력을 진행하는 것을 장려한다”며 “기술 협력 조건은 투자(협력) 양 측의 협상으로 확정해야지 국가가 행정 수단을 이용해 기술 이전을 강제하면 안 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법안은 내년 3월 전국인대에서 입법이 확정된다. 기술 이전 강요는 지식재산권 침해 문제와 함께 그동안 미국이 중국에 줄기차게 시정을 요구해 온 이슈다. 미국은 “미국 기업이 중국과 합자 기업을 설립하는 데 필요한 행정 심의 및 허가 과정에서 협력 파트너인 중국 기업에 기술을 이전할 것을 중국 정부가 강요한다”고 비판해 왔다. 중국은 “기술 이전을 강요하는 규정 자체가 없다”고 반박해 왔는데 이번에 기술 이전 강제를 금지하는 법안을 만든 것이다. 전국인대는 또 특허법 수정안 초안에서 특허권 침해 피해액의 최고 5배를 배상하도록 규정해 지식재산권 침해에 대한 징벌적 배상 방침을 분명히 했다. 배상액 산정이 어려운 상황에서 재판관이 정할 수 있는 배상액을 현행 1만~100만 위안에서 10만~500만 위안(약 8억 원)으로 크게 올렸다. 외국 기업 투자법에는 △국가는 원칙적으로 외국 기업에 세금을 징수하지 않는다 △외국 기업의 정상적인 생산 경영 활동에 위법하게 간섭하거나 영향을 미치면 안 된다 △시장 진입 및 퇴출 조건을 위법하게 만들면 안 된다 등 외국 기업에 대한 시장 개방과 공정 경쟁을 보장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중국이 내년 1월부터 시작될 미국과의 본격적인 협상에 앞서 양보안을 제시하되 협상 단계에서 양보하는 모양새가 아니라 개혁개방을 위한 중국의 필요에 따른 조치라는 인상을 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중국 기업과 합자 형식을 통해서만 중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상황에서 중국 기업이 외국 기업에 합자 조건으로 내걸어온 기술 이전 관행을 실제로 없앨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피터 나바로 미국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은 최근 “중국이 무역과 산업정책을 전면적으로 개혁할 준비를 하지 않는 한 미중이 합의를 이루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윤완준특파원 zeitung@donga.com}

《 2018년에도 세계는 요동쳤다. 어제의 적과 손을 맞잡는가 하면, 오랜 동지와 얼굴을 붉히기도 했다. 북-미 정상의 역사적 첫 만남 뒤에도 한반도의 평화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은 글로벌 패권 다툼과 진영 싸움으로 확전되고 있다. ‘2019 신년 글로벌 인터뷰’에서 세계적 석학과 인사들을 만나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며 새해의 세계를 조망해 본다. 》 “(미중 무역전쟁 휴전 기간인) 90일 동안 미중이 미국이 기대하는 합의에 이를 가능성은 별로 없습니다.” 중국을 대표하는 현실주의 국제정치학자 옌쉐퉁(閻學通·66) 칭화(淸華)대 국제관계연구원장은 21일 자신의 대학 연구실에서 가진 본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이렇게 단언했다. 그는 “미중이 합의한다 해도 무역 충돌이 잠시 완화되는 것일 뿐 미중 전략경쟁의 근본적 갈등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합의하든, 합의하지 못하든 미중 간 충돌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美, 中 정치권력 위협하면 신냉전 위험 높아져 ―왜 90일 안에 기대만큼 합의가 어려운가. “미중 간 충돌은 이미 무역을 넘어섰다. 미중 경쟁은 종합 파워의 경쟁이다. 이 경쟁의 초점은 기술영역이고 갈수록 격렬해질 것이다. 정치 영역(의 충돌) 역시 격화될 것이다. 충돌은 일상화될 것이다.” 옌 원장은 “미국이 신(新)냉전을 하려는 결심이 아주 크고 (이 결심을 바꿀) 가능성은 아주 적다”고 지적했다. “현재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중국과 이데올로기 경쟁을 하고 싶어 합니다. 이를 막는 건 어렵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미국과 이데올로기 경쟁을 하겠다고도, 또 절대 하지 않겠다고도 명확히 밝히지 않았습니다. 미국과의 경쟁 목적은 미국을 따라잡고 뛰어넘는 것이지만 이데올로기에서 미국과 우열을 다투면 안 됩니다. 미중 경쟁을 이데올로기 영역 바깥에서 통제해 종합국력 경쟁에 국한할 수 있다면 신냉전을 피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미중 경쟁이 이데올로기 영역으로 확대되면 신냉전이 필연적이라는 뜻이다. ―중국은 어떤 상황이 닥치면 미국과 이데올로기 경쟁을 할까. “미국이 기어코 중국에 (미국 이데올로기를) 확대하면서 중국의 정치제도와 정치권력을 위협한다고 느끼면 이데올로기 경쟁을 (막을) 방법이 없고 중국 정부는 미국과 이데올로기 대결을 하기로 결심할 것이다. 하지만 (한편으로) 미국 정책 결정자들과 싱크탱크들은 중국에 미국 이데올로기를 확대하는 것이 불가능한 목표라는 걸 안다.” 옌 원장은 “중국 역시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의 경제벨트 확장 정책)에 어떤 정치적, 이데올로기 내용도 포함시켜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중국이 일대일로를 통해 자국 이데올로기 모델을 대외에 수출하려 할 것이고 일대일로 참여국 정책에 간섭한다는 우려가 있다. “중국 정부는 이런 우려를 매우 주목, 중시해야 한다. 미중은 ‘(자국의 이데올로기) 모델 (수출) 경쟁’에 빠질 위험에 직면해 있다. 일대일로가 이데올로기화하면 (정권교체 뒤 일대일로로 갈등을 빚은 말레이시아, 파키스탄의 사례처럼) 반드시 국가 내부의 정치 분쟁에 휘말린다. 중국 정부는 일대일로에서 시장화(시장경제) 활동만 견지해야 한다.” 그는 “중국이 진정한 개혁개방을 견지하면 중국의 실력 성장이 미국보다 빨라 미중 간 실력 차이가 한 발 더 줄어들 것이지만 중국의 정책이 개혁개방과 다른 방향으로 가면 미중 실력 차이가 커질 것”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미중 간 한쪽 선택 강요하는 불안의 양극화 시대 옌 원장은 지난달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2019년 1·2월호) 기고에서 “미중 슈퍼 강대국의 양극화 시대가 올 것이다. 이는 불안한 평화의 시대”라고 강조했다. ―미중 양극화 시대에 세계 국가들은 어떻게 되는가. “모든 국가가 미중 사이에서 어느 한쪽을 선택해야만 할 것이다. (특정 진영에 속했던) 미소 냉전과 다르게 국가들은 A 문제에서 중국을 지지하면서 B 문제에서는 미국을 지지할 수밖에 없는 현상이 보편화될 것이다. 나는 이를 ‘문제(이슈)성 선택 전략’이라고 부른다.”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중국의 보복에서 볼 수 있듯 ‘문제성 선택 전략’이 실제에서는 말처럼 쉽지 않다. “이 문제에서 미국을 지지해 중국을 기분 나쁘게 하고, 저 문제에서 중국을 지지해 미국을 기분 나쁘게 할 수밖에 없다. 이런 곤경의 추세를 어느 국가도, 심지어 미중도 바꿀 수 없다. 국가들은 ‘균형 책략’을 더 정교하게 할 수 있을 뿐, 양극화의 큰 방향을 바꿀 수 없다. 줄타기에서 떨어지지 않기 위해 균형을 잡는 막대기를 잘 흔들 외교 기술이 필요한 시대가 왔다.” ―양극화 시대에 중국은 한미동맹 강화를 우려하나. “트럼프가 한미동맹 강화를 원한다고 보지 않는다. 트럼프는 한미동맹이 미국에 부담을 준다고 보고 동맹정책을 약화시키고 있다. 중국은 (한미동맹 강화를) 우려할 필요가 없다. 중국은 미중 갈등 중에 한국이 중국을 지지하는 걸 기대하지 않는다. 한국이 (미중 사이에서) 균형정책을 취하면 중국은 만족할 것이다.” 인터뷰 직전 한미동맹 등 미국의 동맹관계를 중시해 온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의 사퇴 소식이 날아들었다. 옌 원장은 “트럼프 대통령 역시 매티스가 오늘 사표 낼 줄 몰랐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북-미, 전쟁 위협 없는 교착의 현상유지 원한다 옌 원장은 2013년 저서 ‘역사의 관성’에서 북한이 10년 안에 핵실험을 중단하고 국가정책노선을 경제건설로 바꿀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는 올해 북한이 미국과 대화에 나서면서 적중했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북한이 (단기간 안에)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10년 안에 불가능하다”고 잘라 말했다. 내년 북-미가 비핵화 협상에서 합의를 이룰지에 대해서도 “가능성이 없다”고 내다봤다. 그는 “시간이 오래 지날수록 이스라엘과 인도 핵무기 보유를 (사실상) 인정한 것처럼 세계가 북한의 핵 보유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왜 그런가. “미국은 현상유지를 원한다. 미국은 북한과 정식 외교관계를 수립할 생각이 없다. 그래서 비핵화를 위해 어떤 대가도 지불하지 않을 것이다. 북한이 완전히 핵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대북 제재를 유지하고, (교착 상태의) 북-미 관계는 상당히 오랜 기간 현상을 유지하면서 실질적 변화가 없을 것이다.” ―북한은 교착 상태를 돌파하려 할까. “그럴 필요가 없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역시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더 기대하지 않을 것이다. 국력을 (핵개발에서) 경제건설로 돌린 상황에서 미국이 북한에 (지난해처럼) 전쟁 위협을 하지 않는 현상유지면 만족할 것이다. 핵실험도 하지 않을 것이고 미사일(개발)은 하지만 (대륙간탄도미사일 등) 장거리미사일(개발)은 안 할 것이다.” ―북한의 근본 목적이 미국과의 관계 개선 아닌가. “앞으로 북한 대외정책, 관계 개선의 중점은 한국과 중국을 향할 것이다. 북한이 (대북제재로 인한) 국제 봉쇄를 뚫을 돌파구는 한국과 중국이다. (하지만) 한국 및 중국과의 관계를 진전시키려면 개방정책 실행이 필요하다. 개방정책은 김정은의 국내 통치(권력)에 영향을 줄 것이다. 한중에 개방을 진행하면서 통치(권력)에 영향을 주지 않는 균형점을 찾는 것이 그가 처한 어려움이다.” ―한국은 남북관계에서 동맹국인 미국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미중 양극화 시대에 중요한 것은 균형이다. 미국이 너무 기분 나빠하면 당연히 (남북협력을) 못한다. 하지만 미국을 완전히 기쁘게 해주려면 아무것도 못한다.”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중국이 내년부터 자국 기업에 대한 지원과 시장에 대한 개입을 축소하고 지식재산권 등 중국 내 외국 기업의 권리 및 운영 자율성을 보호하기로 했다. 21일 중국 관영 신화(新華)통신에 따르면 중국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주재로 열린 공산당 중앙경제공작(업무)회의에서 “경제 체제 개혁 속도를 높이겠다”며 “국유 기업의 개혁을 가속화하고 정부와 기업의 분리, 정부와 자본의 분리, 공평한 경쟁 원칙을 견지하겠다”고 밝혔다. 중앙경제공작회의는 매년 12월 열려 이듬해 경제 정책의 방향을 결정한다. 올해 회의는 19~21일 3일간 열렸다. 특히 회의에서 시 주석 등 중국 지도부는 “(내년) 정부의 기능을 확실히 변화시켜 자원에 대한 정부의 직접 배분을 대폭 감소시킬 것”을 결정했다. 신화통신은 내년부터 “시장이 스스로 조절할 수 있으면 시장이 조절하게 하고 기업이 할 수 있으면 기업이 하게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 중국 지도부는 회의에서 “전방위 대외개방 추진” 의지를 밝혔다. 외국 기업의 시장 진입 규제를 완화하고 외국 기업의 중국 내 합법적인 권리, 특히 지식재산권 보호를 강화하고 더 많은 영역에서 외국 기업의 독자적인 운영을 허용하기로 했다. 중국에서 기업을 운영하려면 일정 지분을 중국 기업이 소유하는 외국기업-중국 합작회사를 설립해야 한다. 올해 3월 시 주석이 자동차와 금융 분야에서 이 같은 규제 완화를 약속했는데 이를 중국 내 외국 기업 전체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중국은 “금융 개혁을 통해 민영은행을 발전시키겠다”며 금융의 민영화 계획도 밝혔다. 중국은 모든 은행이 국유기업으로 독점권을 행사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에 첨단제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국유기업을 비롯해 중국 기업에 대한 보조금 등 지원 때문에 불공정 경쟁이 이뤄지고 있다며 이에 대한 개혁 조치를 요구해 왔다. 중국 지도부의 이번 결정은 내년 1월부터 본격화될 미중 무역협상을 앞두고 중국이 개혁 조치를 취하되 협상장에서 미국의 요구를 일부 받아들이는 모양새가 아니라 개혁의 필요에 따라 스스로 결정했다는 인상을 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평양의 양각도호텔에 있는 카지노에서 중국의 대표적 모바일 간편 결제서비스인인 알리페이와 중국의 국영 신용카드 유니온페이를 사용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알리페이와 유니온페이 측은 이 카지노와 어떤 관계도 없다고 밝혔지만 그렇다면 북한 내에서 어떻게 이 서비스들을 이용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 남는다. 19일 미국의 북한전문매체인 NK뉴스에 따르면 이달 초 이 카지노에 알리페이와 유니온페이를 사용해 결제할 수 있다는 안내판이 있는 것이 확인됐다. 미국의 북한 여행사 영파이오니어 관계자는 NK뉴스에 “카지노에서 돈을 많이 쓰는 고객들이 도박 자금을 결제하기 위한 것”이라며 “도박에서 딴 돈도 알리페이와 유니온페이로 받는 것 같다”고 전했다. 고객들이 알리페이나 유니온페이를 통해 결제하면 현장에서 카니노 칩을 제공하는 형태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알리페이 측은 이 매체에 “평양의 카지노와 어떤 상업적 관계도 없다. 그곳에서 거래가 불가능하도록 막고 있다”고 밝혔다. 유니온페이는 “카지노의 해당 서비스와 전혀 관련이 없다”고 밝혔으나 서비스를 막을 계획이 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NK뉴스는 “9월에는 중국인 직원들이 이 카지노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일하는 것을 목격했다. 카지노가 (중국과) 합작 회사로 운영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 위반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9월 통과된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는 북한과의 합작을 금지했다. 베이징=윤완준특파원 zeitung@donga.com}

중국이 자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멍완저우(孟晩舟) 부회장을 체포한 캐나다와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협상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캐나다 언론 내셔널포스트는 18일 “중국이 자국 내 캐나다인 2명을 억류한 데 이어 신원을 밝힐 수 없는 캐나다인 1명을 더 체포했고 캐나다 정부도 이를 알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요구에 따라 서방국가들이 잇따라 자국 5세대(5G) 이동통신 장비 공급에서 화웨이를 배제하거나 배제를 검토하면서 미중 갈등이 전 세계 차원으로 확대되고 있다. ○ 중국, FTA 협상 중단으로 보복했나 영국 일간 가디언은 “지난달만 해도 장밋빛이었던 중국-캐나다 간 FTA 협상이 멍 부회장 체포(이달 1일) 이후 중단됐다”고 18일 보도했다. “중국과의 FTA는 (양국 관계의) 필수 요소”라며 캐나다가 FTA 체결에 강한 의지를 보여 왔다는 점에서 이번 협상 중단은 중국의 보복성 조치일 가능성이 높다. 캐나다는 미국 당국의 요청에 따라 밴쿠버 공항에서 멍 부회장을 전격 체포해 중국의 반발을 산 바 있다. 중국은 멍 부회장이 체포된 이후 자국 내 캐나다인들을 잇달아 억류했고 진행 중이던 양국 기업 간 사업 계약을 연기하는 등 보복을 확대하고 있다. 캐나다 정부는 현재 자국 5G 네트워크 구축에 화웨이 참여를 배제할지를 두고 보안심사를 진행 중이다. 캐나다가 속한 이른바 ‘파이브 아이즈’(다섯 개의 눈·정보기관 간 정보를 공유하는 미국 영국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등 서방 5개국) 국가 가운데 미국 호주 뉴질랜드는 이미 자국 5G 네트워크에 화웨이의 참여를 금지했다. 영국 BBC 중문판은 “중국과 캐나다가 긴장관계에 들어선 상황에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매우 어려운 선택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 미국의 화웨이 배제 압박에 고민 깊어진 서방 영국은 미국의 화웨이 배제 요구에도 자국 5G 네트워크 참여 금지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채 화웨이 제품에 대한 보안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영국의 브리티시텔레콤(BT)은 2년 안에 4G 네트워크에서 화웨이를 퇴출할 계획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독일도 미국의 화웨이 배제 압박을 받고 있으나 화웨이가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해줄 것을 미국에 요구하고 있다. 독일 통신사 도이체텔레콤과 프랑스 통신사 오랑주는 5G 네트워크 구축에 화웨이 장비 사용을 배제할지를 검토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최근 정부 부처와 자위대가 정보통신기술(ICT) 기기를 조달할 때 화웨이 제품을 사실상 배제하기로 지침을 확정한 데 이어 다음 달 일본 기업들에 화웨이 등 중국 제품을 배제할 것을 요청하는 방침을 공개할 예정이다.○ 서방과 달리 개도국은 화웨이 선택 미국의 압박으로 서방국가 시장에서 불리해진 화웨이는 미국의 영향력이 덜 미치는 개발도상국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화웨이는 최근 포르투갈 통신업체 알티스에 5G 네트워크 관련 장비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폴란드 T모바일과도 5G 관련 계약을 맺었다. 또 화웨이는 나이지리아 등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의 경제영토 확장 정책) 협력 국가에서는 잇달아 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과 국경 분쟁을 겪었다가 관계를 회복 중인 인도 정부 역시 최근 5G 네트워크 시범 테스트 기업 명단에 노키아, 에릭손, 삼성에 이어 화웨이를 포함시켰다.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구가인 기자}

“바꿔야 하고 바꿀 수 있는 것은 단호히 바꾸되, 바꾸지 말아야 하고 바꿀 수 없는 것은 결코 바꾸면 안 된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18일 오전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개혁개방 40주년 기념식 연설에서 중국의 개혁에 대해 “무엇을 바꿀 것인지, 어떻게 바꿀 것인지는 중국 특색 사회주의 제도의 개선과 발전에 부합하는지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특히 시 주석은 “개혁 발전을 추진할 때 어떤 것도 금과옥조의 교과서로 받들 수 없고 누구도 중국 인민을 마음대로 부리고 지시하는 사범이 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 외교부 화춘잉(華春瑩) 대변인은 이날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의 구조개혁을 강조한 피터 나바로 미국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시 주석의 이 발언들을 그대로 되풀이했다. 즉, 미국이 시장에 대한 개입 축소를 요구하더라도 국가가 시장과 민간을 통제하는 사회주의 제도에 벗어나는 그 어떤 구조개혁 조치도 시행하기 어렵고, 구조개혁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일방적인 양보가 아니라 오로지 중국 자신의 필요에 따라 진행될 것임을 천명한 것이다. 시 주석은 이날 연설에서 “미래에 반드시 이런저런 위험과 도전에 맞닥뜨릴 것이고 심지어 상상하기 어려운 거칠고 사나운 파도에 직면할 것”이라고도 했다. “과학기술 등 종합국력을 전면적으로 키워야 한다”고 강조해 미국이 포기를 요구하는 첨단산업 육성 전략 ‘중국제조 2025’를 지속할 것임도 시사했다. 미국은 중국이 국유기업들에 보조금 등 각종 특혜를 제공하고, 중국에 진출한 외국 기업에 (중국으로의) 기술 이전을 강요하는 통제가 불공정을 야기해 미국 기업들이 큰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시 주석의 이날 연설은 미국의 기대만큼 중국이 전향적인 조치를 내놓지 않을 가능성도 크다는 사실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 주석은 84분 연설 중 40여 분을 중국 개혁개방 40년을 회고하는 데 할애했다. 그가 제시한 첫 번째 과제는 “반드시 공산당에 의한 영도(지도)를 견지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시장이 자원배분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발휘해야 한다”면서도 “정부가 더욱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시장과 민간에 대한 공산당과 국가의 통제를 풀 생각이 없으며 “민간 시장 자율성을 늘려야 한다”는 국내의 비판도 무작정 수용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시 주석은 이날 구체적인 새로운 개혁개방 조치는 언급하지 않았다. 중국 개혁개방 40주년 기념일을 맞아 미국과의 무역전쟁을 완화시킬 수 있는 시장개방 조치가 나오지 않겠냐는 관측이 빗나간 것이다. 개혁개방 조치에 대한 언급은 당의 영도와 중국 특색 사회주의 강조 다음에야 나왔다. 시 주석은 “반드시 개방을 확대해야 한다”며 “공급 측의 구조개혁을 주요 노선으로 해서 발전 방식을 적극적으로 변화시키고, 경제구조를 최적화하고 성장동력을 변화시키며, 적극적으로 내수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구조개혁 조치를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대신 “자신의 의지를 남에게 강요하는 것을 반대한다. 다른 국가의 내정에 간섭하는 것을 반대하고 강자가 약자를 깔보는 것을 반대한다”는 말로 중국의 변화를 요구하는 미국을 겨냥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구체적인 조치가 전혀 없어 사람들을 실망시켰다”고 지적했다. 시 주석은 “개혁개방이 (마오쩌둥(毛澤東)이 일으킨) 문화대혁명의 잘못을 바로잡으라는 강렬한 요구로부터 나왔다”며 1978년 개혁개방을 선언한 덩샤오핑(鄧小平)을 연설 중 7번 언급했다. 하지만 마오쩌둥도 5번 언급했다. “국가가 웅장한 이상과 포부를 가져야 한다”고 말하면서 “서막은 아직 클라이맥스가 아니다”란 마오쩌둥의 발언을 인용했다. 덩샤오핑의 발언은 인용하지 않았다.베이징=윤완준 zeitung@donga.com·권오혁 특파원}

“우리는 세계 각국 국민들이 중국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가 분명하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하지만) 중국에 대한 한국의 여론은 대립성이 비교적 두드러지는 걸 볼 수 있습니다.” 8일 중국 베이징(北京)의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사에서 열린 ‘런민일보 자매지’ 환추(環球)시보의 연례 토론회장. 한 발표자가 환추시보가 지난달 한국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인도 등 주요 17개국 1만692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18 세계 여론조사 결과’를 소개했다. 조사 대상 국가 중 중국에 대한 부정적인 태도 비율은 한국이 44.0%로 최고였다. 무역전쟁으로 감정의 골이 깊어진 미국(30.9%), 역사 문제와 동중국해 영유권 분쟁 탓에 오랫동안 감정이 좋지 않은 일본(34.1%), 지난해 국경 충돌 등으로 관계가 부쩍 악화된 인도(35.0%)보다 높았다. 이에 앞서 같은 달 4, 5일 장쑤(江蘇)성 옌청(鹽城)시에서 열린 제6차 한중 공공외교포럼에서 만났던 중국 지식인들이 떠올랐다. 서울과 평양에서 14년간 특파원으로 활동했던 쉬바오캉(徐寶康) 전 런민일보 기자는 “중국에 대한 부정적인 보도는 한국이 세계 1위다. 미국보다 부정적 보도가 많다. 경쟁이 존재하고 질투와 무시도 있을 것이다. 한국인들은 ‘중국인이 한국인을 괴롭힌다’고 생각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스딩(石丁) 환추왕(環球網·환추시보의 홈페이지) 집행총편집은 “중국 인터넷에 이런 유머가 있다. 한중 국민은 일본 욕하는 데, 한일 국민은 중국 욕하는 데, 중일 국민은 한국 욕하는 데 공감대가 있다는 것이다”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이 중국의 평화적인 이념을 많이 기사화해 달라”고 말했다. 천샹양(陳向陽) 중국 현대국제관계연구원 한반도연구실 부연구원도 “한국 국민들이 중국에 대해 부정적 정서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기자가 천 부연구원 등의 발언을 인용해 “중국 학자, ‘중국 오만해지고 한국을 업신여길 것이라고 한국인들 우려’”라는 제목의 기사를 6일 온라인에 출고하자 20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한국 누리꾼들의 댓글은 대부분 “이미 업신여기고 있는데 무슨 얘기냐”는 격한 반응이었다. 한 누리꾼은 “중국이 사드 보복으로 우리(한국민)를 일깨워줬다. 절대로 잊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국의 부정적 여론을 우려한 중국 지식인들도 그 원인이 사드 문제에 있음을 직시하고 있었다. 천 부연구원은 “사드 이후 안보 문제의 대립적 성격이 다시 커졌다. (사드로 인해) 한중이 서로 다른 진영에 있다고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지금 중국에 대한 한국의 부정적, 때로는 과격한 여론은 세계 2위 경제대국답지 않게 경제·무역을 보복 수단으로 이용한 중국의 태도가 촉발시켰음을 간과할 수 없다. 주펑(朱鋒) 난징(南京)대 국제관계연구원 원장은 최근 본보 기고에서 “중국의 외교 조치는 종종 ‘돌돌핍인(咄咄逼人·기세등등하게 남에게 압력을 가하며 짓누르다)’이란 지적과 비판에 직면한다”고 지적했다. 환추시보의 17개국 여론조사에서 ‘세계 정세 변화 속에서 어떤 국가가 리더 역할을 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중국(11.5%)은 미국(29.7%)은 물론이고 독일(21.2%) 영국(21.0%) 일본(14.9%)보다도 뒤졌다. 발표자는 이 결과를 소개한 뒤 이렇게 말했다. “중국이 어디 있는지 찾아보세요. 이런 말이 생각납니다. 이상은 풍만하지만 현실은 가녀리다.” 윤완준 베이징 특파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