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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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정윤철 기자입니다.

trig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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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06~2025-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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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 형’ 호날두, K리그 올스타와 대결

    세계적 축구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4·사진)가 이끄는 유벤투스(이탈리아)와 프로축구 K리그 올스타가 맞대결을 펼친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19일 “K리그 올스타와 유벤투스가 7월 26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친선경기를 치른다”고 밝혔다. 유벤투스는 세리에A 우승 35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우승 2회를 달성한 이탈리아 최고 명문 구단이다. 유벤투스는 1996년 잠실종합운동장에서 한국 국가대표팀과 친선경기를 치른 지 23년 만에 한국을 찾는다. 친선 경기에 참가하는 선수단에 ‘득점 기계’ 호날두가 포함돼 있어 눈길을 끈다. 호날두는 리오넬 메시(32·FC 바르셀로나)와 축구계 최고 권위의 상인 ‘발롱도르’를 5회씩 나눠 가진 슈퍼 스타다. 연맹 관계자는 “유벤투스와 경기 개최에 합의하면서 호날두의 출전을 보장하는 조건을 담았다”고 밝혔다. 호날두는 2007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 소속으로 FC 서울과 경기를 치른 뒤 12년 만에 한국을 찾게 됐다. 호날두는 “한국을 다시 방문하게 돼 기쁘다. 한국 팬들과 좋은 추억을 만들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친선경기에 나설 K리그 올스타의 선발 방식과 티켓 판매 방식 등은 추후 확정된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19-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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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뜀틀 여서정 ‘부전녀전 신기술’… 2바퀴 공중회전 난도 6.2 ‘여서정’

    ‘뜀틀 요정’ 여서정(17)이 신기술을 성공시키며 2020년 도쿄 올림픽 메달 전망을 밝혔다. 여서정은 19일 제주 한라체육관에서 열린 코리아컵 제주 국제체조대회 여자 뜀틀에서 1, 2차 시기 평균 14.817점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 체조 레전드’인 아버지 여홍철 경희대 교수(48)가 지켜보는 가운데 여서정은 1차 시기부터 뜀틀을 짚은 뒤 공중으로 몸을 띄워 두 바퀴(720도) 회전하는 신기술을 성공시켰다. 착지 때 왼쪽 발이 흔들려 벌점 0.1점을 받기는 했지만 난도 6.2점과 실시 점수 9.0점을 합쳐 15.100점을 획득했다. 2차 시기에서도 완벽한 기술 구사로 14.533점을 획득한 여서정은 2위 옥사나 추소비티나(우즈베키스탄·평균 14.550점)를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여서정은 “신기술 훈련을 할 때 착지에 실수가 많았다. 주저앉지 않고 똑바로 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라며 기뻐했다. 대한체조협회 관계자는 “신기술을 시도할 때 엉덩방아를 찧는 등 넘어지지 않고 서서 착지를 하면 국제체조연맹(FIG)은 성공으로 인정한다. 이제 FIG가 여서정의 기술이 담긴 영상을 보고 최종 확인하는 절차만 남았다. 확인 결과에 따라 난도가 올라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FIG 최종 공인을 거쳐 신기술이 여서정의 이름을 따 FIG 채점 규정집에 ‘여서정’으로 등록된다면 여서정과 여 교수는 부녀가 각각 고유 기술을 FIG 채점 규정집에 올리는 독특한 기록을 세우게 된다. 여 교수는 현역 시절 ‘여1’ ‘여2’라는 기술을 개발했다. 여 교수는 “연습 때 딸의 컨디션이 좋아 보여 실전에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고 말했다. 그동안 난도 5.8점, 5.4점짜리 기술을 시도해 온 여서정은 신기술 장착으로 도쿄 올림픽 메달권 진입 전망을 한층 밝혔다. 여서정은 “착지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더 많은 연습을 하겠다. 2차 시기에 펼치는 기술의 난도도 더 올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남자 뜀틀에서는 ‘뜀틀의 신’ 양학선(27)이 정상에 올랐다. 양학선은 1, 2차 시기 평균 14.975점을 받아 우크라이나의 이고르 라디빌로프(평균 14.675점)를 따돌렸다. 양학선은 1차 시기에서 자신의 고유 기술인 ‘양1’(난도 6.0점)을 펼쳐 14.950점을 받았고, 2차 시기에서는 난도 5.6점짜리 기술을 시도해 15.000점을 획득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19-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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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자월드컵 3연패 탈락… 여민지 골로 대회 무득점은 면해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이 월드컵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한국은 18일 프랑스 랭스에서 열린 노르웨이와의 2019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월드컵 조별리그 A조 최종전에서 1-2로 패했다. 페널티킥으로 두 골(전반 4분, 후반 5분)을 내준 대표팀은 후반 33분 여민지(수원도시공사)가 한국의 대회 첫 골을 터뜨렸지만 더는 추가골을 넣지 못했다. 3패를 기록한 한국은 승점 0으로 A조 최하위(4위)가 돼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공수가 모두 부진했다. 조별리그 3경기에서 1골에 그치는 등 공격력은 빈약했고, 고비 때마다 수비 집중력이 흐트러지며 8골을 내줬다. 윤덕여 여자대표팀 감독은 “1, 2차전에서 승점을 따내지 못해 3차전에서는 모든 역량을 다 쏟아 한국의 자존심을 살리자고 선수들과 이야기했다”면서 “하지만 결과는 또 패배다. 16강 진출에 실패해 팬들에게 죄송스럽다”고 말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19-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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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광연 “내가 놓친 공 대신 막아줘, 골대에 주문을 걸었죠”

    골을 내줬다고 생각하는 순간에 ‘번쩍’ 날아올라 공을 막아내는 동물적 반사 신경과 수비수들에게 “더 집중해”라고 외치는 카리스마.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한국의 준우승을 이끈 골키퍼 ‘빛광연’ 이광연(20·강원)은 이런 모습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선방쇼’의 이면에는 남모를 어려움과 두려움이 있었다. 18일 이광연은 동아일보·채널A 인터뷰에서 “홀로 골문을 지키다 보면 외로울 때가 많다. 스스로에게 ‘외롭지만 잘하고 있다. 끝까지 잘해 보자’고 되뇌며 대회를 치렀다. 그래도 좋은 성과를 거두고 ‘빛광연’이라는 별명까지 얻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라운드에서 듬직한 모습을 보인 이광연이지만 대회 전까지 완벽한 몸 상태는 아니었다고 한다. 강원 관계자는 “이광연이 2월 왼쪽 새끼발가락을 다쳐 한동안 팀 훈련을 못했다. 일종의 피로 골절이었다. 월드컵을 앞두고 치료에 집중했기 때문에 K리그1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광연은 “대표팀에 소집된 뒤에도 약간 통증이 있었다. 하지만 다시 다치더라도 팀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겠다는 각오였다. 대표팀 의료진이 관리를 잘해 주신 덕분에 대회를 치르면서 100%에 가까운 몸 상태가 돼 건강히 골문을 지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실점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중압감 속에 골대에 주문을 거는 의식까지 진행한 이광연이었다. “전반전과 후반전을 시작하기 전에 골대를 잡고 ‘오늘도 잘 부탁한다. 슈팅을 막아줘’라고 기도했다. 내가 놓친 공을 골대가 막아줘 (나를) 살려준 적이 많았다.” 그런 그가 딱 한 번 골대에 주문을 걸지 못한 때가 있다. 이광연은 “우크라이나와의 결승(1-3 한국 패) 후반전에 ‘골대 기도’를 못했다. 그때는 골대가 나를 도와주지 않았다”며 아쉬워했다. 우승에 실패했지만 이광연은 이번 대회 활약을 통해 ‘차세대 국가대표 수문장’으로 발돋움했다. 마음고생이 많았던 이광연이지만 적과 동료들이 자신을 보는 그라운드 위에서는 당당하게 골키퍼의 임무를 수행했다. 이광연은 기억에 남는 순간 중 하나로 세네갈과의 8강 승부차기를 꼽았다. 당시 그는 세네갈 네 번째 키커의 슛을 몸을 날려 막아내 한국의 승리(승부차기 3-2)를 이끌었다. 이광연은 “승부차기에 돌입하기 전에 공 앞에 최대한 오래 서 있었다. 심판이 골문으로 가라고 하면 천천히 걸어갔다. 그러다가 또 한 번 멈춰서 상대 키커를 노려본 뒤 골문으로 향했다. 이런 방식으로 신경전을 펼쳐 상대 키커의 흐름을 깨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여유 넘치는 모습으로 교란 작전을 펼치기도 했다. 그는 한국 첫 키커 김정민(FC리퍼링)이 실축하자 김정민을 끌어안고 “잘 찼다. 괜찮아. 내가 막아줄게”라고 말했다. 그러고는 세네갈 선수들을 보며 싱긋 웃어 보였다. 이광연은 “우리가 절대 지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 있었다. 내가 웃는 모습을 보이니 세네갈 선수들이 긴장한 것 같았다”고 말했다. 세네갈은 키커 5명 중 3명이 실축했다. 이광연은 키가 184cm로 골키퍼치고는 큰 편이 아니다. 하지만 그는 새벽마다 계단을 오르며 체력을 키우고, 세트피스 시 위치 선정 능력과 순발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개인 훈련을 해왔다. 이광연은 “순발력은 장난꾸러기였던 어린 시절에 강아지에게 물리지 않기 위해 도망 다니면서 향상된 측면이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개인적으로 해외 선수들과 경기를 하면 키가 단점이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번 월드컵을 통해 내가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광연은 K리그1 강원으로 돌아가 주전 경쟁을 펼치게 된다. 이광연은 “계속해서 팬들에게 ‘빛광연’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10경기 중 8경기는 선방으로 팀을 위기에서 구해낼 수 있는 골키퍼가 되겠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19-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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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강인 “까불어도 받아준 형들… 믿어준 감독님 원팀의 힘과 위대함 절실히 느꼈습니다”

    “저 때문에 형들이 많이 힘들었을 겁니다. 그래서 제가 진짜 조금 미안합니다.”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골든볼’을 수상한 ‘막내 형’ 이강인(18·발렌시아·사진)은 감사의 뜻을 전하는 순간에도 애교가 넘쳤다. 이강인은 1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20세 이하 대표팀의 정정용 감독과 코치, 지원스태프와 선수를 일일이 거명하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는 “‘원팀’이 되면 어떤 상대라도 이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우리 팀과 국민이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원팀이었고, 그렇기에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강인은 “우리 ‘제갈정용(제갈공명+정정용)’ 감독님! 처음으로 저를 대표팀에 불러주시고, 어떤 상황에서도 끝까지 믿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아재 코치’(공오균) 등 코치님들, 의료진들께도 감사합니다”라고 적었다. 대회 기간에 형들의 목을 서슴없이 주무르는 등 장난을 쳤던 막내는 형들 덕분에 자신이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었다고 했다. 이강인은 “경기장 안팎에서 매 순간 최선을 다한 사랑하는 형님들! 형들보다 2살 어린 제가 장난 치고 까불어도 재밌게 받아주고, 한 번도 힘들다는 내색을 하지 않아서 고마웠습니다. 형들이 없었다면 저는 절대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없었을 겁니다”라고 썼다. 형들은 재치 있는 댓글로 화답했다. 조영욱(20·FC서울)은 “강인아, 이런 것 안 해도 되니까 까불지만 마”라는 댓글을 남겼다. 주장 황태현(20·안산)은 “우리가 함께 행복할 수 있었던 이유들”이라는 글을 달았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19-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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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랄한 이강인 “누나 소개해준다면 전세진-엄원상, 나머지 형들은 모두 비정상이에요”

    “누나가 2명 있는 걸로 아는데…. 소개해 주고 싶은 형이 있나요?” 사회자의 짓궂은 질문에도 ‘명랑 소년’ 이강인(18·발렌시아·사진)은 웃음을 보였다. 잠시 고민하는 표정을 짓던 그는 “진짜 솔직히는 아무도 소개해 주고 싶지 않은데…. 꼭 해야 한다면 전세진 형이나 엄원상 형요. 나머지 형들은 다 비정상이에요.” 이강인의 답변에 행사장을 찾은 ‘누나 팬’들은 함박웃음을 지었다. 비정상이란 말을 들은 20세 이하 축구대표팀의 형들도 싫은 표정을 짓지 않았다. 김정민(20·오스트리아 FC리퍼링)은 “스페인 생활을 오래한 강인이가 한국말이 어눌한데 그것까지도 너무 귀엽다”라고 말했다. ‘즐기는 축구’로 한국 남자 축구의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 사상 최고 성적(준우승)을 달성한 대표팀의 환영행사는 유쾌함이 가득했다. 1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대표팀은 서울광장으로 이동해 대한축구협회가 주최한 환영행사에 참석했다. 장시간의 비행으로 인한 피로에도 선수들은 밝은 얼굴로 팬들 앞에 섰다. 평일 낮임에도 인천공항에는 300여 명의 팬이, 서울광장에는 1000여 명의 팬이 모여들었다. 선수들은 새 역사를 쓴 동료들과의 헤어짐을 아쉬워했다. 주장 황태현(안산)은 “선수 생활을 하며 많은 팀을 겪어 봤지만 이번 팀의 분위기가 가장 즐겁고 좋았다”고 했다. 그는 “우승을 못 했다는 것보다 우리 팀의 마지막 경기가 끝났다는 것이 아쉽다. 하지만 각자 소속팀으로 돌아가 약점을 보완하면 언젠가 (성인)월드컵에서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이번 대회에서 신들린 선방을 선보여 ‘빛광연’으로 떠오른 골키퍼 이광연(강원)은 “귀국 후 실제로 팬들에게 ‘빛광연’이란 말을 들으니 뿌듯하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K리그로 돌아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2골 4도움으로 최우수선수에 해당하는 ‘골든볼’을 거머쥔 이강인은 “처음 목표를 우승이라고 했지만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최선을 다해서 후회는 없다. 좋은 추억이고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향후 계획에 대해 묻자 이강인은 “대회가 끝났으니 이제는 방학을 즐기고 싶다”며 싱긋 웃었다. 이강인은 약 한 달간 휴식을 취한 뒤 소속팀 발렌시아로 복귀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감쌤’(감독 선생님의 줄임말)으로 불리며 선수들과 함께 기적을 만든 정정용 대표팀 감독은 비행기를 타고 돌아오면서도 결승전을 복기했다. 그는 “결승전 당시 날씨가 습하고 더워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힘들어했다. 내가 전략적으로 했으면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패배를 자신의 탓으로 돌렸다. 그는 “임금이 있어서 백성이 있는 것이 아니라, 백성이 있어서 임금이 있는 것처럼 나 역시 선수들이 있기에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헹가래로 축제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서울광장 행사에서 주장 황태현은 “우승을 못 해서 감독님께 헹가래를 못해 드렸다. 선수들이 이 자리에서 헹가래를 해드리고 싶다는 뜻을 모았다”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선수들은 손사래를 치는 정 감독을 무대 가운데로 이끌어 세 차례 힘찬 헹가래로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선수들은 정정용 감독의 이름으로 즉석에서 삼행시를 짓기도 했다. 고재현(대구)은 “‘정’말 훌륭하신, ‘정’정용 감독님, 사랑해‘용’”이라고 말하는 재치를 보였다. 조응형 yesbro@donga.com·정윤철 기자}

    • 2019-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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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에서/정윤철]그들은 끝까지 한 팀이었다

    “저기 모인 분들이 전부 팬이야? 대박이다!” 평일 한낮의 뜨거운 햇볕 아래서도 ‘덕분에 행복했어요’ ‘누나가 많이 아낀다’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자신들을 기다리는 환영 인파를 본 20세 이하 축구대표팀 선수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대한축구협회가 17일 서울광장에서 주최한 20세 이하 대표팀 환영행사는 ‘축제의 장’이었다. 1000여 명의 팬들이 한국 남자 축구 사상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대회 최고 성적(준우승)을 달성한 선수들을 보기 위해 행사장을 찾았다. 지난달 5일 대회가 열리는 폴란드로 출국할 당시 공항을 찾은 팬들은 20여 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우리가 잘하면 관심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 믿었다”는 조영욱(FC서울)의 말처럼 선수들은 스스로의 힘으로 팬들의 관심을 이끌어냈고 ‘황금 세대’라는 찬사까지 들었다. 행사장을 찾은 전해옥 씨(65·여)는 “손자뻘인 아이들이 당차게 세계무대를 누비는 모습이 감동스러웠다. 언젠가 내 손자도 저렇게 한계를 넘어서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박민호 씨(36)는 “동생들이 중압감을 즐거움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면서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는 진리를 다시 한번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열렬한 환영 분위기에도 굳은 표정을 짓는 선수가 있었다. 1-3으로 패한 우크라이나와의 결승전에서 부진했던 탓에 무수한 악성 댓글에 시달린 김정민(FC리퍼링)이었다. 도를 넘은 비난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그만큼 마음고생이 심했을 상황이었다. 하지만 ‘원팀 정정용호’는 끝까지 동료애를 잃지 않았다. 주장 황태현(안산)은 “승패는 모두 팀이 함께 만들어낸 결과다. 비난보다는 비판을, 비판보다는 격려와 응원을 해주신다면 한국 축구가 더 높은 곳에서 더 높은 꿈을 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정용 대표팀 감독도 제자의 상처를 감싸기 위해 애썼다. 정 감독은 “선수들은 아직 청소년이다. 비난과 비판은 나에게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김정민이 호명되자 광장을 찾은 팬들은 야유가 아닌 박수와 함성으로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김정민은 “동료들이 힘들겠지만 포기하지 말고 자신 있게 하라는 말을 해줬다. 팬들의 환영을 받으니 조금은 마음이 편해진 것 같다. 이제는 환하게 웃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들뜨기 쉬운 환영 행사장에서도 마지막까지 동료를 배려하는 마음을 잃지 않은 선수단, 그런 선수단과 함께 아낌없는 격려의 박수를 보낸 팬들. 다소 굳은 표정으로 입장했지만 행사장을 떠나는 김정민의 얼굴에도 미소가 번졌다. 정윤철 스포츠부 기자 trigger@donga.com}

    • 2019-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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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영욱 “아르헨전 골, 얼마나 좋던지 도움 정호진에게 용돈까지”

    한국이 준우승을 차지한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값진 개인 기록을 작성한 선수가 있다. 2년 전 한국 대회에서 막내로 참가했던 그는 올해는 고참으로 후배들을 이끌었다. 두 차례 U-20 월드컵에서 11경기를 뛰며 역대 한국인 최다 출전 기록을 세운 공격수 조영욱(20·FC서울)이다. 17일 조영욱은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팀의 ‘악역’을 맡은 이번 대회에서 2년 전(16강)보다 더 높이 날아올랐다. 평생 잊지 못할 대회”라고 말했다. 2년 전 대회에서 무득점(4경기)에 그쳤던 조영욱은 이번 대회에서 2골을 터뜨렸다. 조영욱은 “아르헨티나와의 조별리그 3차전에서 마침내 기다리던 골이 터졌다. 동료들에게 ‘내가 골 넣은 것 맞지’라고 몇 번이나 물어봤다”고 했다. 그는 자신의 골에 도움을 기록한 정호진(20·고려대)에게 감사의 의미로 용돈(?)을 줬다. 정호진은 “친구 7명과 마음껏 (음식을) 먹을 정도의 금액”이라며 웃었다. 조영욱은 세네갈과의 8강 연장전에서 대회 두 번째 골을 추가했다. 이강인(18·발렌시아)의 침투 패스를 받아 골로 연결했다. 조영욱은 “수비수가 알고도 막을 수 없는 환상적 패스였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그러나 이강인에게는 용돈을 주지 않았다고 한다. “발렌시아(스페인)에서 뛰는 강인이가 저보다 돈을 더 잘 벌어서….” 조영욱은 경기장 안팎에서 ‘원 팀’으로 뭉친 것이 준우승의 비결이며, 결승 진출 후 화제가 된 ‘버스 안 떼창’도 같은 맥락이라고 했다. 당시 대표팀은 “발라드로 한번 시원하게 틀어보자”는 조영욱의 말에 이재익(강원)이 휴대전화를 통해 가수 노을의 ‘그리워 그리워’를 재생시켰다. 선수들은 다 함께 목청껏 노래를 불렀다. 조영욱은 “신나는 분위기였지만 다 함께 노래를 부르며 원 팀 분위기를 살리기에는 발라드가 더 좋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악역을 맡은 그는 기강을 잡기 위해 막내 이강인을 혼낸 적도 있다. 조영욱은 “대회 전에 강인이가 운동을 하다가 불만을 표시해서 분위기가 흐트러진 적이 있다. 다 같이 모였을 때 내가 강인이를 혼냈다. 강인이가 자존심이 상했을 수도 있지만 잘 받아들이고 팀을 위해 희생해줘 고마웠다”고 했다. 이런 과정을 겪으면서 둘의 사이는 더 돈독해졌다. 대회 내내 이강인은 ‘조영욱 바라기’로 통했다. 이강인은 “영욱 형의 매력은 목 뒤에 살이 많다는 것”이라며 조영욱의 목을 수시로 주무르는 스킨십을 보여주기도 했다. 조영욱은 13세 때부터 연령별 대표팀에서 정정용 대표팀 감독(50)의 지도를 받아 왔다. 그는 “감독님이 준비한 전술이 모두 들어맞아 놀랄 때가 많았다. 그래서 감독님을 ‘제갈용(제갈공명+정정용)’으로 불렀다”고 말했다. 평소 이런 별명을 쑥스러워하는 정 감독이지만 경기에서 이긴 뒤에는 기쁨을 표출했다고 한다. 조영욱은 “승리 후 우리가 감독님을 향해 ‘제갈용! 제갈용!’이라고 외쳤다. 그러면 감독님은 라커룸에 들어와 춤을 추며 좋아하셨다”며 웃었다. 조영욱은 나이 제한으로 인해 더는 U-20 월드컵에 나설 수 없다. 누군가 그가 세운 최다 출전 기록을 깬다면 기분이 어떨까. 조영욱은 “저도 기록 하나는 가지고 있어야 해서…. 그 대신 후배들은 우승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소속팀으로 돌아가 주전 경쟁에 나선다. 조영욱은 “나뿐만 아니라 동료들 모두 소속팀에서 더 성장해야 한다. 그래서 다 같이 더 큰 무대(성인 월드컵 등)에서 만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19-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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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승은 못했지만 좋은 추억”…마지막까지 유쾌했던 U-20 대표팀

    “누나가 2명 있는 것으로 아는데…. 소개시켜 주고 싶은 형이 있나요?” 사회자의 짓궂은 질문에도 ‘명랑 소년’ 이강인(18·발렌시아)은 웃음을 보였다. 잠시 고민하는 표정을 짓던 그는 “진짜 솔직히는 아무도 소개해주고 싶지 않은데…. 꼭 해야 한다면 전세진 형이나 엄원상 형이요. 나머지 형들은 다 비정상이에요.” 이강인의 답변에 행사장을 찾은 ‘누나 팬’들은 함박웃음을 지었다. 비정상이라는 말을 들은 20세 이하 축구대표팀의 형들도 싫은 표정을 짓지 않았다. 미드필더 김정민은 “스페인 생활을 오래한 강인이가 한국말이 어눌한데 그것까지도 너무 귀여워요”라며 웃었다. ‘즐기는 축구’로 한국 남자 축구의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 사상 최고 성적(준우승)을 달성한 대표팀의 환영 행사는 유쾌함이 가득했다. 1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대표팀은 서울광장으로 이동해 대한축구협회가 주최한 환영행사에 참석했다. 장시간 비행으로 인한 피로에도 선수들은 밝은 얼굴로 팬들 앞에 섰다. 평일 낮임에도 인천공항에는 300여 명의 팬이, 서울광장에는 1000여 명의 팬들이 모여들었다. 선수들은 새 역사를 쓴 동료들과의 헤어짐을 아쉬워했다. 주장 황태현(안산)은 “선수 생활을 하며 많은 팀을 겪어봤지만 이번 팀의 분위기가 가장 즐겁고 좋았다”고 했다. 그는 “우승을 하지 못했다는 것보다 우리 팀의 마지막 경기가 끝났다는 것이 아쉽다. 하지만 각자 소속팀으로 돌아가 약점을 보완하면 언젠가 (성인)월드컵에서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이번 대회에서 신들린 선방을 선보여 ‘빛광연’으로 떠오른 골키퍼 이광연(강원)은 “귀국 후에 실제로 팬들에게 ‘빛광연’이라는 말을 들으니 뿌듯하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K리그로 돌아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2골 4도움으로 최우수선수에 해당하는 ‘골든볼’을 거머쥔 이강인은 “처음 목표를 우승이라고 했지만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최선을 다해서 후회는 없다. 좋은 추억이고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향후 계획에 대해 묻자 이강인은 “대회가 끝났으니 이제는 방학을 즐기고 싶다”며 싱긋 웃었다. 이강인은 약 한 달간 휴식을 취한 뒤 소속 팀 발렌시아로 복귀할 예정이다. ‘감쌤(감독 선생님의 줄임말)’으로 불리며 선수들과 함께 기적을 만든 정정용 대표팀 감독은 비행기를 타고 돌아오면서도 결승전을 복기했다. 그는 “결승전을 현지 시간으로 오후 3시 반에 했는데 습하고 더워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힘들어했다. 내가 전략적으로 했으면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패배를 자신의 탓으로 돌렸다. 그는 “임금이 있어서 백성이 있는 것이 아니라, 백성이 있어서 임금이 있는 것처럼 나 역시 선수들이 있기에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헹가래로 축제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서울광장 행사에서 주장 황태현은 “우승을 못해서 감독님 헹가래 못해드렸다. 선수들이 이 자리에서 헹가래를 해드리고 싶다는 뜻을 모았다”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선수들은 손사래를 치는 정 감독을 무대 가운데로 이끌어 세 차례 힘찬 헹가래로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헹가래가 끝난 후 한 쪽 운동화가 벗겨진 정 감독은 함박웃음을 지어보였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19-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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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빛광연’ ‘제2 김신욱’ 보석들 캐냈다

    “동료들과 헤어지는 이 순간이 아쉽지만 언젠가 더 높은 곳에서 다시 만날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한국 남자 축구 최초로 FIFA 주관 대회 준우승을 달성한 ‘정정용호’의 주장 황태현(20·안산)은 ‘끝이 아닌 시작’을 얘기했다. 한국 축구는 성인 대표팀(A대표팀)의 주축으로 성장할 ‘황금 세대’를 발견했다. 대표팀 골문을 지킨 골키퍼 이광연(20·강원)은 차세대 수문장으로 발돋움했다. 그는 이번 대회 전 경기(7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우크라이나와의 결승에서 수비진의 실수 속에 3골을 내줬지만 한국이 결승 무대까지 오를 수 있었던 것은 고비마다 나온 이광연의 선방이 있었기 때문이다. 세네갈과의 8강전 승부차기에서 그는 세네갈 4번째 키커의 슛을 몸을 날려 막아냈다. 에콰도르와의 4강전에서는 경기 종료 직전 레오나르도 캄파나의 헤딩슛을 동물적인 반사신경으로 막아내 1-0 승리를 지켜냈다. 매 경기 ‘선방쇼’를 펼친 그에게 팬들은 ‘빛광연’이란 별명을 붙여줬다. 이광연은 키가 184cm로 골키퍼치고는 큰 편이 아니다. 하지만 그는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약점을 보완했다. 강원 관계자는 “(이광연의) 키가 작아서 제공권에서 밀릴 것이란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코너킥 등 세트피스 상황 시 위치 선정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평소에도 개인 훈련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광연은 “키가 작은 선수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었다. 후배들도 간절한 마음으로 대회를 준비하면 ‘어게인 2019’를 넘어 우승까지 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2골을 터뜨린 장신 공격수 오세훈(20·아산)도 차세대 골게터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전방 공격수로 활약한 오세훈은 아르헨티나와의 조별리그 3차전(2-1 한국 승), 일본과의 16강전(1-0 한국 승)에서 연속 골을 터뜨렸다. 193cm, 85kg의 탄탄한 체격을 가진 그는 유럽, 아프리카 선수들과의 몸싸움에서도 밀리지 않고 볼을 안정적으로 지켜내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강인(18·발렌시아)은 “세훈이 형은 수비수 3명 정도는 몸싸움으로 쉽게 밀어낸다”며 놀라움을 표하기도 했다. 울산 현대고 시절부터 ‘포스트 김신욱’(전북·196cm)으로 관심을 모은 그는 큰 키를 이용한 제공권과 강력한 왼발 슈팅 능력 등을 선보이며 한국의 타깃형 스트라이커 계보를 이을 기대주로 떠올랐다. 오세훈은 “이번 대회는 내게 있어 끝이 아닌 시작이다. K리그로 돌아가 연계 플레이 능력을 더 키우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각각 왼쪽과 오른쪽 측면 수비수로 나선 최준(20·연세대)과 황태현도 안정적 수비와 날카로운 크로스로 대표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이상윤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최준은 공격 센스, 황태현은 투지가 인상적이었다. 지금의 성장세를 유지한다면 성인 대표팀에서도 경쟁력을 갖춘 선수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19-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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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축구 내일이 더 밝아졌다”… 국민 가슴 뛰게 한 젊은 그들

    함께 웃고 함께 환호했다. 선제골의 기쁨과 패배의 아쉬움을 모두 같이했다. 전국적인 관심이 집중된 경기였다. 20세 이하 월드컵 결승전 응원 행사가 열린 16일 오전 1시 서울 마포구 성산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는 시민 2만2000명(대한축구협회 집계)이 모여 ‘대∼한민국’을 외쳤다. 20세 이하 젊은 선수들의 경기여서인지 관중의 70% 이상이 10, 20대였다. 이들은 ‘인증샷’을 찍으며 축제 분위기를 즐겼다. 대전 중구 중앙로 왕복 6차로 450m 거리를 시민 2만여 명이 가득 채웠다. 부산에서도 해운대해수욕장의 밤바다 앞에 7000여 명이 모이는 등 1만 명이 운집했다. 광주, 울산, 대구 및 경기 수원과 충북 청주 등 전국 곳곳에서 응원전이 펼쳐졌다. 정정용 감독의 모교인 경북 경산시 경일대에서는 학생 1000여 명이 학생회관에서 밤새도록 단체응원을 펼쳤다. 학생들은 “비록 우승컵은 들어올리지 못했지만 최선을 다한 국가대표는 우리의 영웅”이라고 했다. 새벽 시간대에 경기가 열렸지만 KBS2, MBC, SBS가 중계한 이날 시청률은 3사 합계 42.49%를 기록했다. 배달 애플리케이션 ‘배달의 민족’에 따르면 15일 배달 주문 건수는 150만 건으로 역대 최대치를 나타냈다. 주문량이 가장 많았던 음식은 치킨으로, 결승전을 앞둔 오후 9시∼밤 12시 주문량은 기존 대비 최대 5배가량 많았다. 1만8018명이 가득 찬 폴란드 우치스타디움에는 한국은 물론이고 유럽 전역에서 온 한국 팬 1000여 명이 모였다. 한국 팬 수백 명은 경기가 끝난 뒤 1시간 이상 선수들을 기다리며 격려했다. 이강인은 선수단 버스가 떠난 뒤 끝까지 남아 다른 차량을 타고 이동하면서까지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었다. 국제대회 응원만 50차례 이상 했다는 대표팀 응원단 ‘붉은악마’ 전 의장 반우용 씨(47)는 “자랑스럽다. 쫄지(겁먹지) 않고 당당히 강호들과 맞선 것만으로도 너무나 대단했던 동생들이다”고 말했다. 기대가 컸던 만큼 패배의 아쉬움을 표시한 팬들도 있었다. 결승에서 부진했던 미드필더 김정민의 인스타그램에 악성 댓글이 쏟아졌다. 그러자 더 많은 팬이 “욕하는 말은 듣지 말아라” 등의 글을 남기며 격려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페이스북을 통해 “멋지게 놀고 나온 우리 선수들 자랑스럽다”며 축전을 보냈다.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멋지게 한판 놀고 나오자”며 신나고 발랄한 모습을 보였다. 정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향후 5∼10년 안에 자기 포지션에서 최고가 될 것이다. 유럽과의 격차를 좁힐 수 있다”고 말했다. 축구계는 점차 체계화되고 있는 유소년 시스템이 이번 대회 성공의 기틀을 마련한 것으로 보고 있다. 대표팀 21명 가운데 18명이 현재 K리그 소속이거나 K리그 산하 유스 클럽 출신이다. 국민들은 부담감도 축제처럼 즐기며 극복한 젊은 그들의 활약에 행복했다. 더 밝은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 정윤철 trigger@donga.com·김은지·김재형 기자}

    • 2019-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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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빛광연’ 이광연, ‘차세대 골게터’ 오세훈…정정용호가 발굴한 숨은 보석들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한국 남자 축구 최초의 FIFA 주관 대회 준우승을 달성한 ‘정정용호’는 장차 한국 축구의 대들보로 성장할 ‘숨은 보석’들을 발굴했다. 대표팀 골문을 지킨 골키퍼 이광연(20·강원)은 차세대 수문장으로 발돋움했다. 그는 이번 대회 전 경기(7경기)에 선발 출전해 ‘넘버1 골키퍼’로 활약했다. 우크라이나와의 결승에서는 수비진의 실수 속에 3골을 내줬지만 한국이 결승 무대까지 오를 수 있었던 것은 고비 때마다 나온 이광연의 선방이 있었기 때문이다. 세네갈과의 8강전 승부차기에서 그는 세네갈 4번째 키커의 슛을 몸을 날려 막아냈다. 에콰도르와의 4강전에서는 경기 종료 직전 레오나르도 캄파나의 헤딩슛을 동물적인 반사 신경으로 막아내 1-0 승리를 지켜냈다. 매 경기 ‘선방쇼’를 펼친 그에게 팬들은 ‘빛광연’이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이광연은 키가 184cm로 골키퍼치고는 큰 편이 아니다. 하지만 그는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약점을 보완했다. 강원 관계자는 “(이광연의) 키가 작아서 제공권에서 밀릴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코너킥 등 세트피스 상황 시 위치 선정 능력 향상을 위해 평소에도 많은 개인 훈련을 해왔다”고 말했다. 이광연은 “키가 작은 선수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었다. 우승을 달성하지는 못했지만 좋은 추억을 얻었다. 후배들도 간절한 마음으로 대회를 준비하면 ‘어게인 2019’를 넘어 우승까지 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2골을 터뜨린 장신 공격수 오세훈(20·아산)도 차세대 골게터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전방 공격수로 활약한 오세훈은 아르헨티나와의 조별리그 3차전(2-1 한국 승), 일본과의 16강전(1-0 한국 승)에서 연속 골을 터뜨렸다. 193cm, 85kg의 탄탄한 체격을 가진 그는 유럽, 아프리카 선수들과의 몸싸움에서도 밀리지 않고 볼을 안정적으로 지켜내는 모습을 보여줬다. 미드필더 이강인(18·발렌시아)은 “세훈이 형은 키도 크고 힘도 세다. 수비수 세 명 정도는 몸싸움으로 쉽게 밀어 낸다”며 놀라움을 표하기도 했다. 울산 현대고 시절부터 ‘포스트 김신욱(전북·196cm)’로 관심을 모은 그는 큰 키를 이용한 제공권과 강력한 왼발 슈팅 능력 등을 선보이며 한국의 타깃형 스트라이커 계보를 이을 기대주로 떠올랐다. 오세훈은 “이번 대회는 내게 있어서 끝이 아닌 시작이다. K리그로 돌아가 연계 플레이 능력을 더 키우겠다. 이를 통해 정통 타깃형 스트라이커로 성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19-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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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무나 대단했던 동생들”…붉게 물든 폴란드 우치-한국의 응원 현장

    승패를 떠나 한국 축구의 미래를 짊어진 ‘리틀 태극전사들’에게 뜨거운 응원과 격려가 쏟아진 밤이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을 통해 젊고 발랄한 모습으로 유쾌함을 전한 그들의 마지막 여정을 응원하기 위해 폴란드 우치와 한국의 거리 곳곳이 붉게 물들었다. 16일 폴란드 우치 경기장. 수용인원 1만8018명의 우치 스타디움에는 한국은 물론 유럽 전역에서 온 한국 팬 1000여 명이 모여 들었다. 폴란드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우크라이나에서 대규모 방문 응원단이 경기장을 찾았지만, 한국 팬들은 태극 마크를 얼굴에 페인팅하고 아리랑을 부르며 응원전을 펼쳤다. 경기는 1-3 한국의 패배. 준우승으로 여정을 마친 뒤 눈물을 흘리는 선수들에게 팬들은 박수를 보냈다. 수백 명의 응원단은 경기가 끝난 후에도 버스에 오르는 선수들에게 격려를 건넸다. 선수들도 피곤을 무릅쓰고 팬들과 같이 사진을 찍거나, 사인을 해주는 등 마지막까지 팬 서비스를 했다. ‘붉은 악마’ 반우용 씨(47)는 “우리 선수들이 자랑스럽다. 쫄지(겁먹지) 않고 당당히 강호들과 맞서는 모습을 보여준 것만으로도 너무나 대단했던 동생들이다”고 말했다. 폴란드와 시차가 7시간인 한국도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며 목청껏 응원을 펼친 팬들의 열기로 뜨거웠다. 서울월드컵경기장, DGB대구은행파크, 정정용 감독의 모교인 경일대등에서 응원전이 펼쳐졌다. 승부가 주는 압박감을 즐기는 자세로 이겨낸 선수들처럼 시민들도 경기 결과에만 집착하지 않고 ‘응원 인증샷’ 등을 찍으며 축제의 분위기를 만끽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는 붉은색 상의를 입은 시민 2만2000명이 다함께 “대한민국”을 외쳤다. 한국이 선제골을 터뜨렸을 때는 열광의 도가니가 됐고, 우크라이나에 동점골, 역전골을 차례로 내주자 탄식이 터져 나왔다. 하지만 경기가 끝난 후에도 시민들의 표정은 밝았다. 김민수 군(16)은 “20세 이하 대표팀 선수들은 우리 청소년을 대표하는 선수들이다. 열심히 싸워준 선수들이 자랑스럽고 고맙다”고 말했다. 결승에서 부진했던 미드필더 김정민(FC리퍼링)이 ‘악성 댓글’에 시달리기도 했지만 많은 팬들이 그의 인스타그램을 찾아 “욕하는 말은 듣지 말아라”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기대한다” 등의 글을 남기며 격려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페이스북을 통해 “멋지게 놀고 나온 우리 선수들 자랑스럽다”며 축전을 보냈다. 문 대통령은 “정정용 감독은 경기 때마다 ‘멋지게 놀고 나와라’고 했고 선수들은 경기를 마음껏 즐겼다. 젊음을 이해하고 넓게 품어준 정 감독과 선수들은 우리 마음에 가장 멋진 팀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한국 시간으로 일요일 새벽에 열린 한국과 우크라이나의 결승전은 모처럼 축구로 한반도를 뜨겁게 한 한판이었다. 시청률 조사회사 ATAM에 따르면 지상파 3사가 중계한 결승전 실시간 시청률 합계는 42.49%로 나타났다. 배달 애플리케이션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 형제들’에 따르면 15일 배달 주문 건수는 ‘150만 건’으로 역대 최대치를 나타냈다. 주문량이 가장 많았던 음식은 치킨으로, 결승전을 앞둔 오후 9~12시주문량은 기존 대비 최대 5배 가량 많았다. 이번 대회는 한국 축구의 밝은 미래를 확인한 계기가 됐다. 정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향후 5~10년 안에 자기 포지션에서 최고가 될 것이다. 한국 축구가 더 발전하면 유럽과의 격차를 좁힐 수 있다. 준우승을 했다는 것은 다음에는 우승에 도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국내 축구계는 점차 체계화되고 있는 유소년 시스템이 이번 대회 성공의 기틀을 마련한 것으로 보고 있다. 대표팀 21명 가운데 18명이 현재 K리그 소속이거나 K리그 산하 유스 클럽 출신이다. 연맹 관계자는 “울산 현대고 출신인 오세훈(아산), 금호고 출신인 엄원상(광주) 등이 유스시스템을 통해 성장한 선수들이다. 과거에는 고교 3학년 위주로 팀이 운영됐지만 2017년부터 고교 주말리그에 저학년리그(고교 2학년 이하로 구성된 팀)가 병행돼 어린 선수들이 꾸준히 경기에 나서며 기량을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 또한 올해부터 K리그에 22세 이하 의무 출전 제도(22세 이하 2명 엔트리 포함하고, 이중 한 명 반드시 선발출전)를 시행해 어린 선수들이 일찌감치 프로 무대를 경험할 수 있게 한 것도 큰 무대에서 강호를 상대로 주눅 들지 않고 당당히 맞설 수 있는 배경이 됐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우치=이승건 기자 why@donga.com}

    • 2019-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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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세훈 ‘헤딩’ 엄원상 ‘속도’ 최준 ‘활동량’, 유럽도 반하겠네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이 열리고 있는 폴란드에는 ‘매의 눈’으로 혈투를 지켜보는 이들이 있다. ‘숨은 보석’을 찾으려는 유럽 주요 구단의 스카우트들이다. 유럽 구단들의 시선이 우크라이나와의 결승전을 앞둔 태극 전사들에게 집중되고 있다. FIFA는 “미래의 스타를 찾기 위해 독일, 잉글랜드, 이탈리아 등에서 스카우트 155명이 폴란드를 찾았다”고 전했다. 이탈리아 명문 AC밀란의 이브라힘 바 스카우트는 “한국 등 아시아 선수 중 유럽에서 뛸 경쟁력을 갖춘 선수들이 있다”고 말했다. 20세 이하 월드컵은 ‘스타 등용문’으로 통한다. ‘신의 손’ 디에고 마라도나(1979년),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2005년·이상 아르헨티나), ‘포르투갈 레전드’ 루이스 피구(1991년) 등이 이 대회를 통해 두각을 나타낸 뒤 세계적인 선수로 거듭났다. 한국 선수의 매니지먼트를 담당하는 한 에이전트는 14일 “스카우트들이 처음에는 이강인(18·발렌시아)을 보기 위해 한국 경기를 찾았다. 하지만 한국이 우승 후보 세네갈을 8강에서 꺾은 뒤부터 K리거 등 국내파 연봉 등을 묻는 해외 스카우트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공격수 오세훈(20·아산), 엄원상(20·광주), 측면 수비수 최준(20·연세대) 등이 주목받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장신 공격수 오세훈(193cm, 85kg)은 ‘머리와 발’을 모두 잘 쓴다는 점이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192cm인 아버지에게 탄탄한 체격 조건을, 핸드볼 선수 출신인 어머니에게서 운동 신경을 물려받은 그는 이번 대회에서 2골을 터뜨리고 있다. 제공권을 장악할 뿐만 아니라 패스를 통한 연계 플레이에도 능하다. 박찬하 KBSN 해설위원은 “오세훈은 장신인데도 유연하다. 포스트플레이를 하면서도 발(패스 플레이)까지 출중하다. 다방면에 능한 공격수라는 점이 스카우트들의 눈길을 끌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100m를 11초대에 주파하는 엄원상은 측면 공격수를 찾는 구단들의 구미를 당길 만하다. 전반전에 수비에 집중하는 한국은 후반전에 엄원상을 투입해 상대 수비를 흔들며 공격의 수위를 높이는 전술로 효과를 보고 있다. 고교 시절 엄원상은 직선적 플레이에만 능해 ‘KTX’로 불렸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돌파와 크로스 등에도 강점을 드러냈다.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엄원상은 스피드와 기술(볼 컨트롤, 드리블 등)을 모두 갖춘 측면 공격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다. 빠른 공수전환을 통해 역습을 노리는 팀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왼쪽 측면에서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수비를 보여주고 있는 대학생 최준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린다. 그는 에콰도르와의 4강전(1-0 한국 승)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며 득점력까지 과시했다. 박찬하 해설위원은 “최준은 오른발잡이지만 왼쪽 측면과 오른쪽 측면 수비를 모두 해낼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소속팀에서 미드필더로도 뛴다.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한다는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을 것이다”라고 말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19-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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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쳐가는 후반엔 ‘조궤로’-‘엄살라’ 있잖아

    사상 첫 우승에 이제 단 한 경기 남았다. 한국과 우크라이나 모두 16일 오전 1시(한국 시간) 폴란드 우치에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 결승전에서 첫 정상 정복을 노린다. 누가 이기든 새 역사다. 양 팀 모두 총력전을 벌일 태세이지만 조별리그부터 4강전까지 19일 동안 6경기를 달려오면서 고갈된 체력이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특급 조커’의 한 방이 승부를 가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후반전에 투입되는 쌩쌩한 조커의 활약에 승패가 갈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국에선 조영욱(20·FC서울)과 엄원상(20·광주)이 ‘체력전의 해결사’로 꼽힌다. 조별리그에서 선발 공격수로 나섰던 조영욱은 세네갈과의 8강전부터 조커로 보직을 변경했다. 그는 전반에 체력을 비축한 뒤 후반에 투입돼 폭발적인 움직임으로 골을 노리고 있다. 세네갈전에서 조영욱은 연장 전반 6분 이강인(18·발렌시아)의 패스를 받은 뒤 오른발 슈팅으로 한국의 세 번째 골을 터뜨리며 제몫을 해냈다. 5-4-1 전형을 주로 사용하는 우크라이나는 자신들의 수비 라인 뒤 공간을 상대에게 허용하지 않기 위해 5명의 수비를 두는 팀이다. 맨체스터시티(잉글랜드)의 공격수 세르히오 아궤로가 롤 모델인 ‘조궤로’ 조영욱은 공격 진영에서의 재빠른 움직임이 강점이기 때문에 우크라이나 수비진을 붕괴시킬 카드로 꼽힌다. FC서울 관계자는 “조영욱의 순간 최고 스피드는 시속 35.8km로 팀 내 상위권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조영욱은 폭발적인 스피드로 상대 수비수들 사이를 파고드는 침투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우크라이나의 집중력이 흐트러진 시점에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최용수 FC서울 감독은 13일 열린 슈퍼매치(서울-수원 라이벌전) 미디어데이에서 “좋은 타이밍에 상대 수비 뒤 공간을 파고드는 게 조영욱의 장점이다. 그는 팀이 필요로 할 때 딱딱 골을 넣는 능력이 있다. 결승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100m를 11초대에 주파하는 엄원상은 정정용 대표팀 감독(50)이 조별리그부터 꾸준히 조커로 활용하고 있다. 이번 대회 6경기에 출전한 그는 5경기에 교체(선발 1경기)로 나섰다. 정 감독은 전반에 수비에 치중한 전술로 상대 체력을 떨어뜨린 뒤 후반에 발 빠른 공격수 엄원상을 투입해 상대 수비를 몰아붙이는 전술을 사용하고 있다. 김대길 해설위원은 “스피드가 뛰어난 엄원상은 측면 돌파로 상대 수비를 분산시킨다. 이 때문에 중앙에 위치한 공격수들이 수비수를 떼어 놓은 상태에서 슈팅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생긴다”고 말했다. 측면 공격수 엄원상은 대표팀의 ‘엄살라’로 불린다. 스피드와 일대일 돌파 능력이 뛰어난 리버풀(잉글랜드)의 에이스 무함마드 살라흐와 플레이 스타일이 비슷하기 때문. ‘막내’ 이강인은 “원상이 형은 워낙 빨라서 외국 선수들이 막지를 못한다. 그는 마치 빠르기 위해 태어난 사람 같다”며 혀를 내두른다. 엄원상은 결승전에서도 빠른 스피드를 바탕으로 대표팀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각오다. 그는 “결승전이라는 무대의 모습이 아직 상상이 잘 안 된다. 경기장에 가봐야 실감이 날 것 같다. 하지만 우리가 우승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고 말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19-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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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승까지 단 한걸음…조영욱 vs 엄원상, 결승전 해결사 누구?

    사상 첫 우승에 이제 단 한 경기 남았다. 한국과 우크라이나 모두 16일 오전 1시(한국 시간) 폴란드 우치에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 결승전에서 첫 정상 정복을 노린다. 누가 이기든 새 역사다. 양팀 모두 총력전을 벌일 태세이지만 조별리그부터 4강전까지 19일 6경기 연속 쉼 없이 달려오면서 고갈된 체력이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특급 조커’의 한방이 승부를 가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후반전에 투입되는 쌩쌩한 조커의 활약에 승패가 갈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국에선 조영욱(20·FC 서울)과 엄원상(20·광주)이 ‘체력전의 해결사’로 꼽힌다. 조별리그에서 선발 공격수로 나섰던 조영욱은 세네갈과의 8강전부터 조커로 보직을 변경했다. 그는 전반에 체력을 비축한 뒤 후반에 투입돼 폭발적 움직임으로 골을 노리고 있다. 세네갈전에서 조영욱은 연장 전분 6분 이강인(18·발렌시아)의 패스를 받은 뒤 오른발 슈팅으로 한국의 세 번째 골을 터뜨리며 제몫을 해냈다. 5-4-1 전형을 주로 사용하는 우크라이나는 자신들의 수비 라인 뒤 공간을 상대에게 허용하지 않기 위해 5명의 수비를 두는 팀이다. 맨체스터시티(잉글랜드)의 공격수 세르히오 아궤로가 롤 모델인 ‘조궤로’ 조영욱은 저돌적 돌파와 왕성한 활동량이 강점이기 때문에 우크라이나 수비진을 붕괴시킬 카드로 꼽힌다.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조영욱은 폭발적 스피드로 상대 수비수들 사이를 파고드는 침투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우크라이나의 집중력이 흐트러진 시점에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13일 열린 슈퍼매치(서울-수원 라이벌전) 미디어데이에서 “좋은 타이밍에 상대 수비 뒤 공간을 파고드는 게 조영욱의 장점이다. 그는 팀이 필요로 할 때 딱딱 골을 넣는 능력이 있다. 결승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엄원상은 정정용 대표팀 감독(50)이 조별리그부터 꾸준히 조커로 활용하고 있다. 이번 대회 6경기에 출전한 그는 5경기에 교체(선발 1경기)로 나섰다. 정 감독은 전반에 수비에 치중한 전술로 상대 체력을 떨어뜨린 뒤 후반에 발 빠른 공격수 엄원상을 투입해 상대 수비를 몰아붙이는 전술을 사용하고 있다. 김대길 해설위원은 “스피드가 뛰어난 엄원상은 측면 돌파로 상대 수비를 분산시킨다. 이 때문에 중앙에 위치한 공격수들이 수비수를 떼어놓은 상태에서 슈팅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생긴다”고 말했다. 측면 공격수 엄원상은 대표팀의 ‘엄살라’로 불린다. 스피드와 1대1 돌파 능력이 뛰어난 리버풀(잉글랜드)의 에이스 무함마드 살라흐와 플레이스타일이 비슷하기 때문. ‘막내’ 이강인(발렌시아)은 “원상이 형은 워낙 빨라서 외국 선수들이 막지를 못한다. 그는 마치 빠르기 위해 태어난 사람 같다”며 혀를 내두른다. 엄원상은 결승전에서도 빠른 스피드를 바탕으로 대표팀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각오다. 그는 “결승전이라는 무대의 모습이 아직 상상이 잘 안된다. 경기장에 가봐야 실감이 날 것 같다. 하지만 우리가 우승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19-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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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즐겨라 대한민국” 발랄한 그들은 강했다… U-20 월드컵서 ‘한국축구 새 역사’

    “그리워, 그리워, 니가 너무나 그리워서 보고 싶어서….” 경기를 마치고 돌아가는 버스 안에는 노래가 흘렀다. 목소리가 커지면서 노래는 합창이 됐다. 다 같이 두 팔을 흔드는 율동이 버스를 흔들 듯 고조됐다. 격렬했던, 긴장됐던 순간들은 노래와 웃음 속에 녹아 스러지고 있었다. 조영욱(FC 서울)이 “우리의 떼창을 보여주자”고 하자 이재익(강원)이 가수 노을의 ‘그리워 그리워’를 재생시켰을 때였다. 이에 앞서 선수들은 깜짝 세리머니를 펼쳤다.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 한국과 에콰도르의 4강전이 열렸던 12일 폴란드 루블린 경기장. 큰 북을 치며 응원하던 한국 응원석 앞에 선수들이 어깨동무를 한 채 일렬로 늘어섰다. 관중에게 인사를 한 선수들은 갑자기 “정정용! 정정용!”을 외치더니 생수병들을 꺼내 들고 줄 한가운데 있던 정정용 감독(50)에게 물을 뿌려 대기 시작했다. 예상치 못한 물세례에 감독은 고개를 숙였다. 선수들은 아버지뻘인 정 감독의 등을 친구처럼 두드려 댔다. 흠뻑 젖은 채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정 감독의 얼굴에는 미소가 흘렀다. “전혀 예상치 못한 세리머니였어요”라고 입을 연 정 감독은 선수들의 ‘흥’에 대해 이야기했다. “우리 선수들은 흥이 많아요. 경기를 마친 뒤에는 자유롭게 표출합니다. 춤을 추는 선수들도 있어요.” 선수들만 흥이 넘치는 건 아니다. 정 감독 자신도 이번 대회에서 “멋지게 한판 놀고 나오자”라고 표현하고 있다. 친구 같고 형 같고 동생 같은 감독과 선수들이 발랄함 속에 한국 축구 역사를 새로 썼다. 한국 대표팀은 이날 에콰도르를 1-0으로 물리치고 결승에 진출했다. 한국 남자축구가 FIFA가 주관한 대회 결승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은 16일 오전 1시 폴란드 우치에서 우크라이나와 결승전을 치른다. 어느 대회보다 극적인 승부가 많았지만 대표팀은 승부가 주는 압박감에 무너지지 않고 있다. 일본과의 16강전에서는 전반에 밀리다가 역공으로 후반 막판 결승골로 승리했다. FIFA는 난적들을 물리친 한국과 세네갈을 함께 ‘강철로 된 신경(Nerves of Steel)’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 박지성-손흥민 보며 큰 세대… 부담은커녕 버스 안 승리 떼창 ▼“즐겨라 대한민국”승패 떠나 신나게 뛰는 축구, 그 모습 보며 팬들도 기분 좋아져한국은 그런 세네갈과의 8강전에서 7번의 비디오판독(VAR)과 3차례의 동점을 이루며 연장전까지 승부를 내지 못했다. 한국은 승부차기에서 뒤처졌으나 기어코 역전승했다. 이강인(발렌시아) 외에 특별한 스타가 없었던 대표팀은 아르헨티나와 포르투갈 등 강호들과 ‘죽음의 조’에 속한 이번 대회에서 약체로 꼽혔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대회를 3주 정도 앞두고 선수들을 만나보았는데 대부분이 ‘우승’을 목표로 한다고 말해서 솔직히 좀 놀랐다”고 했다. 좀처럼 주눅 들지 않는 면이 이번 대표팀의 특징이다. 4강전 승리 주역인 골키퍼 이광연(강원)을 지도해온 박효진 강원FC 수석코치는 “광연이는 지금까지 우리 팀에서 (K리그1) 경기를 한 번도 못 뛰었는데 그 때문에 기가 죽거나 하는 모습은 전혀 없었다. 항상 밝고 인상 찡그리는 걸 못 봤다. 형들에게도 기죽지 않는다”고 했다. 대부분의 선수가 아직 어리기에 소속팀에서 주전으로 활동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그렇지만 자신감이 넘치고 지기 싫어한다. 경기가 안 풀리는 날엔 물병을 걷어차거나 아무리 달래도 우는 선수들이 있다. 이 같은 자신감과 승부욕은 박지성 손흥민(토트넘) 등 한국이 배출한 월드클래스 선수들을 보며 자란 신세대들이 선배들을 롤 모델로 삼으며 자신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 그만큼 해내야겠다는 목표의식을 길러왔기 때문이다. 팀 전체에 흐르는 밝은 기운도 무시할 수 없다. 4강전 결승골을 넣은 최준(연세대)을 지도하는 최태호 연세대 코치는 “옛날에는 한번 지면 분위기가 싸늘해졌는데 지금 선수들은 하루 이틀 지나면 쾌활하게 생활한다. 우리 세대가 보기에는 이해가 안 되는 부분도 있는데 이제 우리가 적응해야 할 것 같다. 40, 50대가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병준 인하대 교수(스포츠심리학)는 “결과에 집중하면 이길 수 있다는 기대감이 사라지는 순간 긴장도가 올라가고 경기력이 나빠진다. 반면 과정에 집중하면 어렵겠다는 순간에도 잘할 수 있다. 신나고 즐기는 축구는 결과에 상관없이 최선의 경기력을 이끌어낼 수 있고 개인과 팀 기량을 다 이끌어낼 수 있다. 지금 대표팀이 그런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강인이 어릴 적 출연한 KBS ‘날아라 슛돌이’ 해설을 맡았던 방송인 이병진 씨는 “요즘 축구 선수들이 강제로 시켜서 하거나 공부를 못해서 하는 게 아니잖나. 좋아서 하는 아이들이다 보니 확실히 기존과는 다르다”고 했다. 그는 “선수들이 버스 안에서 노래 부르는 걸 보면서 축구를 즐긴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우승이 중요한 게 아니라 이 선수들을 보면서 기분이 좋아지는 상황이 됐다. (우승 등) 이슈가 있어야만 한국 스포츠가 뜨거워지고 한 점이 미안해졌다”고 덧붙였다. 비슷한 성향의 친구들처럼 뭉친 대표팀은 무얼 하든 그라운드 밖에 있는 선수들도 배려하며 한 팀으로 움직이고 있다. 팬들 역시 흐뭇하다. 4강전이 열린 폴란드 현지를 찾은 한국 팬의 상의에는 “즐겨라 대한민국”이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루블린=이승건 why@donga.com / 정윤철 기자}

    • 2019-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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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년5개월 만에 뚫었지만 꿇리진 못했다

    8년 5개월여 만에 ‘난적’ 이란의 골문을 열어젖혔지만 ‘무승 징크스’ 탈출은 이번에도 실패했다.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은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란과의 평가전에서 1-1로 비겼다. 이 경기는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9월)을 앞두고 대표팀이 치른 마지막 평가전이었다. 아시아 국가 중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가장 높은 이란(21위)을 상대로 한국(37위)은 자책골의 불운이 겹치면서 승리를 놓쳤다. 이날 무승부로 한국은 이란전 6경기 연속 무승(2무 4패)의 징크스를 이어갔다. 이란과의 역대 전적은 9승 9무 13패가 됐다. 호주와의 평가전(7일)에서 3-5-2 전형을 가동했던 파울루 벤투 한국 감독은 이란전에서 4-1-3-2 전형을 사용했다. 손흥민(토트넘)의 최전방 파트너가 황희찬(잘츠부르크)에서 황의조(감바 오사카)로 바뀌고, 미드필더 백승호(지로나)가 A매치에 데뷔하는 등 호주전과 비교해 선발 멤버 6명이 바뀌었다. 백승호는 중원에서의 적극적인 플레이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한국은 전반 43분 이용(전북)의 크로스를 나상호(FC도쿄)가 발리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크로스바를 맞고 땅에 떨어진 공이 골라인을 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한국은 전반 막판에 수비 집중력이 다소 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수비와 미드필더 사이의 간격이 넓어지면서 이란 공격수들의 침투를 막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한국은 이란에 수차례 슈팅을 허용했으나 골키퍼 조현우(대구)의 선방으로 위기를 넘겼다. 한국은 전반에 점유율은 52%(이란 48%)를 기록했지만 슈팅 수에서 6-11로 이란에 밀렸다. 공방전 속에 선제골을 터뜨린 팀은 한국이었다. 후반 12분 수비수 김민재(베이징 궈안)가 한국 진영에서 상대 진영을 향해 롱킥을 시도했다. 날아오는 볼을 바라보며 달려가던 이란 선수 2명이 서로 부딪쳐 넘어지면서 공은 황의조의 앞으로 왔다. ‘원샷 원킬’의 사나이 황의조는 공을 몰고 질주한 뒤 이란 골키퍼를 넘기는 감각적인 오른발 칩슛으로 골을 터뜨렸다. 한국이 2011년 1월 이란과의 아시안컵 맞대결 승리(1-0) 이후 처음으로 이란의 골망을 흔든 순간이었다. 황의조는 호주전에 이어 A매치 2경기 연속 골을 기록했다. 하지만 한국의 리드는 오래가지 못했다. 한국은 후반 17분 이란의 코너킥 상황에서 김영권(감바 오사카)의 자책골로 동점을 허용했다. 볼이 최종적으로 이란 모르테자 푸랄리간지를 막으려던 김영권의 몸에 맞고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호주전에서 교체카드 6장 중 3장만 사용해 ‘교체를 소극적으로 한다’는 비판에 시달렸던 벤투 감독은 이날 이승우, 이정협 등 공격적인 4장의 교체카드를 활용하며 공격을 강화했지만 대표팀은 끝내 추가골을 터뜨리지 못했다. 경기 후 벤투 감독은 “양 팀이 치열하게 대등한 경기를 펼쳤기 때문에 무승부라는 결과가 생겼다. 이란도 수비적으로 견고하게 경기를 했기 때문에 결정적인 골 기회를 많이 만들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마르크 빌모츠 이란 감독은 “한국 선수들의 투지와 열정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19-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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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 팀에 아시아 최고 선수 있다” 이강인 U-20 대활약에 관심 폭발

    “이강인(18·발렌시아·사진)이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을 통해 전 세계에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10일 스페인 일간 마르카는 세네갈과의 20세 이하 월드컵 8강(9일)에서 1골, 2도움을 기록하며 한국을 4강으로 이끈 이강인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스페인 언론은 자국 프로 팀의 유소년 시스템을 통해 성장한 이강인에 대해 높은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이강인은 2011년 발렌시아 유소년 팀에 입단했다. 10세 때부터 스페인에서 ‘축구 유학’을 하며 차근차근 성장한 그는 지난 시즌 한국인 유럽 무대 최연소 1군 공식경기 출전 기록(17세 253일)을 세운 데 이어 발렌시아 1군 계약까지 성공해 ‘특급 유망주’로 떠올랐다. 다만 이강인은 지난 시즌 발렌시아 1군에서 주전 자리를 꿰차지 못했다. 마르셀리노 토랄 발렌시아 감독은 이강인을 그의 주 포지션인 공격형 미드필더 대신 측면 공격수로 활용했다. 생소한 포지션에서 주전 경쟁에 밀린 이강인은 지난 시즌 11경기를 뛰는 데 그쳤다. 마르카는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이강인이지만 소속팀에서의 미래는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서는 자유로운 플레이메이커로서 맹활약하고 있지만 발렌시아에서는 같은 역할을 수행할 수 없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20세 이하 월드컵에 나선 이강인이 주 포지션에서 맹활약하면서 발렌시아 팬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열광하고 있다. 그를 발렌시아 1군에서 중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발렌시아 팬들은 트위터 등을 통해 “우리 팀에 아시아 최고의 선수가 뛰고 있다” “발렌시아는 이강인을 주전으로 기용해야 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스페인 발렌시아 지역지인 데포르테 발렌시아노는 “소속팀에서 주전으로 나서지 못하는 등 복잡한 상황에 놓인 이강인이 이번 대회를 통해 발렌시아 사령탑에게 눈도장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18세에 불과한 이강인은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선수들 사이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발렌시아 코치진은 이강인을 2019∼2020시즌에 어떻게 활용할지 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19-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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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1무 4패… “이란 좀 이겨보자”

    “이란을 이긴 지 오래됐고, 국민들의 관심도 높다. 압박감을 잘 이겨내 좋은 결과를 가져오겠다.”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의 측면 수비수 이용(전북)은 ‘난적’ 이란과의 맞대결을 앞두고 이렇게 출사표를 냈다. 1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이란과 평가전을 치르는 한국은 명예 회복을 노리고 있다. ‘아시아의 호랑이’로 불리는 한국이지만 이란을 상대로는 고전할 때가 많았다. 한국은 이란과의 역대 전적에서 9승 8무 13패로 열세에 있다. 또한 2012년 10월에 열린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 패배를 시작으로 최근 5경기(1무 4패)에서 승리가 없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도 이란이 21위로 한국(37위)을 앞서고 있다. 9월부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이 시작되는 가운데 한국은 예선 시작 전 마지막 평가전 상대로 이란을 만난다. 파울루 벤투 한국 감독은 “이란전에서는 내용과 함께 결과(승리)까지 챙기는 것이 목표다”라고 말했다. 벤투 감독은 이란전에서 손흥민(토트넘)과 황의조(감바 오사카) 등 최정예 멤버를 선발로 내세울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벤투 감독이 지나치게 주축 선수들에게 의존한 나머지 교체 카드 활용과 새 얼굴의 경기 투입에 소극적이라는 비판이 있다. 7일 호주와의 평가전에서 벤투 감독은 6장의 교체 카드 중 3장만 사용했다. 벤투 감독은 “실험을 하더라도 우리 팀의 틀과 스타일은 유지해야 한다. 지금은 월드컵 예선에서 올바른 선택을 내릴 수 있도록 팀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는 선수들은 훈련을 통해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선수들에게 균등한 출전 시간을 주고 데뷔를 시키기 위해 대표팀에 소집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란은 과거 끈끈한 압박 수비를 앞세워 한국을 괴롭혔던 카를루스 케이로스 감독(현 콜롬비아 감독)이 1월 아시안컵을 끝으로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이란은 지난달 벨기에 출신 마르크 빌모츠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빌모츠 감독은 1990 이탈리아 월드컵, 1998 프랑스 월드컵 때는 벨기에 대표팀 선수로,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벨기에 대표팀 감독으로 한국을 상대한 경험이 있다. 이란은 7일 열린 시리아와의 평가전에서 5-0으로 대승을 거뒀다. 측면과 중앙을 오가는 미드필더 바히드 아미리의 경기 조율 능력과 해트트릭을 작성하며 무서운 골 감각을 과시한 공격수 메디 타레미를 경계해야 한다. 빌모츠 감독은 한국 에이스 손흥민을 경계하면서 총력전을 예고했다. 손흥민은 브라질 월드컵 당시 빌모츠 감독이 이끄는 벨기에에 0-1로 패해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된 뒤 뜨거운 눈물을 흘린 바 있다. 빌모츠 감독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등 큰 무대에서 성장한 손흥민은 선수로서 최고의 기량을 선보일 수 있는 단계에 이르렀다. 한국은 막강한 상대이지만 내가 가장 싫어하는 것이 패배다”라고 말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19-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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