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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7일 지명직 최고위원에 친명(친이재명)계인 박정현 전 대덕구청장을 임명했다. 박 신임 최고위원은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 여파 속 사퇴한 비명(비이재명)계 송갑석 전 최고위원의 후임이다. “친명 일색 지도부”라는 지적 속에 박 최고위원이 내년 총선에서 친이낙연계인 박영순 의원(대전 대덕) 지역구에 출마하기로 한 것을 두고 비명계에선 “친명 타이틀을 앞세운 ‘자객 출마’가 본격화됐다”는 반발이 쏟아졌다. 이 대표는 비명계 반발을 우려한 듯 신임 정책위의장으로는 호남 출신의 친이낙연계인 3선 이개호 의원을 임명했다.● 비명계 “자객 출마” 반발에 李 “박이 친명인가”민주당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박 최고위원과 이 정책위의장의 인선을 발표하면서 “충청 출신 박 최고위원과 호남 출신 이 정책위장의 인선은 지역 안배와 당내 통합을 위한 이 대표의 의중이 반영된 인사”라고 밝혔다. 박 최고위원은 녹색연합 등 환경시민단체 출신으로 친명 원외 인사로 분류된다. 지난달 이 대표 체포동의안이 국회에서 가결됐을 땐 페이스북에 “자당의 대표를 검찰 정권에 밀어 넣은 자들을 더 이상 국민의 대표로 세울 수 없다”고 적었다 . 당내에선 박 최고위원 임명에 “비명계를 찍어내겠다는 공개 선언 수준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이원욱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 대표 하에 사라진 통합과 소통, 원칙과 공정을 기대했지만 역시나였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박 최고위원은 다음 총선 때 비명계 박영순 의원 지역구 출마를 공식화한 것으로 안다”며 “박 최고위원의 지명은 통합이 아니라 동지의 가슴에 비수를 들이대는 행위이자, 최소한의 인간적 도리도 저버리는 행위”라고 했다. 비명계는 박 최고위원의 임명설이 돌기 시작한 이달 중순부터 “당내 현역 의원이 있는 곳에서 최고위원을 뽑는다는 것은 누가 봐도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윤영찬 의원)이라며 임명을 공개 반대해왔다. 그런데도 이 대표가 인사를 강행한 것을 두고 더 반발하는 분위기다. 한 비명계 재선 의원은 “당내 반대에도 박 최고위원 임명을 강행한 건 말로만 ‘통합’을 외치면서 행동은 ‘비명계 죽이기’에 나서겠다는 선포”라고 지적했다. 충청 지역의 한 초선 의원도 “박 최고위원이 충청을 대표할 만한 인지도 높은 인물도 아닌데 굳이 논란이 될 만한 인사를 강행한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친이낙연계로 분류되는 이개호 의원이 원내대표 경선 출마로 사의를 표명한 김민석 전 정책위의장의 후임으로 임명된 것에 대해서도 “비명계 달래기용 구색 맞추기”라는 반응이 나왔다.이 대표는 당내 반발과 관련해 이날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그분(박 최고위원)이 왜 비판의 대상이 되는지 잘 모르겠다”며 “그분이 친명인가. 잘 모르겠다”고 일축했다. 박 최고위원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비명계를 겨냥한 ‘지역구 사냥’이라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라며 “정치인으로서 전망을 갖고 도전해 즐겁게 경선을 해보겠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현역 의원이 훨씬 유리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비명계 “우린 ‘비명’ 아닌 ‘혁신계’”비명계는 이 대표가 ‘개딸(개혁의 딸)’ 등 강성 지지층의 비명계 의원들에 대한 공격이 이어지는 것에 대해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는 것을 두고도 비판을 이어갔다. 이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몇 개월 전부터 이 대표에게 ‘개딸들과 단절해야 한다. 재명이네 마을 이장직을 사퇴하라’고 했지만 지금까지도 안 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개딸 공격에 대한 조치를) 안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저희는 비명계가 아니라 혁신계”라며 “이 대표가 민주당을 제대로 혁신해 준다면 얼마든지 협조할 생각이 있다”고 덧붙였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이진복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이 25일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간 3자 회동 여부에 대해 “상황을 지켜봐야 할 듯하다”며 즉답을 피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민주당이 제안한 3자 회동을 거부하는 의미는 아니고, 김 대표와 여당 내부의 의견도 중요하니 그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이 수석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대표가 (이 대표에게) ‘나하고 먼저 만나자’고 다시 얘기하는 바람에 그 상황을 봐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김 대표는 22일 ‘여야 대표 회동’을 민주당에 제안했고 민주당은 이 대표의 국회 복귀 첫날인 23일 윤 대통령까지 함께 만나자며 3자 회동을 역제안한 상황이다. 이 수석은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단독 회동에 대해선 “누누이 말했지만 ‘영수회담’은 없다”고 일축했다. 국민의힘은 3자 회동 성사 여부가 민주당에 달렸다고 공을 넘겼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여야 대표 회담에 대해 이 대표 측에서 전혀 응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이 수석의 발언에 대해 “대통령실이 영수회담은 물론이고 3자 회담까지 거부하겠다니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국민이 요구한 협치 복원을 거부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수석은 이날 윤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 순방 이후 여야 원내대표와의 만남을 추진할지에 대해서는 “대통령은 그 부분은 언제든 찬성할 거라 본다. 김진표 국회의장이 판단해 양당과 의논한 후 연락을 주면 윤 대통령도 응할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 수석은 5, 6월 윤 대통령과 국회의장, 여야 원내대표, 국회 상임위원장들의 국회 회동이 물밑에서 추진됐던 사실을 거론하며 “당시 민주당에서 그걸 못 받았고, 그래서 성사가 안 됐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이 31일 국회에서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기 전 국회의장 및 여야 지도부 환담을 할 때 이 대표와의 만남이 성사될 가능성은 있다. 이 대표는 환담 자리에 참석할지 검토하고 있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25일 “사전 환담은 인사를 나누는 차원이라는 점에서 이 대표가 제안한 3자 회동과는 별개”라며 “이 대표의 31일 환담 참석 여부를 더 논의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이탈리아 로마에 있는 주교황청 한국대사관 관저에 지난해 도둑이 들어 대사 부부의 신분증 및 500만 원 규모의 그림 등을 훔쳐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해외 대사관 및 관저 내 도난 사건 자체가 이례적인데다, 주교황청 한국대사관 관저는 대사관과 바로 붙어 있어 자칫 중요한 기밀 자료가 유출될 수도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25일 더불어민주당 김윤덕 의원실이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으로부터 받은 ‘미술은행 작품 사고경위서’에 따르면 지난해 3월 11일 새벽 주교황청 한국대사관 관저에 도둑이 들어 그림 두 점과 대사 부부의 신분증과 차 키, 한국 신용카드 4장, 손목시계, 현금 600유로(약 85만 원), 한국 서류 등을 훔쳐갔다. 당시 로마 경찰의 사고 접수 신고서에 따르면 도둑은 새벽 1시47분에서 4시50분 사이 담을 넘어 관저 정원을 통해 침입한 것으로 추정된다.대사 부부의 신분증과 운전면허증, 서류 등은 금고에 따로 보관돼 있었는데 금고가 통째로 사라졌다. 도난당한 그림 중 하나는 국립현대미술관으로부터 대여한 서양화가 김경자 화백의 ‘자연율 1032(Nature’s Rhythm)’로 가로 90.9cm, 세로 72.7cm 크기에 약 3700유로(500만 원) 상당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라진 또 다른 그림은 이탈리아 화가 조르조 데 키리코(Giorgio De Chirico)의 복제품이었다. 이밖에 대사관저에서 보관하던 한국 휴대전화 유심칩과 넥타이핀, 은 식기류 등도 함께 도난당했다.이에 대해 김 의원은 “대사관이 이렇게 쉽게 도둑에 뚫리다니, 기밀 자료가 유출될 수 있었던 아찔한 사건”이라며 보안 문제를 지적했다. 이어 “대사관에 대여된 우리 미술품들이 도난당하거나 파손되는 일들이 발생하고 있다. 미술품 관리에 대한 교육 및 대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여야가 대통령 시정연설, 여야 교섭단체 대표연설 등 국회 본회의장 연설 때 대통령이나 상대 당을 향해 고성, 야유를 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또 본회의장과 상임위원회 회의장에 ‘정쟁(政爭)형 문구’가 적힌 피켓을 부착하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여야의 ‘신사협정’ 합의 공개 직후 더불어민주당이 노란봉투법과 방송법 강행 처리 방침을 밝히고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로 저지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는 24일 당 회의에서 “국회 본회의장과 상임위 회의장에 피켓을 소지하고 부착하는 일, 본회의장에서 고성, 야유를 하지 않는 것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도 이날 당 회의에서 “국회 본회의장에서 고성과 막말로 인해 많은 논란이 있었다”며 “대통령 시정연설, 여야 교섭단체 대표연설 시에는 자리에 앉아 있는 의원들이 별도 발언을 하지 않는 것에 여야가 합의했다”고 말했다. 여야 간 합의는 31일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의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 처음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첫 국회 시정연설을 전면 보이콧하고 본회의장 앞에서 피켓 시위를 벌였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극심한 정쟁에 지친 국민의 비판을 의식해 여야가 모처럼 ‘신사협정’에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민주당은 다음 달 9일 본회의에서 여당이 반대하는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개정안 2, 3조)과 방송 3법 개정안을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국민의힘은 “법안 상정 합의를 한 적 없다”며 민주당이 법안 처리를 강행하면 필리버스터로 맞불을 놓을 계획이다. 법안 강행 처리 후 여야 간 갈등이 더욱 격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31일 尹 시정연설부터 야유-피켓 금지”… 여야, 정치쇄신 시험대 민심 의식해 “정쟁 자제” 신사협정“정치 불신 부르는 나쁜 관행 없애야”윤재옥-홍익표 양당 원내대표 공감현수막 공해 해소할 입법도 의견 접근… 여야 대치 상태따라 합의 파기 우려 #올해 6월 19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자 장내에서는 “이재명 방탄” “죄를 지었으니 그렇지” 등 여당 의원들의 야유와 고성이 쏟아졌다. 다음 날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연설에서는 야당 의원들이 김 대표 발언 중간마다 “대통령부터 퇴진하라” “입만 열면 거짓말”이라고 소리 질렀다. 이날 본회의장 방청석에는 초등학생 76명이 견학차 앉아 있었다. #이달 10일 21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 첫날. 국방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는 시작부터 파행됐다. 민주당 의원들은 국감장에 신원식 국방부 장관 임명 철회를 요구하는 피켓을 내걸었다. 국민의힘은 여기에 반발해 아예 국감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여야는 파행 원인을 두고 서로 ‘네 탓’을 했다. 여야 원내대표가 24일 ‘본회의장 고성, 야유’ ‘본회의장, 상임위 회의장 피켓 금지’ 등의 ‘신사협정’을 맺은 건 이 같은 볼썽사나운 모습을 더 이상 국민에게 보여선 안 된다는 공감대를 형성했기 때문이다. 내년 총선을 6개월도 남기지 않은 가운데 여야가 민심 잡기 경쟁에 나선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여야가 경쟁적으로 ‘정쟁형 현수막’을 내리기로 한 데 이어 또 한 번 쇄신 경쟁에 나선 것이다. 여야 신사협정의 첫 무대는 이달 말로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의 내년도 예산안 국회 시정연설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월 25일 윤 대통령의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아예 전원 불참하며 보이콧했다. 민주당 최혜영 원내대변인은 “31일 윤 대통령 시정연설부터 당장 피켓시위나 고성을 제한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합의는 법령에 근거한 합의가 아닌 구두 합의이기 때문에, 여야 간 대치 상태에 따라 언제든 파기될 우려가 있다. ● 여야 “고성 야유 피로감” 공감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는 24일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어제(23일) 홍익표 원내대표와 만났다. 우선 국회의 회의장 분위기를 개선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여야 원내대표의 공감대는 상견례 자리였던 이달 4일부터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윤 원내대표는 “큰 견해차 문제엔 치열하게 토론하되 작은 문제론 불필요한 정쟁을 하지 말자”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이런 맥락에서 민주당 홍 원내대표가 고성과 피켓 자제를 요청했고, 윤 원내대표도 전향적으로 받아들인 것. 윤 원내대표는 통화에서 “이건 여야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 전체의 불신을 초래하고 정치 수준을 현격히 떨어뜨리는 아주 나쁜 모습이고 없어져야 할 관행”이라고 말했다. 여당은 합의를 깨는 의원에게는 정치적 페널티를 주는 방안도 강구할 방침이다. 홍 원내대표도 통화에서 “회의장에서의 피켓시위가 실효성도 없고 자극적인 단어를 노출하다 보니 국민에게 정치 혐오를 일으킨다는 문제의식을 예전부터 가져왔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향후 민주당 의원총회 등을 거쳐 이런 취지를 의원들에게 설명하고, 동의를 구할 예정이다.● 현수막 공해 문제도 합의 논의여야는 ‘정당 현수막 문제’에서도 합의점을 찾아가고 있다. 지난해 여야는 ‘자유로운 정당 활동’을 앞세워 옥외광고물관리법 개정안을 국회에서 통과시켰다. 이후 정당 현수막이 제한 없이 내걸리게 돼 전국에서 현수막 공해로 몸살을 앓고 있다는 비판이 커졌다. 이에 여야가 정치 쇄신의 일환으로 개정안을 다시 한번 ‘개정’하자고 나선 것. 현수막의 개수와 규격, 게시 장소를 제한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국민의힘 이만희 사무총장은 이날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정치 혐오는 줄이고 민생에 더 다가갈 수 있도록 옥외광고물법 재개정안을 통과시키는 데 적극 힘을 모으겠다”며 “민주당의 전향적인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민주당도 옥외광고물법 처리에 응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은 “민주당은 애초 옥외광고물법 개정안에 찬성해 온 입장”이라며 “지금은 국정감사 기간이니 다음 달 중순쯤 처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사진)가 23일 당 최고위원회 주재를 시작으로 당무에 복귀한다. 단식 농성 도중 건강이 악화돼 병원에 입원한 지 35일 만이다. 이 대표는 복귀 뒤 ‘민생 초점’ 기조로 전환한 여권에 맞대응하는 민생 행보에 나설 예정이다. 당 내부적으론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로 인한 당 내홍을 봉합하는 동시에 중도층 공략을 위해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혁신 공천’을 단행해야 한다는 딜레마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22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가 우선 최고위원회의부터 참석할 계획”이라며 “민주당이 민생에 좀 더 유능한 모습을 보이도록 독려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23일 최고위 회의에서 당 통합과 서민 경제난 해결에 초점을 맞춘 메시지를 낼 계획이다. 당 대표실 관계자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이후 여당이 ‘민생 최우선’을 앞세우고 있어 이와 차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단식 여파로 건강 상태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복귀 첫날에는 여러 일정을 소화하기보다 그간 쌓인 당무를 보고받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이 대표가 단식 후유증에서 벗어나는 대로 ‘현장 최고위 회의’ 등 민생 현장을 찾는 일정도 차츰 만들 것”이라며 “24일 열리는 해군본부에 대한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이 논의될 예정이라 이 대표가 컨디션 회복 정도에 따라 참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이른바 ‘체포동의안 가결파 5인방’ 징계 청원에 대해 어떤 응답을 할지도 관심이다. 이 대표와 가까운 인사는 “이 대표가 화합 무드로 갈 가능성이 크다”며 “당 지도부에도 징계를 유보하자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만 ‘비명(비이재명)계 압박용’으로 징계 조치를 살아 있는 카드로 남겨 둘 것이란 관측도 있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해당 행위가 계속되면 조치에 나설 수 있다는 ‘경고’ 장치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정청래 최고위원 등 친명(친이재명)계 지도부 일부는 “징계 않기로 결정한 적 없다”며 경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다선 의원을 향해 혁신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이 대표 복귀와 함께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3선인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부산 해운대갑)의 서울 출마 선언 이후 민주당 내에서도 친명계 초선·원외를 중심으로 중진 물갈이론이 나오고 있다. 비명계 중진 의원들은 이런 혁신 요구에 대해 “친명 다선부터 잘라 내라”고 반발하는 상황이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선수가 높다는 이유만으로 공천에서 페널티를 주는 건 비합리적이라는 게 이 대표의 생각”이라며 “중도층 포섭을 위해 현역 물갈이는 필요하지만, 계파나 선수와 상관없이 과거 이해찬 전 대표 시절 마련된 ‘시스템 공천’, 즉 경선 체제를 통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여야는 19일 국민권익위원회에 대한 국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경기도지사 시절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과 박민 KBS 사장 후보자의 청탁금지법 위반 의혹 등을 두고 충돌했다.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은 이 대표가 경기도 법인카드로 구입했다는 샴푸와 트리트먼트를 국감장에 직접 들고 나와 “두 개 합쳐 8만3000원 정도”라며 “어제 실명을 공개한 당시 7급 별정직 경기도 공무원이었던 조명현 씨가 이걸 사러 청담동 미용실까지 두 시간이 넘는 거리를 오갔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의 배우자 김혜경 씨의 과거 경기도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을 폭로했던 조 씨는 당초 이날 국감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야당의 막판 반대로 무산됐다. 법카 논란과 관련해 김홍일 권익위원장은 “조사 결과 수사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해 현재 검찰에 이첩한 상태”라고 답했다. 반면 민주당은 ‘법카 논란’을 부각하지 않기 위해 대응을 최소화했다. 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윤 의원이 질의하면서 조 씨의 부패 신고서를 공개한 것을 문제삼아 “(나도) 권익위에 부정부패 신고서를 달라고 요구했는데 (못 받았고) 여당 의원만 얻은 건 불공평하다”고 지적했다. 박 후보자의 ‘김영란법’ 위반 의혹을 띄우며 맞불을 놓기도 했다. 민주당 조응천 의원은 “박 후보자가 문화일보 재직 시절 2021년 4월부터 3개월간 아웃소싱회사로부터 고문직을 맡아 약 1500만 원을 받았다고 한다. 길게 잡아 12시간 자문해도 월급에 필적하는 돈을 받았다”고 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신고받았으니 앞으로 법과 원칙대로 처리하겠다”고 답했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끝까지 고집한다면 우리는 위성정당을 낼 것이다.”(국민의힘 지도부 의원) “국민의힘이 위성정당을 내면 우리도 결국 만들 수밖에 없다. 선거에서 질 순 없지 않으냐.”(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 여야가 선거제 개편을 두고 평행선을 이어가는 가운데 “거대 양당이 선거제 개편을 질질 끌다 결국 개편에 합의하지 못한 채 내년 총선에서도 ‘꼼수 위성정당’을 띄우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의당 등 소수 정당이 ‘위성정당 방지법’을 발의했지만,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각자의 선거 유불리만 계산하는 탓에 논의 자체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다. 2020년 총선을 앞두고 당시 여당이었던 민주당은 양당제를 타파하고 소수 정당을 육성하겠다며 정의당과 함께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추진했다. 정당 득표율에 따라 각 당의 의석수를 정한 뒤 지역구 당선자 수가 정해진 의석수에 미치지 못할 경우 비례대표로 채우는 제도다. 이 선거제가 국회를 통과한 뒤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이 총선 전인 2020년 2월 더 많은 비례대표를 확보하기 위해 비례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을 내놓았고, 이를 비판하던 민주당도 한 달 뒤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을 내세워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취지를 퇴색시켰다”는 비판을 받았다 . ● 정개특위, 7월 이후 전체회의 횟수 ‘0’ 18일 국회사무처에 따르면 선거제 개편을 다루는 정개특위는 7월 13일을 마지막으로 최근까지 한 번도 전체회의를 열지 않았다. 올해 3월 법정 선거구 획정 기한을 넘긴 데 이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요구한 선거구 2차 획정 기한(10월 12일)까지 지나친 것. 민주당 정개특위 소속 의원은 통화에서 “7월 회의마저도 현수막 관련이 주제였지, 선거제 개편에 대해선 제대로 논의하지 못했다”며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 여파로 원내지도부가 교체됐고, 곧장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까지 치르느라 여야 원내지도부 간 사전 협상도 이뤄지지 못했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선거일 39일 전 선거구가 획정됐던 지난 총선 때처럼 선거 후보자가 등록을 시작한 후에야 지역구가 정해지는 등 혼란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여야는 비례대표제 개편과 지역구 의석수 조정 문제를 두고 여전히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정당 득표율에 따라 비례대표 의석을 나눠 가지는 기존의 ‘병립형 비례대표제’를 다시 도입하면 자연스레 위성정당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정의당과 일부 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위성정당 방지법’ 통과에도 반대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과거로 회귀할 수는 없다”며 병립형 비례대표제를 반대하고 있다. 그 대신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하되 법적으로 위성정당을 막을 보완책을 찾으면 된다는 입장이다. 다만 법적 보완책이 마련되지 못할 경우 여야가 위성정당을 만들겠다고 나서면 막을 방법이 마땅치 않다. 민주당 지도부 의원은 “국민의힘에서 위성정당 창당을 벼르고 있는데, 우리만 위성정당을 안 만들겠다고 나설 순 없지 않으냐”며 “선거에서 질 게 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위성정당 등장하면 여야 모두 후폭풍” 여야가 선거제 개편에 실패한 뒤 내년 총선에서도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위성정당’ 체제가 재연될 경우 후폭풍은 거셀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지난 대선 후보 시절 “위성정당 방지 등 다당제를 위한 정치 개혁을 대선 결과와 상관없이 추진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위성정당이 되풀이되면 이 대표가 약속을 어기는 꼴이 되는 것”이라며 “역풍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정의당 관계자는 “민주당이 정말로 위성정당을 막을 생각이 있으면 여당이 반대해도 다수의석을 활용해 방지법을 통과시키려 시도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결국 선거에서 지기 싫으니 여당을 탓하며 손을 놓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강성휘 기자 yolo@donga.com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끝까지 고집한다면 우리는 위성정당을 낼 것이다.” (국민의힘 지도부 의원)“국민의힘이 위성정당을 내면 우리도 결국 만들 수밖에 없다. 선거에서 질 순 없지 않으냐.”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 여야가 선거제 개편을 두고 평행선을 이어가는 가운데 “거대 양당이 선거제 개편을 질질 끌다 결국 개편에 합의하지 못한 채 내년 총선에서도 ‘꼼수 위성정당’을 띄우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의당 등 소수 정당이 ‘위성정당 방지법’을 발의했지만,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각자의 선거 유불리만 계산하는 탓에 논의 자체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다. 2020년 총선을 앞두고 당시 여당이었던 민주당은 양당제를 타파하고 소수정당을 육성하겠다며 정의당과 함께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추진했다. 정당 득표율에 따라 각 당의 의석수를 정한 뒤 지역구 당선자 숫자가 정해진 의석수에 미치지 못할 경우 비례대표로 채우는 제도다. 이 선거제가 국회를 통과한 뒤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이 총선 전인 2020년 2월 더 많은 비례대표를 확보하기 위해 위성비례정당인 미래한국당을 내놓았고, 이를 비판하던 민주당도 한 달 뒤 위성비례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을 내세워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취지를 퇴색시켰다”는 비판을 받았다 . ● 정개특위, 7월 이후 전체회의 횟수 ‘0’18일 국회사무처에 따르면 선거제 개편을 다루는 정개특위는 지난 7월 13일을 마지막으로 최근까지 한 번도 전체회의를 열지 않았다. 올해 3월 법정 선거구 획정 기한을 넘긴 데 이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요구한 선거구 2차 획정기한(10월 12일)까지 지나친 것. 민주당 정개특위 소속 의원은 통화에서 “7월 회의마저도 현수막 관련이 주제였지, 선거제 개편에 대해선 제대로 논의하지 못했다”며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 여파로 원내지도부가 교체됐고, 곧장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까지 치르느라 여야 원내지도부 간 사전 협상도 이뤄지지 못했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선거일 39일 전 선거구가 획정됐던 지난 총선 때처럼 선거 후보자가 등록을 시작한 후에야 지역구가 정해지는 등 혼란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여야는 비례대표제 개편과 지역구 의석수 조정 문제를 두고 여전히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정당 득표율에 따라 비례대표 의석을 나눠 가지는 기존의 ‘병립형 비례대표제’를 다시 도입하면 자연스레 위성정당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정의당과 일부 민주당 의원들이 발의한 ‘위성정당 방지법’ 통과에도 반대하고 있다.반면 민주당은 “과거로 회귀할 수는 없다”며 병립형 비례대표제를 반대하고 있다. 대신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하되 법적으로 위성정당을 막을 보완책을 찾으면 된다는 입장이다. 다만 법적 보완책이 마련되지 못할 경우 여야가 위성정당을 만들겠다고 나서면 막을 방법이 마땅치 않다. 민주당 지도부 의원은 “국민의힘에서 위성정당 창당을 벼르고 있는데, 우리만 위성정당을 안 만들겠다고 나설 순 없지 않으냐”며 “선거에서 질 게 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위성정당 등장하면 여야 모두 후폭풍”여야가 선거제 개편에 실패한 뒤 내년 총선에서도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위성정당’ 체제가 재연될 경우 후폭풍은 거셀 전망이다. 특히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지난 대선 후보 시절 “위성정당 방지 등 다당제를 위한 정치 개혁을 대선 결과와 상관없이 추진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위성정당이 되풀이되면 이 대표가 약속을 어기는 꼴이 되는 것”이라며 “역풍이 우려된다”고 말했다.정의당 관계자는 “민주당이 정말로 위성정당을 막을 생각이 있으면 여당이 반대해도 다수의석을 활용해 방지법을 통과시키려 시도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결국 선거에서 지기 싫으니 여당을 탓하며 손을 놓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강성휘 기자 yolo@donga.com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금융감독원에서 고위직인 은행감독국장을 지낸 A 씨는 2020년 2월 금감원에서 퇴직한 직후 신용협동조합중앙회에 재취업했다가 3년 뒤인 올해 3월 하나은행 상임감사위원직으로 자리를 옮겼다. ‘금감원 임직원은 퇴직 후 3년간 업무와 유관한 곳에 취업하는 것을 제한’하는 공직자윤리법을 피하기 위해 직접 담당하지 않았던 업계에 잠시 발을 들였다가 다시 은행업으로 돌아가는 ‘꼼수 우회 재취업’을 시도한 것. 16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오기형 의원이 금감원으로부터 받은 ‘금감원 퇴직자의 금융권 재직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기준 5대 은행(KB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상임감사위원 5명 모두 A 씨처럼 금감원의 은행 담당 임원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 고위직이 본인이 관리·감독하던 업계로 재취업하는 관행은 향후 부실 감사, 봐주기 감사로 이어질 수 있어 ‘이해 충돌’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은행, 보험, 증권 등 금융권 업체 127곳에 총 93명의 금감원 퇴직자가 근무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은행업권에 재직 중인 이들이 24명으로 가장 많았다. 24명 중 10명은 시중은행이나 지역 은행, 인터넷은행에서 상임감사위원을 맡고 있었다. 저축은행 업계에도 금감원 퇴직자 21명이 근무 중이었고, 보험업권엔 20명, 증권업엔 13명, 금융지주엔 7명이 재직 중이었다. 이들 대다수는 금감원 퇴직 당시 직급이 부원장보나 국장 등 고위직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에 따르면 4급 이상 금감원 직원은 퇴직일로부터 3년간 금융사에 취업할 수 없지만, 퇴직자들은 다른 직장에 우선 재취업하고 3년 후 금융사로 옮기는 방식으로 법을 피해 갔다. 이 때문에 2018년 1월부터 올해 9월까지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취업심사를 받은 금감원 퇴직자 170명 중 5명만이 취업 제한 또는 불승인 결정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금감원 퇴직자가 재취업을 하기 위해선 공직자윤리위 심사를 거쳐야 하는데, 퇴직자들의 ‘우회 재취업’으로 인해 사실상 심사의 실효성이 떨어진 것. 금감원장 출신들도 올해 상반기 말 기준 금융사의 사외이사로 재직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진웅섭, 김용덕, 윤증현 전 원장은 각각 카카오뱅크, 신한라이프생명보험, KB국민카드에서 사외이사로 근무 중이다. 오 의원은 “금감원 출신들이 금융회사를 대변할 경우 금융당국은 금융소비자보다는 금융회사 입장에서 정책을 추진한다는 인식을 줄 수 있다”며 “금감원 퇴직자들이 금감원 담당자를 접촉할 때는 반드시 기록을 남기고, 그 기록이 국회 등에 보고되도록 하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금융감독원 고위직인 은행감독국장을 지낸 A 씨는 2020년 2월 금감원 퇴직 직후 신용협동조합중앙회의 검사·감독이사로 재취업했다가, 3년 뒤인 올해 3월 하나은행 상임감사위원직으로 자리를 옮겼다. ‘금감원 임직원은 퇴직 후 3년간 업무와 유관한 곳에 취업하는 것을 제한’하는 공직자윤리법을 피하기 위해 직접 담당했던 업계 밖 다른 직장을 잠시 거친 뒤 은행으로 들어가는 ‘꼼수 우회 재취업’을 시도한 것. A 씨만의 얘기는 아니다. 16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오기형 의원이 금감원으로부터 받은 ‘금감원 퇴직자의 금융권 재직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기준 5대 은행 상임감사위원이 모두 A씨처럼 금감원의 은행 담당 부서장 및 임원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은행·보험·증권 등 금융권 업체 127곳에 총 93명의 금감원 퇴직자가 근무하고 있다. 가장 많은 금감원 퇴직자가 근무 중인 업계는 은행업권으로, 퇴직자 24명이 재직 중이었다. 특히 시중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감사위원 자리를 모두 금감원 퇴직자들이 차지하고 있었다. 저축은행 업계에선 금감원 퇴직자 21명이 근무 중이었고, 보험업권엔 20명, 증권업엔 13명, 금융지주엔 7명, 캐피탈엔 5명, 신용카드사엔 3명이 재직 중이다.이들 대다수는 금감원 퇴직 당시 직급이 부원장보나 국장 등 고위직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공직자윤리법에 따르면 4급 이상 금감원 직원은 퇴직일로부터 3년간 금융사에 취업할 수 없지만, 퇴직자들은 다른 직장에 우선 재취업하고 3년 후 금융사로 옮기는 방식으로 법을 피해갔다.이 때문에 2018년 1월부터 올해 9월까지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취업심사를 받은 금감원 퇴직자 170명 중 5명만이 취업제한 또는 불승인 결정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금감원 퇴직자가 재취업을 하기 위해선 공직자윤리위 심사를 거쳐야 하는데, 퇴직자들의 ‘우회 재취업’으로 인해 사실상 심사의 실효성이 떨어진 것.금감원장 출신들도 올해 상반기 말 기준 금융사의 사외이사로 재직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진웅섭, 김용덕, 윤증현 전 원장은 각각 카카오뱅크, 신한라이프생명보험, KB국민카드에서 사외이사로 근무 중이다.오 의원은 “금감원 출신들이 금융회사를 대변할 경우, 금융당국은 금융소비자보다는 금융회사 입장에서 정책을 추진한다는 인식을 줄 수 있다”며 이해충돌 소지의 가능성을 우려했다. 그러면서 “금융감독원 퇴직자들이 금융감독원 담당자를 접촉할 때에는 반드시 기록을 남기고, 그 기록이 국회 등에 보고되도록 하는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이후 쇄신의 기로에 선 국민의힘이 친윤(친윤석열)계 핵심인 이철규 사무총장 등 임명직 당직자 전원 사퇴 카드를 내놓고 주말인 15일 비상 의원총회를 열었지만 뚜렷한 혁신 해법을 내놓지 못했다. 참패 4일 만에야 열린 이날 의총에선 “다른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일단 김기현 대표를 재신임해야 한다”는 주장하는 의견이 다수였지만 발언대에 오른 의원들은 “당이 대통령실을 향해 목소리를 내야 한다”며 “수직적인 대통령실과 당 간 관계를 재정립해야 한다”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의총에 앞서 여당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김 대표를 제외한 임명직 당직자 사퇴가 “변죽만 울리는 미봉책”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참모들과 만나 “차분한 변화”를 주문했고 한 데 이어 떠밀린 듯한 인상을 주는 임명직 총사퇴 인적쇄신만으로 중도층 민심을 잡기 어렵다는 것. 반면 친윤계는 “지도부 흔들기는 안 된다” “분열보다 합심해야 한다”며 공개 반박에 나섰다. ●“당이 대통령실 향해 목소리 내야”그간 대다수 의원이 지역구 활동을 위해 지역에 내려갔던 일요일에 국회에서 열린 비상 의총에선 격론이 이어졌다. 국민의힘은 111명 의원 중 8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시작부터 비공개로 진행됐다. 당초 오후 4시로 예정됐던 이날 오후 6시로 예정됐던 고위 당정협의 전 종료될 것이란 예상과 달리 20여 명의 의원이 발언에 나서면서 4시간 넘게 이어졌다. 그만큼 이번 선거 패배로 인한 준 당내 파장이 컸던 것.의총에선 “당이 대통령실을 향해서도 목소리를 내야 한다”, “현재 수직적인 대통령실과 당 관계를 수평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의견도 분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과 대통령실 간 관계 재설정이 의총에서 화두로 떠오른 것. 대통령실의 의중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면 총선에서 질 수 있다는 우려가 당내에서 잇따르고 있는 것. 의총 전 한 여권 핵심 관계자는 “올해 초 전당대회 때 ‘김장연대(김기현 대표-친윤 핵심 장제원 의원 간 연대)’ 등 얘기가 나오면서 당에 역동성이 사라지고 당의 주요 자원들을 다 씹으며 중도표가 다 날아갔다”고 했다. 그런데도 여전히 대통령실 입만 쳐다본다는 취지다.● “대안 없으니 金 체제 유지” 쇄신안은 못 내의총에선 임명직 당직자 총사퇴에도 지도부 책임 범위를 놓고 이견이 나왔다. 최재형 의원은 “임명직 당직자 총사퇴로는 국민 눈높이에 부족하다”는 취지로 김 대표의 사퇴를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의총 발언대에 오른 서병수 의원은 의총 전 페이스북에 “김 대표에게 묻는다. 대통령실만 쳐다볼 게 아니라 국민의 소리를 앞서 전달할 결기가 있는가. 그럴 각오가 없다면 물러나라”라며 “집권당 대표라는 자리는 당신이 감당하기에 버겁다”고 비판했다.다만 의총에서 발언대에 오른 다수 의원들은 “김 대표 체제 대안이 마땅치 않으니 비대위보다 현 지도부 체제를 유지하자”는 의견을 내며 혼란을 수습하는 국면으로 넘어가야 한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비대위에 준하는 혁신위원회를 만들자는 주장도 나왔다. ‘수도권 위기론’을 띄웠던 윤상현 의원은 이 자리에서 “정부 견제론이 정부 지지론보다 10%포인트 높은 상황에서 위기 돌파구를 만들어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친윤계인 국민의힘 장예찬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조금만 불리하다 싶으면 대통령부터 걸고넘어지는 못된 버릇은 버려야 한다”며 “지도부의 강도 높은 쇄신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한 것은 ‘중구난방 흔들기’를 보기 위해서가 아니었다”고 했다. 지난 대선 당시 윤 대통령의 수행실장을 지낸 이용 의원은 이번 상황을 비판하는 중진 의원들을 겨냥해 “중진으로서 선당후사하는 모습과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 솔선수범을 보이라”고 비판했다.김 대표는 당초 13일에 내놓으려던 당 체질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쇄신책을 이날 의원총회에서도 내놓지 못했다. 당내 의견이 분출하고 있는 만큼 의원들 중지를 먼저 모은 뒤 대안을 마련하겠다는 취지지만 당 일각에서는 “당 대표가 내놓은 수습책이 또 다시 비판의 도마 위에 오를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말도 나왔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더불어민주당은 12일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압승 결과에 대해 “민주당의 승리가 아닌 국민의 심판”이라고 규정하며 몸을 낮췄다. 보궐선거 승리에 지나치게 도취한 모습을 보이다가 내년 총선에서 역풍을 맞을 가능성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도 “국민적 심판 여론이 반영된 선거 결과”라는 점을 강조하며 윤석열 정부를 향해 ‘내각 전면 쇄신’을 요구하는 등 대여 압박은 강화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부·여당과의 주도권 싸움에 돌입한 모습이다. 이재명 대표는 이르면 16일 국회에 복귀해 지도부 재정비를 시작으로 당권 강화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 친명-비명 각각 “승리에 도취 말자” 민주당 지도부는 내년 총선까지 승기를 이어가려면 보수 지지층 결집 등 역풍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계산 아래 일단 표정 관리에 돌입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당 회의에서 “이번 선거 결과는 민주당에 대한 신뢰라기보다는 좀 제대로 하라는 기회를 주신 것으로 생각한다”며 “국민이 주신 기회를 겸허하게 받들겠다”고 했다. 그는 이날 의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도 “이번 선거 승리에 안주하지 않고 의원님들과 함께 당의 혁신과 통합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썼다. 이 대표도 전날 승리 확정 직후 “민주당의 승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정치의 각성과 민생 회복을 명하는 국민의 매서운 회초리”라고 했다. 친명(친이재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에 “(선거 결과는) 민주당이 잘해서가 아니라 무능 무책임 무대책인 정부·여당의 폭정에 대한 경고”라며 “들떠서 승리했다고 하는 자축은 절대 금물”이라고 썼다. 퇴원 후 자택에서 휴식 중인 이 대표는 이르면 다음 주 월요일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당무에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 측은 이른바 ‘체포동의안 가결파’ 등에 대한 징계와 관련해 지도부가 직접 칼을 뽑기보다는, 당내 절차에 맡겨 최대한 잡음을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박주민 원내수석부대표는 SBS 라디오에서 “(가결표를 던진 의원 5명은) 시스템과 절차가 있기 때문에 윤리심판원에 회부될 것”이라며 “해당 행위에 대해 어떻게 할 것인지를 이 대표가 당무에 복귀하면 지도부와 논의해서 가닥을 잡을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의 당무 복귀를 앞두고 친명계도 체제 공고화 작업에 돌입했다. 홍 원내대표는 KBS 라디오에서 “선거 결과가 좋아 이 대표 체제는 조금 더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고 했다. 한 비수도권 친명계 의원은 “이변이 없는 한 이 대표 체제로 내년 총선을 치르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비명(비이재명)계는 친명계 지도부를 향해 “승리에 도취돼선 안 된다”고 경고하며 견제에 나섰다. 조응천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승리에) 도취해 ‘이재명 체제로 이겼으니 내년 총선도 압승’이라고 생각하면 쇠몽둥이가 날아올 것”이라며 “민주당이 잘해서 이긴 게 아니다. (이 대표) 구속영장 기각 (결과를) 받은 것 외에 직전까지 잘한 게 뭐가 있나”라고 했다. ● “한동훈 사퇴해야” 대여 공세는 강화 민주당은 내부적으로는 ‘겸손’과 ‘자성’을 강조하면서도 이번 선거를 계기로 윤석열 정부에 대한 ‘심판론’을 본격적으로 부각해 총선까지 바람을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홍 원내대표는 당 회의에서 “국민은 오만과 독선, 무능과 무책임으로 일관한 국정 운영에 대한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한 것”이라며 “(한덕수) 총리의 해임, (한동훈) 법무부 장관 파면, 부적격 인사에 대한 철회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KBS 라디오에서도 “(대통령이) ‘앞으로 국정 기조를 바꾸겠다’는 내용의 입장문 정도는 발표하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라며 “어떠한 형태든 야당과의 대화를 복원할 필요도 있다”고 촉구했다. 박 원내수석부대표는 “한 장관은 국정감사에서 인사 검증 실패의 책임이 없다는 태도였다”며 사퇴를 촉구했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국민의힘이 11일 치러진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17.15%포인트 격차로 완패하면서 여권 전체에 내년 4월 총선 위기론이 닥쳤다. 예상보다 큰 격차의 참패로 여권이 대혼란에 빠지자 윤석열 대통령은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지명 철회 카드로 수습에 나섰다. 당 지도부인 최고위원 일부가 비공개회의에서 김기현 대표에게 임명직 당직자 전원 사퇴를 요구했고 당 일각에선 지도부 사퇴론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당의 전면적 쇄신과 정부 국정운영 기조 전환 없이는 수도권 위기론이 불식되지 않을 것이란 당내 우려가 나온다.윤 대통령은 12일 오전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보고서 재송부를 국회에 요청하지 않기로 했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재송부를 요청하지 않으면 임명을 자동으로 철회하게 된다. 김 장관 후보자는 이날 오후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며 사퇴했지만 실제로는 윤 대통령이 임명 철회한 셈이다.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선거 결과를 존중하고 겸허히 받아들여 성찰하면서 더욱 분골쇄신하겠다”며 “총선 승리를 위한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보궐선거 완패에 대한 자신의 책임이나 사과를 언급하지는 않았다.최고위에 앞서 열린 비공개회의에선 지도부 간에 갈등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도부가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자”는 주장과 “너무 저자세로 나갈 필요가 없다” “예견됐던 일 아니냐”는 의견으로 양분되면서 결국 쇄신 방향도 결론내리지 못한 것. “17.15%포인트 격차로 진 건 다행”이란 발언도 나왔다.당에서 “쇄신하지 않으면 총선에서 다 죽는다”는 당 쇄신론과 대통령실 국정기조 변화 요구가 분출하는 가운데 일각에선 당 지도부 사퇴 요구가 고개를 들고 있다. 한 여권 관계자는 “머리는 두고 몸통만 바꾸는 식의 쇄신으로 내년 총선에 큰 변화를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며 “시대에 맞는 새로운 인사로 혁신위원회나 선거대책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보궐선거 결과에 대해 “정부는 어떠한 선거 결과든지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선거 결과에 대한 국민의 뜻을 헤아리는 작업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더불어민주당은 대여 압박 수위를 높였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국민은 오만과 독선, 무능과 무책임으로 일관한 국정운영에 대한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며 “총리의 해임, 법무부 장관의 파면, 부적격 인사에 대한 철회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유죄라는) 증거가 부족한데 구속영장을 청구하니까 기각되는 것 아니냐.”(민주당 권칠승 의원) “범죄 혐의가 인정돼도 기각될 수 있다. 본재판에서 결정될 것이다.”(한동훈 법무부 장관) 1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등 국정감사에서 한 장관과 민주당 의원들이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 및 영장 기각을 두고 충돌했다. 민주당은 “검찰이 무리하게 수사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한 장관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체포동의안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이 대표의 혐의를 자세하게 짚은 것이 ‘피의사실 공표’라고 비판했다. 이에 한 장관은 체포동의안이 결국 가결됐다는 점을 강조하며 “설명이 설득력이 있었으니 민주당 의원들도 가결표를 던진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李 영장 기각 두고 충돌 한 장관은 이날 이 대표의 구속영장 기각에 대한 의견을 묻는 민주당 김의겸 의원에게 “구속영장 실질심사라는 건 단기간에 수만 페이지를 (판사) 한 명이 보는, 판단에 재량이 아주 많은 영역”이라며 “범죄 혐의가 인정되더라도 기각될 수 있다.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오거돈 전 부산시장도 모두 영장이 기각됐지만 실제로 중형을 받고 수감됐다”고 말했다. 권칠승 의원이 “증거가 부족하고 검찰의 일방적인 주장이니까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되는 것 아니냐. 근거 없이 확증편향을 갖고 있다”고 질타하자 “영장 한 번 기각된 것으로 무죄를 받은 것처럼 너무 오래 말한다. 위원님이야말로 (이 대표가) 죄가 없다는 확증편향을 갖고 있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한 장관이 지난달 21일 본회의장에서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 요청 이유를 약 30분간 읽은 것도 지적했다. 박범계 의원은 “한 장관이 범죄 혐의를 설명하는 것을 넘어 ‘이 대표가 비리 혐의의 정점이고 그가 빠지면 구속된 실무자의 범죄 사실이 성립되지 않는다’며 유죄를 확정적으로 말했다”면서 “이 대표를 단순 피의자가 아닌 정적으로 (보고), 한 정파의 선봉장처럼 감정 이입해 설명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한 장관은 “검찰이 어떤 판단을 하는지 보여주는 게 무슨 문제냐”며 “민주당 의원 상당수가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가결표를 던진 사실을 생각해 봐라. (체포동의안 제안 설명에) 설득력이 있어서 아닌가”라고 했다.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도 “이 대표가 혐의를 부인하는 것을 믿는 국민은 없다”며 한 장관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野 “인사검증 부실” vs 한 “우린 자료 수집만” 민주당은 이균용 전 대법원장 후보자의 재산 신고 누락 및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허위 경력 문제 등을 고리로 법무부 산하 인사정보관리단의 부실 인사 검증 문제도 제기했다. 이에 한 장관은 “인사정보관리단은 자료 수집 역할까지만 하고, 판단은 대통령실에서 하는 구조”라며 “저희는 기계적으로 검증한 자료를 넘기고, 따로 추천하거나 그러지 않는다”고 했다. “무책임하다”는 민주당 의원들의 지적에 한 장관은 “5일 대통령실에서 (고위공직 후보자 사전) 질문서를 보강하겠다고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앞으로 더 나아질 점이 있는지 찾아보겠다”고 답했다. 국민의힘은 대선 당시 허위 보도 의혹을 ‘대선 공작 게이트’로 규정하며 공세를 펼쳤다. 전 의원은 “대선 결과 표차가 0.73%포인트였던 데에는 선거 직전 ‘대장동 의혹 몸통’을 이 대표에서 윤석열 대통령으로 바꿨던 허위 보도가 혁혁한 공을 세웠다”며 “민주당이 연계됐다는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한 장관은 “철저하게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최근 5년간 건강검진기관이 정부에 부당하게 청구한 검진비가 267억 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의사가 아닌 비전문가의 대리검진 적발이 이어지고 있어 실효성 있는 방지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1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신동근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공단은 최근 5년간 건강검진비 267억여 원을 부당 청구한 건강검진 기관 9893곳을 적발했다. 공단은 부당 청구 금액 중 43.58%인 116억여 원을 환수했다.환수결정 건수와 금액이 증가한 것은 2018년 이후 ‘사무장 병원’ 등 불법 개설 의료기관의 적발 건수가 늘면서로 풀이된다. 하지만 적발된 이들이 재산을 은닉한 후 폐업하는 경우가 많아 징수율은 낮은 실정이다.부당 청구 사례를 유형별로 보면 청구 관련이 94만여 건으로 가장 많았고, 절차 위반이 60만여 건, 사무장 병원의 부당 청구가 49만여 건, 인력·장비 관련 부당 청구가 6만6000여 건이었다. 같은 기간 의료법 등을 위반한 건강검진 기관의 대리검진 행위도 기관 21곳에서 5354건이 적발돼 약 4000만원의 검진비가 환수된 것으로 나타났다.대리검진 사유로는 의사가 아닌 간호사, 간호조무사 등이 검진 결과를 판정한 사례가 3442건으로 가장 많았다. 의사가 아닌 비전문인이 자궁 세포를 채취한 경우도 69건에 달했다.신 의원은 “인력과 장비를 허위로 신고해 비용을 부당 청구하는 검진기관에 국민의 건강을 맡길 수 없다”며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공익신고 활성화, 지자체와의 업무 공조를 통한 적발기관에 대한 행정처분 연계 강화, 부당검진 감시 시스템 등 공단의 부당 청구 데이터 분석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국회 정무위원회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경기도지사 시절 법인카드 의혹 공익제보자인 조모 씨를 19일 열리는 국회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부르기로 의결했다. 조 씨의 참고인 채택에 합의한 민주당 측은 뒤늦게 조 씨가 법인카드 의혹 관련 제보자인 것을 알고 참고인 채택 철회 요청을 했지만, 국민의힘 측은 “이미 의결했기 때문에 참고인 명단에서 빼줄 수 없다”며 거부해 향후 여야 공방이 예상된다. 정무위는 10일 전체회의를 열고 조 씨를 포함한 추가 참고인 2명과 증인 19명을 19일에 열릴 금융감독원 및 국민권익위원회 국정감사에 소환하기로 의결했다. 조 씨는 이 대표 부인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 등을 권익위에 공익 신고를 하고 공익신고자 지위를 인정받은 인물이다. 조 씨는 구조금을 신청했으나 권익위의 미흡한 처리로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고 있다.정무위 소속 민주당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조 씨가 법인카드 의혹의 제보자인 것을 인지하지 못한 채, 권익위 공익신고자 보호조치 미비 문제를 증언해줄 사람이라고만 듣고 참고인 채택에 합의한 것”이라며 “조 씨를 참고인 명단에서 제외키로 여야 간사 간 합의 중”이라고 말했다.반면 정무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은 “이미 조 씨의 참고인 채택에 여야가 합의했기 때문에 조 씨를 참고인으로 부른 의원의 동의가 있어야 뺄 수 있다”며 “해당 의원이 이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에 마음대로 참고인 채택을 철회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정무위는 또 집단 성폭행 등으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가수 정준영 씨의 휴대전화 내용을 복원해 공익 신고했던 포렌식(디지털 증거 추출) 민간업자가 권익위로부터 포상금을 부당하게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한 김소연 변호사도 증언대에 세울 예정이다. 정무위는 금융사 내부통제 부실 문제와 관련해서 각 금융지주사 준법감시인을 부르기로 했다. 경쟁사 리포트 발간 무산 압력 논란 관련 전승호 대웅제약 대표와 브릿지론 과다 수수료 논란 관련 김응철 우리종합금융 대표 등도 증인으로 채택됐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3선인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부산 해운대갑)의 내년 총선 서울 출마 선언에 정치권이 술렁이고 있다. 여당에선 원외 지도부와 초선 의원 등 정치 신인들을 중심으로 “제2, 3의 하태경이 나와야 한다”며 중진들의 수도권 출마를 압박하는 공개적인 요구와 “2020년 총선 때도 중진들의 험지 출마가 실패했다”는 반론이 동시에 나왔다. 야당에서는 친명(친이재명)계 초선·원외를 중심으로 ‘동일 지역구 3선 출마 제한’ 등 중진 물갈이론이 분출하는 한편으로 “물갈이가 답이 아니다”란 중진들의 반발이 함께 나왔다. ● 與 원외 지도부 “중진, 험지 수도권으로” 하 의원의 서울 출마 선언을 두고 여당에선 원외 지도부와 초선 의원을 중심으로 ‘중진 수도권 차출론’이 확대돼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졌다. 국민의힘 김병민 최고위원은 9일 SBS 라디오에서 “하 의원이 적절한 시기에 아주 적절한 판단을 내려줬다”며 “국민의힘에서 나를 한 번 희생하고 당 전체를 살리자는 분위기가 꽤 불이 타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초선인 국민의힘 장동혁 원내대변인도 이날 MBC 라디오에서 “어떻게든 총선에서 공천 혁신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높아지면 이런 분들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여권 관계자는 “경쟁력 있는 중진 인사들을 중심으로 수도권 진출 선언이 이어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 내부에서도 하 의원을 시작으로 대구경북(TK)과 부산경남(PK) 지역 당 텃밭 중진들의 ‘수도권 차출론’이 본격화할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공천 쇄신론에 힘이 실리고, 영남권 출마를 노리는 대통령실 인사들이 빈 지역구를 채우면서 기회가 열린다는 계산이 깔렸다. 다만 여당 중진 의원들 사이에선 정치 신인들이 험지로 차출된 중진들의 빈자리를 노리겠다는 속내가 있다며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중진 의원은 “그동안 선거에서 ‘하방’은 많았지만 중진 의원이 서울로 올라오는 ‘자발적 상방’은 없었다”며 “의원 본인들도 수도권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릴레이 서울 출마 선언은 희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의원도 “하 의원은 해운대갑에서 공천을 받기 어려워 서울로 출마하려던 생각이 있었다. 당 지도부의 요청과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이라고 했다. 여당 일각에선 21대 총선 실패를 거론하며 ‘정교한 차출’이 필요하다는 반론도 나온다. 2020년 4월 21대 총선 당시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에선 ‘텃밭 물갈이론’이 거세게 일며 현역 의원들의 대규모 험지 이동 또는 컷오프가 있었다. 그 결과 험지로 옮긴 김용태, 이종구 전 의원 등 중진 의원들은 대부분 총선에서 졌고, 컷오프에 반발한 의원들은 무소속으로 출마해 집안싸움을 벌여야 했다. 당의 한 관계자는 “인물 경쟁력과 지역구 특성을 감안한 차출이 필요하다”며 “당 내분으로 여당에 강한 지역을 야당에 빼앗기는 우는 범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 野 친명 초선 “다선 물갈이 필요” 더불어민주당에서도 ‘동일 지역구 3선 연임 초과 금지’ 등 혁신 요구가 강경파 초선 의원들과 친명계 원외 모임을 중심으로 수면으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친명계의 한 초선 의원은 이날 “하 의원의 험지 출마가 텃밭에 기대 온 민주당 중진 의원들에게도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초·재선이 많은 호남 외에 인천·경기 지역구 중 민주당에 유리한 지역구에 오래 계신 의원들이 꽤 있는데, 이들이 표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선출된 홍익표 원내대표가 지난해 본인의 3선 지역구(서울 중-성동갑)를 내려놓고 험지인 서울 서초을에 도전장을 냈다는 점도 이런 요구에 힘이 더 실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강성 초선 모임인 ‘처럼회’ 소속 의원은 “원내지도부가 홍 원내대표의 사례를 들며 ‘총선 혁신을 위해 당신도 지역구 사수 의지를 내려놓으라’란 식으로 중진 의원을 압박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민주당 다선 의원을 향한 혁신의 목소리는 원외에서 더욱 강하게 나오고 있다. 원외 친명계 그룹인 ‘더민주혁신회의’는“내부 논의가 덜 됐다”며 철회하기는 했지만 지난달 홍 원내대표 당선 직후 “민주당의 공천 혁신을 위해 3선 이상 중진의 험지 출마”를 요구했다. 이들은 올해 7월에도 “현역 중 적어도 50%는 물갈이돼야 하며 3선 이상 다선은 4분의 3 이상이 물갈이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내부에서 친명계 초선·원외의 이런 요구에 비명계 중진들을 몰아내려는 의도가 있다는 지적과 함께 “물갈이 기준이 ‘실력’이 아닌 ‘선수’가 되는 것은 비합리적”이라는 반론도 적지 않다. 한 수도권 재선 의원은 “거듭 국민의 선택을 받았다는 것은 그만큼 정치인의 역량이 높다는 의미인데, 그 이유로 출마에 제한을 두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내년 총선을 6개월 앞두고 10일 막을 올리는 21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에서 여야가 ‘전·현 정부 실정론’을 두고 난타전을 벌일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와 문재인 정부의 통계 조작 의혹 등을,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의 인사 논란 및 김건희 여사 일가 관련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 의혹 관련 공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법사위 등에서 정면충돌 예상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번 국감의 최대 격전지는 법제사법위원회가 될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당론으로 부결시켜 사법부 수장 공백 사태를 장기화했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짚는 동시에 “사법부 공백을 이용해 이 대표의 재판을 지연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부각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 원내지도부 의원은 “이 대표의 구속영장이 기각됐기 때문에 ‘이재명 사법리스크’ 공세는 국감장에서 아무런 효력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밖에 주요 상임위마다 전·현 정부의 실정을 둘러싼 여야 간 공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기획재정위원회에서 부동산 통계 조작 의혹 관련 전 정부의 책임을 따진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은 이를 ‘감사원의 표적 감사’ 의혹으로 맞받아치고, 세수 펑크 사태 등 민생 경제 문제를 제기할 계획이다. 국민의힘은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도 탈원전 문제를 집중적으로 파고드는 한편, 외교통일위원회에선 탈북 어민 강제 북송 사건을 문제삼기로 했다. 이에 맞서 민주당은 여성가족위원회에서 전북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부실 운영 논란을, 국방위원회에서 해병대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 개입 의혹 및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문제 등을 중점적으로 따질 계획이다. 국토교통위원회에선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 의혹을 재조명한다는 방침이다.● 기업 총수들 줄줄이 국감장으로 올해 국감에서도 정몽규 HDC 회장, 최정우 포스코 회장 등 대기업 총수들이 대거 증인으로 설 예정이다. 정 회장은 시공사 하도급업체 갑질 의혹과 관련해 정무위원회 증인으로 채택됐다. 최 회장은 포항에 태풍이 덮쳤을 때 해외에서 국립대 및 사립대 교수인 사외이사들과 골프를 쳤다는 의혹으로 교육위원회에 증인으로 소환됐다. 환경노동위원회는 연이은 중대재해 책임을 물어 이강섭 샤니 대표이사를 증인으로 채택했다. 올 여름 폭염 속 온열질환 노동자 사망사고가 발생한 코스트코 조민수 대표이사도 증인으로 불렀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플랫폼 기업의 과도한 수수료 비율 문제 관련 ‘배달의 민족’ 운영사인 ‘우아한 형제들’의 함윤식 부사장을 증인으로 불렀다. 탕후루 전문 프랜차이즈 ‘왕가탕후루’를 운영하는 김소향 달콤나라앨리스 대표 등 이색 증인들도 국감장에 설 예정이다. 보건복지위원회는 청소년들의 당 과다 섭취 문제를 묻기 위해 김 대표를 불렀다. 필로폰 투약 혐의로 기소된 아이돌 그룹 ‘위너’ 출신 남태현 씨도 참고인으로 신청했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3선인국민의힘하태경 의원(부산 해운대갑)의 내년 총선 서울 출마 선언에 정치권이 술렁이고 있다. 여당에선 원외 지도부와 초선 의원 등 정치 신인들을 중심으로 “제2, 3의 하태경이 나와야 한다”며 중진들의 수도권 출마를 압박하는 공개적인 요구와 “2020년 총선 때도 중진들의 험지 출마가 실패했다”는 반론이 동시에 나왔다. 야당에서는 친명(친이명계) 초선·원외를 중심으로 ‘동일 지역구 3선 출마 제한’ 등 중진 물갈이론이 분출하는 한편 “물갈이가 답이 아니다”란 중진들의 반발이 함께 나왔다. ● 與 원외 지도부 “중진, 험지 수도권으로”하 의원의 서울 출마 선언을 두고 여당에선 원외 지도부와 초선 의원을 중심으로 ‘중진 수도권 차출론’이 확대돼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졌다. 국민의힘 김병민 최고위원은 9일 SBS 라디오에서 “하 의원이 적절한 시기에 아주 적절한 판단을 내려줬다”며 “국민의힘에서 나를 한 번 희생하고 당 전체를 살리자는 분위기가 꽤불이 타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초선인 국민의힘 장동혁 원내대변인도 이날 MBC 라디오에서 “어떻게든 총선에서 공천 혁신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높아지면 이런 분들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여권 관계자는 “경쟁력 있는 중진 인사들을 중심으로 수도권 진출 선언이 이어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 내부에서도 하 의원을 시작으로 대구경북(TK)과 부산경남(PK) 지역당 텃밭 중진들의 ‘수도권 차출론’이 본격화할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공천 쇄신론에 힘이 실리고, 영남권 출마를 노리는 대통령실 인사들이 빈 지역구를 채우면서 기회가 열린다는 계산이 깔렸다.다만 여당 중진 의원들 사이에선 정치 신인들이 험지로 차출된 중진들의 빈 자리를 노리겠다는 속내가 있다며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중진 의원은 “그동안 선거에서 ‘하방’은 많았지만 중진 의원이 서울로 올라오는 ‘자발적 상방’은 없었다”며 “의원 본인들도 수도권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릴레이 서울 출마 선언은 희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의원도 “하 의원은 해운대갑에서 공천을 받기 어려워서울로 출마하려던 생각이 있었다. 당 지도부의 요청과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이라고 했다. 여당 일각에선 21대 총선 실패를 거론하며 ‘정교한 차출’이 필요하다는 반론도 나온다. 2020년 4월 21대 총선 당시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에선 ‘텃밭 물갈이론’이 거세게 일며 현역 의원들의 대규모 험지 이동 또는 컷오프가 있었다. 그 결과 험지로 옮긴김용태,이종구전 의원 등중진 의원들은 대부분 총선에서 졌고, 컷오프에 반발한 의원들은 무소속으로 출마해 집안싸움을 벌여야 했다. 당의 한 관계자는 “인물 경쟁력과 지역구 특성을 감안한 차출이 필요하다”며 “당 내분으로 여당에 강한 지역을 야당에 빼앗기는 우는 범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 野 강경파 초선들 “다선 물갈이 필요”민주당에서도 ‘동일 지역구 3선 연임 초과 금지’ 등 혁신 요구가 강경파 초선 의원들과 친명계 원외 모임을 중심으로 수면 위로떠오르는 모습이다. 친명계의한초선 의원은 이날 “하 의원의 험지 출마가 텃밭에 기대 온 민주당 중진 의원들에게도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초·재선이 많은 호남 외에 인천·경기 지역구 중 민주당에 유리한 지역구에 오래 계신 의원들이 꽤 있는데, 이들이 표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최근 선출된 홍익표 원내대표가 지난해 본인의 3선 지역구(서울 중-성동갑)를 내려놓고 험지인 서울 서초을에 도전장을 냈다는 점도 이런 요구에 힘이 더 실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강성 초선 모임인 ‘처럼회’ 소속 의원은 “원내지도부가 홍 원내대표의 사례를 들며 ‘총선 혁신을 위해 당신도지역구 사수의지를 내려놓으라’란식으로중진 의원을 압박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민주당 다선 의원을 향한 혁신의 목소리는 원외에서 더욱 강하게 나오고 있다. 원외 친명계 그룹인 ‘더민주혁신회의’는“내부 논의가 덜 됐다”며 철회하기는 했지만 지난달 홍 원내대표 당선 직후 “민주당의공천 혁신을 위해 3선 이상 중진의 험지 출마”를 요구했다.이들은 올해 7월에도 “현역 중 적어도 50%는 물갈이돼야 하며 3선 이상 다선은 4분의 3 이상이 물갈이돼야 한다”고 주장했다.민주당 내부에서친명계 초선·원외의 이런 요구가 비명계 중진들을 몰아내려는 의도가 있다는 지적과 함께“물갈이 기준이 ‘실력’이 아닌 ‘선수’가 되는 것은 비합리적”이라는 반론도 적지 않다. 한 수도권 재선 의원은 “거듭 국민의 선택을 받았다는 것은 그만큼 정치인의 역량이 높다는 의미인데, 그 이유로 출마에 제한을 두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특검(특별검사)법이 6일 국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등 야당 주도로 지정됐다. 야권이 여당의 반대에도 특검법을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한 것은 4월 대장동 ‘50억 클럽’ 및 ‘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 관련 특검 이후 6개월 만이다. 채 상병 특검법은 최장 240일간 숙려 기간을 거치게 되지만 민주당은 21대 국회 임기 중 처리할 방침이다. 이날 오후 열린 본회의에서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한 패스트트랙 지정 동의의 건’은 재석 183명 중 찬성 182명, 반대 1명으로 가결됐다. 패스트트랙 지정을 위해선 재적 의원 5분의 3(179명) 이상이 찬성해야 하는데, 민주당(168석)을 포함한 정의당(6석) 등 야권이 모두 가결표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특검법은 채 상병 사망 사건의 은폐·무마·회유 등과 관련해 대통령실과 국방부를 직권 남용 행위 등 이유로 수사 대상으로 명시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패스트트랙 지정에 반대해 표결 직전 본회의장에서 퇴장했다. 여야는 패스트트랙 지정 후 공방을 벌였다. 민주당 윤영덕 원내대변인은 “채 상병 순직 사건의 진실 규명을 가로막으려는 국방부와 군검찰, 대통령실의 부당한 지시가 무엇인지 특검법을 통해 밝혀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정치적 의도로 의혹을 부풀리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장기 단식 여파로 병원에 입원 중인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패스트트랙 지정 표결에 참여하기 위해 18일 만에 국회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대표는 “찬성표 확보가 아슬아슬하다”는 지도부 보고를 받고 택시를 타고 입원 중인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에서 국회로 이동해 표결에 참석했다. 채 상병 특검법은 향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최장 180일간, 본회의에서 최장 60일간 논의된 후 본회의에서 자동 표결된다. 다만 이날부터 240일 후는 내년 6월로 21대 국회 임기 만료일(내년 5월 29일) 이후다. 이에 민주당은 특검법이 법사위만 거치면 민주당 출신 김진표 국회의장에게 직권상정을 촉구할 방침이다. 한편 국방부 검찰단은 이날 채 상병 사건 수사 결과를 경찰에 이첩했다가 해임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을 군형법상 항명 및 상관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