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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를 정말 훤히 꿰뚫고 계시네요. 장관 하셔도 되겠습니다.” 11월 동아일보 주최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리스타트 잡페어’ 현장. 정홍원 국무총리는 IBK기업은행 부스에서 한 여성 간부의 설명을 듣고 이 같은 칭찬을 건넸다. 그는 기업은행이 은행권 최초로 시간선택제 채용을 도입하는 데 깊이 간여했다. 무슨 일을 맡아도 내용을 완벽히 꿰뚫는 그의 ‘주특기’가 발휘된 순간이었다. 총리에게서 ‘장관감’이라는 말을 들은 이 여성은 한 달 뒤 국내 최초로 여성 은행장 자리에 올랐다. 은행권의 마지막 남은 ‘유리천장’을 깬 여성은 권선주 기업은행 부행장(57·리스크관리본부장). 권 내정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여성은 물론이고 모든 은행원에게 ‘평범한 사람도 은행장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주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금융위원회는 23일 신임 IBK기업은행장으로 권 부행장을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했다고 밝혔다. “첫 여성 행장이라 어려운 일이 많겠지만 그것이 시대정신이라면, 사회가 기대하는 것이 있다면 적극 이뤄내겠다”는 게 그의 각오다. 국책은행인 기업은행 행장은 금융위 제청과 대통령 임명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국책은행과 시중은행을 통틀어 여성이 은행장에 오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권 내정자는 기업은행에서 ‘여성 최초’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녔다. 전북 전주 출신으로 경기여고, 연세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1978년 기업은행에 여성 공채 1기로 입행했다. 프라이빗뱅킹(PB) 부사업단장, 카드사업본부장, 금융소비자보호센터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첫 여성 1급’ ‘첫 여성 지역본부장’을 마친 뒤 2011년 기업은행 역사상 첫 여성 부행장이 됐다. 금융권에서는 여성 은행장이 나온다면 권 내정자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그는 이성남 전 민주통합당 의원(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오순명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보호처장 등과 함께 금융계의 ‘맏언니’로 통한다. 그는 대학 시절 영어교사와 신문기자를 꿈꿨지만 은행 지점장을 지낸 아버지의 뒤를 밟아 은행원이 됐다. 언니와 여동생도 은행에서 일한 은행원 집안이다. 권 내정자가 입행하던 때는 여성은 결혼하면 곧바로 사표를 내던 시절. 하지만 그는 결혼과 출산 뒤에도 꿋꿋이 자리를 지켰다. 과거 한 인터뷰에서 “대기업에 다닌 남편이 5년간 혼자 해외 파견생활을 할 정도로 나를 이해해 줬다”며 “남편이 없었다면 이 자리까지 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낮에는 창구에서 눈코 뜰 새 없이 일하고, 퇴근 후에는 금융연수원 교재로 집에서 ‘통신연수’ 공부에 전념했다. 휴일에 제대로 쉬어 본 적이 없어 산후조리를 하면서 집에 가만히 누워 있을 때 비로소 ‘이게 낮잠이라는 거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남자들보다 지점에서 오래 근무하고 승진도 늦었지만 “그때를 오히려 배우는 기회로 삼았다”고 회고했다. 제 자리에서 묵묵히 일한 그는 기업은행에서 여성 최초로 기업여신 업무를 맡기도 했다.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을 상대하며 때로는 접대까지 해야 하는 업무 특성상 ‘여자는 안 된다’고 했던 일이었다. 권 내정자는 “서비스업을 하는 은행은 고객을 기쁘게 해줘야 할 의무가 있다”며 “(기업은행장으로서) 중소기업을 기쁘게 하는 은행을 만들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훈 january@donga.com·신수정 기자}
금융당국이 대규모의 고객정보를 대출모집인들에게 넘기다 적발된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과 한국씨티은행에 대해 특별 검사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SC은행과 씨티은행이 각각 10만여 건과 3만여 건의 고객정보를 유출해 물의를 일으킨 것과 관련해 내년 초 두 은행의 내부통제 등에 대한 특별 검사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두 은행이 자체 조사한 내용을 보고받은 뒤 직접 조사에 착수할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라며 “워낙 사안이 중대하고 심각해 지금으로서는 특별 검사에 들어가는 쪽으로 의견이 기울었다”고 말했다. 11일 창원지검 특수부는 고객정보를 유출한 SC은행 IT센터 외주업체 직원과 씨티은행 직원을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금융실명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SC은행 직원은 2011년 11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5차례에 걸쳐 SC은행 본점 사무실에서 내부 전산망에 저장된 10만4000여 건의 고객정보를 휴대용 저장장치(USB 메모리)에 담은 뒤 대학 선배인 대출모집인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고객정보에는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휴대전화 번호, 직장명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씨티은행 직원은 올 4월 말 사내 전산망에 저장된 3만4000여 건의 대출채무자 고객정보를 A4용지 1100여 장에 출력해 대출모집인에게 건넨 혐의다. 이 고객정보에는 이름, 연락처, 대출액, 대출 이자율, 대출 잔액, 직장명 등이 담겨 있어 보이스피싱 등 2차 피해가 우려된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영업 실적이 나쁜 상황에서 고배당을 고수하는 외국계 은행의 관행도 문제 삼고 있다. 올해 초에도 SC은행이 중간배당액 1000억 원과 별도로 2000억 원을 더 배당하려고 하자 금융당국이 배당액을 줄일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이에 따라 이 은행은 배당액을 당초 계획의 절반인 1000억 원으로 줄였다. 지난해 SC은행이 외국 본사에 배당금 명목으로 보낸 돈은 1200억 원, 씨티은행은 624억 원이다. 두 은행은 올해 배당 계획을 아직 논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 저성장, 저금리 상황이 장기화되고 투자시장이 냉각되면서 가계와 기업에 ‘불안 공포’가 커지고 있다. 투자자들이 회사채, 기업어음(CP)을 외면해 기업들은 ‘자금 보릿고개’에 허덕이고 있다.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에 사로잡힌 개인들은 소비를 줄여 연금, 보험 등의 저축액을 늘리고 있다. 소비 위축은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아 기업에 타격을 주고 이는 다시 가계 경제 위축, 소비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될 가능성이 커진다. 불안공포가 커져가는 기업과 가계의 현주소를 짚어봤다. 》4년차 직장인 장모 씨(31)는 개인연금과 보험으로만 매달 70만 원을 지출하고 있다. 장 씨의 월 소득은 약 300만 원. 결혼 준비를 위해 붓는 적금 150만 원과 휴대전화 요금과 같은 공과금 등을 빼고 나면 실제로 쓸 돈이 별로 없다. 그는 “55세가 돼야 개인연금을 받을 수 있다”며 “당장 돈을 못 쓴다는 불편함보다 은퇴 이후의 생활비 걱정이 더 크다”고 말했다. 저성장 저금리 시대로 접어들면서 연금과 보험 등 미래에 대한 불안이 반영된 ‘불안저축’이 늘고 있다. ‘100세 시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평균수명은 늘고 있지만 경기 침체와 고용 불안으로 30, 40대와 중산층의 노후 걱정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금융자산 중 연금·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은 28.6%로 사상 최대치를 나타냈다. 지난해 말부터는 연금·보험 비중이 1년 이상의 장기저축성 예금 비중을 앞질렀다. 전문가들은 저성장·저금리 시대 속에서 노후에 대한 불안이 젊은 세대와 중산층으로 확대되면서 연금·보험의 덩치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 시중 금리가 2%대에 묶여있고 부동산 등 실물자산의 가치도 떨어지고 있어 은퇴 이후의 삶을 위한 저축에 더욱 매달리게 된다는 것이다. 불안저축으로 돈이 몰리자 소비심리가 위축돼 경제성장률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불안저축이 늘어나면 생산가능인구가 점차 줄어드는 상황에서 10∼20년 뒤에 소비가 급격히 위축되는 ‘소비 절벽’을 막을 수는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일본식 장기불황’을 촉진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 소비지출은 올해 3분기까지 5분기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오정근 아시아금융학회장은 “노후불안에 대한 저축쏠림이 심화하면 정부가 3% 중반대의 소비 증가를 예상하고 설정한 경제성장률을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며 “1990년대 초 일본이 노후를 위한 장기저축에 돈이 몰리며 소비가 급감해 장기불황에 빠졌던 것과 유사한 패턴”이라고 경고했다. 장기간 통장에 묻혀있는 불안저축에 과도한 돈이 몰려 소비 위축을 심화시키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정책적 노력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경록 미래에셋 은퇴연구소장은 “앞으로 소득의 많은 부분이 연금 상품으로 투입되는 ‘연금화 사회’ 현상이 갈수록 강해질 것”이라며 “일자리와 소득을 늘리고 복지제도를 정비해 노후 불안을 줄여주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우리금융그룹 계열사인 경남은행과 광주은행 매각을 위한 본입찰이 23일 마감된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경남은행 본입찰에는 경은사랑컨소시엄, BS금융지주, IBK기업은행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은사랑컨소시엄은 지역 환원을 요구하는 경남·울산지역 상공인과 경남은행 우리사주조합,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가 참여했다. 여기에 DGB금융이 경남은행 본입찰에 독자적으로 나서지 않고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해 다른 곳보다 경은사랑컨소시엄이 다소 우위에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광주은행 인수전에는 신한금융, JB금융, BS금융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BS금융은 경남은행을 1순위, 광주은행을 2순위로 써낼 방침이어서 광주은행 인수는 신한금융과 JB금융의 2파전이 될 것이란 게 금융권의 분석이다.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의 인수 가격은 각각 1조2000억∼1조3000억 원, 1조1000억∼1조2000억 원으로 추정된다. 두 은행의 본입찰에서는 인수 희망가격에 가장 배점이 크지만 자금 조달 계획과 지역 기여도 등도 고려된다. 지역 환원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자금력을 갖춘 인수 경쟁자들의 인수 의지가 주요 변수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본입찰을 받은 후 1주일 내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하나금융그룹은 2015년까지 글로벌 톱 50 금융그룹으로 도약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외환은행 인수 후 2015년까지 강점을 가진 은행 사업 영역에서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확고히 지켜갈 계획이다. 현재 시장 내 1위 분야는 프라이빗뱅킹(PB)과 외환 부문이다. 하나금융은 카드, 캐피탈, 자산운용 부문에서 업계 톱 3위 진입을 노리고 있다. 하나금융은 글로벌 금융그룹으로 성장하기 위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장할 계획이다. 하나금융의 글로벌 네트워크는 10월 현재 24개국 125개 거점이다. 현지법인 15개(현지법인 점포 80개), 지점 및 출장소 20개, 사무소 10개가 진출해있다.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지역에 92개, 미주지역에 23개, 중동을 포함한 유럽지역에 10개를 보유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내년도 주요 경영전략을 △수익성 강화 및 비용 효율화 제고 △선제적 리스크 관리 강화로 정했다. 신금융비전 수립과 바젤III 등의 규제 강화, 금융회사의 사회적 책임 요구도 증대될 것으로 보여 기회와 위험이 혼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2014년을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중요한 해로 보고 있다. 내년도 글로벌 진출 관련 주요 계획으로는 미얀마 현지법인(마이크로파이낸스), 러시아 현지법인, 인도 첸나이 지점 설립과 호주 시드니 지점 전환이 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2014년을 미래 도약 준비의 해로 삼았다”며 “중국,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국가에 영업기반을 확보하면서 미주 지역의 한인은행 재건에도 전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은 중국, 홍콩, 베트남, 인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필리핀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금융벨트를 구축하고 2015년까지 글로벌을 4대 권역(중화권, 동남아권, 미주권, 유럽권)으로 나눠 네트워크를 확장해갈 계획이다. 하나금융의 총 자산에서 해외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을 10%, 순이익은 15%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하나금융은 단기적인 전략 목표에서 한 발 나아가 중장기적 비전을 수립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외환은행 직원을 포함한 그룹 내 전 관계사 직원들이 참여하는 설문, 면담, 워크숍을 통한 바텀업(bottom-up) 방식의 비전 수립 작업이다. 스마트금융 경쟁력 강화와 멀티 채널 간 연계 강화, 안정적인 포트폴리오 재구축, 미래 우수 인력 확보 및 육성에도 신경쓰고 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간 그룹 가치체계를 공유해 시너지를 확대할 계획”이라며 “부문별 시너지 창출 방안을 마련해 시행하고 그룹 중복 기능을 통합해 업무 효율성을 증대시키겠다”고 말했다.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신용등급이 AA로 우량 등급인 롯데물산은 이달 초 1000억 원어치의 회사채를 발행했지만 투자하겠다는 곳이 하나도 없었다. 롯데물산은 롯데그룹 계열사로 잠실 제2롯데월드 시행사다. 지난달 헬리콥터가 서울 강남의 고층아파트와 충돌한 사고로 고층빌딩에 대한 우려가 커진 데다 건설업이 장기 불황에 빠지면서 신용등급이 우량한 회사마저도 투자자들이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회사채 시장이 얼어붙고 기업어음(CP) 발행도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가 되면서 기업들의 자금조달에 비상이 걸렸다.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회사채 발행액은 올해 9월 5조3960억 원, 10월 5조1700억 원에서 11월에는 3조3155억 원으로 급감했다. 회사채 거래대금도 10월 15조2142억 원에서 지난달에는 11조9643억 원으로 21% 넘게 줄었다. 신용등급이 AA인 한 건설사 관계자는 “예전에는 회사채를 내놓기가 무섭게 나갔는데 이제는 금리를 높여도 건설사라는 이유만으로 투자자들이 쳐다보지도 않는다”고 호소했다.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회사채 유통도 반 토막 났다. 회사채 회전율(발행잔액 대비 거래량 비율)은 올해 1∼10월에는 6∼7%대를 유지했지만 이달 들어서는 3.37%로 곤두박질쳤다. 그나마 신용등급이 높은 회사는 사정이 좀 낫다. 신용등급이 A 이하인 회사들은 철저히 소외되고 있다. KB투자증권에 따르면 회사채 발행액 가운데 A등급 이하 기업의 비중은 올해 상반기에는 20∼30%대를 유지했지만 지난달에는 13%로 뚝 떨어졌다. CP 발행잔액도 올해 5월에는 60조5774억 원까지 치솟았지만 22일 현재 52억5662억 원으로 급감했다. 만기가 된 CP를 상환하기만 할 뿐 새로 발행하는 CP는 거의 없다는 의미다.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투자자가 없다 보니 CP 발행을 아예 꿈도 꾸지 못하는 회사들이 많다”며 “이런 기업들은 대부업체나 사채 시장을 기웃거릴 수밖에 없다”고 털어놓았다. ▼ 가계-기업 ‘자금 보릿고개’ ▼꽁꽁 얼어붙은 기업 자금조달 시장에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시작은 설상가상이 됐다. 김익상 하이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금리가 오르면 채권에 대한 매력이 떨어지는 데다 양적완화 축소는 경기 회복을 전제로 시행되기 때문에 투자 자금이 채권에서 주식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기업 자금조달 시장 경색의 원인은 기업에 대한 투자자의 신뢰가 바닥났기 때문이다. STX, 동양 사태 등으로 믿고 투자했던 기업에 ‘배신’당한 투자자들이 회사채 등을 외면하고 있는 것. 정대호 KB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정부가 살릴 기업은 살리고 부실기업은 정리한다는 큰 그림을 보여줘야 기업에 대한 신뢰도 회복될 수 있다”며 “기업도 스스로 체질을 개선하려는 의지부터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탄탄한 기업이 일시적인 자금경색으로 쓰러지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정책금융공사, 연기금 등이 참여해 회사채 전용펀드를 조성하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손효림 aryssong@donga.com·신수정 기자}

금융업종 중에서도 보험업은 거래 과정과 상품 특성상 민원이 생기기 쉽다. 실제로 지난해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9만5000건의 금융권 민원 중 보험 민원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민원 발생 소지를 줄이고 보험 가입 후 후회를 하지 않으려면 소비자가 기초적인 보험 지식을 알고 있는 게 좋다. 금융감독원은 보험에 가입했거나 가입하려는 금융소비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려고 ‘보험상품 가입자 유의사항’ 등을 지속적으로 안내하고 있다. 이 중 보험계약 전 ‘알릴의무’와 관련한 유의사항과 보험계약 해지 전 알아둬야 할 내용을 정리했다.청약서 질문에 솔직하게 답하고 꼭 자필서명 보험에 가입하려면 계약 전에 자신의 병력이나 직업 등 보험사에 필수적으로 알려야 하는 ‘알릴의무’가 있다. 이를 소홀히 해 보험이 해지되거나 보험금 지급을 거절당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를 막으려면 청약서의 질문에 사실대로 답변하고 자필로 서명해야 한다. 타인 사망 때 보험금을 받는 계약의 경우 자필서명이 없으면 무효 처리된다. 전화나 우편 등의 수단으로 보험에 가입할 때는 무조건 ‘예’라고 답하지 말고 궁금한 사항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들은 뒤 답변해야 한다. 모든 통화내용이 녹취돼 향후 분쟁이 발생할 경우 증거로 사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보험사의 질문에 대한 답변은 청약서에 기재해야 한다. 간혹 구두로 보험설계사에게 알리는 소비자도 있지만 이 경우 ‘알릴의무’를 이행했다고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례가 있다. 보험계약자가 ‘알릴의무’를 위반했을 경우에는 계약이 해지되거나 가입금액 축소 등의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사는 보험가입자가 알려준 사실을 바탕으로 계약 체결 여부를 결정하는 만큼 ‘알릴의무’는 중요한 사항”이라며 “보험금 지급사유와 알릴의무 위반사항의 인과관계가 규명되면 보험금을 받지 못할 수도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긴급자금 필요하면 해지보다는 중도인출기능 활용 자금 사정이 갑자기 나빠져 긴급하게 현금이 필요할 경우 보험 해지부터 떠올리는 소비자들이 많다. 보험계약은 계약 초기에 해지할 경우 해지환급금이 그동안 납입한 원금(보험료)보다 적어 손해를 보게 된다. 보장성보험은 계약 초기에 환급금이 거의 없고 저축성보험도 원금 수준에 도달하려면 최소 7년 이상의 기간이 걸린다. 보험을 해지한 후 나중에 같은 조건의 보험에 가입하려면 처음 가입했던 계약의 보험료보다 비싸지고, 같은 조건으로 보험에 가입하기 어렵다는 점도 유의해야 할 부분이다. 굳이 보험계약을 해지하지 않고도 급하게 필요한 현금을 보험회사에서 인출할 수 있다. 일정 기간 보험료를 납입하지 않고도 계약을 유지하는 방법이 있다. 긴급자금이 필요하면 중도인출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유니버셜저축보험 등은 약관에서 정한 조건 범위에서 계약을 해지하지 않고 계약자적립금의 일부를 인출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연 12회에 한해 회당 해지환급금의 50% 범위 이내에서 가능하다. 자금사정이 회복되면 인출 금액만큼 추가 납입해 기존과 동일한 보장을 계속 받을 수 있다. 목돈이 필요하다면 보험계약대출을 이용하면 된다. 보험계약자는 누구나 별도의 담보나 조건 없이 해지환급금 범위 내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회사별, 상품별로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해지환급금의 80∼90% 수준이다. 변액유니버셜보험은 50∼70% 수준이다. 중도인출과 다른 점은 보험계약대출에 따른 별도의 이자를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출금과 이자가 연체될 때는 보험금 지급 시 연체된 금액을 빼고 지급한다. 일시적으로 경제적 상황이 나빠져 보험료 납입이 어려울 때는 자동대출납입을 고려하면 된다. 보험료 자동대출납입을 신청하면 보험료가 일정 기간 자동적으로 대출되어 납입되므로 보험료를 내지 않고도 계약을 유지할 수 있다. 종신보험 등 보장성보험의 경우 보험료 납입 없이도 종전의 보장을 지속할 수 있으므로 유용하다. 단 이 제도를 오랫동안 이용하면 보험료적립금 감소로 보험계약이 실효될 수도 있으므로 신청 전에 대출납입 가능기간을 꼭 확인해야 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은 불의의 사고 발생시 본인이 낸 보험료보다 훨씬 많은 보험금을 받을 수 있으므로 질병, 상해, 사망보장 등 본인에게 꼭 필요한 보장기능은 유지할 필요가 있다”며 “해지를 할 수밖에 없다면 불필요하게 중복된 보장기능이 있는지 꼼꼼히 점검하고, 본인 연령대에 필수적인 보험이 무엇인지를 고려해서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우리은행은 올 한해 적금보다는 항상 쓸 수 있는 입출금 통장에 중점을 둬서 상품을 개발했다. 올해 나온 상품 중 대표적 입출금 통장은 ‘우리평생파트너통장’이다. 재직 시에는 급여통장으로, 퇴직 후에는 연금통장으로 활용할 수 있어 ‘평생 통장’이라고 이름 붙였다. 7월 중순 출시된 이후 가입 계좌 수가 꾸준히 늘어 16일 기준 21만8000계좌(잔액 2728억 원)나 된다. 우리평생파트너통장은 매달 받는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군인연금, 사학연금 등의 연금을 이 통장으로 자동이체하면 금리 및 수수료를 우대해주는 입출금 통장이다. 매일 잔액 100만 원 이하에 대해 최고 연 2.0%의 금리를 적용해준다. 전자금융 이체수수료, 자동화기기 이용수수료도 월 10회 면제해 준다. 급여이체를 하거나 노후준비를 위해 연금저축신탁상품에 입금한 실적이 있을 때도 동일한 혜택을 제공한다. 전달에 급여이체나 연금이체 실적이 있으면 환전·송금시 환율 60% 우대와 외화송금수수료 50% 감면 혜택을 제공한다. 매달 면제받는 수수료 금액은 통장에 표시되므로 고객 입장에서 혜택 받고 있는 사항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우리은행 상품개발부 임영학 부장은 “100세 시대에 은퇴자 및 은퇴준비자들이 하나의 통장으로 보다 편리하게 재테크 및 노후 준비를 할 수 있도록 이 상품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8월에는 스마트뱅킹을 자주 이용하는 젊은 세대를 위해 스마트뱅킹 전용 입출금 통장인 ‘우리 꿈 통장’을 출시했다. 우리 꿈 통장은 우리은행이 아닌 다른 은행의 스마트뱅킹을 이용해도 이체수수료가 면제된다. 13일 기준 2만3000계좌로 잔액은 161억 원이다. 우리 꿈 통장은 종이 통장 대신 스마트기기로 거래하는 개인고객에게 맞춘 입출금 상품이다. 통장 분실에 따른 위험이나 거래할 때마다 통장을 소지해야 하는 불편이 없다. 우리은행 자동화기기 현금인출 수수료는 시간에 관계없이 무제한 면제된다. 다른 은행 자동화기기를 이용해 인출할 때에도 월 5회까지 수수료가 면제된다. 이 상품은 가까운 우리은행 영업점에서 계좌를 개설하거나 기존에 사용하던 계좌를 인터넷이나 스마트뱅킹을 통해 전환할 수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 상품은 은행직원을 직접 대면하지 않는 고객이 늘어나는 추세를 감안해 고객에게 수수료 면제 혜택을 주기 위해 개발된 상품”이라며 “바쁜 직장인들이 은행을 방문하지 않아도 스마트폰을 이용해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을 꾸준히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변동금리 가계대출의 기준금리가 되는 코픽스(COFIX·은행자금조달비용지수)가 2010년 도입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코픽스에 따라 금리가 바뀌는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증가한 반면 고정금리 대출 비중은 줄어들고 있다. 17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11월 신규기준 코픽스는 연 2.60%로 지난해 11월(3.01%)보다 0.41%포인트나 떨어졌다. 잔액기준 코픽스도 10월보다 0.03%포인트 떨어진 연 2.91%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대로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의 기준금리가 되는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올해 6월 2% 후반에서 이달 들어 3.4%대까지 상승했다. 코픽스는 떨어지고 국고채 금리는 오르면서 코픽스에 연동되는 주택담보대출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 1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예금은행 가계대출(잔액 기준) 가운데 고정금리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6월 23.2%를 기록한 후 꾸준히 떨어져 10월에는 21.7%로 나타났다. 가계대출 신규 취급액 가운데 고정금리가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11월 50.5%에서 올해 10월 16.0%로 급감했다. 현재 우리은행의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20년)은 연 4.94∼5.74%, 변동금리 상품은 연 3.20∼4.30% 수준이다. KB국민은행은 고정금리가 연 4.24∼4.64%, 변동금리는 연 3.51∼4.51%다. 전문가들은 3∼5년 이내에 대출을 갚을 가능성이 높다면 변동금리 대출이 유리할 수 있지만 10년 이상 장기대출을 받는다면 고정금리가 낫다고 조언한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금리가 향후 어떻게 바뀔지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만약 금리가 올라가는 추세로 바뀐다면 변동금리보다는 고정금리 대출이 나을 수 있으므로 향후 금리변동을 감안해 갈아타야 한다”고 말했다.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우리투자증권 인수를 두고 KB금융지주, NH농협금융지주, 사모펀드인 파인스트리트가 경쟁하게 됐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오후 마감한 우리투자증권 패키지 본입찰에 세 곳이 참여했다. 우리투자증권 패키지는 증권사에 우리자산운용, 우리아비바생명보험, 우리금융저축은행 등을 묶은 것이다. 당초 패키지의 예상 매각 가격은 1조2000억∼1조5000억 원이었으나 인수후보들의 실사 결과 생명보험과 저축은행의 가치가 ‘마이너스’로 평가돼 매각 가격이 당초 예상보다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예비입찰에서는 KB와 농협이 1조1000억 원대, 파인스트리트가 1조4000억 원 선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은 20일 이사회를 열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방침이다.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하나금융그룹은 13일 한국장학재단 및 중앙다문화교육센터와 함께 제작한 ‘다문화 이해 교육콘텐츠 프로그램’ 발표회를 가졌다. 초등학교 고학년을 대상으로 제작된 콘텐츠는 일선 학교에서 국어와 사회 교과와 연계해 활용되며, 일반인 대상 영상은 온라인에서 내려받아 교육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이중 언어 병기 동화책 발간 등 다양한 다문화 지원 활동을 해왔다.}

농협금융지주 자회사임원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는 12일 김주하 농협금융지주 부사장(58·사진)을 차기 농협은행장 단독후보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자추위는 “김 부사장이 은행 업무에 충실한 전문성을 갖고 있으며 지주의 전략담당 부사장을 맡아 지주 출범과 조기 정착에 크게 기여했다”며 “강한 추진력과 개혁 의지를 겸비해 농협은행을 이끌 적임자”라고 평가했다.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은행 직원이 13만여 건의 고객정보를 대출모집인들에게 넘기다 적발됐다. 은행권의 개인정보 유출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창원지검 특수부(부장 홍기채)는 고객정보를 유출한 씨티은행 수원 모지점 대출담당 박모 차장(37)과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 IT센터 외주업체 직원 이모 씨(40)를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금융실명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했다. 박 차장은 올 4월 말 자신이 근무하는 사무실에서 사내 전산망에 저장된 3만4000여 건의 대출채무자 고객정보를 A4용지 1100여 장에 출력해 대출모집인 박모 씨(39)에게 건넨 혐의다. 검찰 조사 결과 박 차장은 박 씨의 소개로 10명에게 5억 원의 대출 실적을 올렸다. 씨티은행은 컴퓨터 파일을 복사하거나 저장할 수 없도록 설정하는 방식으로 고객정보 유출을 방지하고 있으나 박 차장은 자신에게 부여된 보안권한을 이용해 업무시간에 고객정보를 출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고객정보에는 이름 연락처 대출액 대출이율 대출잔액 대출일자 대출만기일자 직장명 등이 담겨 있어 보이스피싱 등 2차 피해가 우려된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파견 직원인 이 씨는 2011년 11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5차례에 걸쳐 SC은행 본점 사무실에서 내부 전산망에 저장된 10만4000여 건의 고객정보를 휴대용 저장장치인 USB 메모리에 담은 뒤 대학 선배인 대출모집인 박모 씨(44)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고객정보에는 이름과 주민번호, 휴대전화 번호, 직장명 등이 들어 있었다. SC은행은 보안프로그램을 설치해 정보 접근을 제한했지만 전산프로그램 개발 업무를 담당한 이 씨는 이를 쉽게 해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시중에서는 고객정보가 대출모집인들 사이에서 건당 50∼500원에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대출모집인들로부터 압수한 USB 메모리에 저축은행과 캐피털, 카드회사 10여 곳에서 유출된 고객정보 300여만 건을 추가로 확인하고 금융감독원과 공조해 유출 경위를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이들로부터 입수한 고객정보로 ‘통대환 대출’ 등 불법영업을 통해 3억 원의 중개수수료를 챙긴 대출모집인 서모 씨(38) 등 3명을 구속 기소하고 7명은 불구속 기소했다. 금융회사와 계약하고 대출상품을 소개, 상담하는 대출모집인은 금융회사로부터 대출금의 0.26∼3.34%의 수수료를 받는다. 창원=강정훈 manman@donga.com / 신수정 기자}

《 시중은행 임원 A 씨는 요즘 좌불안석이다. 연말 인사를 앞두고 ‘퇴직이냐, 승진이냐’의 기로에 섰기 때문이다. 그는 “은행의 실적이 하루아침에 개선될 것 같지 않다”며 “경영 효율화를 위해 사업부가 통폐합되면 임원 자리도 줄기 때문에 요즘 같으면 ‘파리 목숨’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을 시작으로 국내 은행권이 연말 인사에 돌입했다. 올해는 은행장의 임기가 연말이나 연초에 몰린 곳이 많아 연쇄적으로 인사 태풍에 휩쓸릴 가능성이 높다. ‘은행의 별’이라고 불리는 은행 임원들의 불안감은 어느 때보다 크다. 은행들이 점포 구조조정 등 조직 슬림화를 단행하면서 임원 수가 2006년 수준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0.34%의 좁은 문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은행 임원 수는 397명으로 지난해 6월(537명)보다 26% 감소했다. 이는 2006년 6월 말(328명) 이후 가장 적은 수다. 반면 일반 직원은 지난해 9만8160명에서 올해 10만944명으로 4.2% 증가했다. 이에 따라 전체 직원 중 임원 비율은 0.34%로 지난해 말(0.47%)보다 0.13%포인트 하락했다. 실적이 나빠진 은행들이 경영 효율화를 위해 조직을 통폐합하며 임원 수를 크게 줄였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은 임원 수를 지난해 말 63명에서 올해 6월 말 현재 20명으로 줄였다. 외환은행은 같은 기간 41명에서 16명으로,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88명에서 45명으로 임원 수를 줄였다. KB국민은행은 이건호 행장 취임 후 임원 수를 30% 이상 줄였다. 본부 조직 내 본부장급 이상 임원 수는 25명에서 17명으로, 부행장 수는 10명에서 7명으로 줄였다. 기존 부행장 10명 중 영업추진2본부장이었던 이헌 부행장만 유임됐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 수익성이 나빠져 직원 인건비를 최대한 줄여야 하는데 정부와 노조 눈치를 보느라 일반 직원 일자리는 쉽사리 줄일 수 없다”며 “대신 임원 수를 줄여 비용을 절감하는 추세”라고 말했다.○“연말 승진 잔치는 없다” 9일 시중은행 중 가장 먼저 연말 임원 인사를 단행한 우리은행은 올해 임기가 끝나는 6명의 부행장을 전원 유임시켰다. 일부 교체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내년 민영화를 앞두고 조직 안정화를 중시하겠다는 이순우 우리은행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다른 은행들의 사정은 다르다. 지주 회장과 은행장 등 최고경영자(CEO) 인사와 맞물려 연쇄 이동 가능성이 높고 실적 악화와 각종 금융 사고에 따른 문책성 인사가 단행될 가능성도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이달 중순경 영업본부 통폐합 등 조직슬림화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조직 개편안을 발표한다. 이에 맞춰 전체 임원 수를 많게는 20%가량 줄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나금융지주와 하나은행의 전무급 이상 임원 21명 중 등기임원인 지주사 회장과 사장, 은행장 등을 제외한 17명의 임기가 올해 말까지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보통 연말 직전에 인사가 났었는데 올해는 조직 개편안 발표에 이어 바로 인사가 날 가능성이 있다”며 “실적이 부진한 임원 몇몇이 교체될 가능성도 있어 ‘승진 잔치’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NH농협은행은 부행장 8명 중 4명의 임기가 내년 3월까지다. 임기 만료일까지 가지 않고 교체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연말에 지역본부장 인사가 있는데 여기에서 승진 사례가 나올 경우 현 부행장 중 일부는 교체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영업통’ 약진, 여성 발탁 가능성 이번 연말 인사에서는 어려운 영업 여건을 반영해 현장에서 잔뼈가 굵고 실력이 검증된 영업통들이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리스크 관리가 중요해진 만큼 리스크나 전략 분야 임원이 중용될 가능성도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경영 환경이 불투명하고 수익성이 악화되는 등 영업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 임원 인사에서도 이 같은 분위기가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 대통령 시대를 맞이해 여성 임원들의 기용도 예상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실력 있는 여성 지점장들이 현장에서 활발히 뛰고 있어 본부장급 중에서는 여성들이 대거 승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신수정 crystal@donga.com·박용 기자}

“우리의 주요 고객은 대기업과 돈 많은 PB(프라이빗뱅킹) 고객이 아닙니다. 서민과 중소기업에 꼭 필요한 은행이 되는 게 목표지요.” 김한 JB금융지주 회장 겸 전북은행장(59·사진)은 2010년 은행장으로 취임해 올해 4월 지주사로 출범한 JB금융지주의 회장을 겸직하고 있다. 2009년 전북은행의 총자산은 7조2500억 원이었으나 그가 행장을 맡은 이후 연 20%의 성장세를 보이며 최근 12조 원을 돌파했다. 전북은행은 10일 창립 44주년을 맞이한다. 서민금융에 특화된 금융지주사를 만들어 가겠다는 김 회장을 최근 서울 여의도 전북은행 서울사무소 집무실에서 만났다.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나와 미국 예일대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은 김 회장은 동부그룹 미국 현지법인 사장, 대신증권 상무, 메리츠증권 부회장을 역임했다. ―전북은행이 지역을 벗어나 서울 등 수도권 진출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지역은 인구가 계속 줄어드는 등 시장 성장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생존을 위해서라도 지역을 벗어나 수도권에 진출해야만 한다. 현재 서울에만 9개의 지점이 있는데 더 늘릴 계획이다. 우리 진출 방식은 다른 곳과 차이가 있다. 2층에 3, 4명이 근무하는 소형 점포 형태다. 이렇게 하면 비용이 보통 점포의 3분의 1밖에 안 든다.” ―7월 선보인 JB다이렉트예금이 1000억 원을 돌파하는 등 화제인 것 같다. “직접 은행을 방문하는 고객들이 엄청 줄었다. 20, 30대 젊은 고객들일수록 은행에 가지 않는다. 무점포, 온라인 기반의 뱅킹서비스인 다이렉트는 고객의 선택권을 넓혀주는 좋은 채널이 될 수 있다. 다만 다이렉트 방식은 고객을 유치하기도 쉽지만 잃어버리기도 쉽다. 다이렉트로 아낀 비용을 고객에게 예금 금리 인상 등의 혜택으로 돌려줘야 고객들이 꾸준히 찾는다. 지금은 예금만 취급하고 있지만 내년부터 다이렉트 대출 상품도 선보일 것이다.” ―‘중산층·서민을 위한 최고의 은행이 되겠다’가 목표인데 전북은행만의 강점이 있나. “이들에게 조금 더 이자를 주고, 친절하게 대하고, 꼭 필요한 특화상품을 만들려고 애쓴다. 전북은행 상품 가운데 ‘행복투어적금’이 있다. 적금으로는 이례적으로 가입자에게 환전 수수료 우대, 여행상품 이용금액 ‘캐시백’ 등 혜택을 준다. 내년에는 결혼식 비용의 2%를 현금으로 돌려주는 ‘JB행복결혼 적금’도 선보인다. 이런 혜택을 주면 중도 해약을 덜 하게 된다. 서민을 위한 적금을 만들려면 조금 집어넣고 금방 빼게 하면 안 된다. 쉽게 돈을 뽑지 못하게 유도해야 고객이 돈을 모을 수 있다. 실질적으로 고객에게 도움이 되는 상품을 꾸준히 개발하려고 한다.” ―광주은행 인수는 잘될 것으로 보는가. “JB는 금융지주사 가운데 가장 덩치가 작기 때문에 약간 덩치를 키울 필요는 있다.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은 두 은행 간 업무가 겹치는 게 거의 없으므로 인수합병이 된다면 실질적인 시너지가 생길 것으로 본다.”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 유러피언 드림은 한 개인이 자율적인 고립 상태에서 홀로 번창하는 게 아니라, 공유된 사회 공간에서 다른 사람과의 깊은 관계 속에 성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다. ―공감의 시대(제러미 리프킨·민음사·2010년 》‘노동의 종말’(1995년), ‘소유의 종말’(2000년)의 저자 제러미 리프킨이 2010년 선보인 신작은 ‘공감의 시대(The Empathic Civilization)’였다. 그는 이 책에서 적자생존과 부(富)의 집중을 가져온 경제 패러다임이 끝나고 공감(empathy)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공감의 시대를 설명하기 위해 인간 본성에 대한 탐구부터 시작했다. “유전학에서 거울신경세포를 발견함에 따라 인간은 타인의 생각이나 행동을 개념적 추리를 통해서가 아니라, 직접적인 시뮬레이션을 통해 마치 자신의 것인 양 이해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과학전문 기자들은 이 거울신경세포에 ‘공감 뉴런(empathy neuron)’이란 별칭을 붙였다. 공감 의식이 어떻게 가능한지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발견한 것이다.” 200만 명 이상을 상대로 한 갤럽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들은 상사의 배려를 돈이나 그 밖의 혜택보다 더 중요한 요소로 꼽았다. 많은 연구를 통해 직장 내 생산성은 동료에 대한 긍정적인 느낌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아메리칸 드림’이 가고 ‘유러피언 드림’이 떠오르고 있다고 주장한다. 아메리칸 드림이 개인의 자율성과 기회를 중시하고 개인의 자유와 행복을 확보하는 수단으로 물질적 이익을 강조했다면, 유러피언 드림은 개인의 창의력과 경제적 기회를 소홀히 하지는 않지만 그에 못지않게 사회 전체의 삶의 질을 증진시키는 문제도 중시한다. 제러미 리프킨은 21세기는 승자와 패자를 가르는 게임에서 윈윈 전략으로, 폐쇄성에서 투명 경영으로, 이기적 경쟁에서 이타적 협업으로, 소유의 시대에서 접속의 시대로 변화하고 있다고 말한다. 공감능력 없이는 생존하기 힘든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우리다문화장학재단은 7일 오전 서울 중구 회현동 우리금융그룹 본사 4층 대강당에서 ‘다문화가족 합동결혼식’(사진)을 개최했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그동안 결혼식을 올리지 못했던 다문화가정 부부 10쌍이 이날 식을 올렸다. 이순우 우리금융그룹 회장 겸 우리다문화장학재단 이사장은 이날 합동결혼식의 주례를 맡았다.}
연일 최장 순매수 기록을 경신하며 국내 주식을 사들이던 외국인투자가들이 5개월 만에 ‘팔자’로 전환했다. 8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11월 외국인 증권투자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3230억 원을 순매도했다. 채권시장에서는 외국인 투자 자금이 지난달 1조 원이 순유출되는 등 4개월 연속 자금이 빠져나갔다. 최근 미국 실물지표의 개선으로 양적완화 축소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신흥국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의 이탈세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외국인투자가는 국내 주식시장에서 8월 23일부터 10월 30일까지 44거래일 연속 14조4000억 원을 순매수했다. 이후 차익실현 매물을 쏟아내면서 11월 말 순매도로 돌아선 것이다. 국가별로는 사우디아라비아가 5255억 원을 순매도해 11월에 가장 많이 팔아치웠고 룩셈부르크(―4076억 원)와 영국(―3410억 원)은 순매수에서 순매도로 전환했다. 10월에 3조974억 원을 순매수한 미국은 지난달에는 5115억 원을, 아일랜드와 캐나다는 각각 3173억 원, 2862억 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의 상장주식 보유 규모는 442조6000억 원으로 전체 시가총액의 32.9%를 차지했다. 미국이 175조1000억 원으로 외국인 전체 보유액의 39.6%를 차지했다. NH농협증권 조성준 연구원은 “최근 미국 양적완화 축소 시행 우려와 북한 리스크, 엔화 약세 등이 투자심리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미국 경제지표의 개선 추세나 국내 수출 호조 등을 감안하면 외국인들의 순매도 움직임은 단기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외환은행은 6일 저녁 서울 송파구 잠실동 샤롯데씨어터에서 ‘제25회 송년음악회’(사진)를 개최했다. 외환은행 송년음악회는 1989년부터 매년 개최해 온 대고객 문화 사은행사다. 윤용로 외환은행장은 “그동안 믿고 함께해 준 고객들의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송년음악회를 준비했다”며 “앞으로도 고객과의 유대 관계 강화를 위해 다양한 문화 행사를 개최하겠다”고 말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 서울지점이 금융당국으로부터 징계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은 국내 법인을 통하지 않고 투자자에게 금융상품을 판매한 혐의로 검사를 받은 골드만삭스를 제재심의위원회에 회부하기로 했다고 5일 밝혔다.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일부 임직원에게는 감봉 이상의 중징계를, 골드만삭스 서울지점에는 기관 경고 이하의 경징계를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종 징계 수위는 제재심의위원회를 거친 뒤 결정된다”며 “골드만삭스에 소명 기회를 줬고 답변이 오는 대로 검토한 뒤 제재심의위원회를 열 것”이라고 말했다. 8월 말 금감원은 골드만삭스가 말레이시아 정부보증채권을 국내 연기금과 보험사 등 기관투자자에게 팔면서 국내 지점을 거치지 않고 홍콩 법인을 통해 판매한 혐의를 포착해 부문 검사에 나섰다. 현행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에 따르면 해외 금융상품은 인가를 받은 한국 법인을 통해 판매해야 한다. 해외 금융사가 직접 국내에서 영업하면 ‘무인가 영업’에 해당돼 제재를 받을 수 있다.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