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우

박민우 기자

동아일보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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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에서 정책팀 데스크를 맡고 있습니다.

minwoo@donga.com

취재분야

2025-11-05~2025-12-05
칼럼57%
경제일반27%
금융7%
인사일반3%
기업3%
산업3%
  • 업계 최초로 ‘버톡커’ 콘텐츠 출시 “리서치 정보 쉽게 알려드릴게요”

    삼성증권은 업계 최초로 ‘버톡커(버추얼 틱톡커)’를 통해 리서치 정보를 알기 쉽게 전달하는 콘텐츠를 출시했다. 이번에 삼성증권이 업계 최초로 선보인 버톡커의 이름은 ‘이서치’로 리서치를 가장 잘 아는 버톡커라는 의미다. 이서치는 인터넷 동영상 플랫폼인 틱톡 감성에 맞게 실사가 아닌 애니메이션 캐릭터로 만들어졌다. 버톡커 이서치는 삼성증권 디지털 우수 고객에게 제공되는 대화형 투자 정보 서비스 리서치톡에 소개된 내용을 짧게 요약해 알기 쉽게 전달할 예정이다. 삼성증권은 MZ세대 투자자들과의 접점을 확대하기 위해 올 초 틱톡 플랫폼에 삼성증권 채널을 개설했다. ‘팝톡’이라는 이름으로 운영되고 있는 삼성증권 틱톡 채널에서는 경제와 금융, 투자에 관한 상식을 최대한 쉬운 용어로 전달하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삼성증권은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도 116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이 어렵고 딱딱하게 느낄 수 있는 증권사 리포트와 투자 정보를 이해하기 쉽게 제공한다. 삼성증권 소속 애널리스트들이 매일 오후 4시 ‘리서치포유 라이브’에 출연해 구독자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최신 투자 정보를 알기 쉽게 전달한다. 또한 업계 최초로 실제 삼성증권 애널리스트의 외모와 음성 등을 인공지능(AI) 기술로 학습시켜 만든 ‘버추얼(가상) 애널리스트’도 유튜브에서 활약하고 있다. 삼성증권 버톡커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삼성증권 모바일앱 ‘엠팝(mPOP)’을 참고하거나 틱톡에서 ‘삼성증권’을 검색하면 된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 2023-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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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기업들과 손잡고 사업 영토 넓힌다

    한국투자증권(한투증권)이 해외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하며 글로벌 투자은행(IB)으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한투증권은 특히 베트남 시장에서 기업공개(IPO)와 인수합병(M&A)을 진행하며 IB 부문 실적을 쌓고 있다. 정일문 한투증권 사장은 지난해 6월 직접 베트남을 방문해 현지 최대 자산운용사인 ‘드래건캐피털자산운용’을 비롯한 주요 기관 및 기업들과 만나며 본격적인 지원 사격에 나섰다. 당시 한투증권과 상장지수펀드(ETF) 관련 업무 협약을 맺은 비트 슈치 드래건캐피털자산운용 사장은 “ETF는 물론 주식과 채권 부문까지 광범위한 협력이 이뤄질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투증권은 2010년 업계 50위권에 머물던 EPS증권을 인수하며 베트남 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EPS증권의 사명은 KIS베트남으로 바뀌었고 철저한 현지화를 통해 대형 증권사로 성장했다. KIS베트남은 외국계 증권사 최초로 베트남 내 ETF 지정참가회사(AP)·유동성공급자(LP) 자격을 취득했으며 올해 3월 기준 베트남 상장 ETF 11개 중 9개 AP·LP 업무를 맡고 있다. 국내 주식워런트증권(ELW)에 해당하는 커버드워런트(WCW) 시장점유율도 제도가 도입된 2019년 이후 줄곧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한투증권은 2021년 7월 동남아시아 최대 플라스틱 제품 생산 그룹인 ‘안팟홀딩스’의 130억 원 규모 교환사채(EB)를 발행하는 등 IB 부문에서도 트랙레코드(실적)를 쌓고 있다. 지난해 3월에는 225억 원 규모의 안팟홀딩스 채권 발행을 대표 주관했고, 같은 해 5월에는 베트남 물류회사 ASG의 150억 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맡았다. 한투증권은 뉴욕과 홍콩 등 선진 시장에서도 IB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한투증권 뉴욕 현지법인은 올해 3월 골드만삭스, 웰스파고 등 글로벌 투자은행들과 더불어 글로벌 사모펀드 클리어레이크캐피털이 인수한 ‘BetaNXT’의 인수 금융 딜에 국내 유일 공동 주간사로 참여했다. 또한 홍콩법인은 최근 글로벌 사모펀드 아폴로가 인수한 항공화물 회사 ‘아틀라스에어’의 약 55억 달러 규모 인수 금융 딜에 국내 증권사 중 유일하게 선순위 대출 투자자로 참여했다. 한투증권은 지난해 미국 금융사 ‘스티펄파이낸셜’과 사모 대출 비즈니스를 주력으로 하는 합작회사 ‘SF 크레디트 파트너스’를 설립했다. 올해 SF 크레디트 파트너스를 통해 미국 현지에서 인수 금융과 사모 대출 비즈니스를 진행하며 사업 영역을 확장해 간다는 방침이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 2023-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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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은행 위기 우려에 환율 장중 1340원 돌파…“당분간 더 뛸듯”

    미국발 은행 위기가 다시 고조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장중 1340원을 돌파했다. 환율이 최근 3거래일 연속 장중 연고점을 갈아치우는 등 외환시장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무역지수 적자로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펀더멘털)이 약화된 데다 한미 기준금리 격차가 더 벌어질 것으로 보여 당분간 환율 오름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5개월 만에 장중 1340원 돌파 26일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4.1원 오른 1336.3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 연고점이다. 이날 환율은 개장 직후 1340.5원까지 치솟아 지난해 11월 29일(1342.0원) 이후 5개월 만에 1340원 선을 넘어섰다. 환율이 오른 건 25일(현지 시간) 1분기(1~3월) 실적을 발표 미국 퍼스트리퍼블릭은행(FRB)의 ‘어닝 쇼크’로 FRB 주가가 50% 가까이 폭락하면서 은행 위기가 재점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FRB는 미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이후 ‘뱅크런’(예금 대량 인출)을 겪은 곳이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경제지표 둔화와 은행우려 재점화 속 위험회피 심리가 다시 고조되고 있다”며 “최근 미국이 국내 반도체 기업들에 대해 중국과의 공조에 대한 압력을 넣고 있다는 점도 원화 약세 재료”라고 설명했다. 올해 2월 2일 달러당 1220.3원까지 떨어졌던 환율은 석 달도 안돼 115원 넘게 올랐다. 특히 SVB 사태 이후 미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는 와중에 원화 가치가 더 큰 폭으로 떨어졌다.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면 원화는 강세를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국내 경기 둔화 우려가 부각되면서 동반 약세를 보였다. 여기에 통상 4월에 지급되는 배당금을 외국인 투자자들이 달러로 환전해 자국에 송금하면서 달러 수요가 커지는 계절적 요인도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다. 문제는 당분간 외환시장 불안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음달 3일 기준금리를 높이면 원-달러 환율은 더 높아질 것”이라며 “반도체 업황이 하반기(7~12월)에 개선될지 여전히 불확실하기 때문에 경기 둔화 우려로 인한 고환율 상황이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외환보유액 3년째 IMF 권고 미달 환율 변동성이 커지자 한미 통화스와프를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다시 커지고 있다. 최근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 같은 주장에 대해 “한국은 순채권국으로 (통화스와프를 체결할 경우) 외환시장에 큰 문제가 있는 것처럼 비칠 수 있다”며 재차 선을 그었다. 하지만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국제통화기금(IMF)이 권고하는 적정 수준을 3년째 밑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IMF가 집계하는 외환보유액 적정성 평가지수(ARA)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ARA는 0.97로 2020년, 2021년(이상 0.99)에 이어 3년 연속 1보다 낮았다. IMF의 ARA 권고 수준은 1.0~1.5다. 한국의 ARA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0.62)과 1999년(0.86) 1보다 낮았지만 2000년(1.14) 이후 20년 동안 IMF의 권고 수준을 유지해왔다. 국제금융센터는 “2022년 중 글로벌 달러화 초강세에 대응해 아시아 주요국들이 자국통화 가치를 방어하는 과정에서 외환보유액이 감소해 일부 국가들은 IMF 권고 수준 하단에 근접했다”며 “글로벌 경기둔화, 지정학적 불안 등 위기 발생 가능성에 대비해 외환보유액 확충, 역내 금융협력 확대 등 금융안전망 강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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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분기 0.3% 성장… 수출부진이 0.1%P 끌어내려

    올해 1분기(1∼3월) 한국 경제가 전 분기 대비 0.3% 성장하며 역성장의 고리를 끊고 반등에 성공했다. 마스크 착용 전면 해제로 민간소비가 살아나면서 간신히 2개 분기 연속 역성장은 면했지만 부진한 수출 탓에 올해 성장률 전망은 밝지 않다. 한국은행이 2월 전망한 연간 성장률 전망치(1.6%)도 하향 수정될 조짐이다. 25일 한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0.3% 증가했다. 분기별 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0.4%) 수출이 급감한 여파로 2020년 2분기(―3.0%) 이후 10개 분기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가 올 1분기 반등했다. 성장률을 지탱한 건 민간소비였다. 민간소비는 오락문화, 음식·숙박 등 서비스를 중심으로 0.5% 늘며 지난해 4분기(―0.6%)에 비해 크게 개선됐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실내 마스크 해제 이후 여행과 공연, 관람 등 대면 활동이 늘어나 민간소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민간소비는 1분기 성장률을 0.3%포인트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됐다. 수출과 수입은 각각 3.8%, 3.5% 늘었다. 지난해 4분기 4.6% 급감했던 수출이 ‘플러스’로 전환했지만 무역수지 적자가 이어지면서 순수출(수출―수입)이 성장률을 0.1%포인트 끌어내렸다. 순수출의 성장 기여도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2분기∼1999년 1분기 이후 처음으로 4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장비 등 기계류를 중심으로 4.0%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4개 분기 만에 줄었는데 2019년 1분기(―8.3%) 이후 감소 폭이 가장 컸다. 한국 경제가 역성장에서 탈출했지만 회복세를 낙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1일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올해 성장률은 2월 전망치(1.6%)를 소폭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음 달 전망치 하향 조정을 예고한 바 있다. 이마저도 경기가 상반기에 저조하다 하반기에 살아날 것이란 ‘상저하고(上低下高)’ 흐름을 전제로 한 분석이다. 일각에선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경기 부진이 지속될 경우 자칫 ‘상저하저(上低下低)’의 장기 저성장 국면으로 빠져들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GDP 성장세는 연간 1%대 성장률 달성조차도 힘들어 보이는 흐름을 다시 확인시켜줬다”며 “수출과 내수가 동반 개선돼야 2분기 0.8%, 연간 1.4%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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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이지스자산운용, 마곡 등 알짜 개발사업때 前대표 가족 투자사에 일감 몰아주기 의혹

    운용자산 규모 62조 원에 달하는 국내 1위 부동산투자운용사 이지스자산운용이 과거 대표의 가족이 투자한 회사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대규모 개발 사업에 시행사로 함께 참여토록 해 거액의 수수료를 챙기게 해줬다며 ‘도덕적 해이’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 대규모 사업 시행총괄 맡아 수백억 수수료 이지스자산운용은 2020년 태영건설, 메리츠증권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총사업비 2조 원대의 서울 마곡지구 초대형 업무·상업 복합시설(마곡CP4PFV) 부지 낙찰에 성공했다. 이후 국민연금도 2021년 이지스자산운용의 부동산 펀드를 통해 해당 사업에 준공 조건부로 1조40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국민연금의 국내 상업용 부동산 투자로는 역대 최대 규모일 만큼 대형 프로젝트로 꼽힌다. 해당 사업의 시행총괄(PM)은 이지스자산운용의 특수관계사인 아이알디브이(IRDV·구 이지스리뉴어블스)가 맡았다. 문제는 IRDV가 단순한 관계사가 아니라 당시 이지스자산운용 대표였던 조갑주 신사업추진단장의 가족이 투자한 회사였다는 점이다. 본보 취재 결과 조 전 대표(24.09%), 부인(60.67%), 동생(5.71%) 등 조 씨 일가가 90.47%를 쥐고 있는 부동산 컨설팅회사 지에프인베스트먼트(GFI)가 부동산 시행사 IRDV 지분 45%를 보유했던 것으로 확인됐다.이지스자산운용 주요 주주현황단위: %구분지분율손화자(故 김대영 창업자 부인)12.40지에프인베스트먼트9.90가이아제1호9.19::조갑주 이지스자산운용 전 대표 1.99이규성 이지스자산운용 현 대표1.04강영구 이지스자산운용 현 대표0.03신동훈 이지스자산운용 현 대표0.012022년 말 기준자료: 금융감독원 IRDV는 마곡 개발 사업에서 수수료로만 2021년 256억8500만 원, 2022년 25억800만 원을 받았다. IRDV가 마곡CP4PFV에 자본금으로 투자한 22억6000만 원의 10배 이상을 준공 전에 회수한 셈이다. 이지스자산운용은 “IRDV에 지급된 수수료는 사업 예상가치의 약 0.75% 수준으로 업계에서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1%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한 부동산투자업계 관계자는 “업계 평균 수수료율은 0.3~0.5%”라며 해당 수수료 수준에 의문을 표했다. IRDV는 또 이지스자산운용이 2019년 설립한 리츠(REITs·부동산투자신탁) ‘이지스MF용답’에도 참여해 연간 수십억 원의 수수료를 거뒀다. IRDV의 당기순이익은 2020년 8억4000만 원이었지만 2021년 241억 원, 2022년 56억 원으로 상승했다. 아이알디브이 당기순이익 추이단위: 원구분당기순이익2020년8억4000만2021년240억5000만2022년55억9000만자료: 금융감독원● “IRDV 주식, 액면가로 처분” 현재는 대표에서는 물러나 신사업추진단장을 맡고 있는 조 전 대표는 개인 보유지분은 1.99%에 불과하지만 이지스자산운용에 큰 영향력을 지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동산 컨설팅회사 GFI는 이지스자산운용 지분 9.90%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선 IRDV가 이지스자산운용의 후광을 등에 업고 시행사로서 손쉽게, 이른바 ‘통행세’를 받은 것 아니냐고 지적한다. 이에 대해 이지스자산운용은 “마곡 개발사업 시행권을 따낸 시점은 투자자 모집 및 인허가 등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불확실한 상태로 손쉽게 돈 벌 수 있는 사업으로 보기 어렵다”며 “청년주택 사업도 기관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우량사업과는 거리가 멀다”고 해명했다. 다만 IRDV가 조 전 대표의 특수관계회사로 이해관계 상충 소지가 있다는 점은 인정했다. 조 전 대표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오해를 받고 싶지 않아 GFI가 보유한 IRDV 지분 전부를 올해 1분기(1~3월)에 액면가 그대로 이준성 IRDV 대표에게 넘겼다”며 “단 1원도 이익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조 전 대표가 넘겼다는 IRDV 지분 45%를 액면가로 계산하면 1억3500만 원이다. 한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위험을 집중 점검 중인 금감원은 올해 1월 31일부터 2월 21일까지 이지스자산운용에 대한 현장 검사를 벌였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 2023-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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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빚투’ 급증에 한투증권 예탁증권담보 대출 중단

    최근 주식시장에서 대형증권사들의 신용공여 한도를 넘어설 정도로 ‘빚투’(빚내서 투자)가 크게 늘고 있다. 20일 한국투자증권은 신용융자 신규 매수 주문과 주식, 펀드, 주가연계증권(ELS), 채권 등에 대한 예탁증권담보 신규 대출을 21일 오전 8시부터 일시 중단한다고 공지했다. 단 매도 담보 대출은 가능하며 보유한 대출 잔고는 요건을 충족하면 만기를 연장할 수 있다. 한투증권의 이번 조치는 신용공여 소진에 따른 것이다. 증권사들은 자본시장법이 규정하는 신용공여 한도를 준수해야 한다. 자본시장법상 신용공여 한도는 자기자본의 200% 이내(100%는 중소기업·기업금융업무 관련 신용공여로 한정)로 제한된다. 이날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이 빚을 내 주식을 사들인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19일 기준 20조1369억 원으로 집계됐다.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20조 원을 넘은 건 올해 들어 처음이다. 올해 주식 빚투는 코스닥시장에 집중됐다. 올해 들어 19일까지 코스닥시장에서 개인 누적 순매수는 5조3999억 원이다. 같은 기간 코스닥시장 신용거래융자 잔액 증가액은 2조6367억 원으로 집계됐다. 개인이 코스닥시장에서 순매수한 주식 절반이 빚투였다는 의미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 2023-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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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분기 대미 수출 3% 늘때, 대중 수출 30% 줄어

    올 1분기(1∼3월) 대미(對美) 수출이 3% 넘게 늘어난 반면 대중(對中) 수출은 30%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의 효과가 아직 나타나지 않는 것은 서비스 등 내수 중심으로 중국 경제가 회복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7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 1분기 대미 수출액은 268억61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3.5% 증가했다. 대미 수출은 올 1월 전년보다 6% 줄었지만 2월 16.5%로 늘어난 데 이어 3월에도 1.6% 증가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1분기 대중 수출은 294억7000만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9.9% 급감했다. 대중 수출은 지난해 6월부터 10개월 연속 줄고 있다. 이달 들어서도 10일까지 대미 수출은 32.1% 늘었지만 대중 수출은 31.9% 줄었다. 이에 따라 수교 이후 약 30년간 줄곧 흑자를 냈던 대중 무역이 올 들어 처음 적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분기 대중 무역은 78억4000만 달러 적자를 보였다. 2021년 242억8500만 달러 흑자였던 대중 무역수지는 지난해 12억1300만 달러로 급감했다. 1분기 대미 무역은 71억9500만 달러 흑자였다. 한국은행은 이날 내놓은 보고서 ‘중국 리오프닝의 국내 경제 파급 영향 점검’에서 “최근 중국 리오프닝 파급 효과가 지연되는 것은 중국 경제의 내수 중심 회복과 정보기술(IT) 부문 등의 높은 재고 수준에 주로 기인하고 중국의 자급률 상승도 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한은에 따르면 중국의 성장률이 서비스업 위주로 1%포인트 오를 경우 한국의 성장률은 0.08%포인트 높아지는 데 그쳤다.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 2023-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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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동산 PF 대주단’ 이달 재가동… 금융사 참여 3000곳 넘을 듯

    지난해 말 130조 원으로 불어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이 금융권 부실의 뇌관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이달 PF 대주단(貸主團) 협약을 본격적으로 재가동한다. 대주단 협약에 참여하는 금융사는 기존의 80여 곳에서 3000곳 이상(상호금융권 단위조합 포함)으로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 당국은 이달 말을 목표로 PF 대주단 협약의 내용을 일부 개정하고 상호금융권과 새마을금고 등도 협약에 참여시키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만들어진 대주단 협약의 재정비는 부실 우려가 커진 부동산 PF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금융 당국이 꺼내든 핵심 카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금융권의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129조9000억 원으로 2021년 말(112조6000억 원)보다 17조3000억 원 늘었고 같은 기간 연체율도 0.37%에서 1.19%까지 급증했다. 이번에 재가동되는 대주단 협약은 부실 우려 사업장의 ‘질서 있는 정상화’를 목표로 한다. 개별 PF 사업장에 돈을 댄 금융사들이 협약에 따라 만기 연장 등의 자금 공급은 물론 할인 분양 같은 사업 정상화 계획도 마련토록 한다는 것이다. 또 부실자산이나 사업장은 금융사들이 자율적으로 정리하거나 자산관리공사가 사들이도록 하는 계획도 담겼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금융사 간의 이해관계가 달라서 서로 협의가 힘든 문제를 협약을 통해 풀 수 있다”며 “상호금융권 등이 포함되면 참여 금융사는 기존의 80여 곳에서 3000곳 이상으로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대주단 협약 가동이 예고되면서 그간 잠잠했던 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금리는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이날 삼성증권에 따르면 2월 말 4.0∼4.1% 수준까지 떨어졌던 3개월 만기 A1등급 PF ABCP 금리는 최근 4.4∼4.5%까지 올랐다. 신용도가 더 낮은 A2등급 ABCP 금리는 지난달 초 5% 수준에서 거래됐지만 11일에는 8.9%까지 상승했다. 금융권에서는 대주단 협약 체결 이후 PF 사업장에 대한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될 수 있다고 보고 금융사들이 PF 위험 노출액을 줄인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사업장별로 청산으로 인한 손실이나 만기 연장 과정에서 우발채무의 대출 전환으로 자금 수지에 부담이 크게 발생하는 금융회사가 나올 수 있다”면서도 “일부 중소형 금융사에 문제가 발생해도 전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 당국은 최근 PF와 관련한 신탁사의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도 꾸렸다. PF 사업비는 시행사가 조달하고 시공사는 책임 준공을 확약하는 ‘책임준공형 사업’이 급증해 이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기 때문이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 2023-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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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창용 “韓서 SVB사태땐 예금인출 美보다 100배 빠를 것”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과 같은 사태가 한국에서 벌어졌다면 예금 인출 속도가 미국보다 100배는 더 빨랐을 겁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사진)는 13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블룸버그와 가진 인터뷰에서 최근 글로벌 은행 위기와 관련해 “이번 사태는 우리에게 많은 숙제를 안겼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젊은층의 디지털 뱅킹이 한국에서 훨씬 더 많이 발달했고 예금 인출 속도도 빠른 만큼 이런 디지털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은행 위기가 닥쳤을 때 우리에게도 손쓸 새 없이 엄청난 속도의 디지털 ‘뱅크런(예금 대량 인출)’이 찾아올 수 있다는 얘기다. 이 총재는 “과거에는 은행이 문을 닫았을 때 수일 내 예금을 돌려줬지만 이제 수 시간 내 고객들에게 돌려줘야 한다. 한은이 감독 당국과 함께 어떻게 대응할지가 새로운 숙제”라고 설명했다. 주요 20개국(G20) 중앙은행 총재회의,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그룹(WBG) 춘계회의 참석차 방미 중인 이 총재는 이날 앞서 가진 동행기자단과의 오찬 간담회에서도 “최근 은행 관련 사태로 많은 중앙은행이 디지털 경제에서 규제나 예금보호제도를 어떻게 바꿔야 할지 고민이 많다”고 전했다. 이 총재는 최근 OK저축은행과 웰컴저축은행에서 1조 원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손실이 발생했다는 허위 사실이 퍼진 사례를 언급하면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가짜 뉴스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소셜미디어로 가짜 뉴스가 퍼지면 사람들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은행에서 돈을 뺄 수 있다”며 “이런 가짜 뉴스가 나오면 일벌백계하고 금융시장 교란 요인을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김주현 금융위원장도 14일 간부회의에서 금융시장에 혼란을 야기할 수 있는 악성 소문에 엄중히 대처할 것을 지시했다. 이 총재는 최근 열린 경제·금융 당국 수장 회의에서 금융감독원의 은행 대출금리 인하 압박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는 일각의 보도에 대해선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 총재는 “(회의 자리에서) 현재 금리 상황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지만 ‘미시적으로 간섭하지 말라’는 말은 한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예금·대출금리 마진(차이)을 줄이도록 지도 혹은 부탁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올해 글로벌 경기와 관련해서는 “미국 경기는 상고하저(上高下低)겠지만 우리는 중국, 정보기술(IT) 경기에 달려 있다”며 “반도체 가격이 많이 내려갔으니 하반기 이후 좋아지면 우리는 상저하고(上低下高)로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방미 중인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13일 워싱턴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은 하반기(7∼12월)에 좀 더 나은 경기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금융 상황에 대해선 “뉴욕 월가나 신용평가사들의 의견을 종합해 보면 한국의 금융시장, 기관 건전성에 대한 신뢰는 상당히 높다”며 “비금융권 일부 섹터에서 연체율이 다소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아직 그것이 시장 전반의 불안을 확산시키는 시스템적 리스크로 다가올 가능성은 지극히 제한적”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추 부총리는 이날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을 만나 미국 반도체지원법(CHIPS Act)과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관련해 “관련 규정상 불확실성이 남아 있어 우리 업계가 여전히 우려하고 있다”며 지속적인 관심과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세종=최혜령기자 herstory@donga.com}

    • 2023-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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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창용 “韓서 SVB사태 나면 예금인출 100배 빠를 것”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과 같은 사태가 한국에서 벌어졌다면 예금 인출 속도가 미국보다 100배는 더 빨랐을 겁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3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가진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최근 글로벌 은행 위기와 관련해 “이번 사태는 우리에게 많은 숙제를 안겼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젊은 층의 디지털뱅킹이 한국에서 훨씬 더 많이 발달했고 예금 인출 속도도 빠른 만큼 이런 디지털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은행 위기가 닥쳤을 때 우리에게도 손 쓸 새 없이 엄청난 속도의 디지털 ‘뱅크런(예금 대량인출)’이 찾아올 수 있다는 얘기다. 이 총재는 “과거에는 은행이 문을 닫았을 때 수일 내 예금을 돌려줬지만 이제 수 시간 내 고객들에게 돌려줘야 한다. 한은이 감독당국과 함께 어떻게 대응할지가 새로운 숙제”라고 설명했다. 주요 20개국(G20) 중앙은행 총재 회의,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그룹(WBG) 춘계회의 참석차 방미 중인 이 총재는 이날 앞서 가진 동행기자단과 오찬 간담회에서도 “최근 은행 관련 사태로 많은 중앙은행이 디지털 경제에서 규제나 예금보호제도를 어떻게 바꿔야 할지 고민이 많다”고 전했다. 이 총재는 최근 OK저축은행과 웰컴저축은행에서 1조 원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손실이 발생했다는 허위 사실이 퍼진 사례를 언급하면서 AI를 활용한 가짜뉴스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소셜미디어로 가짜뉴스가 퍼지면 사람들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은행에서 돈을 뺄 수 있다”며 “이런 가짜뉴스가 나오면 일벌백계하고 금융시장 교란 요인을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김주현 금융위원장도 14일 간부회의에서 금융시장에 혼란을 야기할 수 있는 악성 소문에 엄중히 대처할 것을 지시했다. 이 총재는 최근 열린 경제·금융당국 수장 회의에서 금융감독원의 은행 대출금리 인하 압박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는 일각의 보도에 대해선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 총재는 “(회의 자리에서) 현재 금리 상황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지만 ‘미시적으로 간섭하지 말라’는 말은 한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예금·대출금리 마진(차이)을 줄이도록 지도 혹은 부탁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올해 글로벌 경기와 관련해서는 “미국 경기는 상고하저(上高下低)겠지만 우리는 중국, 정보기술(IT) 경기에 달려있다”며 “반도체 가격이 많이 내려갔으니 하반기 이후 좋아지면 우리는 상저하고(上低下高)로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방미 중인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13일 워싱턴DC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은 하반기(7~12월)에 좀 더 나은 경기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금융상황에 대해선 “뉴욕 월가나 신용평가사들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한국의 금융시장, 기관 건전성에 대한 신뢰는 상당히 높다”며 “비금융권 일부 섹터에서 연체율이 다소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아직 그것이 시장 전반의 불안을 확산시키는 시스템적 리스크로 다가올 가능성은 지극히 제한적”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추 부총리는 이날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을 만나 미국 반도체지원법(CHIPS Act)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관련해 “관련 규정상 불확실성이 남아있어 우리 업계의 우려가 잔존하고 있다”며 지속적인 관심과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세종=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 2023-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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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1~2%대 저리 신용대출 100건중 80% 이상이 전현직 공무원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이자율 하위 100건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 기준금리(연 3.50%)보다 낮은 1∼2%대 이자율을 적용하고 있었다. 또 이런 혜택을 보고 있는 대출자의 상당수가 공무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 공무원은 ‘고금리 무풍지대’13일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 신용대출 이자율 하위 100건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은행별 신용대출 이자율 하위 100건의 적용 금리는 최저 1.32%에서 최고 3.36%였다. 이는 은행권 평균 신용대출 금리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친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올해 2월 예금은행의 일반 신용대출 금리(가중평균·잔액 기준)는 6.37%로 2013년 11월(6.39%) 이후 가장 높았다. 특히 농협은행과 국민은행의 경우 신용대출 이자율 하위 100건 대부분이 공무원 전용 우대상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농협은행은 81건의 대출자가 일반직 공무원 40명, 교육공무원 31명, 소방공무원 3명, 군인공무원 3명, 기타공무원 3명, 경찰공무원 1명 등으로 확인됐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농협은행이 지방에 영업점이 많은 특성상 공무원들이 주거래 은행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공무원들의 신용등급이 높은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농협은행은 2016년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신용대출 이자율 하위 100건 중 94건의 대출자가 공무원과 공기업 관계자로 드러나 특혜 논란에 휘말린 바 있다. 국민은행은 100건 중 37건이 공무원연금공단과 업무협약을 맺고 현직 공무원에게 제공하는 ‘KB공무원우대대출’ 상품이었다. 나머지 63건도 군인연금 수령자를 대상으로 한 ‘KB군인연금협약대출’로 결국 이자율 하위 100건 모두 전현직 공무원 우대상품이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특정직군 공무원 협약대출이 이뤄지고 있는데, 이는 수익을 얻기 위해 하는 사업이 아니다”라며 “퇴역군인이나 유족 등을 위한 공익 목적의 사업”이라고 해명했다.● “상생금융 고민해야”신한은행(18건)과 우리은행(3건), 하나은행(1건) 등은 신용대출 이자율 하위 100건 가운데 공무원이나 군인, 공기업 직원에 대한 대출 건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저금리 혜택은 대부분 고신용 고객에게 집중됐다. 우리은행의 경우 신용대출 이자율 하위 100건 가운데 40건은 대기업 직장인, 24건은 의사와 변호사 등 전문직이었다. 하나은행의 경우 신용대출 하위 100건 중 67건은 새희망홀씨 차주 및 취약계층에 대한 금리 우대가 적용된 대출이었다. 하나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4개 은행에서 이자율 하위 100건에 포함된 서민 대출상품은 17건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고신용자에게 낮은 대출금리를 적용하는 것이 시장원리에는 맞지만 금리 양극화가 심해지지 않도록 저신용자를 어느 정도는 배려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상호저축은행의 일반 신용대출 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16.96%에 달한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은행이 영업과 마케팅을 위해 특정 직업 등을 우대하는 저금리 상품을 운용할 수 있지만 시중금리보다 현저하게 낮은 금리를 적용해 특혜를 준다면 다른 고객들은 손해를 보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대출 건전성을 생각해야 하는 시중은행으로서는 취약계층에 대한 대출을 마냥 확대할 수는 없다”며 “그렇기 때문에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은 정책금융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적용받는 서민들을 위해서도 금융정보 이외의 다양한 정보를 활용해 금리를 낮출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

    • 2023-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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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MF “韓성장률 1.5%”… 4연속 전망치 낮췄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또 한 번 낮춰 잡았다.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연속 동결하며 올해 성장률이 2월 전망치인 1.6%에 못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4분기(10∼12월) 역성장(―0.4%)했던 한국 경제가 올해도 부진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란 비관론이 짙어지고 있다. IMF는 11일(현지 시간) 발표한 세계경제전망(WEO)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 경제가 1.5%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1월 전망치(1.7%)보다 0.2%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IMF는 지난해 1월 2023년 한국의 성장률을 2.9%로 예측한 이후 같은 해 7월(2.1%)부터 4차례 연속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아울러 IMF는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도 2.8%로 0.1%포인트 낮췄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에 따른 은행 위기로 글로벌 금융 불안이 커진 탓이다. 경기 침체 우려가 확대된 가운데 이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도 기준금리를 연 3.5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올해 2월에 이은 두 차례 연속 동결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정보기술(IT) 경기 부진 심화 등으로 (성장률이) 2월 전망치인 1.6%를 소폭 하회할 것”이라며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면서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 금융 안정 상황, 여타 불확실성 요인을 점검해 나가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야오웨이 소시에테제네랄 아시아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한국은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으로 이미 기술적으로 경기 침체에 와 있다고 본다”며 “한은의 금리 인상 국면은 올 1월에 끝났다”고 분석했다.韓銀 “올 성장률 1.6%보다 낮을 것”… 2연속 기준금리 동결 반도체 수출 줄고 가계빚 3000조 육박IMF 등 韓 성장률 1%대 중반 전망시장선 ‘금리인상 사실상 종료’ 관측이창용, 연내 인하 가능성엔 선그어국제통화기금(IMF)이 4차례 연속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내리면서 한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2연속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한 것도 최근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는 데다 하반기(7∼12월) 경기 회복 전망마저 불확실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불황에 가계부채가 하방요인 IMF는 11일(현지 시간) 세계 10대 경제국 중 미국(1.4→1.6%), 영국(―0.6→―0.3%), 이탈리아(0.6→0.7%)만 경제성장률을 상향 조정했다. 한국(1.7→1.5%)과 일본(1.8%→1.3%), 독일(0.1→―0.1%), 인도(6.1→5.9%) 등 4개국은 낮췄다. 중국(5.2%), 프랑스(0.7%), 캐나다(1.5%)는 그대로 유지했다. IMF가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네 차례 연속 낮춰 잡은 것을 두고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반도체 부진이 반영됐을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모바일, PC 등의 수요가 위축된 데다 D램 가격도 하락하면서 반도체 수출은 지난달까지 8개월째 감소하고 있다. 대중(對中) 수출마저 지난해 6월부터 올해 3월까지 10개월 연속 감소하는 등 부진하자 한국 경제의 버팀목이던 수출은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수입액이 수출액을 넘어서면서 무역수지도 지난해 3월부터 올해 3월까지 13개월 연속 적자다. 무역적자가 13개월 이상 계속된 건 1995년 1월∼1997년 5월 이후 처음이다. 올해 들어 이달 10일까지 무역적자도 258억여 달러로 불어나며 연간 기준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무역적자 규모(478억 달러)의 절반을 훌쩍 넘겼다. 가계부채도 불안 요소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전 세계적인 고금리 국면에서 큰 가계부채 규모도 부담으로 봤을 것”이라고 했다. 한은 공식 집계상 가계부채는 지난해 말 기준 1867조 원이지만 ‘숨은 빚’인 전세보증금까지 포함하면 3000조 원에 육박한다. IMF는 올해 세계 경제 여건을 ‘험난한 회복 과정(A Rocky Recovery)’으로 평가하며 지나치게 높은 공공·민간부채 수준, 신흥국 및 개도국 중심으로 나타나는 신용 스프레드(금리 차이) 상승 등을 잠재적인 위험 요인으로 제시했다. IMF 외에 여타 기관들도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1%대 중반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간 1%대 성장률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2009년(0.8%)과 팬데믹 첫해였던 2020년(―0.7%)을 제외하면 2000년대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한은 “금리 인하는 언급할 단계 아냐”한은도 이 같은 경기 침체 우려에 일단 금리 동결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소비 부진이 다소 완화됐지만 수출이 큰 폭의 감소세를 지속하면서 1분기(1∼3월) 성장률은 소폭의 플러스로 전환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금년 연간 성장률은 정보기술(IT) 경기 부진 심화 등의 영향으로 2월 전망치 1.6%를 소폭 하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정환 한양대 경제금융대학 교수는 “이번 금리 동결의 배경은 경기 침체”라며 “수출이 부진하고 세수가 모자라는 상황에서 금리를 더 올리면 경기가 악화할 가능성이 있고 금융시장 부실화로 연결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시장에선 금리 인상 사이클이 사실상 종료된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다만 이 총재는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선 여전히 선을 그으며 “금통위원 다섯 명은 기준금리를 3.75%로 인상할 가능성을 열어두자는 의견이었다”고 말했다. 미국과의 금리 격차는 1.50%포인트로 유지됐다. 하지만 미국이 5월 0.25%포인트 인상을 결정하게 되면 금리 차는 1.75%포인트, 사상 최대 폭으로 벌어지게 된다. 한미 금리 차 확대는 외국인 자금의 이탈과 원화 가치 하락(환율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2.5원 오른 1322.2원에 거래를 마쳤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 2023-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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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MF “韓성장률 1.5%”… 4연속 전망치 낮췄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또 한 번 낮춰 잡았다.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연속 동결하며 올해 성장률이 2월 전망치인 1.6%에 못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4분기(10~12월) 역성장(―0.4%)했던 한국 경제가 올해도 부진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란 비관론이 짙어지고 있다. IMF는 11일(현지 시간) 발표한 세계경제전망(WEO)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 경제가 1.5%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1월 전망치(1.7%)보다 0.2%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IMF는 지난해 1월 2023년 한국의 성장률을 2.9%로 예측한 이후 같은 해 7월(2.1%)부터 4차례 연속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아울러 IMF는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도 2.8%로 0.1%포인트 낮췄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에 따른 은행 위기로 글로벌 금융 불안이 커진 탓이다. 경기 침체 우려가 확대된 가운데 이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도 기준금리를 연 3.5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올해 2월에 이은 두 차례 연속 동결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정보기술(IT) 경기 부진 심화 등으로 (성장률이)2월 전망치인 1.6%를 소폭 하회할 것”이라며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면서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 금융 안정 상황, 여타 불확실성 요인을 점검해 나가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웨이 야오 소시에테제네랄 아시아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한국은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으로 이미 기술적으로 경기 침체에 와 있다고 본다”며 “한은의 금리 인상 국면은 올 1월에 끝났다”고 분석했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3-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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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스피 8개월 만에 2500선 회복

    코스피가 약 8개월 만에 2,500 선을 돌파했다. 삼성전자 감산 발표 이후 반도체 업황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데다 2차전지 강세도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10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0.87%(21.67포인트) 오른 2,512.08에 마감했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 2,500 선을 넘긴 건 지난해 8월 18일(2,508.05) 이후 처음이다. 이날 코스피 상승은 외국인이 주도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7409억 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특히 삼성전자(2923억 원)와 SK하이닉스(1016억 원), LG에너지솔루션(854억 원) 등 반도체와 2차전지 관련주에 순매수세가 몰렸다. 최유준 신한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이틀 동안 삼성전자를 1조2000억 원 순매수하는 등 반도체 업종 매수세가 유입됐다”며 “코스피가 작년 8월부터 이어진 박스권 상단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 6743억 원, 282억 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웠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원 오른 1319.7원에 마감됐다. 미국 고용지표의 회복세로 다시금 시장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 가능성에 주목하면서 달러 강세가 이어졌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 2023-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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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외 진출 스타트업 절반이 외국서 창업… “대학이 키워주고 정부는 통큰 비자 지원”

    “한국에서 나고 자라 한국 교육을 받은 사람인데 막상 나와 내 기업에 대해 한국보다 영국이 더 많이 알아주고 있다.”(‘샤코 뉴로텍’ 정수민 대표) 처음부터 한국이 아닌 먼 이국땅에서 창업하는 이른바 ‘본 글로벌’ 스타트업이 늘고 있다. KOTRA가 지난해 12월 세계 29개국에 자리 잡은 한국계 해외 진출 스타트업 259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32개사(51%)는 한국에 모기업 없이 아예 처음부터 해외에서 창업한 ‘본 글로벌’ 기업이었다. 2020년 50개사(37%), 2021년 91개사(46%)였던 본 글로벌 스타트업의 수와 비중이 꾸준히 늘고 있는 것이다. 본보는 이 중 미국과 영국에 둥지를 튼 본 글로벌 스타트업 대표 4명을 직접 인터뷰했다. 특별한 연고도 없이 해외에서 창업하는 과정은 분명 고난의 연속이었다. 2016년 영국 런던에 한류 콘텐츠 제작 및 지식재산권(IP) 관리 등을 아우르는 플랫폼 서비스인 ‘프론트로(Frontrow)’를 세운 이혜림 대표(37)는 “마치 황무지에서 홀로 헤엄치는 기분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런데도 대표들은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다시 창업한다 해도 한국이 아닌 해외를 선택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될성부른’ 아이디어를 외면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창업을 밀어붙이는 대학의 인큐베이팅, 창업가를 위한 통 큰 비자 지원, 법인 설립 쾌속 절차 등 해당 국가들의 촘촘한 창업 지원 인프라가 한국과는 비교도 되지 않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영국은 기업등록관청인 컴퍼니스하우스 홈페이지에서 12파운드(약 2만 원)만 내면 30분 만에 법인 등록이 가능했다”며 “마치 사이트 회원 가입하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英선 2만원 내면 30분내 법인 등록… 창업 지원 인프라가 달라” 해외 창업 스타트업 증가“외국은 창업에만 집중하게 지원… 세금-규제 혜택 받을거란 믿음 있어韓, 스타트업 환경-투자정책 등 글로벌 스탠더드 맞춰야 韓서 창업” 현재는 글로벌 무대에서 활약 중인 스타트업 대표들이지만 이들 모두 한국에서 교육을 받고 직장 생활을 하던 ‘토종 한국인’이었다. 2016년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의료용 로봇 스타트업 ‘로볼리전트(Roboligent)’를 세운 김봉수 대표(45)는 KAIST 기계공학과 석사 졸업 후 30대 초반까지 한국전력공사 전력연구원에서 근무했다. 로스앤젤레스(LA)에서 신인 작곡가 발굴 및 음악 저작권을 관리하는 ‘스카이워드뮤직펍’을 운영 중인 이광복 대표(41) 역시 한국 대학을 나왔고, 이벤트 기획 일을 하다 뒤늦게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하지만 대학을 중심으로 한 해외 창업 생태계는 그들을 자연스럽게 창업가로 바꿔놓았다. 로봇을 공부하고 싶어 무작정 텍사스로 왔을 뿐 애초 창업할 생각은 하지 않았던 김 대표였지만 텍사스대는 그의 연구물을 내버려두질 않았다. 그는 “학교에서 먼저 창업 얘기를 꺼냈고, 이후 학내 인큐베이터(창업보육) 지원을 받게 되면서 오로지 창업에 길들여지게 됐다”고 말했다. 영국에서 파킨슨병 증상완화 의료기기 개발업체 ‘샤코 뉴로텍(Charco Neurotech)’을 차린 정수민 대표(36)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고려대 산업정보디자인과를 나와 2013년 영국 임피리얼칼리지런던(ICL)과 왕립예술학교(RCA)의 혁신디자인공학과 이중 석사 과정에 입학했다. 그는 “학교가 내가 디자인한 것에 대해 특허도 내주고 투자도 해주면서 적극 나섰다”라면서 “대학원 졸업과 동시에 저절로 영국에서 회사를 차리게 됐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특히 기업등록관청 홈페이지에 12파운드만 내고 30분 만에 법인을 만들 수 있는 초간단 설립 절차를 큰 매력으로 여겼다. 마치 웹사이트에 회원 가입하듯 간편하다는 것이다. 대학 외에도 현지 정부의 비자 정책, 창업 인프라 등은 이들이 오로지 창업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줬다. ‘K콘텐츠의 유럽시장 개척’이라는 꿈을 안고 런던을 찾은 이혜림 대표는 첫 3개월 동안 RCA 인큐베이터 센터 교육생으로 사업 모델 개발에 전념했다. 센터를 수료하고 비자 문제로 고민하던 찰나 영국 정부는 이 대표의 성장 가능성을 인정해 연구·문화예술 등 분야 해외 우수 인력에게 제공하는 ‘글로벌 탤런트 비자’를 발급해줬다. 물론 이들이 탄탄대로만 걸었던 건 아니다. 창업 초반 사무실을 구할 돈이 없었던 김 대표는 자택 차고에서 연구를 이어가야 했다. 정 대표는 “매번 미팅을 하고 나면 내가 알아들은 게 맞는지 재차 되물어야 했다. 나로 인해 사업에 차질이 생길까 봐 밤낮 없이 영어 공부를 해야 했고 지금도 공부하는 중”이라고 고백했다. 그럼에도 이들이 다시 창업해도 해외를 선택하려는 이유는 간단하다. 이 같은 기회와 혜택들을 과연 한국에서도 누릴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혜림 대표는 “영국 스타트업 생태계 내에는 사업을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가 무궁무진하다. 세금, 규제 혜택은 물론이고 기본적으로 내 기업이 한국보다 더 합당한 밸류에이션(가치평가)을 받을 거란 믿음이 있다”고 말했다. 직원 40여 명을 둔 글로벌 강소기업의 대표로 성장한 정 대표는 이미 한국법인을 차리고 경기도 공장에 제조를 맡겼다. 이혜림 대표는 “스타트업 환경과 투자 정책 등을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 한국인들이 굳이 해외로 나가지 않아도 글로벌 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최항집 스타트업얼라이언스센터장은 본 글로벌 스타트업의 증가세를 두고 “(유학 등으로) 실리콘밸리에서 활동하는 해외 인재들이 크게 늘었다”라며 “본 글로벌 성공 사례가 나오면서, 이들을 레퍼런스 삼아 해외서 활발한 창업활동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 2023-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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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상화폐 거래소’ 지닥, 200억 원대 해킹 피해…보관자산 23% 털렸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지닥(GDAC)이 해킹으로 약 200억 원어치의 가상자산을 탈취당했다. 10일 지닥은 홈페이지를 통해 “전날 오전 7시경 지닥 핫월렛에서 해킹이 발생해 일부 자산이 식별되지 않은 지갑으로 발송됐다”는 내용의 긴급 공지문을 올렸다. 핫월렛은 온라인과 연결된 가상화폐 지갑이다. 해킹 피해자산은 비트코인(BTC) 60.80864074개, 이더리움(ETH) 350.50개, 위믹스(WEMIX) 1000만 개, 테더(USDT) 22만 개로 약 200억2741만 원(9일 오전 7시 코인마켓캡 가격 기준)이다. 지닥에 따르면 피해자산은 지닥 총 보관자산의 약 23%에 달한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를 규제하는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개정안이 2021년 시행된 이후 수백억 원대 해킹 사고가 발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닥은 이날 지갑시스템(입출금 시스템)과 관련 서버를 중단·차단하고 경찰에 신고해 사이버 수사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지닥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금융정보분석원(FIU)에도 피해 사실을 보고하고 지원을 요청했다. 지닥은 국내 금융당국에 신고를 마친 코인마켓(코인 간 거래만 가능한 마켓) 거래소 중 하나다.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선 5대 원화마켓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의 점유율이 97% 이상으로 추산되지만, 코인마켓 거래소에서는 지닥의 거래 규모가 가장 큰 편에 속한다. 블록체인전문 마케팅 기업 이더랩에 따르면 올 2월 기준 최근 3개월간 월 평균 방문자 수는 13만5205명으로 전체 가상자산 거래소 가운데 5위였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 2023-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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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값 연일 뛰는데… 한은 보유량은 10년째 그대로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로 번진 은행 위기와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겹치면서 안전자산인 금값이 온스당 2000달러를 돌파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대규모 ‘금 사재기’에 나섰던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도 금값 랠리에 흡족한 모습이다. 올해 금값이 온스당 23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는 등 금 투자 전략이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한국은행은 다른 중앙은행과 달리 금 강세장에서 소외됐다. 10년째 그대로인 한은의 금 보유량을 두고 ‘트라우마’에 갇혀 투자를 다변화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값 사상 최고가 근접 5일(현지 시간) 미국 투자분석업체 22V 리서치의 존 로크 선임 매니저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금 가격이 향후 온스당 2322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SVB 파산 사태 이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 조절 가능성이 커졌다”면서 “달러인덱스도 약세로 전환되고 국채 금리가 빠르게 떨어지는 과정에서 금 가격이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금 선물 근월물 가격은 온스당 2035.6달러에 마감했다. 금 선물 가격은 지난달부터 가파르게 올라 3일 2000달러를 돌파했다. 이런 추세라면 이달 중 2020년 8월 6일 기록한 사상 최고가(2051.5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미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가 바뀌면 금값이 추가 상승할 여지가 크다. 통상 달러와 금값은 반대로 움직이는데 연준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마무리되면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고 금 가격은 더 오를 수 있다. 영국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은 지난해 12월 발간한 ‘2023년 금융시장에서 깜짝 놀랄 일들’이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올해 금 가격이 2250달러까지 오를 거라고 내다봤다.● 한은 금 보유량은 10년째 제자리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로 금을 매입한 중앙은행들은 금값 고공 행진에 쾌재를 부르고 있다.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금 수요는 4742t으로 2011년(4746t) 이후 최대였다. 특히 각국 중앙은행은 관련 통계를 집계한 1950년 이후 최대 규모인 1136t에 달하는 금을 사들였다. 지난해 매입 규모는 2021년(450t)의 두 배를 훌쩍 넘어선다. 특히 중앙은행들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지난해 하반기(7∼12월)에 금 862t을 매입했다. ‘킹달러’가 정점을 찍었던 지난해 4분기(10∼12월)에는 금 417t을 매입했는데 중국(62t)과 튀르키예(53t) 중앙은행이 큰손이었다. 지난해 11월 온스당 1630달러까지 떨어졌던 금값은 5일 기준 25% 가까이 올랐다. 크리샨 고폴 WGC 수석 애널리스트는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만연한 인플레이션 속에서 지난 1년간 중앙은행들이 곳간에 추가로 금을 보관한 건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반면 한은은 금을 외면하고 있다. 한은의 금 보유량은 2013년 이후 10년째 104.45t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말 기준 세계 36위 수준으로 외환보유액의 1.46% 수준이다. 한은은 김중수 전 총재 시절인 2011∼2013년 총 90t의 금을 매입한 뒤 금값이 떨어지면서 정치권과 언론으로부터 ‘실패한 투자’라는 비판에 시달렸다. 한은 금융통화위원을 지낸 함준호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금 매입 시점을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지금보다 금 보유 비중을 늘리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 2023-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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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재 새는 국민연금, 수익률 4%대… 운용사도 세계 100위내 ‘0’

    글로벌 투자 전쟁에서는 소외되면서 국내에서만 존재감을 발휘하는 ‘우물 안 개구리’. 글로벌 금융 중심지를 꿈꾸지만 실상은 연기금과 민간 자산운용사, 시중은행 모두 세계 수준에 비해 크게 뒤처진 것이 ‘K금융’의 냉정한 현실이다. 기금운용본부를 전북 전주로 옮긴 국민연금은 900조 원이 넘는 운용 자산에도 불구하고 해외 금융사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최고경영자(CEO)가 바뀔 때마다 정치적 외풍에 흔들리는 한국의 은행들은 전체 이익의 대부분을 이자이익에 의존하고 있고, 민간 자산운용사는 단 한 곳도 세계 100위 안에 들지 못했다. 전주 이전 국민연금 ‘우물안 개구리’인력 年 30명 이탈… 전문성 약화국내 자본시장 부동산-예금 몰려삼성자산운용 세계 103위 그쳐 “인천공항에서 택시로 이동해도 고속도로에서 3시간을 허비합니다. 오죽하면 한국까지 와서 국민연금을 안 만나는 자산운용사도 있겠어요.” 글로벌 자산운용사의 아시아 본사(홍콩)에서 한국 기관 마케팅을 담당하는 A 씨의 넋두리다. 한국에 출장 올 때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를 방문하는데, 전북 전주를 오가는 게 막막하다는 얘기다. 한국이 글로벌 ‘투자 전쟁’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국민 노후 자산을 굴리는 국민연금은 지리적 한계에 따른 인력 유출과 전문성 부족으로 경쟁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민간 금융회사들도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지 못하고 국내 시장에만 안주하는 모습이다.● 끝없는 인력 유출…해외에서도 “국민연금 패싱” 국민연금은 운용 자산이 7070억 달러(약 926조 원)로 전 세계에서 큰손 중의 큰손이다. 1조4250억 달러를 굴리는 일본 공적연금(GPIF)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그러나 몸집만 클 뿐 운용 성과는 떨어진다. 국민연금의 최근 10년(2013∼2022년) 수익률은 4.7%로 캐나다 CPPI(10%), 노르웨이 GPFG(6.7%), 일본 GPIF(5.7%) 등 주요 연기금에 비해 저조하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전·현직들은 2017년 전주로 이전하며 ‘우물 안 개구리’로 전락했다고 평가한다. 양질의 투자처를 발굴하려면 시장과 쉼 없이 소통해야 하는데 지리적인 한계로 그럴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민연금을 퇴사한 B 씨(42)는 “해외 금융사 사이에서 ‘NPS(국민연금의 영어 약어) 패싱’이란 말이 돌기도 했다”며 “시중 유동성이 풍부한 시기에 국민연금은 더 이상 금융사들의 최우선 고객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고 의사결정기구라 할 수 있는 기금운용위원회의 전문성이 결여된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위원회는 총 20명인데 이 중 노동조합·사용자 대표, 지역 가입자 대표 등 정부 측 인사만 30%(6명)다. 정부 입김에 취약한 데다 자산 운용을 잘 모르는 비전문가의 의견이 반영될 여지가 큰 것이다. 전문성이 뛰어난 운용역들은 국민연금을 계속해서 떠나고 있다. 국민연금이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2018∼2022년) 사이 퇴사한 운용역은 137명이었다. 해마다 30명 가까운 인력이 이탈한 셈이다. 전광우 전 국민연금 이사장은 “전 세계 연기금들이 대체투자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 중인 만큼 운용 조직을 서울로 복귀시켜 입지 매력을 되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 민간 운용사들도 존재감 미미 민간 자산운용사들의 성장도 더디기는 마찬가지다. 글로벌 금융회사들이 풍부한 인력과 자금을 무기로 새로운 투자처를 발굴하는 반면 아시아 금융허브를 꿈꾸는 한국의 금융사들은 아직 국내 경쟁에 머물고 있다. 우선 세계 금융시장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기엔 규모가 너무 작다. 글로벌 비영리 연구기관 싱킹 어헤드 인스티튜트가 지난해 발표한 ‘글로벌 500대 자산운용사’에 국내 운용사 9곳이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100대 운용사에는 한 곳도 포함되지 않았다. 삼성자산운용이 2021년 말 기준 운용자산 2521억 달러로 103위, 미래에셋자산운용은 108위였다. 국내 자산운용사가 성장하지 못하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경제 규모에 비해 자본시장 규모가 작기 때문이다. 이는 한국 투자자들이 해외 투자에 소극적인 데다 투자금 대부분이 부동산이나 예·적금 상품에 몰려 있다는 사실에 기인한다. 금융사들이 다양한 해외 투자 상품을 내놓지 못하는 탓도 있다. 전문가들은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국내 운용사를 대형화하는 한편 해외 진출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준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블랙록과 같은 글로벌 운용사들은 수십 차례에 걸친 M&A로 몸집을 불렸다”며 “M&A에 인센티브를 주는 지원으로 글로벌 30위권 운용사를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 2023-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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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값 역대 최고가 근접에 ‘금 사재기’ 각국 흐뭇…한은만 소외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로 번진 은행 위기와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겹치면서 안전자산인 금값이 온스당 2000달러를 돌파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대규모 ‘금 사재기’에 나섰던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도 금값 랠리에 흡족한 모습이다. 올해 금값이 온스당 23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는 등 금 투자 전략이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한국은행은 다른 중앙은행과 달리 금 강세장에서 소외됐다. 10년째 그대로인 한은의 금보유량을 두고 ‘트라우마’에 갇혀 투자를 다변화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값 사상 최고가 근접5일(현지 시각) 미국 투자분석업체 22V 리서치의 존 로크 선임 매니저는 CNBC와 인터뷰에서 “금 가격이 향후 온스당 2322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SVB 파산 사태 이후 미 연방준비은행(Fed·연준)의 금리인상 속도 조절 가능성이 커졌다”면서 “달러인덱스도 약세로 전환되고 국채금리가 빠르게 떨어지는 과정에서 금 가격이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의 은행 위기로 금융 불안이 확산한 것이 금값에 불을 지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달러화가 왕이 아니다”라는 인식에다 안전자산으로 여겨졌던 채권이 한순간에 휴지조각이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더해지며 금 수요가 높아진 것이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금 선물 근월물 가격은 온스당 2035.6 달러에 마감했다. 금 선물 가격은 지난달부터 가파르게 올라 3일 2000달러를 돌파했다. 이런 추세라면 이달 중에 2020년 8월 6일 기록한 사상 최고가(2051.5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미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가 바뀌면 금값이 추가 상승할 여지가 크다. 통상 달러와 금값은 반대로 움직이는데 연준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마무리되면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고 금 가격은 더 오를 수 있다. 영국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은 지난해 12월 발간한 ‘2023년 금융시장에서 깜짝 놀랄 일들’이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올해 금 가격이 2250달러까지 오를 거라고 내다봤다.● 한은 금 보유량은 10년째 제자리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로 금을 매입한 중앙은행들은 금값 고공행진에 쾌재를 부르고 있다.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금 수요는 4742t으로 2011년(4746t) 이후 최대였다. 특히 각국 중앙은행은 관련 통계를 집계한 1950년 이후 최대 규모인 1136t에 달하는 금을 사들였다. 지난해 매입 규모는 2021년(450t)의 두 배를 훌쩍 넘어선다. 특히 중앙은행들은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진 지난해 하반기(7~12월) 금 862t을 매입했다. ‘킹달러’가 정점을 찍었던 지난해 4분기(10~12월)에는 금 417t을 매입했는데 중국(62t)과 튀르키예(53t) 중앙은행이 가장 큰 손이었다. 지난해 11월 온스당 1630달러까지 떨어졌던 금값은 5일 기준 25% 가까이 올랐다. 크리샨 고폴 WGC 수석 애널리스트는 “중앙은행들은 2010년 이후 ‘유행’처럼 금을 순매수하고 있다”며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만연한 인플레이션 속에서 지난 1년간 중앙은행들이 곳간에 추가로 금을 보관한 건 놀라운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반면 한은은 금을 외면하고 있다. 한은의 금 보유량은 2013년 이후 10년째 104.4t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말 기준 세계 36위 수준으로 외환보유액의 1.46% 수준이다. 한은은 김중수 전 총재 시절인 2011~2013년 총 90t의 금을 매입한 뒤 금값이 떨어지면서 정치권과 언론으로부터 ‘실패한 투자’라는 비판에 시달렸다. 한은 금융통화위원을 지낸 함준호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금 매입 시점을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지금보다 금 보유 비중을 늘리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 2023-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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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리인상 후폭풍… 제조업 27%가 번 돈으로 이자도 못 내

    가파른 금리 인상의 후폭풍으로 빚으로 연명하는 ‘좀비기업’(한계기업)이 급격하게 불어나고 있다. 국내 상장 제조업과 서비스업 기업 10곳 중 3곳은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조차 내기 어려운 한계 상황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제조업 조사 대상 1542곳 중 418곳(27.1%)이 한계기업인 것으로 추정됐다. 2021년 말(263곳·17.1%)과 비교하면 한계기업 수는 155곳, 비중은 10%포인트 급증했다. 한계기업은 영업 활동으로 번 돈으로 이자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할 만큼 재무적으로 취약한 기업을 의미한다. 예산정책처는 이번 분석에서 2019년 이후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이자보상배율이 1을 초과하지 않는 기업을 한계기업으로 정의하고 2021년 말과 2022년 9월 말 기준 한계기업을 산출해 비교했다. 제조업에서 한계기업이 가장 많은 업종은 기계·전기·전자(197곳)가 꼽혔다. 2021년 말(116곳)보다 81곳 늘었다. 이 밖에 석유화학(83곳→114곳)과 운송장비(25곳→39곳)에서 한계기업 증가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서비스업 역시 조사 대상 814곳 중 252곳(31.4%)이 한계기업으로 추정됐다. 2021년 말 191곳(23.5%)에서 61곳이 늘어난 셈이다. 영상·출판·정보통신(55개→78개), 도소매(48개→60개) 업종에서의 증가세가 특히 두드러졌다. 이 같은 한계기업 증가의 주된 원인으로는 지난해 하반기(7∼12월)부터 이어진 금리 인상이 꼽힌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8월 연 0.5%였던 기준금리를 올해 1월까지 10차례 인상하며 3.5%까지 끌어올렸다. 1년 5개월 새 3%포인트가 오른 셈으로 대출금리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대출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이 늘어나고, 민간 소비와 투자가 위축되면서 기업의 수익성이 저하될 수밖에 없다. 앞서 한은은 지난해 전체 상장사의 18.6%가 3년 연속 영업이익이 이자비용에도 미치지 못하는 한계기업 상태에 이른 것으로 추정했다. 2021년 말 한계기업 비중은 14.9%였다. 기업 구조조정을 책임지는 KDB산업은행 미래전략연구소에서 분석한 한계기업 비중은 2021년 이미 18.3%에 달했다. 금리 인상의 그늘이 깊어지는 가운데 특히 중소 건설사에 대한 우려가 높다. 한은은 지난달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서 지난해 9월 말 기준 상장 건설사의 36.1%가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취약기업이라고 분류하기도 했다. 한은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부동산 침체와 원자재 가격 상승, 이자비용 부담으로 한계기업 비중이 중소 건설사를 중심으로 크게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올해 들어서 중소기업의 연체율도 꿈틀거리고 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기가 안 좋을 때 구조조정을 하기는 쉽지 않지만 무턱대고 재정을 투입해선 안 된다”며 “정부가 원칙을 세워 옥석을 가리고 한계기업의 위기가 금융 시스템 위기로 전이되지 않도록 세심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 2023-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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