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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번 확진자.’ 29일 새벽 경기에 있는 한 병원. 87세의 한 어르신은 지켜보는 가족도 없이 조용히 눈을 감았다. 1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보름 만이었다. 그 15일 동안 어르신은 평생 불렸던 본명은 간 곳 없이, 그저 몇 번 확진자란 숫자만이 따라다녔다. 마지막 가는 길도 황량했다. 여전히 가족 입회는 가로막힌 채 특수비닐에 밀봉돼 입관됐다. 그날 오후 3시경 뿌옇게 눈이 흩날리던 경기 성남화장장. 그제야 화성 ○○○번 확진자는 이성찬(가명)이란 이름을 다시 찾았다. 그리고 가족들은, 이미 재로 변해버린 그를 마주하고 오열을 멈추지 못했다. “장례식은커녕 아버지 눈조차 감겨드리지 못했어요. 가슴에 맺힌 이 서글픔이 평생 남을 것 같아요. 그저 몇 번째, 몇 번째 번호로만 불리다 떠난 우리 아버지…. 불쌍해서 어떻게 하나요.”(장녀 이모 씨) 879명. 30일 0시 기준 올 한 해 국내에서 코로나19로 숨을 거둔 이들의 수. 누군가의 부모이자 자식이었고, 또 우리의 친구거나 이웃이었던 그들은 그렇게 세상을 떠나갔다. 홀로 병상에 누워, 손 한번 잡아보지 못하고. 죽어서도 그들은 숫자로 남았다. ‘○○번째 확진자’ 또는 ‘○○번째 사망자’. 879개의 서로 다른 삶과 사연이 그저 그렇게 땅에 묻혔다. 코로나19는 확진자의 면회를 제한했고, 임종은 물론 시신 확인도 차단했다. 장례식도 화장 뒤에나 가능했다. 가족을 여의고 슬픔을 다독일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파주 ○○○번 확진자’도 그랬다. 29일 세상을 떠난 김기영 씨(67·여)는 자칫하면 거기에 또 다른 이름도 붙을 뻔했다. ‘무연고 사망자.’ 25년 전 남편과 헤어지고 최근 요양병원에서 지내온 김 씨는 유일하게 연락이 닿는 이가 장남 김모 씨(40)뿐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일자리를 잃고 병원비 대줄 여력이 없던 김 씨는 한동안 병원을 찾지 못했다. 그사이, 어머니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28일 저녁 가까스로 어머니가 위독하단 연락을 받은 김 씨. 하지만 그가 달려왔을 땐 이미 어머니는 세상을 떠나 화장장에 도착했을 때였다. 작업복 차림으로 화장장에서 만난 김 씨는 “최근에 겨우 새 일자리를 구했다. 조만간 어머니를 찾아뵈려고 했는데…”라며 붉어진 눈으로 천장만 바라봤다. 가족들의 슬픔은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낙인. 코로나19 사망자의 가족이란 이름은 또 다른 생채기를 내고 있다. 확진자였던 아버지 김호순(가명) 씨를 떠나보낸 김모 씨(39) 가족. 29일 경기 용인화장장에서 유골함을 건네받은 가족은 눈물을 닦을 새도 없이 천추의 한으로 남을 결정을 해야 했다. 아버지의 장례식을 포기하기로. “당연히 장례식장을 백방으로 알아봤죠. 그때마다 돌아온 답은 ‘코로나19 사망자를 받으면 금방 소문이 나서 (영업이) 곤란하다’였습니다. 봉안당도 마찬가지예요. 일단 당분간 유골함을 집에 모시기로 했습니다. 애도는 고사하고 아버지를 모실 손바닥만 한 공간도 허락이 안 되다니 너무 억울하고 허탈합니다.” 또 다른 유족 A 씨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 9월 11일 어머니를 떠나보낸 뒤 공공기관과 은행 등에서 받아야 했던 차가운 눈빛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A 씨는 “사망진단서를 들고 행정·금융 절차를 밟으러 가면 일단 경계부터 하고 확진자 대하듯 굴었다”며 “어머니를 잃은 상처가 다시 후벼 파이는 기분이 들었다”고 전했다. 겨울이 오며, 가족 곁을 떠나는 코로나19 환자들은 점점 더 늘고 있다. 수도권 3차 대유행이 시작된 뒤 12월에만 353명의 ‘○○○번 확진자’가 목숨을 잃었다. 그리고 찢기는 가슴을 부여잡는 가족 역시 갈수록 늘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이라도 인간의 존엄성이 훼손되면 안 됩니다. 특히 이미 큰 상처를 받은 유가족들을 편견이나 낙인 없이 대하려는 사회적 노력이 절실합니다. 어쩌면 감염병 확산보다 더 무서운 것은 남은 이들에게 남을 상처가 아닐까요.”(현진희 대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지민구 warum@donga.com·박종민 기자}

올 7월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 대한 고소장이 경찰에 접수되기 전 더불어민주당 현역 의원이 박 전 시장의 성추행 관련 정황을 임순영 서울시 젠더특보에게 먼저 알렸던 사실이 밝혀졌다. A 의원은 여성단체 활동가 B 씨를 통해 해당 사실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29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피해자 C 씨가 박 전 시장에 대한 고소장을 서울지방경찰청에 제출한 건 올 7월 8일이었다. 전직 서울시 관계자 등에 따르면 같은 날 고소장 제출 직전에 A 의원이 임 특보에게 휴대전화로 “시장에게 불미스러운 일이 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고 말했다고 한다. 연락을 받은 임 특보는 같은 날 오후 3시경 박 전 시장을 만나 “실수한 것이 있느냐” “여성단체가 공론화할 것 같다” 등을 말했다. 박 전 시장은 같은 날 밤 늦게 비서진과 긴급회의를 가졌고, 다음 날 아침 공관을 나선 박 전 시장은 숨진 채 발견됐다. 박 전 시장의 피소 사실 유출 의혹 사건은 서울북부지검이 수사하고 있다. 전직 서울시 관계자는 경찰과 검찰 등에 출석해 이러한 내용의 진술을 여러 차례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A 의원이 B 씨를 통해 박 전 시장의 의혹에 대해 얘기를 전해 들었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특히 A 의원에게 ‘불미스러운 일’을 알린 B 씨는 여성단체 활동가여서 성폭력 피해자를 보호하고 지원해야 할 인사가 가해자인 박 시장 측에 관련 내용을 전달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A 의원과 B 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기 위해 일정 등을 조율했지만 A 의원과 B 씨가 조사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 사건을 5개월 동안 수사해온 서울지방경찰청은 박 전 시장의 강제추행,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 고소 사건에 대해 공소권 없음 의견으로 검찰에 사건을 송치할 예정이라고 29일 밝혔다. 박 전 시장의 전·현직 비서실장 등이 강제추행을 방조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증거부족을 이유로 혐의 없음 의견으로 검찰에 사건을 송치하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와 참고인을 조사하고 관련 자료를 검토했으나 박 전 시장이 사망해 법규에 따라 ‘공소권 없음’ 의견으로 검찰에 넘긴다”고 설명했다. 피해자 C 씨 측은 경찰의 발표에 대해 크게 반발했다. C 씨의 법률대리인인 김재련 변호사는 “관련 참고인 진술이나 제출 자료 등을 봤을 때 추행의 사실 관계는 경찰이 밝혀주는 게 마땅한데도 피고소인이 사망했단 이유만으로 규명된 사실 관계조차 언급하지 않았다”며 “경찰은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수사하려는 의지가 없었다”고 비판했다.지민구 warum@donga.com·강승현 기자}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요구하는 노동단체들이 26일 경찰의 집회 금지 통고에도 여의도 등 서울 도심에서 차량 240대 규모의 ‘드라이브스루’ 차량시위를 강행했다. 주요 도로에서 교통 혼잡까지 벌어지자 경찰은 시위 과정에서 위법행위가 확인되면 참가자들을 모두 입건할 계획이다.○ 여의도, 서대문 등 도심 곳곳 혼잡 비정규직 공동행동 등 노동단체들은 26일 오후 2시부터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모여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요구하는 차량 시위를 시작했다. 시위에 참가한 차량들은 마포대교와 서강대교 등의 방향으로 수십 대씩 갈라져 운행한 뒤 청와대 앞을 지나갈 예정이었다. 이후 광화문광장으로 함께 가 차량으로 광장을 두 바퀴 돌 계획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날 차량 집회는 경찰과 서울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이미 금지를 통고한 상태였다. 공동행동 측은 이에 “차량이 100m 간격을 유지하고 차량에서 내리지도 않는데, 이를 금지하는 건 과도한 조치”라 반발하며 시위를 강행했다. 이로 인해 서울 시내 곳곳은 경찰의 통제까지 더해지며 혼잡을 빚었다. 지하철5호선 여의도역 사거리에서 국회로 이어지는 지하터널은 시위차량 30대가 경찰에 막혀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이 밖에도 마포대교와 서대문사거리 등 곳곳에서 교통 정체가 벌어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날 시내 17곳에 검문소를 설치하고 차량 시위를 막았다”고 전했다. 청와대 인근 종로구 효자동에서도 분쟁이 이어졌다. 경찰은 차량 1대가 이동 명령을 거부하자 견인 조치하기도 했다. 시위 차량들은 3시간 반이 지난 오후 5시 반경 해산했다. 경찰 측은 “현장에서 채증한 영상 등을 확인해 위법행위가 발견되면 모두 입건하겠다”고 밝혔다.○ 인권위 “코로나19라도 집회 전면 금지 안 돼”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의 코로나19 등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집회나 시위를 금지하는 법안은 자유를 제한할 수 있어 적절하지 않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이 나왔다. 인권위는 “더불어민주당 이원욱 의원이 대표 발의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개정안에 대해 ‘집회의 자유를 필요 이상으로 지나치게 제약할 우려가 있어 법안을 개정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취지로 의견 표명하기로 담당 상임위원회에서 의결했다”고 27일 밝혔다. 이 의원 등이 8월 발의한 집시법 개정안은 감염병예방법에 의거 교통을 차단하고 집합 제한 및 금지 지역과 재난 사태 선포 지역 등에서 집회·시위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개정안은 현재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계류돼 있다. 인권위는 “감염병 확산과 같은 긴급한 상황에서 공공의 안녕과 질서 유지, 시민의 안전을 위해 집회·시위를 일부 제한할 필요성 자체는 부인하기 어렵다”면서도 “모든 집회·시위를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또 “집회 금지에 아무런 예외적 허용 사유나 조건을 두고 있지 않아 집회의 자유 제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고도 봤다. 인권위는 이러한 내용을 담아 조만간 국회의장에게 의견 표명을 할 예정이다.지민구 warum@donga.com·박종민 기자}

“복무하던 군인이 숨졌는데 밝혀지지 않은 게 너무 많아요.” A 일병(21)의 유족은 피를 토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했다. 육군 군수사령부 예하부대 소속이던 A 일병은 휴가 마지막 날 복귀 대신 극단적 선택을 했다. 군 검찰은 A 일병에게 가혹행위를 했다는 혐의를 받던 선임병 3명에 대해 ‘혐의 없음’으로 최근 불기소 처분했다. 유족은 이러한 내용이 담긴 수사 결과 통지서를 받고 눈물을 흘렸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에 따르면 올해 6월 7일 부대에 복귀한다며 부산역에서 기차를 탔던 A 일병은 다음 날 대구의 한 건물 주차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장에선 극단적 선택을 암시한 내용의 일기장이 발견됐다. 수사에 착수한 군사경찰은 가혹행위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선임병 3명이 6월 1일 오후 6시 반부터 다음 날 0시 50분까지 A 일병을 교육한 것이 문제였다고 보고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반면 군 검찰은 “욕설이나 폭행은 없었으며, 후임병 교육의 정당한 한도를 초과했다 보기 어렵다”며 사건을 종결했다. 수사 결과를 수긍하더라도 의문은 남는다. 이전에도 A 일병은 다른 동료 병사들의 질책과 뒷말 등으로 힘들어한 정황이 일기장과 참고인 진술에서 드러났기 때문이다. 강 의원에 따르면 A 일병의 일기장에선 4월부터 ‘평생 먹을 욕을 여기서 다 먹었다’ ‘다른 소대원들이 명치를 때리고 갔다’ 등의 내용이 나왔다. 한 동료 병사는 군 검찰의 참고인 조사에서 “‘폐급(쓰레기급) 병사’란 뒷말이 돌아 견디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진술했다. 또 다른 병사도 “A 일병에 대한 안 좋은 이미지가 형성돼 있었다”고 했다. 유족은 “군 검찰이 가혹행위 정황들에 대한 사실관계는 명확히 밝히지 않고 한 병사의 개인적인 사유로만 사건을 정리하려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군의 소극적인 수사는 자주 지적되는 사항이다. 육군본부에 따르면 2015년부터 올해 9월 말까지 181건의 가혹행위 사건이 공식 접수됐으나 107건(59.1%)이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강 의원은 “A 일병 사건을 포함해 군이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있었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군 검찰도 수사 결과 통지서에 “A 일병은 올 4월부터 선임병들의 지적과 질책이 이어져 부담감과 압박감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고 적었다. 하지만 이러한 부담감과 압박감이 정확히 어떤 이유로 발생했는지는 확인하지 않은 채 수사를 끝냈다. A 일병은 올 초 진행한 복무적합도 검사, 상담관 면담, 자살예방 교육 등에서 계속 불안한 심리 상태를 보였다. 경고 등이 깜빡였지만 군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셈이다. A 일병의 죽음을 돌이킬 순 없지만 극단적 선택에 이르게 된 경위라도 명확하게 밝혀내는 것이 군의 책무가 아닐까. 지민구 사회부 기자 warum@donga.com}

서울 최고급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테슬라 전기자동차의 충돌 화재로 변호사가 목숨을 잃은 사건과 관련해 사고 차량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이 발부됐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차량을 넘겼으며 블랙박스와 사고기록장치(EDR) 등의 분석 결과가 나오는 대로 사고 원인 규명에 주력할 방침이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용산구 한남동의 A아파트 주차장에서 9일 사고가 발생한 테슬라 차량에 대한 법원의 압수수색 영장이 발부됨에 따라 국과수로 이동 조치해 원인 조사 및 분석을 의뢰했다”고 11일 밝혔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9일 오후 사고 차량인 ‘테슬라X 롱레인지’를 운전했던 대리기사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치사) 혐의로 입건됐다. 하지만 서울에 있는 한 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이어서 아직 경찰 조사를 받지 않고 있다. 경찰은 주차장 내부 폐쇄회로(CC)TV에 대한 분석을 진행했지만 카메라와 현장 간 거리가 멀어 사고 원인과 대리기사가 운전석에서 빠져나온 과정 등을 확인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운전자 추가 조사 및 국과수 분석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필요할 경우 테슬라 한국법인에도 조사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다. 자동차 업계는 전기차 운행에 익숙지 않은 대리기사가 운전 중 실수를 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현장 CCTV를 보면 사고 차량은 비교적 넓은 구간에서 갑자기 속도를 올리다 벽면에 충돌했다.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면 들어오는 후방등도 켜지지 않았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테슬라 차량은 첨단 기능이 많이 적용돼 있다. 처음 운전한다면 조작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차량 자체에서 결함이 생겼을 수도 있다. 대리기사는 현장 조사에서 “차량이 정상적으로 제어되질 않았다”며 급발진을 주장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올 1월 테슬라 운전자들의 탄원서를 받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급발진으로 추정되는 충돌 사건 110건이 접수됐다. 이 중에서 차량 결함에 따른 급발진으로 확인된 사례는 아직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있는 한 최고급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테슬라 전기자동차가 벽과 충돌하며 화재가 발생해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대형 법무법인 대표인 차 소유주는 목숨을 잃었으며 대리기사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9일 오후 9시 43분경 연예인 등 유명인사들이 많이 사는 것으로 알려진 한남동의 한 아파트에서 차량이 주차장 벽면에 충돌해 불이 났다는 119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대원이 현장에 출동했을 당시 차량 주인인 A 변호사(60)는 조수석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채 의식이 없는 상태였다. A 변호사는 오후 10시 8분에 구조돼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며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숨을 거뒀다. 판사 출신인 A 변호사는 대형 법무법인에서 최근까지 활발하게 활동해 왔다. 10일 빈소에는 A 변호사와 대학 동문인 윤석열 검찰총장이 찾아와 조문했다. 함께 타고 있던 대리기사 B 씨(59)는 소방대 도착 전 스스로 차에서 빠져나온 상태였다. 이후 가슴과 배 통증을 호소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B 씨가 사고 뒤 의식을 잃은 A 변호사를 구조하려 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소화기로 초기에 진화를 시도했던 아파트 직원(43)은 연기를 다량 흡입해 병원에서 응급조치를 받았다. 사고 차종은 테슬라에서 올해 생산된 ‘모델X 롱레인지’(사진)로 가격은 약 1억3000만 원이다. 화재는 신고 약 1시간 뒤인 오후 10시 48분에야 진화됐다. 용산소방서 관계자는 “차량이 벽면과 충돌하며 전기배터리에서 발화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에서 사용하는 배터리는 리튬이온폴리머 소재로 일반 소화기나 물로는 화재 진화가 어렵다. 한 자동차 전문가는 “리튬이온폴리머 배터리 화재는 포말 형태의 특수 소화기를 사용해야 빠르게 불을 잡을 수 있다”고 했다. 소방대는 현장에서 테슬라 모델X의 특성 때문에 차량에 갇혀 있던 A 변호사를 꺼내는 데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테슬라 전기차는 문의 개폐가 배터리에서 전원을 공급받아 전자식으로 이뤄진다. 또 손잡이가 차체에 들어가 있다가 열 때만 나오는 형태다. 소유주의 스마트키가 없거나 배터리 전원 공급이 끊기면 손잡이가 돌출되지 않아 외부에서 열기 어렵다. 소방 관계자는 “A 씨가 앉아 있던 조수석 문이 심하게 파손돼 열 수 없는 상태였다. 결국 뒷좌석 쪽으로 진입을 시도했는데 모델X의 뒷좌석은 문이 날개처럼 위아래로 여닫는 구조여서 소방대가 가진 장비로 뜯어내는 데 상당히 애를 먹었다”고 전했다. 지난해 2월 미국 플로리다주에서도 테슬라 모델S가 나무와 충돌해 화재가 발생하며 운전자가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현장에서 사고를 목격한 경찰관이 차량으로 다가갔지만 차체에 매몰된 손잡이가 튀어나오지 않아 운전자를 구출하는 데 실패했다. 유족들은 테슬라 측에 책임을 묻는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경찰이 현장에 있는 폐쇄회로(CC)TV 등을 조사한 결과 사고 차량은 지하주차장에 진입한 뒤 평평한 구간에서 갑자기 속력이 높아지다가 벽면에 부딪쳤다. 대리기사인 B 씨는 경찰의 사고 현장 조사에서 “차량이 정상적으로 제어되지 않았다”며 자동차 결함에 따른 급발진 가능성을 주장했다고 한다. 경찰은 B 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치사) 혐의로 입건하고 추후에 조사할 예정이다. 정확한 사고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차량 분석을 의뢰하기로 했다. 경찰은 차량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국과수 분석 결과를 봐야 넓은 지하주차장에서 속력이 올라간 게 차량 결함 탓인지, 운전자의 잘못인지를 따져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전기차 사고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인데 일반 차량보다 인명 구조나 화재 진화가 어렵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 사고”라며 “전기차 관련 구조·구난 매뉴얼 등을 다시 한 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박종민 blick@donga.com·지민구 기자}

힙합가수 아이언(본명 정헌철·28·사진)이 미성년자를 야구방망이로 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정 씨는 2018년에도 여자친구를 폭행해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미성년자에게 폭행을 가한 혐의(특수상해)로 정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0일 밝혔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정 씨는 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자택에서 함께 사는 A 군(18)을 바닥에 엎드리게 한 뒤 야구방망이로 수십 차례 내려친 혐의를 받고 있다. 힙합가수를 지망하는 A 군은 정 씨의 집에서 음악을 배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A 군은 허벅지 등에 큰 부상을 입었으며 그의 가족이 경찰에 신고해 정 씨는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정 씨는 경찰 조사에서 “훈육 차원”이라며 혐의 사실을 일부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도주 우려가 있고 범죄의 중대성, 재범 우려를 고려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2014년 엠넷 ‘쇼미더머니 시즌3’에 아이언이란 예명으로 출연한 정 씨는 여자친구를 폭행한 혐의로 2018년 11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80시간의 형을 선고받았다. 해당 여성에 대한 허위사실을 퍼뜨린 혐의(명예훼손)로 올해 9월 500만 원의 벌금형도 받았다. 2016년 대마 흡연 혐의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의 판결이 내려지기도 했다.지민구 warum@donga.com·박종민 기자}

서울 한남동에 있는 한 최고급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테슬라 전기자동차가 벽과 충돌하며 화재가 발생해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대형 법무법인 대표로 알려진 차 소유주는 목숨을 잃었으며 대리기사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9일 오후 9시 43분경 용산구 한남동의 한 아파트에서 차량이 주차장 벽면과 충돌해 불이 났다는 119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대원이 현장에 출동했을 당시 차량 주인인 A 씨(60)는 조수석에 갇혀 의식이 없는 상태였다. A 씨는 오후 10시 8분에 구조돼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며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숨을 거뒀다. 함께 타고 있던 대리기사 B 씨(59)는 소방대가 도착 전 스스로 차를 빠져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가슴과 배 통증을 호소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소화기로 초기에 진화를 시도했던 아파트 직원(43)은 연기를 다량 흡입해 응급조치를 받았다. 사고 차종은 테슬라에서 올해 생산된 ‘모델X 롱레인지’다. 화재는 신고 약 1시간 뒤인 오후 10시 48분에야 진화됐다. 용산소방서 관계자는 “차량이 벽면과 충돌하며 전기배터리에서 발화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테슬라에서 사용하는 배터리는 리튬이온폴리머 소재로 일반 소화기나 물로는 화재 진화가 어렵다. 한 자동차 전문가는 “리튬이온폴리머 배터리 화재는 포말 형태의 특수소화기를 사용해야 빠르게 불을 잡을 수 있다”고 했다. 소방대는 현장에서 테슬라 모델X의 특성 때문에 차량에 갇혀 있던 A 씨를 꺼내는데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테슬라 전기차는 문의 개폐가 배터리에서 전원을 공급받아 전자식으로 이뤄진다. 하지만 사고가 발생하면 전력이 차단돼 강제로 문을 열기 어렵다. 소방 관계자는 “A 씨가 앉아있던 조수석 문이 심하게 파손돼 열 수 없는 상태였다. 결국 뒷좌석 쪽으로 진입을 시도했는데 모델X는 뒷좌석의 문이 날개처럼 위아래로 여닫는 구조라 소방대가 가진 장비로는 뜯어내는데 상당히 애를 먹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해 2월 미국 플로리다 주에서도 테슬라 모델S가 나무와 충돌해 화재가 충돌한 사건이 벌어졌다. 마찬가지로 외부에서 차량 문이 열리지 않아 운전자를 구하지 못했다고 한다. 경찰이 현장에 있는 폐쇄회로(CC)TV 등을 조사한 결과, 사고 차량은 지하주차장에서 빠른 속도로 이동하다가 벽면에 부딪혔다. 대리기사인 B 씨는 경찰 조사에서 “차량이 정상적으로 제어되지 않았다”며 자동차 결함에 따른 급발진 가능성을 주장했다고 한다. 경찰은 B 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치사) 혐의로 입건하고 추후에 조사할 예정이다. 정확한 사고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차량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분석을 의뢰하기로 했다. 경찰은 차량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한 상태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전기차 사고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인데 일반 차량보다 인명 구조나 화재 진화가 어렵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 사건”이라며 “전기차 관련 구조·구난 매뉴얼 등을 다시 한 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간첩 신고 긴급 번호가 111인가요, 113인가요?” 2013년 3월 27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현 행정안전위원회) 회의장에선 간첩 신고 긴급 번호가 무엇인지를 두고 잠시 토론이 벌어졌다. 여야 의원들은 잠시 수군거리다가 출석한 경찰청 관계자들에게 질의하기도 했다. 실은 둘 다 정답이다. 111은 국가정보원이 운영하는 간첩·테러 신고센터이며, 113을 누르면 각 지방경찰청의 간첩신고센터로 연결된다. 간첩, 이적단체 등 국가보안법 위반 범죄에 대한 대공(안보)수사권은 정보기관인 국정원은 물론 경찰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24년부터 간첩 신고 번호는 112(범죄)나 119(화재, 구조)처럼 하나로 합쳐질 가능성이 크다.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을 경찰로 완전히 넘기는 국정원법 개정안이 지난달 30일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처리됐다. 9일 본회의에도 상정될 예정이다. 개정안 시행일은 내년 1월 1일이지만 대공수사권 이관은 유예기간 3년을 두기로 했다. 야당과 일부 안보 분야의 전문가들은 이번 개정안을 두고 “대공수사 공백이 우려되고 경찰 권력이 지나치게 커질 것”이라며 반대했다. 반면 정부와 여당 등은 “정보기관과 대공수사권에 대한 민주적 통제를 위해 필요한 조치”라는 견해다.○ 해외공조·대공보안, 경찰도 가능할까 대공수사는 1961년 국정원의 전신인 중앙정보부가 창설될 때부터 법에 명시된 정보기관의 핵심 임무다. 중앙정보부는 해외 정보수집 활동을 하는 미 중앙정보국(CIA)과 연방수사국(FBI)의 수사 기능을 통합한 형태로 운영됐다. 남북이 대치하는 특수 상황을 고려해 정보기관이 강력한 권한을 행사할 수 있도록 했던 것이다. 국정원은 대공수사 임무를 적극적으로 수행하면서 ‘간첩 잡는 정보기관’이라는 이미지를 쌓았다. 국정원이 홍보하는 최근 대공수사 성과는 2011년 ‘지하당 왕재산 사건’과 2013년 ‘이석기 내란 음모 사건’ 등이다. 특히 이석기 내란 음모 사건은 국정원 자체 홍보관 등을 통해 “3년에 걸친 내사를 통해 국회의원 등이 내란을 선동 중인 사실을 포착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야당 등은 이번 법 개정으로 대공수사에 특화된 국정원의 권한이 경찰로 넘어가면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안보 태세에 공백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첫 번째는 ‘정보’다. 국정원이 60년 가까이 쌓은 대북 휴민트(HUMINT·인적 정보)의 수준이 다른 수사기관보다 뛰어나기 때문이다. 폐쇄적인 북한 내부의 동향을 파악하려면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과 중국 등 해외 각지에서 정보를 취득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각국 정보기관이나 정보원과의 협업은 절대적이다. 하지만 이런 활동은 경찰이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채성준 건국대 국가정보학과 초빙교수는 “안보 범죄는 국내 정보와 일반적인 수사 역량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렵다”며 “해외 정보 및 다른 정보기관과의 협력이 필수적인 사안인 만큼 국정원이 수사권을 갖고 활동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보안’이다. 비밀 임무를 수행하는 국정원은 조직원들이 자신을 외부에 드러내지 않는 ‘밀행’을 최우선 가치로 여긴다. 국정원에서 증명이 필요 없는 특수활동비 예산을 책정 받아 사용하는 것도 정보 수집이나 수사 흔적을 드러내지 않기 위함이다. 예민한 정보는 국정원 내부에서도 담당자나 극소수만 파악할 수 있다. 국회 출신의 한 안보 전문가는 “경찰은 보고 체계가 정보기관보다 복잡하고 조직이 크기 때문에 대공수사 과정에서 내밀한 정보가 유출될 가능성이 작지 않다”고 했다. 사실 경찰도 대공수사 분야에서 국정원의 전문성과 특수성은 인정하고 있다. 다만 충분히 준비하면 큰 공백 없이 업무를 이어갈 수 있다고 주장한다. 경찰청이 올해 10월 국회 행안위에 제출한 현안 보고 자료에서 경찰은 ‘대공수사권 이관에 대비한 전문성 제고 방안’을 제시했다. 국정원이나 군사안보지원사령부와 대북 정보 등을 공유할 수 있는 ‘안보정보협의체’ 설립, 대공수사 전문가 육성을 위한 안보수사연구교육센터 신설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경찰 관계자는 “대공수사 영역에서 전문성을 키우길 원하는 인력이 상당히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정보기관이 주로 해온 중요한 업무를 맡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책임감을 갖고 준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커져버린 경찰 권한, 견제가 가능할까 이번 개정안이 통과하면 경찰 권력이 엄청나게 비대해진다는 점은 여야를 막론하고 우려하는 대목이다. 국회 정보위 야당 간사인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지난달 30일 “경찰이 국내 정보를 독점하는 상황에서 (수사권을) 악용할 가능성이 커졌다”며 “5공화국 시대로 돌아가는 조치”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경찰이 대공수사권을 넘겨받으면 조직과 인력이 늘어나는 건 분명하다. 경찰청은 내년 출범할 예정인 국가수사본부 아래에 기존 보안국을 확대 개편한 안보수사국을 설치할 방침이다. 여기에 대공수사와 테러, 방위산업 기술 유출 수사 등을 맡기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안보수사국의 인원과 하위 조직은 기존보다 2배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17개 시도 지방경찰청의 보안부서도 안보수사 전담 조직으로 바뀌면서 확대될 예정이다. 행안위 소속 야당 의원실 관계자는 “인사 청문회도 거치지 않는 경찰청 산하의 국가수사본부장에게 각종 일반 수사뿐만 아니라 대공수사 지휘 및 감독까지 맡기는 것은 과도하다”고 짚었다. 야당과 시민단체들은 내년 1월부터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인 개정 형사소송법과 검찰청법이 시행된다는 점도 우려하고 있다. 가뜩이나 경찰의 수사 독립성이 커지는데 대공수사까지 전담하면 ‘막강한 권한’을 쥐게 된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검경수사권 조정에 따라 경찰은 검찰의 수사 지휘를 받지 않고 1차 수사를 종결할 수 있다.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소장을 지낸 양홍석 변호사는 “경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와 권한, 기능 분산을 전제로 하고 대공수사권을 넘기는 것이 맞다. 이러한 조치가 선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경찰의 힘만 키우면 부작용이 발생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정부와 여당은 경찰법 개정으로 경찰 조직을 크게 3개의 체계로 분리해 운영할 예정이기 때문에 충분히 권한 분산과 견제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3일 국회 행안위 전체회의에서 의결된 경찰법 개정안에 따르면 국가경찰은 경찰청장, 자치경찰은 시도자치경찰위원회, 수사경찰은 2년 임기의 국가수사본부장의 지휘·감독을 받는다. 권한이 경찰청장 1인에게 집중되지 않도록 한 것이다. 경찰법 개정안도 9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이 정도로는 여전히 경찰 견제 장치가 충분하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국회 행안위 소속 정의당 이은주 의원은 “행정안전부 산하의 경찰위원회를 독립적 합의제 기관으로 격상해 경찰에 대한 실질적 민주적 통제를 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이번 경찰법 개정안에는 이러한 취지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경찰 측은 이러한 평가에 대해 “앞으로 공론화 과정을 거쳐 경찰청에 대한 민주적 통제가 가능하도록 경찰위원회를 실질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공수사 이관 기간 적극 활용해야 물론 정보기관의 권한을 축소하려는 여당의 입법 추진은 국정원이 자초한 측면도 있다. 대공수사와 관련해 국정원의 사건 증거 조작, 불법 구금, 변호인 참여 제한 등의 문제가 잇따라 제기돼왔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정보기관 개혁 주장에 힘이 실렸다. 이재근 참여연대 권력감시국장은 “검찰과 경찰도 강압 수사, 인권 침해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지만 시민단체 안팎에선 가장 폐쇄적이고 비밀스러운 국정원이 대공수사권을 갖는 것보다 다른 수사기관으로 넘기는 게 낫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전했다. 사실 대공수사권을 경찰로 넘기는 국정원법 개정안의 9일 국회 본회의 통과는 이미 확정적이다. 민주당이 절반을 훌쩍 넘는 174석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결과가 바뀔 가능성은 거의 없다. 문제는 과정이다. 정부와 여당이 국정원법 개정안 등을 심의하고 의결하는 과정에서 야당과 각 기관, 시민단체의 의견을 제대로 수렴하지 않았다는 지적은 두고두고 문제가 될 수 있다. 여당 의원들은 국회 정보위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전원 퇴장한 가운데 국정원법 개정안을 단독 처리했다. 대공수사권의 완전한 이관은 앞으로 3년이란 시간이 남았다. 이 기간 동안 국회는 보완 입법을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대공수사를 국정원의 업무와 역할로 규정한 정부조직법을 개정해야 하며, 경찰법도 추가로 정비할 필요가 있다. 경찰과 국정원도 상호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예정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대공수사는 혼란만 가중돼 큰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최미경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3년이라는 시간도 결코 길다고 볼 순 없다. 여야와 각 기관이 효율적인 논의를 통해 시급하게 보완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민구 사회부 기자 warum@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벌어진 경남 진주시 이장·통장들의 제주 연수가 제주도 내에서도 n차 감염으로 이어지며 4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제주도는 “제주에 16일부터 18일까지 연수 목적으로 머물렀던 진주 이장·통장들과 접촉한 확진자의 가족들도 양성 판정을 받으며 관련 도내 확진자가 4명으로 늘어났다”고 27일 밝혔다. 도에 따르면 지금까지 이장·통장들과 접촉해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이들은 112명에 이른다. 제주도는 해당 연수로 인해 코로나19가 확산될 조짐이 보이자 관광객이 지역 내에 체류할 때는 의무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 특별행정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도 관계자는 “이장·통장들의 신용카드 명세와 폐쇄회로(CC)TV 분석 등을 통해 이동 동선을 추가로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 경남도에선 최근 한 달 사이에 진주를 포함해 김해 거제 의령 남해 하동 함양 등 7개 시군의 이장·통장들이 경남을 벗어나 국내 연수를 다녀온 것으로 밝혀졌다. 도에 따르면 10일부터 26일까지 12개의 국내 연수가 진행됐으며 모두 301명이 부산과 전남, 강원 등으로 연수를 다녀왔다. 이 중 연수 3개는 지자체의 예산을 지원받았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여행과 외출 자제를 권고하는 마당에 대규모 연수를 간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진주시 이장·통장들의 제주 연수는 27일 기준 관련 확진자가 60명을 넘어섰다.지민구 warum@donga.com / 진주=강정훈 / 광주=이형주 기자}

법원과 재개발조합이 26일 오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 대한 세 번째 강제 집행에 나섰으나 교회 관계자 등과 충돌이 벌어져 모두 10여 명이 다쳤다. 교회 측은 화염병까지 던지며 격렬하게 반발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울북부지법은 이날 오전 1시 20분경부터 집행 인력 570여 명을 투입해 사랑제일교회에 대한 명의양도 집행에 나섰다. 하지만 교회 측과 대치 끝에 7시간 10분 만인 오전 8시 30분경 철수했다. 강제 집행을 신청한 서울 장위10구역 재개발조합 측은 “교회의 반발이 극심해 이례적으로 법원의 허가를 받아 야간 강제 집행을 시도했다”고 설명했다. 교회 측은 교회로 들어가는 길목에 버스 등을 세워두고 40여 명이 현장에서 법원 쪽 업체 직원들의 진입을 막아섰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화염병 수십 개를 투척하며 물리력을 행사했다. 또 일부 교회 관계자는 자신의 몸에 인화 물질을 뿌리고 위협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업체 직원들과 교회 측이 부딪치며 크고 작은 부상이 발생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양쪽 통틀어 12명이 화상과 골절상 등을 입었으며, 이 가운데 7명은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차량 여러 대가 화염병 투척으로 불에 타기도 했다. 강제 집행 현장에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찰 300여 명을 비롯해 소방대원 44명, 소방차량 12대가 배치됐다. 경찰은 교회 측이 화염병 투척 등 불법 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판단하고 전담팀 18명을 구성해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에서 채증한 영상과 폐쇄회로(CC)TV 분석을 통해 불법 행위가 확인되면 특수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 신청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랑제일교회에 대한 법원의 강제 집행은 올 6월 시작돼 이번이 세 번째다. 서울북부지법은 5월 장위10구역 재개발조합이 사랑제일교회를 상대로 제기한 명도소송에서 조합 측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교회 측은 보상금 563억 원을 요구하며 이를 거부해왔다. 교회가 있는 장위10구역은 2008년 정비구역으로 지정돼 재개발사업이 진행 중이며 대다수 주민이 떠난 상태다.김태언 beborn@donga.com·지민구 기자}

서울 중구의 한 대기업 사옥 앞 인도와 사무실에서 이 회사의 간부 A 씨와 그의 아내 B 씨가 각각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A 씨가 B 씨를 살해한 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사망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일요일인 22일 오후 4시 37분경 서울 중구의 한 대기업 사옥 앞 인도에서 이 회사 간부 A 씨가 쓰러져 있는 것을 보안요원이 발견해 경찰 등에 신고했다. 구조대원과 경찰이 사고 현장에 도착했을 때 A 씨는 이미 숨져 있었다고 한다. 경찰이 A 씨의 동선 등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B 씨가 흉기에 찔린 채 대기업 사옥의 사무실에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B 씨는 해당 대기업의 직원이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 씨가 쓴 것으로 추정되는 유서를 현장에서 확보했다. 또 “A 씨가 ‘가족들 잘 부탁한다’는 마지막 문자를 남긴 뒤 연락이 끊겼다”는 지인의 진술과 폐쇄회로(CC)TV 등을 토대로 A 씨 부부의 동선과 휴대전화 메시지 내역 등을 분석하고 있다. 직원이 아닌 B 씨가 일요일 A 씨가 근무하는 사무실에 어떤 경위로 가게 됐는지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해당 대기업 관계자는 “사건 당일 1차적으로 경찰 조사가 진행됐고, 앞으로도 수사에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직원들이 대부분 출근하지 않는 일요일에 사건이 발생해 현장 목격자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A 씨가 근무한 사무실 직원들은 23일 재택근무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중부경찰서 관계자는 “자세한 사항은 사망자의 명예와 관련돼 있고, 유족에 대한 2차 피해 우려가 있어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경찰은 A, B 씨 등에 대한 부검 여부를 유족과 논의해 결정할 예정이다.지민구 warum@donga.com·박성진 기자}

서울 중구의 한 대기업 사옥 앞 인도와 사무실에서 이 회사의 간부 A 씨와 그의 아내 B 씨가 각각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A 씨가 B 씨를 살해한 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사망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일요일인 22일 오후 4시 37분경 서울 중구의 한 대기업 사옥 앞 인도에서 이 회사 간부 A 씨가 쓰러져 있는 것을 보안요원이 발견해 경찰 등에 신고했다. 구조대원과 경찰이 사고 현장에 도착했을 때 A 씨는 이미 숨져 있었다고 한다. 경찰이 A 씨의 동선 등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B 씨가 흉기에 찔린 채 대기업 사옥의 사무실에 숨져 있는 것을 파악했다. B 씨는 대기업의 직원이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 씨가 쓴 것으로 추정되는 유서를 현장에서 확보했다. 또 “A 씨가 ‘가족들 잘 부탁 한다’는 마지막 문자를 남긴 뒤 연락이 끊겼다”는 유족 진술과 폐쇄회로(CC)TV 등을 토대로 A 씨 부부의 동선을 추적하고 있다. 대기업 직원이 아닌 B 씨가 일요일 A 씨가 근무하는 사무실에 어떤 경위로 가게 됐는지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대기업 관계자는 “사건 당일 1차적으로 경찰 조사가 진행됐고, 앞으로도 수사에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직원들이 대부분 출근하지 않는 일요일 사건이 발생해 현장 목격자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A 씨가 근무한 사무실 직원들은 23일 재택근무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중부경찰서 관계자는 “자세한 사항은 사망자의 명예와 관련돼 있고, 유족에 대한 2차 피해 우려가 있어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경찰은 A, B 씨 등에 대한 부검 여부를 유족과 논의해 결정할 예정이다. 지민구기자 warum@donga.com}
정부가 19일 발표한 전월세 대책을 두고 야당은 ‘호텔 찬스’, ‘21세기형 쪽방촌 대책’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임대차 3법 등 전세난을 초래한 근본 원인을 두고 빈집과 오피스텔 상가, 호텔을 사들여 전셋집을 공급하겠다는 대책이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이다. 시민단체들도 “땜질식 공급 대책만 반복한다”고 혹평했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정부가 여태까지 발표한 부동산 정책은 목표를 달성한 적이 한 번도 없다”며 “듣도 보도 못한 호텔 찬스로 혹세무민하는 것을 보고 실소를 금치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차라리 정부는 부동산 정책을 포기하고 시장에 모든 것을 맡기는 방안을 강구할 수밖에 없지 않냐”고 했다. 같은 당 김현아 비대위원은 “‘영끌 매수’에 정부가 영끌 공급 대책으로 답을 내놓은 것이지만 너무 늦었다”며 “민간이 짓고 있던 걸 공공이 매입해서 껍데기만 공공으로 바꾸면 총물량이 늘어나나. 아랫돌 빼서 윗돌 쌓고, 조삼모사”라고 비판했다. 야권에서는 정부의 과도한 부동산 시장 개입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잇따랐다.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공산주의 국가가 아니라면 저소득층 주거복지 이외에는 시장에 맡겨야 한다”고 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답정너’식으로 나라가 집을 정해줄 수 있다는 망상을 버려야 한다”고 했다. 윤희숙 의원은 “멀쩡한 전세시장을 들쑤셔서 사달을 냈으면 잘못한 것(임대차 3법)부터 되돌리는 것이 인지상정”이라며 “이 모든 난리의 밑바탕에는 정부가 시장을 대체하고 국민의 삶을 통제하겠다는 큰 그림이 있는 게 아닌가 의심된다”고 했다. 정의당과 시민단체에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정의당 정호진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호텔방 전셋집은 사실상 1, 2인 가구를 대상으로 하는 것인데, 21세기형 쪽방촌을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이런 정책을 내놓을 거면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먼저 체험해 봐야 한다”고 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입장문을 통해 “문재인 정부는 서민에게 정말 필요한 공공임대주택을 연간 2만 채도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 이제 와서 2년간 11만4000채를 늘리겠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현실성이 떨어지는 대책”이라고 했다. 참여연대 역시 “정부는 전월세난이 발생할 때마다 땜질식 공급 대책을 반복할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공공임대주택 공급 계획과 공공사업자의 재정 확충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윤다빈 empty@donga.com·지민구 기자}

정부가 19일 발표한 전월세 대책을 두고 야당은 ‘호텔찬스’, ‘21세기형 쪽방촌 대책’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임대차 3법 등 전세난을 초래한 근본 원인을 두고 빈집과 오피스텔 상가, 호텔을 사들여 전셋집을 공급하겠다는 대책이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이다. 시민단체들도 “땜질식 공급 대책만 반복한다”고 혹평했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정부가 여태까지 발표한 부동산 정책은 목표를 달성한 적이 한번도 없다”며 “듣도 보도 못한 호텔 찬스로 혹세무민하는 것을 보고 실소를 금치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차라리 정부는 부동산 정책을 포기하고 시장에 모든 것을 맡기는 방안을 강구할 수밖에 없지 않냐”고 했다. 같은당 김현아 비대위원은 “‘영끌 매수’에 정부가 영끌 공급대책으로 답을 내놓은 것이지만 너무 늦었다”며 “민간이 짓고 있던 걸 공공이 매입해서 껍데기만 공공으로 바꾸면 총 물량이 늘어나나. 아랫돌 빼서 윗돌 쌓고, 조삼모사”라고 비판했다. 야권에서는 정부의 과도한 부동산 시장 개입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잇따랐다.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공산주의 국가가 아니라면 저소득층 주거복지 이외에는 시장에 맡겨야 한다”고 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답정너’ 식으로 나라가 집을 정해줄 수 있다는 망상을 버려야 한다”고 했다. 윤희숙 의원은 “멀쩡한 전세시장을 들쑤셔 사달을 냈으면 잘못한 것(임대차3법)부터 되돌리는 것이 인지상정”이라며 “이 모든 난리의 밑바탕에는 정부가 시장을 대체하고 국민의 삶을 통제하겠다는 큰 그림이 있는 게 아닌가 의심된다”고 했다. 정의당과 시민단체에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정의당 정호진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호텔방 전셋집은 사실상 1·2인 가구를 대상으로 하는 것인데, 21세기형 쪽방촌을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이런 정책을 내놓을 거면 김현미 장관이 먼저 체험해봐야 한다”고 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입장문을 통해 “문재인 정부는 서민에게 정말 필요한 공공임대주택을 연간 2만 채도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 이제 와서 2년 간 11만4000채를 늘리겠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현실성이 떨어지는 대책”이라고 했다. 참여연대는 역시 “정부는 전월세난이 발생할 때마다 땜질식 공급 대책을 반복할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공공임대주택 공급계획과 공공사업자의 재정확충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자 여당에선 국토교통부 책임론이 나왔다. 홍익표 민주연구원장은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우리가 했던 정책 중 가장 잘못된 정책이 임대사업자에 대한 인센티브”라며 “국토부 공무원들의 집중적인 설득으로 정부·여당이 후퇴했던 것이 가장 뼈아픈 실수”라고 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고려대에 내려진 휴업령 철회가 본인을 제물로 요구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1965년 9월 당시 고려대 문과대 교수였던 시인 조지훈(1920∼1968)은 200자 원고지에 비장한 각오로 글을 써 내려갔다. 모두 181자 분량의 ‘사퇴이유서’였다. 올해로 탄생 100주년을 맞는 조 시인의 자필 사직서가 세상에 공개됐다. 고려대는 “조 시인의 제자인 홍일식 전 고려대 총장(84)이 11일 고려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조지훈 탄생 100주년 추모 좌담회’에서 사퇴이유서를 학교에 전달했다”고 16일 밝혔다. 당시 대학가는 6월 군사정부의 한일 협정 체결에 반대하는 반대 시위가 이어지던 상황. 조 시인 역시 학생들과 뜻을 같이했다. 황순원 박경리 등 당대 문인들과 반대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에 군사 정부는 8월 시위대 진압을 명목으로 무장군인을 대학에 투입했다. 9월 6일부터는 고려대에 무기한 휴교령까지 내렸다. 조 시인은 이런 상황을 타개하고자 “학생들이 하루빨리 공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사직하는 것이) 본인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도다”라고 썼다. 이 사직서는 1968년 5월 조 시인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면서 고려대 연구실에 그대로 남겨졌다. 그대로 묻힐 뻔했던 이 자필 서류는 홍 전 총장이 연구실을 정리하다 발견해 50년 넘게 보관해 왔다고 한다. 11일 좌담회에서는 “이 사직서는 제자들을 위해서는 언제든 떠날 수 있다는 조 시인의 결연한 의지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방역당국의 집회 자제 요청에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등이 14일 서울과 부산 등 전국 13개 시도에서 100명 미만의 이른바 쪼개기 집회를 강행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13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집회 주관단체가 방역수칙을 준수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실제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질지 장담할 수 없다”며 “동시다발적 집회는 코로나19 대규모 확산의 도화선이 되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날 국회에 출석한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은 소극적으로 대응한다는 야당의 비판에 “집회 금지 쪽으로 한번 세게 추진해 보겠다”며 “집회 주동자들이 방역당국의 명령을 지키지 않아 확진자나 사망자가 나오면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답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도 민노총을 향해 “국민 걱정을 존중해 대규모 집회를 자제해주기 바란다”며 “방역에는 보수와 진보가 따로일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민노총은 14일 전국노동자대회·전국민중대회 등의 집회를 강행하기로 했다. 경찰에 따르면 민노총 등 24개 진보 성향 단체는 14일 오후 여의도, 종로, 마포 등 서울 61곳에서 집회를 연다고 신고했다. 보수 성향의 16개 단체도 같은 날 종로, 서초 등 85곳에서의 집회를 예고했다. 서울시의 100명 이상 집회 금지 조치에 따라 각 집회 신고 인원은 100명 미만으로 제한됐다. 서울지방경찰청은 “현장에서 100명 이상 집결하거나 2m 거리 두기,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이 지켜지지 않으면 즉각 해산시키고 엄정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지민구 warum@donga.com·김소민 기자}

“정부의 방역 지침보다 강화된 자체 지침으로 (집회를) 진행하겠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은 서울 영등포구 등 전국 13개 시도 지역에서 14일 오후에 예정된 이른바 쪼개기 집회의 진행 방향을 13일 오전 공지하며 이렇게 밝혔다. 앞서 정세균 국무총리와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 등 여권 핵심 인사와 방역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 우려를 이유로 민노총 중심의 전국노동자대회·전국민중대회 개최 자제를 촉구했지만 강행 의지를 굽히지 않은 것이다. 경찰은 광복절 당시 광화문 집회처럼 집회 장소 주변을 차벽을 설치해 차단하지는 않되 방역수칙을 어기면 즉시 강제 해산 등 강경 대응에 나설 예정이다.○ 경찰, 광복절 집회 같은 돌발 상황 대비 14일 신고된 서울시내 집회는 모두 146곳이다.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민노총 등 24개 진보 성향 단체가 신고한 집회는 61개 장소에서 31건이다. 이 중 영등포구가 집회 금지 구역으로 정한 국회의사당역 근처 1건(3개 장소)만 경찰이 집회 금지 통고를 했다. 각 집회의 신고 인원은 최소 50명에서 최대 99명이다. 서울시가 지난달 12일부터 100인 미만 집회는 방역수칙 준수를 조건으로 허용한 점을 고려한 것이다. 보수 성향의 16개 단체도 같은 날 서울 종로구와 서초구 등 85개 장소에서 47건의 집회를 신고했다. 경찰은 이 가운데 방역 지침에 어긋나게 신고한 20건(46개 장소)의 집회를 불허했다. 경찰과 서울시, 방역당국 등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신고한 집회 참가 인원보다 현장 참가 인원이 크게 늘어나는 경우다. 민노총 등의 집회 신고는 국회가 위치한 여의도를 중심으로 19개 장소에 몰려 있다. 여의도공원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건물 등 1km 거리 안에 다수의 집회가 같은 시간대에 열릴 예정이다. 보수단체들이 신고한 집회도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과 서초역 출구 등 300m 거리 안에 집중돼 있다. 이들이 한자리에 모이면 집회 규모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집회 장소 주변에 펜스와 폴리스라인을 설치해 참가 인원을 100인 미만으로 통제할 예정이다. 13일 오후 종로구 전태일다리에서 열린 ‘비정규직 생존권 보장’ 집회에서도 행진에 합류하려는 인파가 200여 명이었지만 경찰은 100여 명의 진입을 막고 참가자가 99명이 넘지 않도록 했다. 14일 국회 주변에선 100명 이상이 모일 경우 차벽을 설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서울시는 직원 50여 명을 각 집회 현장에 파견해 명부 작성,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 준수 여부를 단속하기로 했다. 여의대로, 서초대로 등 집회가 열리는 주요 시내 도로는 통제된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13일 전국 지휘관 회의를 열어 “서울시내에서 집회가 신고된 인원을 초과하는 등 방역수칙을 위반할 경우 해산 절차를 진행하고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부산 581명, 전북은 400명 참가 집회 허용 지방에선 수백 명이 참여하는 집회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부산에선 900명의 집회 인원이 신고됐지만 연제구청이 581명 이하만 허용하기로 했다. 전북 전주시에선 민주당 전북도당 앞에서 400명이 참여하는 집회가 신고됐다. 지자체별로 집회 허용 인원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방역당국과 여권도 민노총 등의 주말 집회에 비판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13일 브리핑에서 “집회 주최 측과 참가자 모두에게 재고 또는 최소화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같은 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에서 “주말 집회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면 주최 측이 모든 책임을 져야한다”면서 “지자체 등은 불법 집회가 이뤄지면 단호하게 대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지민구 warum@donga.com·김하경·한상준 기자}

“정부의 방역 지침보다 강화된 자체 형태로 (집회를) 진행하겠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은 서울 영등포구 등 전국 곳곳에서 14일 오후 진행할 예정이 던 이른바 동시다발 쪼개기 집회의 진행 방향을 13일 오전 공지하며 이렇게 밝혔다. 앞서 정세균 국무총리와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 등 여권 핵심 인사와 방역 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 우려를 이유로 민노총 중심의 전국노동자대회·전국민중대회 개최 자제를 촉구했지만 강행 의지를 굽히지 않은 것이다. 경찰은 광복절 당시 광화문 집회처럼 집회 장소 주변을 차벽을 설치해 차단하지는 않되 방역 수칙을 어기면 즉시 강제해산 등 강경 대응에 나설 예정이다.● 경찰, 광복절 집회 같은 돌발 상황 대비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민노총 등 24개 단체가 신고한 14일 서울 시내 집회는 61개 장소에서 31건이다. 이 중 영등포구가 집회 금지 구역으로 정한 국회의사당역 근처 1건(3개 장소)만 경찰이 집회 금지 통고를 했다. 각 집회의 신고 인원은 최소 50명에서 최대 99명이다. 서울시가 지난달 12일부터 100인 미만 집회는 방역 수칙 준수를 조건으로 허용하는 점을 고려해 주최 측이 참석자를 다양한 방소로 분산시겼기 때문이다. 보수 성향의 16개 단체도 같은 날 서울 종로구와 서초구 등 85개 장소에서 47건의 집회를 신고했다. 경찰은 이 가운데 20건(46개 장소)의 집회를 불허했다. 경찰과 서울시, 방역 당국 등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신고한 집회 참가 인원보다 현장 참가 인원이 크게 늘어나는 경우다. 특히 민노총 등의 집회 신고는 국회가 위치한 여의도를 중심으로 19개 장소에 몰려 있다. 여의도공원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건물 앞, LG트윈타워 앞 1km 거리 안에 다수의 집회가 같은 시간대에 열릴 예정이다. 이들이 갑자기 한 장소로 모여 집회가 대규모로 커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것이다. 지난달 15일 광복절 집회 당시 동화면세점 앞 인도 등에서 100명 규모의 집회만 허가됐으나 사랑제일교회 등에서 온 참가자들이 몰리면서 인원은 순식간에 수천, 수만 명 이상으로 늘어났다. 경찰은 집회장소 주변에 펜스와 폴리스라인을 설치해 참가 인원을 100인 미만으로 통제할 예정이다. 국회 주변 등에선 경찰 버스를 주차했다가 한 장소에 100명 이상이 모이는 상황이 발생하면 차벽을 설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서울시는 공무원 50여 명을 각 집회 현장에 파견해 명부 작성, 마스크 착용, 거리 두기, 체온 측정 등의 방역 수칙 준수 여부를 단속하기로 했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13일 전국 지휘관 회의를 열어 “서울 시내에서 집회가 신고 된 인원을 초과하는 등 방역수칙을 위반할 경우 해산 절차를 진행하고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 부산 900명, 전북은 400명 참가 집회 허용지방에선 수백 명이 참여하는 집회가 열릴 가능성도 있다. 부산에선 900명의 집회 인원이 신고 됐지만 연제구청이 581명 이하만 허용하기로 했다. 전북 전주시에선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 앞에서 400명이 참여하는 집회가 신고 됐다. 각 지자체별로 집회 허용 인원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방역당국은 물론이고 여권까지 민노총 등의 주말 집회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13일 브리핑에서 “집회 주최 측과 참석자 모두에게 재고 또는 최소화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같은 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에서 “주말 집회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면 주최 측이 모든 책임을 져야한다”면서 “지자체 등은 불법 집회가 이뤄지면 단호하게 대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아이들 간식을) 경비실에도 두고요. 놀이터에도 놓고요. 차가 많이 다니는 곳은 빼도록 해요.” 20일 오후 서울 구로구 항동에 있는 한 아파트단지 내 자치도서관. 주민 5명이 한 테이블에 모여 조만간 자녀들과 함께 진행할 행사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이들은 모두 같은 아파트 주민들로 만 3∼11세 아이를 둔 부모들. 모임 이름은 ‘항함크’로 ‘항동에서 아이와 엄마가 함께 크자’란 뜻을 지녔다. 한마을 부모가 서로 도와가며 함께 자녀를 키우는 이른바 ‘육아 품앗이’ 모임이다.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이런 육아 품앗이 모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특히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며 이런 자치조직이 늘고 있다. 아이들이 학교에 가지 못하고 종전처럼 도우미를 쓰기도 불안한 현실이 이런 바람에 일조했다. 현재 항함크에 합류한 부모들은 모두 38명. 따로 급여는 없고 돌아가며 재능기부 형태로 자녀 60여 명을 돌본다. 세 자녀를 둔 항함크 대표 강모 씨는 “고무줄놀이부터 연 날리기, 보드게임 등 아이들이 안전하고 쉽게 즐길 수 있는 활동을 자체적으로 준비한다”고 전했다. 항함크는 여성가족부의 ‘돌봄공동체 지원 사업’에 선정돼 일부 예산도 지원받는다. 부모 5명 이상이 모여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면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원이 가능한지를 심사한다고 한다. 육아 품앗이 모임은 특히 올해 여름부터 활발해졌다고 한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2.5단계까지 강화돼 아이들이 유치원이나 학교 등을 갈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때도 부모들이 순번을 정해 돌아가며 소규모 모임을 운영해 아이들을 챙겼다. 한 학부모는 “코로나19로 인한 문제점 중 하나가 아이들이 사회성을 기르기 어렵다는 점”이라며 “육아 품앗이로 아이들이 또래 친구와 관계를 맺을 기회가 늘었다”고 했다. 부모들은 육아 스트레스를 더는 것도 품앗이 모임의 장점으로 꼽았다. 유명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연구팀이 8월 진행한 ‘코로나19 사회적 건강 1차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미취학 아동을 키우는 가정주부의 57.1%가 “최근 우울함을 느꼈다”고 답했다. 다른 집단에선 평균 38.2%만 우울함을 호소한 것과 대비된다. 유 교수는 “코로나19 상황이 자녀를 키우는 여성의 스트레스와 직결되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육아 품앗이 모임은 비슷한 고민을 가진 부모들의 소통 창구로도 활용되고 있다. 구로구 오류동의 육아 품앗이 모임 ‘행복모임 나눔터’에 참여하는 김은진 씨(39)는 “이사 온 뒤에 코로나19가 터져 막막했는데 육아 품앗이에 참여하며 극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육아 품앗이 모임에 긍정적이다. 정윤경 가톨릭대 심리학과 교수는 “코로나19로 여러 스트레스가 극심한 상황에서 이웃 간의 품앗이를 통해 육아 부담을 낮추고 심리적 위로를 얻을 수 있다. 부모와 자녀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고 반겼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 김희량 인턴기자 한동대 언론정보문화학부 졸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