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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권 소비자들이 욕망에 눈뜨면서 ‘할랄’ 시장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다국적기업도 경쟁적으로 이 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호에서 “구매력을 갖춘 이슬람권 소비자의 기호 변화로 할랄 시장은 매년 20%씩 성장하는 추세”라며 “네슬레 P&G 맥도널드 등 다국적기업이 경쟁적으로 식품 화장품 등 할랄 산업에 진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슬람 율법인 꾸란에 따라 의식주를 엄격히 통제받던 이슬람권 소비자가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찾기 시작하면서 생긴 변화라고 이 잡지는 분석했다. 지금까지의 할랄 산업이 주로 식품 위주였다면 최근에는 의약품 화장품 관광상품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최근 여성을 겨냥한 미용 산업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중동 코스메틱 협회에 따르면 2011년 두바이의 여성 1인당 화장품 소비는 매달 334달러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히잡을 쓰지만 외모에 관심이 높아져 할랄 화장품 매장이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한국 기업을 포함해 세계 화장품 기업들이 할랄 인증을 받기 위해 줄을 잇고 있다. 이슬람권 국가에 제품을 수출하려면 ‘할랄 인증’을 받아야 한다. 서비스 업계도 마찬가지다. 터키 중국 말레이시아 등은 최근 오일머니 부국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을 겨냥해 할랄 음식점과 숙박업소를 마련하고 있다. 유럽권 국가는 이슬람권을 겨냥해 남녀 수영장이 분리돼 있고 무알코올 음료를 제공하는 여행 상품도 내놓았다. 할랄 여행 시장은 2020년까지 200억 달러(약 22조6200억 원) 이상 성장할 것으로 AFP통신은 내다봤다. 몇 년 전 문을 열고 성 용품을 개발하는 네덜란드의 ‘엘 아시라’라는 벤처기업은 최근 이슬람 소비자를 대상으로 마사지 오일 등을 내놓아 인기를 끌고 있다. 올해 매출은 10만 유로(약 1억4700만 원). 이 기업의 대표는 “이슬람권에서 최근 소비자들이 터부시되던 성 용품에 관심을 보이면서 관련 산업이 양지로 나오기 시작했다”며 “2030년까지 이슬람권 성 관련 산업이 35%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말했다. 현재 할랄 제품 수출을 주도하는 국가는 태국 브라질 말레이시아 호주 등. 이 가운데 말레이시아는 할랄 제품 수출만으로 지난해 11억5700만 달러(약 1조30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네덜란드는 로테르담 항구에 전용 게이트를 설치하는 등 지원책도 내놓고 있다. 할랄 산업이 급부상하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이슬람 인구가 늘어나면서 수요가 커졌기 때문. 또 기존 선진국들이 경기 침체를 겪었지만 중동은 오일머니를 쌓아 두고 있다. 여기에 최근 인터넷 등을 통해 이슬람 소비자가 새로운 욕구를 갖게 되면서 관련 산업이 날개를 달았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자가 욕망에 눈을 뜨고 있어 ‘할랄’(허락된 것)과 ‘하람’(금지된 것) 간 경계는 더 모호해질 것”이라며 “할랄 인증 기준과 표기 방법을 통일하는 것도 시급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할랄(halal) ::아랍어로 허락된 것이라는 뜻. 이슬람교도인 무슬림이 먹고 쓸 수 있는 제품을 총칭한다. 이슬람 율법에 따라 도축된 고기, 콜라겐 등 동물성 성분을 배제한 화장품, 생물체의 무늬가 들어가지 않은 의류 등이 할랄 제품이다. :: 하람(haram) ::술과 마약류처럼 정신을 흐리게 하는 것. 돼지고기 개 고양이 등의 동물, 자연사했거나 잔인하게 도살된 짐승의 고기 등 무슬림에게 금지된 것을 말한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과거사 청산에 성의를 다하는 독일이 다시 한 번 통 큰 배상을 하기로 했다. 같은 제2차 세계대전 전범국이지만 최근 위안부 관련 망언으로 빈축을 사고 있는 일본과 대비되는 행보다. 독일 정부는 나치 정권에 피해를 본 유대인 모임인 ‘대독(對獨)유대인청구권회의’에 배상금 10억 달러(약 1조1300억 원)를 추가로 지급하기로 했다고 외신들이 28일 보도했다. 유대인청구권회의는 1952년부터 독일 정부와 협상을 통해 지금까지 700억 달러가 넘는 배상금을 받아냈다. 이 단체는 배상금으로 기금을 조성해 전 세계 나치 피해 생존 유대인에게 식량 의료비 등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번 성과는 지난주 독일 재무부와 유대인청구권회의가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벌인 협상에 따른 것이다. 이 자리에서 양측은 홀로코스트 당시 어린이였던 생존자를 위한 배상 방안도 추후 협의하기로 했다. 유대인청구권회의는 “아동 생존자는 부모가 살해당하는 광경을 목격하는 등 남다른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며 “내년에 독일 베를린에서 그들에 대한 배상 방안을 별도로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추가 배상금은 내년부터 4년간 46개국의 나치 피해 생존 유대인 5만6000명에게 배분된다. 힐러리 케슬러 고딘 유대인청구권회의 대변인은 “피해자의 형편과 사정에 따라 돈을 차례로 지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생존자 대부분이 고령이라 배상금은 자택요양비에 집중 지원될 가능성이 크다. 유대인청구권회의는 독일 외에 오스트리아 정부와도 피해 배상을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 이와 달리 일본 정부는 한국에 대한 배상이나 보상은 1965년 한일협정으로 끝났다고 강조하고 있다. 특히 최근 위안부의 존재를 부정하는 등 과거사 왜곡 발언을 일삼고 있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13일 실시된 필리핀 총선에서 마르코스 가문이 약진했다. 이번 총선에서는 상원 24석 중 12석과 하원 236석 전체가 바뀌었다. 동시에 실시된 지방선거에서는 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 의원 약 1만7500명이 선출됐다. 이번 총선에서 가장 관심을 모은 건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대통령 부인인 이멜다 마르코스 씨다. 그는 83세의 고령에도 고향 일리코스 노르테 주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하원의원에 재선됐다. 딸 마리아 이멜다 마르코스 씨와 친척인 안젤로 바르바 씨도 각각 주지사와 부주지사를 연임하게 됐다. 아들 페르디난드 봉봉 마르코스 2세는 2010년 상원의원 배지를 달았다. AP통신은 “이번 총선에서 부패 혐의 등으로 축출됐던 마르코스 가문이 화려하게 부활하면서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아들이 유력한 대권후보로 떠오르고 있다”고 15일 보도했다. 이멜다 씨는 유세 기간 아들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대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 “아들이 아버지의 뒤를 이어 대통령이 되면 자랑스러울 것이다”라며 속내를 드러냈다. 일부 현지 언론은 그를 유력 후보로 거론하면서 성급하게 부자(父子) 대통령 탄생까지 점치고 있다. 막강한 권한을 가진 상원의원은 필리핀에서 대권으로 향하는 관문으로 통한다. 베니그노 노이노이 아키노 현 대통령은 마르코스 가문의 부활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아키노 대통령의 부친은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독재에 맞서 민주화 운동을 벌이다 1983년 암살당한 베니그노 아키노 전 상원의원. 모친은 남편의 뒤를 이어 혁명을 이끈 코라손 아키노 전 대통령이다. 모자(母子) 대통령 가문이다.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독재를 각인시키기 위해 현대사 교육을 강화해 왔던 아키노 정부는 마르코스 가문의 재집권을 마냥 지켜볼 수만은 없는 처지다. 이번 총선에서는 부패 혐의로 입지가 흔들렸던 글로리아 마카파갈 아로요 전 대통령도 기반 지역인 팜팡가 주에서 하원의원에 재선됐다. 아키노 대통령은 개혁을 추진하면서 부패척결 1호로 아로요 전 대통령을 꼽은 바 있다. 마카파갈 가문은 부녀(父女) 대통령을 배출했다. 필리핀 정치판은 이번 선거에서도 소수 정치족벌이 주무르는 모습을 답습했다. 일종의 지방 귀족인 이들은 관리구역의 경제권은 물론이고 주요 공직도 독차지한다. 대대손손 세습된 권력 덕분에 부패나 비리를 저질러도 정계에 복귀하는 일이 다반사다. 선거 때마다 되풀이되는 이 같은 정치족벌의 ‘묻지마 식’ 출마에 대해 조금씩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알자지라 방송이 전했다. 뇌물수수 혐의로 임기 중 퇴진한 조지프 에스트라다 전 대통령은 이번 선거에서 마닐라 시장에 선출됐다. 마르코스 가문의 이멜다 씨는 구두 3000켤레를 수집한 것이 드러나 국민적 비난을 받았고, 딸 마리아 이멜다 씨는 버진아일랜드에 거액의 재산을 은닉한 의혹을 받고 있다. 대부분 낙마하긴 했지만 남부 삼보앙가 지역에서는 성폭행 전과가 있는 로메오 잘로스요스 가문에서 부적절한 후보들이 출마해 구설에 올랐다. 서방 언론은 “필리핀의 선거는 정당이나 정책이 아닌 인물과 인기 위주로 판가름 난다”며 “‘정치 마피아’와 다름없는 정치족벌 때문에 필리핀의 정치 수준이 뒷걸음질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7일 모스크바에서 회담을 열고 이달 말 시리아 사태 해결을 위한 국제회의를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2년여 동안 7만여 명의 희생자를 내며 내전을 벌이고 있는 시리아 사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를 방문한 케리 장관과의 회담을 마친 뒤 “양국은 시리아 정부와 야권이 대화하도록 촉구하기로 했다”며 “5월 말 회담을 갖고 시리아 사태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케리 장관은 또 회견에서 “양국은 또 시리아 내 화학무기 사용 여부를 확인하는 데 공조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양국 정보기관이 시리아 내에서 화학무기가 사용됐다는 정보를 확인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며 “현재 상원에 제출된 시리아 야권에 대한 미국의 무기 지원 법안도 화학무기 사용과 관련한 상황이 분명해질 때 채택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는 8일 프라이빗 뱅킹(PB) 관리 연구 전문업체인 웰스인사이트를 인용해 2020년 싱가포르의 PB 시장 규모가 스위스를 앞지르고 세계 1위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세계적인 회계법인이자 컨설팅업체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그보다 훨씬 빠른 올해 싱가포르가 스위스를 앞지를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스위스 은행의 비밀주의가 과거와 달리 약해지면서 나타나고 있는 변화로 풀이된다. 싱가포르가 PB 강국으로 떠오른 이유는 백만장자가 가장 많이 모여 사는 지역이기 때문. 보스턴컨설팅에 따르면 2011년 말 기준 싱가포르에는 18만8000명의 백만장자가 살고 있다. 이는 전체 인구의 17%로 세계에서 ‘가구당’ 백만장자 비율이 가장 높고, 홍콩은 인구대비 억만장자 비율이 가장 높다. 친기업적인 환경도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WSJ는 “낮은 세율, 간편한 기업등록 절차, 투명한 규제 등을 갖춘 싱가포르는 기업에 매력적인 지역”이라고 전했다. 아시아·태평양지역(일본 제외)에서 개인 자산 증가비율이 가장 높다는 점도 PB 시장 성장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런 움직임에 맞춰 주요 PB 관리사들은 아시아지역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BNP파리바는 앞으로 3년간 200명의 프라이빗뱅커를 추가 고용하기로 했다.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도 2∼3년 안에 아시아 담당 직원을 2배로 늘릴 계획이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마이크로소프트(MS)가 최신 운영체제(OS) ‘윈도8’을 대폭 개선하기로 했다. 로이터 통신은 MS가 올 연말까지 윈도8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블루’ 프로젝트를 가동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7일 전했다. 지난해 10월 출시된 지 1년 만에 윈도8에 대한 업데이트를 실시하는 것이다. 윈도8은 데스크톱 PC와 노트북에 설치해 사용할 때 터치스크린 기능도 가능하다. 출시 이후 최근까지 1억 개의 윈도8 라이선스(사용권)가 판매됐지만 초기부터 다양한 불만이 제기돼 왔다. 타미 렐러 MS 최고운영책임자는 “윈도8에 대한 몇 가지 실수를 바로잡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이 작업이 윈도8의 실패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개선 작업은 윈도8의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바꾸는 등 고객들이 불편을 느낀 부분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개선 작업의 뜨거운 감자는 ‘시작버튼’의 부활 여부. 윈도8은 1995년 이래 윈도의 상징과 같았던 시작버튼을 없앴지만 사용자들은 이에 큰 불편을 느꼈다. MS 측은 “시작버튼이 사라지자 이에 익숙해진 사용자들이 불편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며 “시작버튼의 부활을 놓고 논의를 거듭하고 있다”고 인정했다. 이번 개선작업은 윈도8이 기대만큼 인기를 끌지 못한 데 따른 조치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 CNN머니 인터넷판은 “윈도8은 지나치게 혁신적”이라며 “터치스크린과 전통PC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개발됐지만 양쪽 모두에게 큰 호응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설 기자snow@donga.com}
33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금값이 ‘중국 큰손 투자자(中國大마)’의 활약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지성(中國之聲)은 “투자정보에 밝은 중국의 큰손들이 금을 사재기한 덕분에 금값이 소폭 상승세로 돌아섰다”며 “금값 하락을 주도한 월가 투자자들이 중국 투자자들에게 무릎을 꿇은 격”이라고 1일 전했다. 금값이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한 지난달 초. 미국의 골드만삭스 등 세계 대형 투자기관은 금 공매도를 시작했다. 금값을 더 떨어뜨려 차익을 노리겠다는 계산이었다. 이후 금값이 요동치며 작전이 먹혀드나 싶었지만 복병이 나타났다. 중국 큰손들이 시장에 나온 금을 족족 사들이기 시작한 것. 중국 큰손들은 노동절 연휴에 홍콩 등 외지의 금까지 사재기할 정도로 금 매입에 몰두했다. 런민왕(人民網)은 “금값이 하루 20%까지 떨어진 지난달 15일부터 열흘간 중국인의 금 매입량이 300t(약 18조 원어치)을 넘어섰다”며 “이는 전 세계 연간 금 생산량의 10%에 이르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한편 폭락했던 금값이 중국의 금 매입 열풍에 힘입어 서서히 회복될 조짐을 보이자 금 매도를 주장했던 해외 투자기관들도 금 공매도 중단을 권고했다. 이에 대해 일부 중국 누리꾼들은 “월가 애널리스트들도 중국 큰손의 금 투기 열기를 꺾지 못했다”고 반응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전했다. ‘화폐전쟁’의 저자 쑹훙빙(宋鴻兵)은 “금값이 떨어지자 중국뿐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금사재기 열풍이 불었다”며 “금값이 서서히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중국은 전통적으로 금을 귀히 여기는 데다 최근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 때문에 금에 투자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의 사망 책임을 놓고 손해배상액 44조 원이 걸린 세기의 재판이 시작됐다. AP통신은 마이클 잭슨의 어머니 캐서린 잭슨 씨(82)가 2011년 공연기획사 AEG라이브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관련 첫 공판이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열렸다고 전했다. 캐서린 씨 등 잭슨의 유가족은 재판에서 잭슨이 무자비한 공연 일정에 시달려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2009년 잭슨의 복귀 공연을 기획한 AEG라이브가 잭슨의 건강 상태가 악화된 것을 알면서도 무리하게 공연 강행을 압박했다는 것. 캐서린 씨의 변호사 브라이언 패니시 씨는 법정에서 “AEG라이브가 당시 열악한 내부 사정으로 공연 수익에 집착했다”며 “잭슨에게 프로포폴을 처방한 주치의 콘래드 머리 박사와 AEG라이브 모두 잭슨의 죽음에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잭슨은 2009년 6월 25일 영국 런던 복귀 공연을 앞두고 프로포폴 과다 투여로 숨졌다. 잭슨에게 프로포폴을 투여한 주치의 머리 박사는 지난해 11월 과실치사죄로 4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AEG라이브 측은 이에 강하게 반발했다. AEG라이브 변호사 마빈 퍼트넘 씨는 “잭슨이 직접 주치의를 선택하고 관리했다”며 “회사는 머리 박사와 계약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우리는 잭슨이 프로포폴을 투약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다”며 “잭슨은 마약중독 사실을 회사에 철저히 숨겨왔다”고 말했다. 이날 공판에서 패니시 변호사는 잭슨의 생전 공연 모습을 담은 동영상과 잭슨이 가족에게 보낸 편지 등을 공개했다. AEG라이브가 잭슨에게 보낸 ‘런던에서 열기로 한 50개 공연을 모두 마쳐야 한다’는 내용의 e메일도 공개됐다. 패니시 변호사는 잭슨이 세 자녀를 위해 지은 노래를 튼 뒤 “잭슨은 끝까지 성실한 삶을 살기 위해 노력했지만 AEG라이브가 그를 경쟁으로 내몰았다”고 주장했다. 캐서린 씨는 아들의 편지가 낭독되자 눈물을 흘렸다. 이날 잭슨의 누나인 레비 씨, 동생인 랜디 씨도 어머니와 함께 법정 맨 앞줄에 앉아 공판을 지켜봤다. 잭슨의 ‘스릴러’ 음반 등을 기획한 음악 프로듀서 퀸시 존스, 가수 다이애나 로스 등 생전 잭슨과 가까웠던 지인들도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AP통신은 이번 소송이 최소 3개월 동안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독일 정부가 90대 나치 전범(戰犯)의 단죄에 나서는 등 지금도 과거사 정리를 멈추지 않고 있다. 최근 침략 전쟁마저 부인하는 등 역사 왜곡에 나선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정부와 대비된다. 독일 슈투트가르트 검찰은 나치 전범 용의자 한스 리프시스(93)의 범죄 사실을 조사 중이라고 AP통신이 24일 보도했다. 그는 1941년부터 1945년까지 아우슈비츠 수용소 교도관으로 일하며 유대인 학살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해 말 리프시스가 남서부 바덴뷔르템베르크 주 알렌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 조사에 나섰다. 리프시스는 검찰 조사에서 수용소에선 요리사로 일했을 뿐 학살에 동조한 적은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치 전범 조사국의 쿠르트 슈림 검사는 24일 “학살이 저질러진 장소에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기소가 가능하다”면서 아무리 오랜 시간이 흘러도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리투아니아 출신인 리프시스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1950년 미국 시카고로 건너가 숨어 지냈지만 나치 활동 전력이 드러나면서 1983년 독일로 추방당했다. 독일 언론은 이를 근거로 정부가 오래전부터 그의 소재를 파악했던 것으로 추정했다. 그에 대한 수사가 뒤늦게 진행된 것은 2011년 독일 정부가 나치 전범 단죄 대상의 범위를 유대인 학살에 간접적으로 협력한 자들까지 확대했기 때문. 슈투트가르트 검찰 측은 새 기준에 따르면 직접적인 살인 증거가 없어도 수용소에서 근무한 자는 학살에 가담한 것으로 간주된다고 밝혔다. 폴란드 시비보르 수용소 교도관이었던 존 데마뉴크(91)도 2011년 새로운 기준에 따라 유대인 2만8000명 학살에 가담한 혐의로 5년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지난해 고령임을 이유로 노인복지시설로 옮겨진 그는 항소심 도중에 사망했다. 현재 50여 명이 같은 혐의로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고 미국 시카고선타임스는 전했다. 독일은 나치전범에 대해서는 공소시효를 인정하지 않고 집요하게 추적해서 처벌하고 있다. 2011년에는 당시 90세였던 전 나치친위대의 암살대원 하인리히 보어에 대해 종신형을 선고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중국 인민해방군 50여 명이 인도령 카슈미르 지역을 침범해 나흘째 인도군과 대치 중이라고 인도 일간 인디언익스프레스가 20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15일 밤 인민해방군 소속 소대 병력이 국경을 10km 넘어와 인도령 카슈미르 주 라다크 지역에 진입해 인도군이 맞대응에 나섰다고 전했다. 인도군 관계자는 국경을 넘은 중국군이 라다크 부근 해발 5180m 지점에 진지를 구축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도의 국경경비대는 이틀 뒤인 17일 중국군 진지 맞은편 300m 지점에 텐트를 치고 대치 상태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카슈미르는 인도 중국 파키스탄의 경계에 있는 산악지대. 인도와 파키스탄이 영유권을 놓고 전쟁을 벌였고 1962년 중국이 카슈미르 동쪽 지역을 공격하면서 수십 년째 3국 간 영유권 분쟁이 빈번한 곳이다. 라다크 지역은 과거 중국 신장(新疆) 지역 상인이 넘나들던 서역 관문이다. 시에드 아크바루딘 인도 외교부 대변인은 “양국이 사태 해결을 위해 외교채널을 가동 중”이라며 평화적인 해결을 시사했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미국 텍사스 주에서 두 명의 검사가 잇따라 피살된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전직 판사 부부가 체포됐다. 수사 당국은 13일 피살된 검사들을 협박한 혐의로 전직 판사 에릭 윌리엄스 씨(46)를 체포한 데 이어 16일 검사 살해 혐의로 그의 부인 킴 윌리엄스 씨(46)를 체포했다고 CBS방송이 보도했다. 체포 직후 범행을 부인하던 킴 씨는 남편이 두 검사를 살해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수사 당국은 범행 과정에서 킴 씨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에 대해선 함구하고 있다고 ABC방송이 전했다. 1월 31일 텍사스 주 코프먼 카운티의 마크 해시 검사(57)가 출근길에 괴한의 총에 맞아 숨진 데 이어 3월 30일 그의 선배인 마이크 매클렐런드 검사(63)와 그의 아내 신시아 씨(65)가 포니시티 인근의 자택에서 총에 맞아 숨진 채 발견됐다. 윌리엄스 전 판사는 피살된 검사들과 앙숙지간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3월 두 검사가 카운티 청사에서 컴퓨터 모니터 3대를 훔친 혐의로 윌리엄스 전 판사를 기소했고, 이 과정에서 검사를 협박한 혐의가 추가돼 결국 판사직과 변호사 자격을 박탈당했다. 숨진 검사들은 평소 윌리엄스의 위협에 대비해 총을 지니고 다녔으며, 매클렐런드 검사는 해시 검사 살해 용의자로 윌리엄스를 지목했다고 CBS가 전했다. 수사 당국은 당초 피살 검사들이 백인우월주의 폭력조직 수사를 맡았다는 점에 주목해 수사를 벌여 왔다. 하지만 경찰서로 발송된 협박 이메일 발신지가 윌리엄스 전 판사의 개인 컴퓨터란 사실을 확인하고 수사 방향을 틀었다. 윌리엄스 전 판사는 인근 물품보관함에 총기 20여 정을 소지하고 있었다고 ABC는 설명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문병곤 감독(30·사진)이 ‘세이프(Safe)’로 제66회 칸영화제 단편 경쟁부문에 진출한다. 2011년 칸영화제 비공식 부문인 비평가주간에 초청된 ‘불멸의 사나이’에 이어 두 번째다. 칸영화제 측은 16일(현지 시간) 칸영화제 단편 경쟁부문 출품작 3500여 개 가운데 세이프 등 진출작 9편을 발표했다.}
앞으로 미국 영화는 폭력성의 정도를 상세하게 밝혀야 한다. 유에스에이투데이는 “미국영화협회(MPAA) 측이 영화의 폭력성 등에 대한 정보를 상세히 밝히는 쪽으로 상영등급 표기 방식을 바꾸기로 했다”며 “부모는 아이가 영화를 봐도 될지 쉽게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17일 전했다. 새 등급 표기는 기존의 등급을 따르되 상세한 정보를 제시하도록 했다. 기존에는 ‘PG-13’(13세 미만은 부모의 사전지도 필요)이라고 표기했다면 앞으로는 ‘폭력성이 지나치다’는 등의 부적합한 이유를 큰 글씨로 설명하고 예고편 영상도 제공해야 한다. 미국은 개봉영화 상영등급을 △G(모든 연령층 관람 가능) △PG(부분적 아동 관람 부적합) △PG-13 △R(17세 미만은 부모나 성인 보호자 동반) △NC-17(17세 미만 관람 불가)까지 5등급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학부모가 영화의 폭력성 정도를 사전에 충분히 알아야 한다는 ‘체크 더 박스’ 캠페인에 따른 것이다. 최근 총기사고가 빈번하게 잇따르면서 미국 시민사회와 백악관 등은 영화 상영등급 표기를 변경할 것을 요구해왔다. 이번 조치는 보스턴 마라톤대회 폭발 사건이 일어난 뒤 발표됐다. 한편 허핑턴포스트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금전적 이익이나 조회수 기록을 노린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17일 전했다. 보스턴 마라톤대회 참사가 일어난 직후 트위터 사용자 ‘@_BostonMarathon’은 자신의 글을 리트윗할 때마다 희생자 가족이 1달러씩 받게 된다며 기부를 제안했다. 하지만 이는 진짜 계정(@Boston-Marathon)을 사칭한 가짜로 밝혀졌다. 허핑턴포스트는 “예리한 트위터 사용자가 곧바로 이 사실을 알아채 큰 피해는 없었다”고 전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미국 LA 다저스의 류현진(26)이 로스앤젤레스에 본사를 둔 한국계 은행 한미은행의 광고 모델로 발탁됐다. 유재승 한미은행장과 류현진은 15일(현지 시간) 로스앤젤레스 가든스위트호텔에서 전속모델 계약을 하고 광고 시사회를 열었다(사진). 류현진은 앞으로 6년 동안 한미은행의 TV 및 지면 광고모델로 활동하게 된다. 계약금은 양측 합의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연간 100만 달러(약 11억 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한미은행은 로스앤젤레스 한인타운을 중심으로 성장한 대표적 한국계 은행으로 지난해 기준 자산규모는 약 29억 달러다. 한편 류현진은 기금 100만 달러 모금을 목표로 하는 자선법인 ‘HJ99’재단의 설립 계획도 이날 밝혔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미국 ‘보스턴 마라톤 폭탄 테러 사건’에 대해 각국 정상은 일제히 규탄하고 희생자를 애도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16일 르완다 학살에 대한 기념사를 발표하면서 “이번 사건은 분별없는 행동으로, 스포츠맨 정신과 화합에 위배되는 폭력이 벌어졌다”며 “희생자 가족과 부상자들에게 깊은 위로를 전한다”고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숀 오말리 보스턴 추기경에게 보낸 전보에서 “믿을 수 없는 비극이 일어났다”며 “악에 맞서 선의로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트위터를 통해 “폭발 장면이 매우 충격적이고 끔찍하다”며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도 깊은 애도를 표하며 “프랑스는 미국 당국 및 국민과 완벽한 연대를 이뤄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6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 여성 유학생 한 명이 부상해 치료 중”이라며 “중국은 민간인을 상대로 한 모든 폭력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보낸 조전에서 “야만적 범죄 행위를 단호하게 비난하고 테러리즘과의 전쟁을 위해 국제사회가 힘을 모아야 한다”며 “필요할 경우 러시아가 테러 사건 수사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미국과 껄끄러운 관계인 이란은 외교부 대변인의 성명을 통해 “무고한 생명을 앗아간 보스턴 마라톤의 테러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어떤 명분도 이런 테러 행위를 정당화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정부도 테러를 강력 규탄하고 나섰다.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은 성명에서 “테러 공격을 수년간 겪어 온 터라 보스턴 참사 희생자 유족의 아픔을 누구보다 잘 안다”며 “범죄자들은 반드시 정의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보스턴 마라톤 대회 참가자 대부분이 결승점을 향해 달리던 15일 오후 2시 50분. 고막이 찢길 듯한 ‘쾅’ 하는 굉음과 함께 희뿌연 연기가 하늘을 뒤덮었다. 사방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 연기가 걷힌 뒤 드러난 현장은 참혹했다고 미국 언론들이 일제히 전했다. 피범벅이 된 부상자들이 바닥을 기며 신음했고, 곳곳에서 주인을 잃은 팔다리가 거리에 나뒹굴었다. 인근에 있던 경찰 루펜 바스타지안 씨는 “한쪽 다리나 양쪽 다리를 잃은 부상자가 최소 25명은 됐다”며 “신체가 절단된 채 기절한 부상자도 여럿 있었다”고 말했다. 희생자 대부분은 결승점을 앞두고 환희의 순간을 기대하던 참가자와 그 순간을 함께하기 위해 4시간을 기다린 가족들이었다. 마크 울리치 씨(40)는 사건 발생 1시간 전에 친구와 함께 마라톤 결승선을 통과한 뒤 호텔 방에서 첫 완주를 축하하던 차에 강렬한 폭발음을 들었다. 그는 “당시 폭탄이 터진 줄 알고 창문으로 달려갔더니 흰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었다. 순간 9·11테러 같은 일이 다시 일어났다는 사실을 직감했다”고 말했다.10초 뒤 2차 폭발음이 울리자 현장은 전쟁터가 됐다. 운집해 있던 2만여 명은 자욱한 연기 속에서 제각기 다른 방향으로 도망쳤다. 서로 부딪치고 넘어지길 반복하다 현장에서 벗어난 이들은 가족의 안부를 챙겼다. 부모들은 끔찍한 광경을 볼까 봐 아이들의 눈을 가리기도 했다. 상황이 진정되자 마라톤 참가자들은 자신의 티셔츠를 찢어 부상자들을 지혈하거나 휠체어로 부상자들을 옮겼다. 경찰은 사건 직후 보스턴 마라톤 대회 결승선인 보일스턴 거리 코플리 광장 부근의 모든 접근 도로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차량 및 사람의 출입을 통제했다. 보스턴 시내 지하철 노선의 운행이 대부분 중단되고, 로건 공항의 항공기 이착륙도 금지됐다. 미국에서 가장 평온하면서 대표적 학문 도시인 보스턴이 마치 세상과 격리된 ‘계엄 도시’를 연상케 했다. 자정이 넘어서도 경찰차와 소방차는 사이렌을 울리며 현장 주변을 오가고 있어 이날의 긴박했던 상황을 짐작하게 했다. 통제선 밖에는 CNN, 폭스뉴스 등 주요 방송사의 중계차량이 밤을 새우며 현장 상황을 전했다. 사건 다음 날인 16일 오전에는 지하철 운행이 재개되고 출근하는 사람들로 보스턴 도심은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겉으론 평온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사고 현장 주변에는 경찰뿐만 아니라 밤새 이동한 방위군과 군용 지프까지 투입되는 강화된 경비로 팽팽한 긴장감은 여전했다. 인근 호텔에서 묵은 미 사법부 산하 미 총기 화약국(ATF) 요원들이 아침 일찍 다시 현장에 투입돼 추가 폭발물 수색에 나서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박중석 보스턴영사관 영사는 “사안이 심각하다 보니 모든 자원이 투입되고 있다”고 말했다.사고 현장 인근 페어먼트코틀리플라자호텔 로비에는 무릎과 다리에 붕대를 매고 휠체어에 탄 대회 참가자들이 가족들과 함께 속속 떠났다. 전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휠체어를 탄 한 참가자는 “나는 이만한 게 다행이다. 병원에는 중상자들도 보였다. 마라톤에서까지 이런 일이 벌어진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빨리 집으로 돌아가고 싶을 뿐이다”라고 말했다.보스턴을 관통하는 찰스 강을 사이에 두고 테러 현장의 바로 맞은편에 있는 매사추세츠공대(MIT)는 21층짜리 그린빌딩 전체의 조명을 이용해 성조기를 형상화해 밤새 희생자들을 추모하기도 했다. 미 언론들은 동북부 지역에서 독립전쟁을 기리는 패트리엇데이 휴일인 15일 폭발 사고가 일어났다는 점을 부각하며 의도된 테러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보스턴=박현진 특파원·이설 기자 witness@donga.com}
프란치스코 교황이 추기경 8명으로 구성된 조언단 구성을 발표해 관료주의 등에 대한 가톨릭교회 개혁의 첫 단추를 끼웠다고 AP통신이 13일 전했다. 교황 취임 한 달 만이다. 이 통신은 “조언단은 바티칸 독일 칠레 온두라스 미국 인도 호주 콩고민주공화국 등 각 대륙에서 골고루 지정했다”고 전했다. 임기 제한이 없는 조언단은 10월 1∼3일 바티칸에서 첫 회의를 열 예정이다. 교황 선출 이전부터 가톨릭 내부에서는 교황청 내부를 단속하고 관료주의를 개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교황청은 그간 성 추문, 교황 기밀문서 유출 등 추문에 시달렸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미국과 러시아가 서로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상대방 국가의 ‘인권침해자’들에 대해 입국을 금지하고 자산을 동결하는 조치를 주고받았다. 칼은 미국이 먼저 꺼냈다. 미국 정부는 12일 러시아를 대상으로 한 인권법인 ‘마그니츠키법’에 따라 18명에 대한 비자 발급을 거부하고 금융거래를 중지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들 가운데 세르게이 마그니츠키 러시아 변호사 사망 사건과 관련이 있는 16명이 포함됐다. 그러자 13일 러시아 외교부는 “러시아를 혐오하는 미 의원들의 압력에 미 정부는 미-러 관계와 상호신뢰에 큰 타격을 줄 조치를 취했다”고 비난하며 똑같이 18명의 미국인 제제 대상을 발표했다. 데이비드 애딩턴 전 딕 체니 부통령 비서실장과 전 관타나모 수용소 책임자 2명 등이 제재명단에 포함됐다. 이에 미 국무부는 “러시아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미국에 보복 조치를 내놓을 것이 아니라 마그니츠키 사건 관련자들에게 책임을 묻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신경전을 벌였다. 마그니츠키 변호사는 ‘러시아 관리들이 2억3000만 달러(약 2600억 원)의 세금을 빼돌렸다’고 폭로했다가 오히려 억울한 탈세 혐의를 뒤집어쓰고 구속된 뒤 2009년 옥중에서 사망했다. 미국은 지난해 12월 이 사건 관련자 및 인권침해 행위 관련자를 제재하도록 규정한 마그니츠키법을 제정했다. 이에 러시아는 미국인에게 러시아 아동 입양을 금지하는 등 내용의 보복 법안을 제정해 맞불을 놓는 등 인권 공방을 벌이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양국이 이번에 취한 조치로 지난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재집권 이후 긴장이 높아진 미-러 관계가 회복하기 어렵게 됐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 통신은 “양국이 상대국의 현직 고위 관료들을 제재명단에 포함시키지 않은 것은 서로 자제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토머스 도닐런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5일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해 양국의 안보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푸틴 대통령 대변인도 미국의 제재조치를 비난하면서도 “양국 간에는 발전시켜 나가야 할 많은 사안이 있다”고 말했다.장택동·이설 기자 snow@donga.com}
북한이 현대아산이 갖고 있는 개성공단 사업권 등을 제3국에 넘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강산에 이어 개성공단까지 불법적으로 강탈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0일 중국의 정통한 대북 소식통은 북한 지도부가 개성공단 사업권을 다른 나라나 기업에 위임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남북 간 긴장 고조 상황과 무관하게 북한은 개성공단을 어떻게 활성화할지를 고민해왔다”며 “2008년 대북전단 살포로 남북관계가 경색됐을 때도 검토했던 사안”이라고 말했다. 현대아산은 2000년 북한 조선아태평화위원회와 ‘개성공업지구 건설 운영에 관한 합의서’를 체결해 공단용지 65.7km²에 대한 사업권을 확보했다. 북한이 사업권을 넘기면 현대아산이 보유한 50년 토지이용권도 함께 이전될 것으로 보인다. 이 소식통은 “개성공단 전체 용지 가운데 현재까지 개발이 완료된 면적이 5%(3.3km²)에 불과하다”며 “북한은 한국이 자신들의 추가 개발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했다고 보고 있으며 이는 사실상 한국이 계약을 위반한 것 아니냐는 시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개성공단 개발은 1단계 용지 조성 이후 2008년부터 순차적으로 2, 3단계 사업을 진행하려고 했지만 그해 남북관계 악화로 북한의 12·1조치 발동, 2010년 천안함 폭침 사태 이후 개성공단 신규 투자를 금지하는 한국의 5·24조치 등으로 답보 상태에 놓여 있다. 이 소식통은 “제3국에 사업권을 넘기면 남북관계에서 자유로워지기 때문에 통신(通信) 통행(通行) 통관(通關) 등 3통 문제가 해결될 수 있고, 이미 입주한 한국 기업들도 더 안정적으로 생산 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게 북측의 주장”이라고 말했다. 개성공단 ‘잠정 중단’ 이틀째인 10일 경기 파주시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를 통해 개성공단에서 근무하던 남측 근로자 110명과 중국인 근로자 1명이 복귀했다. 남은 인원은 297명이다. 한편 미국의 유력 일간지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현지 시간)자 사설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북한의 정권 유지에 악용되는 개성공단을 폐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북한의 개성공단 조업 중단 조치는 위기를 조성해 한국과 미국으로부터 돈을 뜯어내기 위한 협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베이징=고기정 특파원·조영달 기자 koh@donga.com}
파키스탄 정부군과 반군조직(TTP)이 북서부 카이버 부족 자치지역에서 나흘간 교전을 벌여 사상자가 늘어나고 있다. AP통신은 정부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나흘간 이어진 교전으로 반군 110명과 정부군 20여 명 등 모두 130여 명이 사망했다”고 9일 전했다. 이번 교전은 5일 파키스탄 정부군이 반군의 근거지인 티라밸리를 공격하면서 시작됐다. 아프가니스탄 접경지인 카이버 부족 자치지역은 반군 연계 조직의 근거지이자 아프간 주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군의 주요 군수품 수송 통로이다. 반군은 이 지역을 장악하기 위해 한 달간 전투를 벌여 왔다. 이로 인해 지역 주민 수천 명이 대피했다. 정부군은 이번 교전 과정에서 티라밸리 지역 상당 부분을 점령했으며 현재 반군의 거점인 산악 지역을 탈환하기 위한 작전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이설 기자 s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