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가인

구가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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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구가인 기자입니다.

comedy9@donga.com

취재분야

2025-12-23~2026-01-22
미국/북미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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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정치7%
아프리카3%
인사일반3%
중동3%
국제인물3%
국방3%
유럽/EU3%
기타10%
  • 성우-음향스태프 하나 돼, 같은 그림 상상하며 ‘소리 연기’

    《 “자, 시작합시다. 큐!” PD의 손짓과 동시에 ‘ON AIR’ 등에 빨간불이 켜졌다. 첫 번째 대화의 배경은 식당. 스튜디오 가운데 놓인 마이크 앞에서 성우가 연기하는 동안, 한쪽 구석에서는 음향효과 스태프 두 명이 발걸음 소리와 식기 달그락거리는 소리를 만들어 냈다. 그 사이 벽 쪽 의자에 앉아 있던 몇몇 성우는 자신의 차례를 앞두고 까치발을 한 채 마이크 주변으로 다가왔다. KBS1 라디오 ‘다큐멘터리 혁신의 승부사’(월∼금 오전 11시 40분) 녹음 현장은 한 편의 합주 공연 같았다. 지난달 28일 시작한 이 프로그램은 유명 기업의 탄생 과정을 극화해 소개하는 다큐드라마. ‘페이스북’ 이야기를 다룬 첫 화에 참여한 열댓 명의 성우와 제작진은 연출자인 박기완 PD의 지휘 아래 대본을 악보 삼아 조용하지만 분주하게 움직였다. 》 장면 단위로 촬영한 후 편집으로 엮는 TV 드라마와 달리, 라디오 드라마는 대본의 순서에 따라 진행하고 대부분의 음악이나 음향효과도 동시에 녹음한다. 주인공인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역의 성우 양석정 씨는 라디오 드라마에 대해 “녹음 시간 내내 집중해야 한다. 연기를 할 때 긴 호흡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TV 드라마보다는 연극에 가깝다”고 말했다. 라디오 드라마에서는 마이크와의 거리가 특히 중요하다. 연극 무대의 동선, TV 드라마의 카메라 구도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양 씨는 “마이크 가까이 낸 소리는 카메라의 클로즈업, 멀리서 낸 소리는 풀 샷과 비슷한 효과를 준다”고 덧붙였다. 녹음 현장에는 다른 기술 스태프보다 음향효과 스태프의 수가 많다. ‘혁신의 승부사’에는 효과 스태프만 3명이다. 배경효과 담당자가 스튜디오 밖 부조정실에서 음향 자료를 선택해 내보내는 동안 다른 두 명의 스태프는 스튜디오 안에서 성우의 대사 호흡에 맞춰 생효과(foley sound)를 만들었다. 등장인물이 걷거나 문을 여닫는 소리부터 컴퓨터 자판을 치고 마우스를 클릭하는 소리를 모두 현장에서 녹음했다. 효과 스태프 안익수 씨는 “인물의 캐릭터와 그가 처한 환경에 따라 걸음이나 자판을 두드리는 소리도 다르다”며 “청취자가 소리에만 집중하기 때문에 미세한 부분도 신경 써야 한다”고 전했다. 안 씨는 이날 녹음에서 저커버그의 걸음 소리를 낼 때는 슬리퍼를 신고 걷다가, 등장인물에 따라 운동화나 구두로 바꿔 신고 속도를 달리 하며 발소리 연기를 했다. 이 때문에 라디오 드라마에서는 출연자와 제작진이 머릿속에서 ‘같은 그림’을 그려야 한다. 대본 지문에 ‘식당 소음’이라고 써 있다면 그 장소가 어떤 식당인지부터 소음 크기는 어느 정도인지까지 녹음 전에 구체적으로 합의한다. 이날 17분짜리 방송 두 편의 녹음 시간은 1시간이 채 안 됐지만 연기 연습을 포함한 사전 준비에만 2시간 넘게 소요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렇듯 정성이 필요하고 제작비도 일반 프로그램의 2∼3배에 달하는 탓에 라디오 드라마는 역설적으로 방송사로부터 외면 받고 있다. 라디오 채널 8개를 가진 KBS에는 라디오 드라마가 ‘혁신의 승부사’를 포함해 6개, MBC에는 ‘배한성의 고전 열전’ 하나뿐이고, SBS에는 아예 없다. 박 PD는 “최근에는 정극보다는 정보성이나 오락성을 강화한 퓨전 형식이 강세”라며 “매체 환경에 따라 라디오 드라마도 변화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 2013-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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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리뷰]올 이즈 로스트

    요트를 타고 인도양을 항해하던 노인(로버트 레드퍼드)은 선적 컨테이너와 충돌한다. 부서진 요트를 수리하고 항해를 시작하지만 내비게이션과 통신장비는 고장 난 상태. 설상가상 폭풍우가 몰아치고 요트는 침몰할 지경에 이른다. 구명보트로 갈아탄 그에게 남은 것은 나침반과 지도, 책 ‘별자리 항해법’과 약간의 식량뿐이다. 7일 개봉하는 ‘올 이즈 로스트’는 약 일주일간의 바다 조난기를 그린 독특한 영화다. 등장인물은 노인 한 명. 심지어 과묵하기까지 하다. 상영시간 106분 동안 나온 대사를 다 받아써도 종이 한 장을 채우지 못할 정도다. 영화 초반 모놀로그 부분을 제외하면 구조요청(“SOS, 여기는 버지니아진”)과 30분마다 한마디씩 뱉는 감탄사(“염병할” “살려줘”)가 대사의 전부다. 홀로 거대한 재난에 맞서는 인간이 등장한다는 점에서는 지난달 17일 개봉한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그래비티’와 비슷하지만 적막함과 고독의 정도로 치면 한 수 위다. 데뷔작인 ‘마진 콜: 24시간, 조작된 진실’(2011년)로 주목받은 J C 챈더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 극적인 연출을 의도적으로 배제했다. 카메라는 망망대해에서 홀로 사투를 벌이는 노인의 모습을 담담하게 따라간다. 젖은 장비를 말리는 과정이나 바닷물을 증류해 마실 물을 만드는 과정까지도 세세하게 화면에 담아냈지만 정작 노인의 이름이나 숨은 과거에 대한 힌트는 없다. 흔한 꿈이나 환상 장면조차 나오지 않는다. 이 때문에 이 영화는 재미나 대중성의 잣대로 보면 낮은 점수를 줄 수밖에 없다. 가장 긴박감이 넘쳐야 할 극 중반 폭우 장면에서는 일부 관객의 코 고는 소리도 들린다. 하지만 ‘올 이즈 로스트’는 관객 10명 중 서너 명이 졸더라도, 한 명은 깊은 감동을 받을 작품이다. 모든 것을 포기할 만한 극한 처지에서도 묵묵히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는 노인의 모습은 인상적이다. 사투 끝에 뼈만 남은 고기를 끌고 돌아온 ‘노인과 바다’의 어부 산티아고가 떠오르기도 한다. 로버트 레드퍼드는 이 영화를 통해 8년 만에 배우로 돌아왔다. 일흔일곱 살의 노배우는 그 존재만으로 울림을 준다. 무서운 폭우가 지나간 후 노인의 구명보트가 뜨거운 햇살을 견디며 바다 위를 유랑하는 동안 수중 카메라로 찍은 바닷속 모습은 아이러니하게도 너무나 아름답다. 지루하고, 무섭고, 아름답다. 삶이 그렇듯이. 12세 관람가.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 2013-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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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맥스 영화 ‘토르’ CGV서 상영 불발

    30일 개봉하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토르: 다크월드’(토르2)를 서울의 CGV에서는 볼 수 없게 됐다. 영화 수입배급사인 소니픽쳐스릴리징 월트디즈니스튜디오스 코리아는 지난달 개봉한 ‘몬스터 대학교’에 이어 ‘토르2’의 서울지역 CGV 상영을 포기했다. CGV가 서울지역 외국영화의 배급사와 극장 간 수익배분율을 6 대 4에서 지난달부터 5 대 5로 조정한 것에 항의하는 뜻에서다. CGV는 “종전 수익배분율은 외화가 강세이던 20년 전 만들어진 것으로 현재는 한국 영화의 극장 점유율이 훨씬 높다. 한국 영화의 배분율을 4.5 대 5.5로 조정한 만큼 외화도 조정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소니를 비롯한 다수의 수입배급사들은 “CGV의 일방적인 통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토르2’를 CGV의 아이맥스 영화관에서 볼 수 없게 된 누리꾼들은 “극장과 배급사가 싸우는데 왜 내가 손해를 봐야 되냐” “아이맥스 버전으로 촬영된 영화를 아이맥스 영화관에서 못 보다니…”라며 억울해했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 2013-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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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리뷰]11월 6일 개봉 ‘동창생’

    스무 살 안팎의 남파 간첩은 꽃미남인 데다 완벽하기까지 하다. 그는 임무를 완수할 때는 철두철미한 공작원이지만 실은 따뜻한 피가 흐르는 인간이다. 남한의 보통 사람들과 우정 혹은 애정을 쌓고 때로 소소한(?) 선행도 한다. 북에 두고 온 가족을 다시 만나기를 손꼽아 기다리지만 결국 북한 내부의 세력 갈등으로 인해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한다. 최근 한국영화계에는 ‘꽃미남 간첩물’이라는 새로운 장르가 생겨난 듯하다. 다음 달 6일 개봉하는 ‘동창생’도 이 꽃미남 간첩물의 ‘법칙’을 충실히 따른 영화다. 열아홉 살 소년 간첩 이명훈(탑)은 하나뿐인 여동생(김유정)을 구하고자 남파 간첩이 돼 어려운 지령도 마다하지 않지만, 북한 내부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다른 간첩에게 쫓기는 도망자 신세가 된다. ‘영화는 영화다’ ‘의형제’ ‘고지전’ ‘내 아내의 모든 것’ 등 다양한 영화에서 조감독을 거친 신인 박홍수 감독은 29일 시사회 후 기자들과 만나 이 영화에 대해 “남북분단을 소재로 했지만 이념갈등을 다룬 영화는 아니다. 사람과 희생에 대한 이야기다”라며 “사건과 상황이 극의 흐름을 주도하지만 등장인물의 심리를 표현하는 것에 주력했다”고 밝혔다. 인기그룹 ‘빅뱅’의 멤버인 탑이 주연을 맡은 것도 눈에 띈다. 무엇보다 이 영화는 113분의 상영시간 내내 주인공의 매력에 기대고 있다는 점에서 올 6월 개봉해 흥행에 성공한 김수현 주연의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를 떠올리게 한다. 다만 ‘동창생’은 ‘은밀하게…’보다 학원물로서의 성격이 강하다. 극 초반 이명훈이 남한에서 고등학생 강대호로 위장해 살아가면서 동생과 이름이 같은 이혜인(한예리)과 친구가 되는 등 학교에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비중 있게 다뤄진다. 또 극의 흐름 자체는 ‘은밀하게…’보다는 한 수 위다. 결말이 예상 가능한 뻔한 이야기라는 단점은 있지만 극 중 등장인물들의 감정선을 비교적 잘 살렸다. 탑은 영화 ‘포화 속으로’(2011년)에 이어 두 번째 영화 출연을 통해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확인시켜줬다. 극 중간중간 청소년다운 평범한 생활연기나 대사 처리는 다소 어색하지만 화려한 액션과 표정 연기는 사연 많은 소년 간첩으로서 적격인 듯하다.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주인공의 내면을 그리고 싶었고 특히 눈에 사연이 많아 보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 덕분일까. 영화가 끝난 뒤에도 그 진한 눈빛만은 뇌리에 남는다. 15세 관람 가.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 2013-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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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연하면 뜬다… 무한도전 가요제, 왜 승승장구하는가

    《 유서 깊은 가요제들이 줄줄이 폐지 위기에 놓인 상황에서 승승장구하는 가요제가 있다. 메이저 기획사 출신 스타부터 인디 뮤지션까지 다양한 가수가 출연하고 준비 기간 내내 언론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는다. 회를 거듭할수록 시청률은 오르고, 참가곡들은 각종 음원차트의 상위권을 차지한다. 올해로 4회째에 접어든 MBC ‘무한도전’ 가요제 얘기다. 》2007년 ‘강변북로 가요제’ 이후 2년마다 열리는 무도 가요제는 이제 예능 프로그램을 넘어 대중 음악계를 들썩이게 하는 행사로 발전했다. 2011년 ‘서해안고속도로 가요제’의 경우 박명수와 지드래곤(GD) 팀의 ‘바람났어’가 모든 음원차트의 1위를 휩쓴 것을 비롯해 모든 곡이 10위권에 들었다. 출연 가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은 물론이다. 가수 이적과 가수 겸 작곡가 정재형이 ‘예능 늦둥이’로 관심을 받게 된 것도, 인디 뮤지션 ‘10cm’가 대중적인 스타 그룹이 된 것도 이 가요제 덕분이다. 한 음악평론가는 “이름을 알리고 싶어 하는 뮤지션에게 무도 가요제는 메이저로 가는 등용문”이라면서 “가수들이 출연하고 싶어 난리다”라고 전했다. 올해 자유로 가요제는 다음 달 2일 방송된다. 무도 가요제의 성공 비결은 뭘까.○ 무도 가요제만 나오면 뜨는 이유 전문가들은 무도 가요제가 아마추어인 무도 멤버와 프로 뮤지션 사이에서 ‘시너지’를 끌어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김은영 대중문화평론가는 “아마추어가 성장하는 과정을 그리는 것은 기존의 오디션 프로와 비슷하다. 그런데 방송을 잘 모르는 오디션 출연자들과 달리 무도 가요제 출연진은 예능감이나 방송을 대하는 자세가 훨씬 세련돼 보기에 편하다”라고 분석했다. 아이돌과 인디를 아우르는 출연자 섭외도 칭찬을 받았다. 김윤하 음악평론가는 “섭외 감각이 좋다. 구색 맞추기 식으로 인디를 넣기보단 매회 스타성이 있고 흥미로운 뮤지션을 초대한다”고 평가했다. 또 “무도 가요제가 지향하는 ‘재미있는 음악’은 가요계의 블루오션”이라면서 “기획 자체가 무척 똑똑하다”고 평가했다. ‘무도 가요제’의 흥행이 가요시장에서 방송의 영향력 증가를 보여 주는 사례라는 분석도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자기 음반을 내기보다 드라마 OST에 참여하는 게 곡을 알리기 수월한 시대가 됐고, 최근에는 예능의 영향력도 확대됐다”면서 “‘무도’ 같은 유명 예능에서 노래를 만드는 과정이 소개될 경우 음악의 질과 별개로 히트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 퍼포먼스는 화려해졌지만 음악적으로는? 무도 가요제는 영향력을 확장하는 추세다. 2007년과 2009년 준비 과정을 포함해 각각 2회였던 방송 분량은 2011년 4회로 늘었고, 올해는 준비 과정부터 최종 가요제까지 모두 5회에 걸쳐 방송된다. 그러나 양적인 성장만큼 질적인 완성도도 높아지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공연 연출과 퍼포먼스는 ‘진화했다’는 평을 받지만 음악적 완성도는 제자리걸음이라는 의견이다. 공연기획자인 유경숙 세계축제연구소장은 “3회 가요제부터는 공연물로서의 완성도를 갖추기 시작했다”고 호평했다. 반면 이대화 음악평론가는 “가수와 프로듀서가 매번 다르고 기복이 있어서 순수하게 음악만으로는 매회 ‘평균’ 수준으로 비슷하다”고 말했다. 가요제의 규모가 커지다 보니 ‘아마추어의 음악 참여’라는 본래의 취지는 사라졌다. 차우진 음악평론가는 “예전에는 프로와 무도 멤버들이 함께 연주하고 가사를 쓰는 모습에서 감동을 느낄 수 있었는데 올해는 프로 기획자와 가수가 역할 분담을 확실히 하는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정석희 대중문화평론가는 “올해의 경우 몇몇 팀은 무도 멤버보다 뮤지션과 도움을 주는 프로들의 기운이 압도한다. 함께 즐기는 축제인데 너무 잘 만들려고 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구가인 comedy9@donga.com·최고야 기자}

    • 2013-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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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 재우고 테레비]男주인공 빈자리 꿰찬 ‘못된 시어머니’들

    27일 종영하는 SBS 주말드라마 ‘결혼의 여신’은 처음 예상과는 다른 방향으로 전개됐다. 극 초반에는 남상미가 완벽한 조건의 남자(김지훈)와 운명적인 사랑(이상우) 사이에서 갈등하는 게 주요 내용이었다. 그러나 요즘엔 이상우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 그 자리를 대신 메우는 인물은 남상미의 시어머니 윤소정이다. 요즘 ‘결혼의 여신’은 시어머니의 패악질(!)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시어머니 파워가 청춘들의 애정 신을 몰아낸 셈이다. 지난달 종영한 MBC 주말드라마 ‘금 나와라 뚝딱’도 시어머니들의 드라마였다. 극 초반에는 주연급 젊은 배우들이 주로 등장했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청담동 어머니’와 ‘판교 어머니’로 불리는 두 시어머니 이혜숙과 금보라의 분량이 늘어났다. 같은 방송사의 ‘오로라 공주’에서도 주연급이던 여주인공의 오빠들(박영규, 손창민, 오대규)은 갑자기 사라졌지만, 남동생을 아들처럼 키운 시누이들(김보연, 박해미, 김혜은)의 분량은 늘었다. 최근에는 여주인공의 시집살이가 극의 중심이다. 고부 갈등은 한국 드라마의 단골 소재다. 하지만 예전엔 시어머니가 어디서 들어본 듯한 ’예상 가능한’ 시집살이를 시키는 밋밋한 인물이었다면, 최근 드라마 속 시어머니와 시댁 식구들은 지금껏 들어보지 못한 ‘신선한’ 시집살이를 고안해 여주인공을 괴롭힌다. 이들은 때로 놀라운 지략을 발휘하는 입체적인 캐릭터다. ‘결혼의 여신’의 윤소정은 극 중 막내며느리인 남상미에게 임신을 강요한다. 이는 대를 잇기 위해서가 아니라 아들을 낳지 못한 둘째 며느리(이태란)를 견제하기 위해서다. 그는 며느리에게 “너는 누구 라인이냐”고 묻는다. 드라마 속 시어머니 캐릭터가 이렇게 진화(?)하는 이유는 뭘까. 가부장제의 영향력이 줄어들면서 실제 가정에서 시어머니 파워는 약화됐을 가능성이 높은데 말이다. 가장 큰 이유는 시어머니 연배의 베이비붐 세대 시청자들이 대중문화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이 커졌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왜 시어머니는 악역을 맡아야 하는가 하는 의문은 남는다. 혹시 우리에게 ‘고된 시집살이 판타지’가 있는 건 아닐까. 현실에서 불가능한 ‘백마 탄 왕자님’ 이야기를 다양한 버전으로 즐기듯, ‘못된 시어머니’를 다채롭게 변형하며 ‘씹고’ 있는 게 아닐지. 참고로 오해받을까 봐 덧붙이자면, 나는 시어머니와 관계가 좋은 편이다. 어머님, 사랑합니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 2013-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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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쌈 MOVIE]‘배우는 배우다’ 베드신

    꼭 필요… 주인공 마음이 보인다무명 배우가 운 좋게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맨 앞 칸에 탄다. 폭주하는 욕망 앞에선 사랑도 부질없는 것. 그는 다시 나락으로 떨어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사랑이 아니라 동물적 교미로 해소한다. ‘배우는 배우다’의 베드신에서는 나체가 아니라 주인공의 마음이 보인다. 베드신, 꼭 필요했다.민병선 기자      과하다… 영화가 끝나면 베드신만 남아과했다. 영화를 보고 나면 베드신만 남는다. 수위가 높기보단 극의 흐름상 ‘튄다’. 이야기 줄기와 감정이 베드신에 묻혀버렸다. 저렇게 긴 베드신이 필요할까도 싶다(야한 장면 나올 때 주변 반응까지 살피는 여유를 부리긴 처음이다). 아이돌 출신 배우(이준)가 쉽지 않은 결단을 했을 텐데 아쉽다.구가인 기자}

    • 2013-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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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S ‘역사저널 그날’ 첫회분 방송연기 논란

    KBS가 보수 성향의 교학사 교과서를 비판한 인사가 출연하는 역사 프로그램의 방영을 급작스럽게 연기해 논란이 일고 있다. 26일 시작하는 KBS 새 프로그램 ‘역사저널 그날’은 첫 회로 ‘고종과 흥선대원군’편을 내보낼 예정이었으나 최근 ‘정조 4부작’으로 주제를 갑자기 바꾸었다. ‘고종과 흥선대원군’편에는 교학사 교과서를 비판하고 뉴라이트 진영과 공방을 벌인 주진오 상명대 역사콘텐츠학과 교수가 패널로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이 프로그램 관계자는 “18일 첫 회 녹화를 마쳤지만 사측에서 패널인 주 교수의 정치적 편향을 문제 삼아 방송이 연기됐다”며 “‘민감한 시기에 논란을 피하라’는 지시에 따라 주 교수가 출연할 예정인 2회 ‘흥선대원군과 명성황후’편도 녹화가 미뤄졌다”고 밝혔다. 또 “주 교수는 학계에서 추천받은 근대사 전문가이며 프로의 내용엔 정치적인 부분이 없다. 일방적인 방송 연기 지시는 제작 자율성을 침해하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KBS 측은 “특정 패널을 문제 삼아 방송을 연기한 것이 아니다”며 “최근 다큐멘터리 ‘의궤, 8일간의 축제’가 시청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어 ‘역사저널 그날’에서도 이와 관련 있는 ‘정조 4부작’을 먼저 내보낸 뒤 ‘고종과 흥선대원군’편은 방송 시기를 늦추기로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 2013-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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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상욱 “지겨운 ‘실장님’ 전문배우 벗어나려 의학대본 외우다 원형탈모 생겼어요”

    키 크고 잘생긴 건 기본, ‘부티’는 필수다. 대사는 몇 줄 안 돼도 목소리는 좋아야 한다. 극 초반 여주인공의 사랑을 받다가 늘 자기보다 못한 남자에게 밀리고 퇴장할 땐 슬픈 눈빛도 내비쳐야 한다. 드라마 속 ‘실장님’의 조건은 무척 까다롭다. “지겨워요 진짜. ‘실장님’에서 벗어나려고 몸부림을 치고 있죠.” 주상욱(35)은 드라마 속 실장님에 어울릴 만한 축복 받은 신체 조건의 소유자다. 그러나 ‘실장님 전문배우’라는 수식어는 연기자로서 성장하는 데 굴레가 됐다. 그래서 최근에는 형사물과 의학 드라마 같은 장르물에 출연했다. 그리고 얼마 전 종영한 KBS ‘굿닥터’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의사 김도한 역을 맡으며 드디어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 “의학 드라마를 꼭 해보고 싶었어요. 수술실에서 마스크로 얼굴을 다 가린 채 눈빛만으로 제압하는 것 멋있잖아요?” 그러나 그의 말대로 “(연기를) 잘하면 눈에 띄기 쉽지만 잘하는 게 결코 쉽지 않은” 것이 의학 드라마다. 수술도구를 손에 익히고 의학용어로 가득한 대본을 외우느라 원형탈모 증세가 나타났을 정도다. 주상욱은 군복무 후인 2006년부터 현재까지 20편 가까운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했다. 하지만 각종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에서 러브콜을 받는 ‘대세 배우’로 자리 잡기 시작한 지는 얼마 되지 않는다. “욕심이 많아요. 나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이 드니까 쉬엄쉬엄 연기를 하면 안 될 것 같았어요.” 그는 30일 개봉하는 영화 ‘응징자’에서 학창시절 자신을 괴롭히고 따돌렸던 상대(양동근)에게 20년 만에 복수를 하는 취업준비생 준석으로 나온다. 찌질한 백수 연기는 처음이다. 어렵지 않았느냐고 묻자 “그동안 안 해봤던 배역이라 비슷한 캐릭터를 다르게 연기하는 것보다 쉬웠다”고 했다. 앞으로 도전해 보고 싶은 배역은 뭘까. “로맨틱 코미디의 주인공이요. 늘 진지하게 남의 사랑을 바라보기만 했지 제가 알콩달콩한 연기를 한 적은 없어요. 이제 저도 좀 가벼워지고 싶어요.”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 2013-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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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영석 감독의 ‘조난자들’ 하와이영화제 공동 대상

    노영석 감독(37·사진)의 한국 영화 ‘조난자들’이 20일 폐막한 제33회 하와이국제영화제에서 제러미 솔니에 감독의 미국 영화 ‘블루 루인’과 함께 공동 대상을 받았다. 아시아태평양지역 영화를 대상으로 한 이 영화제에서 한국 영화가 수상한 것은 2000년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의 대상 수상 이후 13년 만이다. ‘조난자들’은 폭설로 펜션에 고립된 사람들이 의문의 살인사건에 휘말리는 상황을 그린 스릴러로 올겨울 국내에 개봉할 예정이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 2013-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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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준기 “부성애 연기, 배우로서 훌쩍 큰 느낌”

    “처음엔 안 하겠다고 했어요. 결혼도 안 했는데 부성애 연기라니.” 지난달 말 종영한 MBC 드라마 ‘투윅스’. 올 초 이 작품을 제안 받았을 때 이준기(31)는 거절했다. ‘살인 누명을 쓰고 딸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남자’라는 설정에서 지난해 화제작인 SBS ‘추적자’의 손현주가 떠올랐다. “(연기를) 잘해 봐야 본전”이라고 생각했다. 그랬던 그를 붙잡은 것은 소현경 작가(48·‘내 딸 서영이’ ‘찬란한 유산’)의 설득이었다. “못하겠다는 말을 하러 간 자리였는데 4, 5시간 동안 맥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게 됐어요. 작가님이 ‘차별화된 캐릭터를 만들 거다. 배우로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씀하시는데 마음이 움직였죠.” 촬영도 쉽지 않았다. 극중 도망자 신세이다 보니 야외촬영을 주로 했다. 3개월 동안 서울과 경기 일대는 물론이고 부산과 문경, 단양, 보은까지 전국을 돌아다녔다. 도주 장면과 격한 액션 장면을 찍으며 체력 소모가 컸지만 더 어려웠던 것은 감정 표현이었다. “작가님이 ‘마침표 하나, 느낌표 하나, 띄어쓰기 하나하나 왜 했는지 한 번만 더 생각해 달라’고 하실 만큼 대본을 정확히 쓰세요. 전화 통화 하는 장면에서도 문장 토막마다 다른 감정을 보여줘야 하는데 자꾸 감정이 끊겨요. 전화 부스를 몇 번이나 주먹으로 쳤어요. 그 상황이 너무 어렵고, 나에게 화도 나고….” 드라마가 방송되기 전까지 “제대로 연기한 건지 너무나 불안했다”는 그는 드라마 첫 회가 나간 후 시청자 반응을 보며 자신감을 얻었다. “첫 회가 방송된 날 산꼭대기에서 야외 촬영하며 틈틈이 기사를 확인했어요. ‘이준기 부성애 연기 합격점’이라는 평을 보는데 심장이 터질 것처럼 기뻤어요.” ‘투윅스’는 배우들의 호연과 좋은 대본, 연출 덕에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경쟁작인 SBS ‘주군의 태양’에 밀려 시청률은 10% 안팎에 머물렀다. 이준기는 “시청률은 아쉽지만 배우로서는 얻은 게 훨씬 많다”고 했다. “제 나이가 하이틴 스타라고 하기에도, 연기파 배우라고 하기에도 참 애매해요. 이번 작품은 제가 배우로 가는 길에 힘을 실어줬죠.” 생애 처음으로 아빠 연기를 하며 딸 수진 역의 이채미(7)와 특히 정이 많이 들었다. 그는 ‘투윅스’의 일등공신으로 이채미를 꼽았다. “제가 대사를 못 외워 버벅거리면 채미가 제 발을 툭 치면서 ‘감정 끊지 말고 이어서 하라’는 눈빛을 줘요. 채미는 진정한 여배우예요.” 너무 많은 감정을 쏟아낸 탓에 드라마가 끝난 뒤 한동안 “감정이 고장 난 것처럼” 허전했다는 이준기는 후속작으로는 로맨틱 코미디에서 “달달하고 가벼운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다”고 했다. 연말에는 대대적인 한중일 팬미팅도 할 계획이다. 연애는 언제 하나. “‘작품 끝나서 공허하다’는 얘길 자주 하니까 주변 사람들이 그러더라고요. 그건 작품 때문이 아니라, 연애를 못해서라고. 그러게 연애도 하긴 해야 할 텐데요. 하하.”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 2013-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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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 재우고 테레비]‘빨리 보기’하니 배우 발음의 중요함을…

    TV를 많이 봐야 하는 직업이지만 애를 재우고 TV 보기란 쉽지 않다. 특히 오후 10시대 드라마를 본방 사수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그래서 인터넷TV(IPTV)를 애용한다. 볼륨은 최소한으로 낮추고 1.2배 가속 기능을 설정해 도둑질하듯 보곤 한다. 드라마를 1.2배 속도로, 작은 소리로 시청하다 보면 시간 절약도 되면서 집중도(?)도 높아진다. 무엇보다 배우의 발음과 발성의 중요성을 실감하게 된다. 발음이 부정확하면 안 들려서 다시 돌려봐야 한다. 최근 SBS 월화드라마 ‘수상한 가정부’와 MBC 수목드라마 ‘메디컬 탑팀’을 보면서 특히 그랬다. 짐작했겠지만 최지우와 권상우 얘기다. 과거 ‘실땅님’(실장님)이라 발음해 놀림을 받았던 최지우는 발음이 많이 좋아졌다. 문제는 발성이다. 자신감이 없는 탓인지 그가 연기하는 가정부 박복녀의 말소리가 영 들리질 않는다. 그가 낮은 목소리로 얘기할 때마다 볼륨을 높였다가, 아역 배우들이 나오는 장면에서 다시 볼륨을 낮추는 건 번거로운 일이다. 권상우도 마찬가지. 사실 권상우는 전작인 SBS ‘야왕’에서 분노하는 연기로 혀 콤플렉스를 극복한 듯했다. 그러나 ‘메디컬 탑팀’의 천재 의사 박태신 교수는 영 아니다. 실제 의사들 중에는 혀가 짧고 말을 느릿하게 하는 이들도 있을 거다. 그러나 드라마는 다르다. 환자가 쓰러진 긴급한 상황에서 의학용어를 천천히 어색하게 발음하는(예를 들면 멜라스를 ‘멜라th으’로 발음하는) 의사를 마주하면 그의 전문성을 의심하게 된다. 데뷔 때부터 숱하게 지적받아온 두 배우의 결점을 또 한 번 ‘식상하게’ 비난하자는 건 아니다. 다만 배우를 캐스팅한 제작진은 비판받아야 하지 않을까. 스스로 잘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분할 줄 모르는 배우의 안목도 아쉽긴 하지만.(불편하게 TV 앞에 쪼그리고 앉아 초집중해서 드라마를 봐야 하는 시청자에겐 더욱 그렇다!) 신기하게도 볼륨을 낮추고 1.2배 속도로 볼 때 더 빛나는 드라마도 있다. SBS 수목드라마 ‘상속자들’은 대사가 많아서 빨리 보면 이상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오랫동안 기획사에서 체계적 트레이닝을 받은 젊은 배우들의 발음은 비교적 정확하게 들렸다. 김은숙 작가 대사 특유의 리듬감 덕분인지도 모르겠다. KBS 수목드라마 ‘비밀’은 심지어 정속도보다 1.2배가 낫다. 주인공 조민혁(지성)의 감정 발산이 다소 부담스러웠는데 작은 소리로 빨리 돌려 보니 좀 더 편안하다고 할까. 물론 이건 취향의 문제이겠지만.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 2013-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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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와!글]“조두순이 7년뒤에 거리를 활보한다니…”

    성폭행 아동과 그 가족의 치유 과정을 다룬 영화 ‘소원’이 개봉된 후 일부 포털 사이트에서 ‘조두순 재처벌 청원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조두순은 2008년 만취 상태로 초등학생인 나영이(가명)를 성폭행하고 신체 기능 일부를 훼손시켰지만 ‘술에 취해 온전한 정신 상태가 아니었다’는 이유로 감형을 받아 징역 12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ID가 ‘화이팅’인 누리꾼은 다음 아고라에 “현재 아동성폭행법 개정에 따라 심신미약은 감형에서 제외된다고 하지만 조두순은 2020년 풀려난다”며 “조두순은 더 엄중한 벌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글에는 15일 현재 5만 명이 넘는 사람이 서명했다. 이에 대해 누리꾼들은 “이미 선고를 받아 복역 중인 사람을 재처벌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비판했다. “일사부재리원칙과 국민 법감정을 조화시킬 묘안은 없는가”라며 답답해하는 이들도 있다. 한편 나영이의 아버지는 15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중학교 2학년이 된 딸의 근황을 전했다. 그는 “(나영이가) 한때는 ‘내가 유명해지면 나쁜 아저씨가 세상에 나와 나를 찾아내기 쉬우니 공부를 안 하겠다’고 했다”면서 “나영이가 내색은 안하지만 두렵지 않겠느냐”고 말했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 2013-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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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드라마 수술장면 뒤엔 진짜 의사가…

    요즘 서울 세브란스병원 앞에는 장거리 셔틀용 승합차가 상시 대기 중이다. 거의 매일 의료진 서너 명이 수술도구가 가득한 가방을 들고 승합차에 오른다. 목적지는 경기 안성시의 드라마 세트장. 촬영 중 의료사고를 대비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이들은 MBC 수목드라마 ‘메디컬 탑팀’의 자문 의사와 간호사들이다. 이 병원 홍보 담당자는 “수술 및 진료 일정에 따라 자문의사가 바뀐다”면서 “주인공인 박태신(권상우)이 천재 의사로 나오기 때문에 담당 분야가 흉부외과, 심장외과를 넘나들고 대본 중에 피부과와 영상의학과 관련 내용도 나와서 자문의사의 수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의학 드라마가 늘고 시청자의 눈높이도 높아지면서 자문단의 역할도 커졌다. 자문단이 하는 일은 대본 감수와 현장 자문 응대로 나뉜다. ‘메디컬 탑팀’의 경우 촬영 협조를 하는 세브란스병원 의사들이 두 가지를 대부분 맡고 있지만, 이달 초 종영한 KBS 월화드라마 ‘굿 닥터’는 분당차병원 소아외과가 대본 감수를 맡고 촬영장이 된 서울성모병원 의사들이 현장 자문 응대를 담당했다. 제작사 관계자는 “촬영 협조 병원이 정해지기 전에 대본 작업을 해야 할 경우 관련 분야 학회를 통해 자문의사를 먼저 구하다 보니 대본 감수와 현장 자문이 나뉘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현장 자문단은 주로 수술 장면을 연출할 때 도움을 많이 준다. 대본에 설정된 상황에 맞춰 수술도구를 챙기고, 실제 촬영 때 수술도구를 놓는 위치를 점검한다. 배우들에게 수술 자세, 의학용어 발음법 같은 연기지도를 하는 것도 이들의 몫이다. 고난도 수술 장면은 대역으로 참여하기도 한다. ‘메디컬 탑팀’ 자문에 응하고 있는 이창영 세브란스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손 씻기, 수술용 장갑을 끼는 법, 수술 때 메스 건네는 법 등 디테일한 부분에서 차이가 크기 때문에 신경을 쓴다”고 설명했다. 대본을 감수하는 의사들은 단순히 대본을 검토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소재를 제공하거나 작가가 원하는 ‘극적인 질병’을 찾는 일도 맡는다. ‘굿 닥터’에서 대본 감수를 맡은 정수민 분당 차병원 소아외과 교수는 “드라마에서처럼 갑자기 진통을 느끼고 응급처치를 통해 빨리 효과를 보는 질병은 드물다. 제작진이 원하는 극적인 질병을 찾기 위해 해외 저널을 찾아본 적도 있다”고 말했다. 이들 자문 의료진이 받는 대우는 어떨까. 해외 드라마의 경우 실제 의사가 대본의 집필에 참여하거나 고액의 자문료를 받지만 현재 한국에는 이런 시스템이 없다. 대부분의 자문의사들은 “병원 홍보를 위해” “흥미로운 경험 삼아” “취미 삼아” 드라마 자문에 응해 “차비나 식비 정도”의 자문료를 받는다. 한 드라마 자문의사는 “‘ER’ 같은 미국 의학드라마는 하버드 의대 출신 소설가 마이클 크라이턴이 제작과 각본을 맡았다”며 “한국 드라마도 의학적인 전문성을 살리기 위해서는 과감한 투자와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 2013-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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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新 여성시대]직장편여성 상사, 그들은 누구인가

    한국 기업에서 대졸 여사원 공채 시대가 개막된 것은 1990년대 초다. 그때 입사한 여성들이 이제 여성 상사들이 됐다. 임원급들은 아직 가물에 콩 나듯 하지만 기업에서 여성 과장 부장급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한 대기업 과장급 남성은 “아직까지 여성 상사는 ‘소수자 중에서도 소수자’이기 때문에 뭘 해도 남들의 주목을 크게 받는다”고 했다. 그렇다면 남자들이 생각하는 여성 상사들은 어떤 모습일까.○ “왜 자꾸 나가지?” 국내 굴지의 대기업 A사는 몇 년 전 영업 및 대리점 직원들의 교육을 위해 전직 항공사 여승무원들을 계약직으로 채용했다. 이들은 사원들에게 고객을 대하는 매너와 친절 등을 교육했다. 문제는 이 여승무원 출신 직원들이 몇 달이 못 가 자꾸 퇴사를 한 것. 회사 측은 사태 파악에 나섰고, 퇴직 여직원들은 자신들을 관리하던 공채 출신 여성 간부와의 갈등 때문이라고 털어놓았다. 이유도 없이 핀잔을 주는 것은 물론이고 심한 경우 지방 출장 교육이 끝난 뒤 당일 밤까지 보고서를 올리라는 무리한 주문도 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결과적으로 감정적인 일처리가 문제였다. 솔직히 여자들의 리더십은 좀 불안하다. 남자들에 비해 리더십을 훈련받을 기회가 많지 않으니 이해는 되지만 남을 배려하고 포용하면서 동기 부여를 하는 측면에서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유연성이 부족한 점도 함께 일하는 직원들이 힘들어하는 부분 중 하나다. 공공기관에 다니는 B(39)는 여자 상사와 함께 외부 업체와의 사업 모임에 참석했다. 거래 조건은 회사에 다소 불리했지만 약간의 융통성만 발휘하면 원하는 수준에서 합의를 볼 수 있을 정도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상사는 끝까지 처음 제시한 조건과 원칙만 내세웠고 급기야 상대 업체 사람들과 고성까지 오고가는 말싸움을 했다. 물론 계약은 무산됐다. B는 “처음부터 ‘우리 조건은 이것이니 여기서 한발도 물러날 수 없다’고 하는 상사를 보면서 여자들은 시야가 좁다는 생각을 했다. 자기에게 유리한 쪽으로만 생각하지, 넓게 보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여자 상사들은 감정에 치우치고 편협하다는 것이 주로 단점으로 지적되지만 따뜻하고 원칙을 지키려 한다는 점은 장점으로 꼽힌다. 대형 은행에서 일하는 차장급 남자 사원은 “여자 지점장을 처음으로 모시면서 술도 안 먹고 소통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직원들 사생활의 어려움까지 세심하게 배려하는 ‘누나 리더십’을 볼 수 있었다. 굳이 회식이나 술자리를 많이 하지 않더라도 소통에 전혀 어려움을 느끼지 않고 있다. 오히려 늘 유쾌하게 웃어주고 직원들 말에 귀 기울여 주어 대만족”이라고 했다. 여자들이 부정부패에 비교적 덜 물든다는 점도 장점이다. 모 대기업 구매부에서 일하는 대리급 남자 사원은 “함께 일하는 팀장이 여자인데 어찌나 꼼꼼하게 물품 구매를 하고 회사 경비를 절약하는지 감탄했다”며 “솔직히 과거 일했던 남자 팀장들은 거래처로부터 술접대나 선물을 받는 것을 당연시하며 ‘갑’ 행세를 했는데 여자들은 갑을 개념이 아니라 마치 집안 살림을 하듯 꼼꼼하게 일처리를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 여자 상사가 더 까다롭다? 국내 대기업 남녀 직원 2712명을 설문조사한 여성리더십연구원의 2012년 조사에 따르면 ‘여성 상사’에 대한 각종 문항에 성별로, 직급별로 큰 차이가 나타났다. 우선 여성들이 남성보다 여성 상사에게 더 호의적이라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여성 응답자의 과반수가 “여자 상사가 남자 상사보다 더 합리적(51%)이고 공정하며(48%) 조직원을 더 배려해주고(53%) 더 업무 중심적(59%)”이라고 답한 것이다. 특히 여성들의 직급이 올라갈수록 공감 비율도 높아졌다 ‘여성 상사가 더 합리적’이라는 문항에 여성 대리 사원급은 48∼60%대였지만 차·부장급은 68%, ‘더 공정하다’는 문항에서는 여성 차·부장급은 67%, 임원급에서는 74%나 됐다. ‘더 업무 중심적’이라는 문항에서는 여성 대리 사원급은 55∼66%였지만 여성 부서장은 76%, 임원급은 100%였다. 그만큼 관리직을 맡고 있는 여자들 스스로 자신들에 대한 평가에 호의적이었다. 하지만 남자들은 달랐다. 남성 직장인의 80%가량이 “여자 상사가 남자 상사보다 더 합리적이거나 공정하지 않다”고 답했다. 특히 남성 임원들의 경우 부정적인 응답 비율이 더 높았다. 여자 상사가 “더 공정하지도 않고(97%) 합리적이지도 않고(92%) 조직원을 더 배려하지도 않는다(89%)”고 한 것. 또 총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47.3%가 “여자 상사가 더 까다롭다”고 답했는데 이에 대해서는 남성들의 경우 41%가 공감한 반면 여성들은 반을 훌쩍 넘는 55.8%가 동의해 여성들의 공감 비율이 높았다. 흥미로운 것은 응답자들을 여자 상사와 실제로 근무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로 한정할 경우 남성들의 경우 부정적인 응답이 감소한 반면 여성들의 경우에는 오히려 늘어난다는 것. 예를 들어 ‘여성 상사가 더 합리적’이라는 문항에 여성 상사 경험자와 미경험자의 동의율 차이가 남자는 3.8%포인트였지만 여자는 13.6%포인트, “더 공정하다”는 문항에는 남자 3.5%포인트였지만 여자는 13.3%포인트 였다. 이는 여성 상사와 일해 본 경험이 있는 남성들은 여성 상사와 남성 상사의 차이를 덜 느꼈으며 일해 본 경험이 없는 남자들보다 여성 상사에 대해 더 긍정적으로 응답했다는 것이며 여자는 오히려 여성 상사와 일해 본 여성들이 부정적인 응답이 많았다는 뜻이다. ○ 호감 가는 상사는 배울 게 있는 상사 여직원들이 갖는 남자 상사들에 대한 호감도는 어느 정도일까. ‘남자 상사가 부하 여직원을 더 챙긴다’는 문항에 여직원들은 직급이 낮아질수록 동의하는 비율이 높아졌다. 즉, 대리 사원급 여성의 40%가 “그렇다”고 답했지만 과장급은 36%, 차·부장급은 33%, 부서장급은 33%, 임원급은 30%로 낮아진 것. 이와 관련해 한 대기업의 과장급 여직원은 “여자들이 직급이 낮을 때 남자 직원들은 여자들을 경쟁자로 생각하지 않아서인지 일도 잘 가르쳐주고 때로 ‘오빠’처럼 잘해주지만 일단 올라가면 180도 달라진다. 남녀 불문하고 경쟁자로 인식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같은 문항에 남성들의 경우 대리, 과장, 차·부장급에서는 40%대로 비슷하다가 부서장급의 경우 53%로 뛰는데 이는 그 직급대의 남자 상사들이 여직원들에게 비교적 관대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편 이와 관련해 성별 직급별로 남녀 격차가 큰 문항들이 있었다. ‘남자 상사들이 더 뒤끝이 있다’는 문항에 여성 임원은 무려 72%가 동의했지만 남성 임원은 거의 전원이 동의하지 않았다. 또 ‘남자 상사는 여직원에게 중요한 업무를 맡기지 않는다’는 문항에서도 여직원 과반수가 공감을 표시해 공감 비율이 20%대에 불과한 남성과 큰 차이를 보였다.○ 좋은 상사 좋은 부하 직장인들은 좋은 상사의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남녀 모두 ‘(전문성, 기술, 지식 등) 배울 점이 있는 상사’(32.1%)를 꼽았다. 뒤를 이어 여성의 경우 ‘보상, 경력 관리, 부서 이동을 잘 챙겨주는 상사’(28%), ‘새로운 업무 기회를 주는 상사’(21%) 순인 데 비해 남성은 ‘새로운 업무 기회를 주는 상사’(17.5%)보다는 ‘인간적인 매력이 있고 배려해 주는 상사’(26%) 비율이 여자보다도 더 선호도가 높아 ‘여성이 남성보다 더 정서적 유대감을 추구한다’는 고정관념을 뒤집었다. 직급별로 다소 차이는 있었다. 남성의 경우 임원급에서는 ‘새로운 업무 기회를 주는 상사’(39.5%)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반면 남성 부서장급에서는 ‘보상, 경력 관리, 부서 이동을 잘 챙겨주는 상사’(23.5%)가, 과장급에서는 ‘인간적인 매력이 있고 배려해 주는 상사’(23.6%)가 가장 선호됐다. 또 대리 이하 사원에서도 인간적인 매력과 배려가 30.1%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했다. 여성의 경우 여자 임원급들은 ‘전문성 등에서 배울 점이 있는 상사’(53.5%)를 가장 선호했고 여성 부서장급들은 ‘새로운 업무 기회를 주는 상사’(35.7%), 여성 과장급들은 ‘부서, 경력 등을 잘 챙겨주는 상사’(32.9%)를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이진구·구가인 기자 sys1201@donga.com}

    • 2013-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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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지구촌 낮은 이들과 함께 25년… 로렌스 곽 스토리

    ‘로렌스 곽, 평화를 만드는 사람’이라는 부제처럼 이 책은 국제 비정부기구(NGO)인 ‘팍스 로마나’ 세계 사무총장을 지낸 로렌스 곽(곽은경·51)의 이야기다. 그는 스물다섯 살에 팍스 로마나 국제가톨릭학생운동(IMCS) 아시아대표로 선발된 후 25년간 세계 곳곳을 누빈 국제 NGO 활동가다. 그러나 이 책은 ‘국제 NGO계의 여자 반기문’ 식으로 그의 성공 스토리를 담고 있진 않다. 곽 씨는 오랜 세월 활동가로 지내며 겪은 무용담을 늘어놓기보단 여전히 세계에 존재하는 부조리를 고발하는 데 주력한다. 책에는 카스트 차별이 남아있는 인도에서 생리 때마다 ‘불결하다’는 이유로 거주하는 마을 밖으로 쫓겨나는 불가촉천민 달리트 여성과 세계 최고의 다이아몬드 광산을 가진 시에라리온에서 이권 다툼을 위한 전쟁의 도구가 돼 버린 소년병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곽 씨 개인과 관련한 이야기는 그의 오랜 친구인 작가 백창화 씨가 공동 저자로 참여해 책 사이사이 일화를 들려주는 게 전부다. 유일하게 곽 씨가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부분은 책 중반 약간과 에필로그 정도. 곽 씨는 한국 여권을 가지고 분쟁지역을 다닐 때마다 겪는 어려움 때문에 2003년 국적을 프랑스로 바꿨다. 국적 포기 서명을 하면서 자신이 하는 일이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을 무너뜨릴 만큼 꼭 지켜내야만 하는 일인가 싶어 하염없이 울었다’는 그의 고백에서 ‘경계인’으로서의 고민이 느껴진다. 에필로그에서 곽 씨는 이번 책을 ‘프랑스 사람이 되어버린 내가, 사랑하는 한국의 젊은 지성인들을 위해 해줄 수 있는 작은 일’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넓은 대륙을 바라보라고 이야기해 주고 싶다’면서 ‘세상은 미국과 유럽만으로 이뤄진 게 아니고 아시아의 일원으로서 북한과 중국, 인도를 지나 동유럽과 아프리카에 우리를 바라보는 수많은 이들이 살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썼다. 그 진심이 마음으로 전해진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 2013-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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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新 여성시대]직장인 성희롱의 시작 “미스 김은 내 옆에 앉지”

    2012년 여성리더십연구원이 국내 10개 대기업 임직원 279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대기업 여성관리자 양성을 위한 조직문화와 리더십 연구’ 설문조사에 따르면 “남성 직장인들이 여성에 비해 인맥을 중시하고 집단 형성을 좋아하며 정치적”이라는 문항에 남녀 직장인 대다수(66∼93%)가 공감했다. 특히 직급이 올라갈수록 공감비율이 높아 여성 부서장과 임원은 90∼100%가 동의했다. 이에 비해 남성 임원들은 응답자의 절반(53%)만 동의해 눈길을 끈다. 그렇다면 인맥 형성을 위해 주로 어떤 자리가 활용될까? ‘회식 자리와 흡연 장소’(여성 92%, 남성 80%가 동의)였다. 연구원이 인터뷰한 한 여성 임원은 “요즘 남자들은 술은 잘 마시지 않지만 흡연파들은 하루에도 몇 번씩 만나 담배를 피우며 업무협조를 이끌어낸다. 요즘 네트워킹의 키(key)는 술보다 담배”라고 말하기도 했다. ‘회식’과 ‘음주문화’는 직장 내 남녀의 인식 차이가 가장 뚜렷한 부분이다. 또 ‘성희롱’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일반적으로 성희롱 사건이 술을 먹고 벌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지난해 취업 포털 사이트 커리어가 직장인 405명을 대상으로 ‘성추행·성희롱을 당한 경험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회식자리’가 44.5%로 가장 많았다. 이 밖에 ‘업무시간’이 31.7%, ‘개인적 술자리’가 15.9%, ‘워크숍 등 사내행사’가 7.9%였다.○ 직급 낮을수록 “성희롱 있다” 올해 중소기업에 입사한 여사원 A(25)는 사내 회식 때마다 바늘방석이다. 주변에서 부장이나 임원 등 상사 옆에 앉으라고 권하기 때문. 거절하면 분위기가 깨질 것 같아 마지못해 앉지만 늘 불편하다. 상사 술잔이 빌 때마다 술을 따라야 할 때도 있다. A는 “자리가 무르익으면 남자 선후배들 입에서 여지없이 음담패설이 나오는데 민망해서 뛰쳐나가고 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어렵게 들어온 직장인데 유별나다 소리 들을까봐 참는다”고 했다. 한 중소기업 사장 비서로 근무하던 여사원 B(28)는 사장의 성희롱을 견디다 못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냈다. 사장이 걸핏하면 “(여자는) 누구 앞에서 속옷을 벗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진다. 내 애인 역할만 하면 된다”는 식으로 말을 한 것. 주지하다시피 성희롱의 기준은 말하거나 행동하는 사람이 아니다. 의도가 없었을지라도 듣는 사람이 성희롱이라고 느끼면 바로 성희롱이다. 요즘엔 많이 개선되고 있긴 하지만 나이가 많거나 고위직일수록 성희롱에 더 둔감하다는 것이 여성리더십연구원 조사로도 나타났다. 조사에 따르면 “생각보다 빈번한 성희롱이 있느냐”는 문항에 남자는 10%, 여자는 32%가 “예”라고 답해 인식차를 드러냈다. 직급별로도 차이가 심했는데 특히 남자 임원급은 0.7%만 “예”라고 해 거의 전원이 성희롱이 없다고 생각하는 반면 남자 과장급은 15%, 여자 부서장급은 18%, 여자 과장급 이하는 38%나 “예”라고 해 직급이 낮을수록 성희롱이 있다고 느끼는 비율이 높았다. 특이한 점은 성희롱에는 둔감한 남자 임원들이 “여자 동료나 후배를 대할 때 외모에 따라 차별하는 경향이 있다”는 문항에는 무려 35%나 동의해 흥미를 끌었다. 한편 “회식자리에서 여직원을 높은 사람 옆에 앉으라고 한다”는 문항에 남자는 11%, 여자는 30%가 동의해 이 역시 남녀 간에 인식차를 드러냈다. 또 남자 임원의 경우 이 문항에 4%만 동의했다. 이 문항에 “예”라고 답한 여성들의 경우에는 학력 차이에 따른 인식차가 뚜렷해 눈길을 끌었다. 고졸 이하 여성의 55.9%가 “예”라고 한 반면 전문대졸, 대졸 여직원들은 각각 30.2%, 30.1%로 별 차이가 없었다. 요즘은 회사에서 직장 내 성희롱에 대해 단호하고 일어나서는 안 될 사건이라고 하는 데에 대부분 공감한다.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지만 오히려 이로 인해 아예 회식자리에 여직원 참석을 꺼리는 문화도 생겼다. 한 대기업 여성 차장은 조심스럽게 이렇게 말했다. “남자 부장들이 여자들하고 술 먹기 싫다고 말씀하세요. 최근에 동료 남자 부장 한 명이 회식자리에서 여직원 뺨에 뽀뽀를 했다가 징계위원회에 회부되어 망신을 크게 당한 일이 있는데 그 뒤부터는 노골적으로 여자들을 경계해요. 물론 각성하는 남자들이 늘어가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이렇게 가다가는 네트워크나 업무에서 여성들이 소외돼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까 걱정되기도 합니다.” 한 대기업 부장급 남성 직장인은 “예전에는 2차 3차 새벽까지 뿌리를 뽑았는데 요즘에는 ‘회식은 1차로 끝내고, 장소도 사람이 많은 공개적이고 넓은 곳으로 하고, 절대 강제로 술을 주지 않고, 간부사원들은 술이 취했다 싶으면 바로 집으로 간다’라는 내부 규정을 정했다”면서 “조심하는 것은 좋은데 불편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특히 영업 일선 같은 현장에서는 여자 후배들을 보내면 항의가 많다. 절대 술 먹고 실수하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하니 ‘아니, 직원들이랑 어울리지도 못하고 늦게까지 사무실에 있게 하지도 말고, 이러면 어떻게 일을 시키느냐’는 거다. 그러면서 그 스트레스를 남자 후배들한테 욕해 가면서, 술 먹여 가면서 푼다고 한다. 괜히 여직원한테 풀었다가 성희롱으로 걸리면 어떡하느냐는 거다.”○ “회식은 필요하다” 연구원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성희롱이 발생할 위험성이 높은데도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술을 마시는 회식이 여전히 중요하게 여겨졌다. “회식은 업무의 연장이므로 필요하다”는 문항에 남성들은 절반을 훌쩍 넘는 69.1%가, 여성들도 절반에 육박하는 48.6%가 “예”라고 응답했기 때문이다. 물론 남녀 간에는 무려 20.5%포인트나 차이가 나 상당한 간극이 있음을 보여주긴 한다. 어떻든 회식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남녀 모두 직급이 높을수록 동의율이 높았다. 하지만 이 역시 직급별로 다소 차이가 나서 남성 임원의 경우 무려 81%가 동의했지만 남성 대리 및 사원의 경우 58%만이 동의했다. 여성의 경우에도 부서장의 경우 무려 76%가 동의했지만 대리 및 사원에서는 41%만이 “예”라고 응답했다. 한편 “회사가 직원들에게 술 잘 마시기를 강요하는 것 같으냐” 문항에는 남성 임원은 11%만이 동의했지만 여성 대리 및 사원은 43%가 “예”라고 답했다. 여성일수록, 직급이 낮을수록 술자리에서 강요받는다고 느낀 적이 많다는 것이다. 여자 공무원 C(31)는 “일 때문에 하는 회식이라면 당연히 참석하지만 부서장이나 선배가 ‘별일 없으면 오늘 저녁이나 하자’는 것까지 업무의 연장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것 아니냐”며 “그렇다고 참석하지 않을 경우 ‘여자들은 개인적이다’ ‘조직에 잘 적응하지 못한다’는 뒷말을 들을까봐 마지못해 참석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술과 관련해서는 여자들만 힘든 것이 아니었다. 연구원이 인터뷰한 남성 관리자들 중에는 “음주를 단순히 커뮤니케이션 도구 정도로 생각하는 게 아니라 ‘능력’이나 ‘정신력’으로 평가해 여성뿐 아니라 잠재적 경쟁자인 다른 남성들을 배제하는 기득권 유지 수단으로 이용한다”고 말한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술 좋아하는 사람들요? 술 못 먹는 사람 배려할 생각이 전혀 없어요. 왜? 그게 본인의 경쟁력이라고 생각하거든. 제일 미치는 게 술 못 먹으면 ‘그래 갖고 조직관리 하겠어?’라고 따지는 거예요. 폭탄주에 못 이겨 쓰러지는 사람한테 ‘정신력이 그래 갖고 임원 되겠느냐’고 하는데 할 말 있습니까. 그 사람들이 기득권을 갖고 있는데. 조직문화는 금방 바뀌기 힘들어요.”(남자 임원) 중견기업에 다니는 남자 D 과장(35)도 “흔히들 회식이 업무의 연장이라고 한다. 실제로 업무 관련성이 얼마나 있는지는 의문이지만 매번 그런 자리에 빠지는 사람과 참석하는 사람에 대한 평가는 다를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대기업에 다니는 E 부장(47)은 “나 역시 솔직히 좋아서 회식을 가는 경우는 별로 없다”며 “하지만 직급이 올라갈수록 빠지거나 자리를 만들지 않을 경우 관리자로서의 능력에 흠집이 날 것 같아 애써 자리도 만들고 참석도 한다”고 했다. 또 다른 회사의 F 부장도 “어느 회사나 줄이 있게 마련이고 자신을 밀어주고 끌어주는 상사나 후배와의 관계도 필요하다”며 “회식이나 술자리가 업무라고는 하지만 영업상 접대를 제외하면 ‘관계’를 만들고 쌓기 위한 면이 더 큰 것 같다”고 말했다.이진구·구가인 기자 sys1201@donga.com}

    • 2013-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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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선영PD “사연 팔이요? 가창력은 기본이죠!”

    기적이 두 번 일어나긴 쉽지 않다. ‘기적을 다시 한 번’이라는 슬로건을 내건 Mnet ‘슈퍼스타K 시즌5’(슈스케5). 하지만 시즌2가 18% 이상의 시청률로 정점을 찍은 후 슈스케는 줄곧 하향세다. 4일 슈스케5의 첫 생방송 시청률은 역대 최저인 5%였다(닐슨코리아 자료). 슈스케5의 이선영 PD(39)는 처음 연출 제안을 받았을 때 “부담감 때문에 도망 다녔다”며 “워낙 팬이 많은 프로그램이어서 변화를 어느 정도 줘야 할지가 가장 고민이었다”고 털어놨다. “시즌3에서 (울랄라세션과 버스커버스커 같은) 그룹이 등장했고, 시즌4는 (로이킴이라는) 스타성을 선택했죠. 시즌5는 새로운 길을 가야 했어요.” 이번 시즌에는 경연 기간을 2박 3일에서 한 달로 늘려 참가자 일부를 엮어 새롭게 팀을 만들고, 생방송 진출자 10명 중 1명은 ‘국민의 선택’을 통해 뽑았다. 올해 톱10 가운데 정비공 출신인 박시환은 국민의 투표를 통해 올라왔다. ‘사연 팔이’에 주력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 이 PD는 “사연만으로는 시청자를 잡을 수 없다. 음악적 기본이 있기 때문에 어느 단계 이상 올라올 수 있었고, 도전하는 과정에서 나름의 매력을 발휘하기 때문에 시청자의 지지를 받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번 시즌의 생방송 심사위원단에는 이승철, 윤종신 외에 이하늘이 합류했다. 이 PD는 “이승철의 경우 가창력을 많이 보고, 윤종신과 이하늘은 개성을 중요시하는 편”이라며 “이하늘은 악동 이미지와 달리 마음이 여려서 독설을 던지고 무대 뒤에서 위로하는 타입”이라고 귀띔했다. Mnet의 ‘쇼 미 더 머니’, 온스타일의 ‘론치마이라이프’를 연출한 이 PD는 ‘가방 끈 긴 PD’로 통한다. 의대를 다니다 소설에 빠져 국문학으로 전공을 바꿨다. 서울대 국문과 박사과정을 밟다 “좋아하는 미드 채널의 PD 모집 공고를 보고 우연히 지원해” PD가 됐다. “1년만 하고 학교로 돌아가려고 했어요. 그런데 회사를 그만두려는 날 촬영차량을 보는데 마치 남자친구랑 헤어지는 것처럼 눈물이 나더라고요. 그렇게 10년이 됐네요.” 그는 늘 트렌디하고 ‘독한’ 프로만 맡아온 탓에 “어머니로부터 ‘프로그램 끝에 시도 좀 읽어주고 교양 있는 프로를 만들면 안 되느냐’는 이야기도 듣는다”며 이번 슈스케5에서는 “자극적인 부분을 빼려고 했다”고 말했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 2013-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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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정민 아나운서 “15년째 황족공동체 족장DJ… 아침 청취율 1위 굳건하지요”

    매일 오전 7시부터 2시간 동안 방송 집회를 여는 부족이 있다. 1998년부터 15년째다. 출근길과 등굣길, 혹은 아침식사 후 설거지를 하면서 이들은 똑같은 라디오 채널에 귀를 기울인다. 때로 방송국에 시시콜콜한 문자메시지를 보내며 공동체임을 확인하기도 한다. 이름 하여 ‘황족(黃族)’, KBS 2FM ‘황정민의 FM 대행진’ 애청자들이다. 부족의 이름은 ‘족장’인 황정민 아나운서(42)의 성에서 따왔다. “최근엔 ‘목소리는 하나도 안 늙었다’는 칭찬을 들었는데 웃어야 하나 울어야 하나 싶더라고요. 하하.” ‘라’음의 경쾌한 목소리로 가벼운 농담을 툭툭 던지는 이 여자가 진행하는 ‘FM 대행진’이 12일 15주년을 맞는다. 소감을 묻자 “초 많이 꽂은 생일상 받는 어른들의 기분을 알 것 같다”면서 “감사하면서도 너무 오래된 취급을 받는 것 같아 머쓱하다”고 했다. ‘FM 대행진’은 KBS의 간판 라디오 프로그램이다. 청취율은 동시간대 1위, KBS 전체 프로그램 중에서도 1위다. 라디오의 인기가 예전 같지 않은 요즘도 청취율이 조금씩 올라가고 있다고 한다. 매일 1000개에서 많게는 5000개의 문자메시지가 온다. “가끔 문자가 너무 안 오는 날 ‘오늘은 저 혼자 방송하고 있군요’ 하고 푸념하면 ‘누나가 너무 외로워하는 것 같아 바쁜데도 보내요’라면서 문자가 쏟아져요. 마치 엄마가 자식 걱정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죠.” 그는 “15년간 방송을 진행하며 크고 작은 실수도 많았지만 청취자들과 가족 같은 관계가 되다 보니 이젠 실수를 하면 오히려 더 걱정해 준다”고 말했다. 과거 모유 수유에 대해 ‘아빠와 같이 써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고 말해 논란이 됐을 때도 그를 지켜준 것은 청취자들의 한결같은 지지였다. “‘모유 수유’ 논란은 제가 ‘모유 수유 홍보대사’를 하며 마무리 지었어요. 그때 엄청난 비판을 받았는데 ‘모유 수유를 해서 언젠가는 내 진심을 보여주리라’라고 마음먹었죠. 실제로 두 아이 모두 1년 이상 모유 수유로 키웠어요.” ‘FM 대행진’에 고정 출연한 게스트 중에는 스타도 많다. 개그맨 유재석, 김준현, 송은이 등도 ‘FM 대행진’ 출신이다. 그는 “과거 유재석은 한 마리 메뚜기에 지나지 않았다”고 너스레를 떨면서도 “매일 이른 아침 생방송에 꾸준히 출연할 만큼 성실한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성공한 것 같다”고 평했다. 그 ‘성실함’은 황 아나운서 본인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아이 둘을 낳고 출산휴가를 낸 것 외엔 15년을 쉼 없이 달려왔다. 이제 네 살, 여섯 살배기 아이들은 아침마다 라디오를 통해 엄마의 목소리를 들을 만큼 자랐다. “과거에는 ‘성실하다’는 칭찬이 너무 싫었어요. 개미보단 베짱이가 부러웠죠. 내가 별다른 재주가 없어서 이렇구나 싶었는데 이제는 그 꾸준함이 제 큰 자산이 된 느낌이에요. 방송에는 개미가 맞아요.”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 2013-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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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년 뒤에도 계속 인기 끌 예능프로 1위? “개그콘서트”

    2011년 첫선을 보인 MBC ‘나는 가수다’는 방송 초기 엄청난 화제몰이를 했다. 하지만 이듬해 방영된 시즌2는 줄곧 한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하다 폐지됐다. 반면 ‘나가수 짝퉁’이라는 비판을 받았던 KBS ‘불후의 명곡’은 지금도 방송되고 있다. 오래가는 예능은 따로 있다. 예능은 특히 유행에 민감한 분야이지만 수십 년간 장수하는 프로도 나온다. 현재 방영되는 KBS MBC SBS 지상파 3사의 주요 시간대(평일 밤, 주말 저녁 시간대) 예능 가운데 앞으로도 오랫동안 인기를 얻을 프로는 무엇일까. 지상파 3사와 대형 예능 프로 제작사 관계자, 대중문화평론가 10인에게 ‘5년 뒤에도 방영될 프로그램’ ‘가장 오랫동안 인기를 얻을 프로그램’을 물었다. 복수 응답은 가능하지만 평가의 공정성을 위해 응답자가 관여하는 프로에는 표를 주지 못하도록 했다. 설문 결과 두 항목 모두에서 1위를 차지한 프로는 KBS ‘개그콘서트’였다. 1999년 시작된 ‘개콘’은 주요 시간대에 방영되는 예능 가운데 최고의 장수 프로다. ‘개콘’은 KBS 관계자를 제외한 총 9명의 응답자 중 8명에게 5년 뒤에도 살아남을 예능 프로로 꼽혔다. 또 6명이 ‘가장 오랫동안 인기를 얻을 프로그램’으로 개콘을 선택했다. 응답자들은 “방송사에서 안정적인 지원을 받는 데다 신인 공급이 지속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열린 형식”이라는 점을 높이 샀다. 이문원 대중문화평론가는 “다른 프로와 달리 애초의 콘셉트가 신선함으로 승부하는 프로가 아니어서 대중의 피로도가 낮다”고 설명했다. ‘개콘’의 뒤를 이어 지속 가능성이 높은 예능으로 MBC ‘무한도전(무도)’이 꼽혔다. 2006년 시작한 ‘무도’ 역시 장수 예능이다. 무도에 대해 응답자 중 7명이 ‘5년 뒤에도 방영될 프로그램’으로, 2명은 ‘가장 오랫동안 인기를 얻을 프로그램’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무한도전은 새로운 형식을 도입해 도전하는 것이 장점이다. 하지만 요즘은 앞서 인기를 얻었던 형식을 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은영 평론가도 “팬덤은 무도의 힘이기도 하지만 멤버 교체가 불가능할 만큼 팬덤이 공고해진 것은 무도의 유연성을 떨어뜨린다”면서 “모든 멤버가 중년에 접어드는 시점이 고비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밖에 ‘5년 뒤에도 방영될 프로그램’으로 응답자들은 MBC ‘세바퀴’(4표), SBS ‘놀라운 대회 스타킹’(4표) ‘스타주니어쇼 붕어빵’(3표)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3표)를 꼽았다. 그러나 현재 시청률이 높은 MBC ‘일밤-아빠! 어디가?’, SBS ‘정글의 법칙’은 각각 1표의 지지만 얻었다. MBC ‘일밤-진짜 사나이’는 1표도 얻지 못했다. 한 방송국 관계자는 “시청자의 입맛이 변하는 상황에서 오래 살아남으려면 지속적으로 변화를 줄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 출연자나 형식을 바꾸기 쉬운 유연한 프로가 오래 가기 쉽다”고 평가했다. 다른 관계자는 “자라 먹은 다음에는 뱀이 나와야 하듯, 처음부터 너무 화제가 되면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데는 독이 된다”면서 “최근 리얼리티 프로의 경우 숫자도 넘치는 데다 장소 섭외와 상황 설정의 어려움 때문에 앞으로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구가인·최고야 기자 comedy9@donga.com}

    • 2013-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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