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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장엽 암살조원 “이게 자유민주주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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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장엽 암살조원 “이게 자유민주주의구나”

동아일보입력 2010-12-01 03:00수정 2010-12-01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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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문 구타 각오했는데 묵비권행사 권리까지 알려주다니…” “법적 절차에 따라 조사하는 것이 놀랍다. 이런 것이 자유민주주의구나.”

고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를 암살하라는 지령을 받고 남파됐던 북한 인민무력부 정찰총국 소속 공작원 이동삼 씨(46)가 최근 공안당국의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제출한 자술서 내용의 일부다.

30일 공안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국가정보원에 체포된 이 씨는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혹독한 고문이나 구타를 당할 것으로 생각했으나 묵비권 같이 피의자가 행사할 수 있는 권리를 사전에 세세히 알려주고 법적 절차에 따라 조사를 하는 것에 놀라움을 표시했다. 남파훈련을 받는 과정에서 남한의 법체계도 충분히 숙지하고 있었으나 암살 지령을 받고 온 자신에게 그런 법적 절차가 그대로 지켜질 것이라고는 전혀 상상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본보 10월 20일자 A14면 참조
황장엽 암살조 1명 또 적발


이 씨는 지난해 11월 김영철 정찰총국장으로부터 “황장엽이 내일 죽더라도 오늘 죽여라. 붙잡아 오고 싶지만 그럴 순 없으니 목숨만 끊으면 된다”는 지령을 받고 두만강을 건넜다. 이 씨는 앞서 공안당국에 검거돼 징역 10년형이 확정된 정찰총국 소속 공작원 김명호 동명관 씨와 비슷한 시기에 황 전 비서 암살 지령을 받았지만 올해 4월 태국에 머물던 중 김 씨 등의 검거 소식이 전해지자 입국 시기를 늦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 씨는 검거되기 며칠 전인 10월 9일 황 전 비서가 심장마비로 사망하면서 북한의 지령을 실행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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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조사 결과 이 씨는 정찰총국 내에서 최정예 특수전투원으로 분류돼 16년간 침투훈련을 받아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격투와 수영실력이 매우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1992년 군사분계선을 넘어와 민간인통제선 부근에서 잠시 머물다 돌아갔고, 1995년에는 강원도 북부지역으로 무장침투를 시도하다 일부 동료가 교전 중 사살되자 북한으로 되돌아간 적도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북한 당국으로부터 “황가(황 전 비서 지칭)를 살해할 때는 독침이나 총을 쓰지 말고 망치나 도끼를 써서 일반 탈북자의 우발적 범행으로 위장하라”는 지시도 받았다. 남한 내 고정간첩과 접선할 때는 “서울 광화문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서 OO신문을 들고 서 있으라”라는 지령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최근 발생한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사건에 대해서는 “후계체제를 공고히 하기 위해서 벌인 일 아니겠느냐. 정찰총국이 독자적으로 추진하거나 관여한 것은 아닐 것이라 생각한다”는 취지로 공안당국에 진술했다.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이진한)는 30일 이 씨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동영상=전두환 전 대통령 황장엽 빈소 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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