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대장, 군용기로 담배 심부름” 靑 청원…공군 감찰 착수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7월 10일 20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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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의 영관급 지휘관이 군용기(헬기)를 사적 용도로 사용하고, 부하에게 폭언을 일삼았다는 청와대 청원이 접수돼 공군이 감찰에 착수했다고 10일 밝혔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최근 ‘공군 ○전대 ○○○대대 대대장 인권침해 및 사적지시 사례 고발’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A대대장이)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항공기를 이용해 외지에서 비상대기 중인 조종사에게 지시해 지인에게 전자담배를 갖다 주라는 등 사적 업무를 상습적으로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병사들에게 자신의 택배 거래를 시키고, 해외여행을 다녀오는 대대원들에게 면세담배를 사오라는 지시도 했다는 것이다.

또 외부인사들이 대대를 방문했을 때 “대대원들 모두 떨거지들만 남았다”, “애들 성격이 죄다 쓰레기다”는 폭언을 일삼았고, 과중한 업무로 점심을 놓쳐 시리얼을 먹는 부하에게 “니가 개냐, 사료 쳐 먹게”라는 비하 발언도 했다고 청원인은 주장했다. 비행 감독을 해야 할 시간에 테니스를 치거나 잠을 자는 등 근무태만을 지적한 내용도 청원글에 포함됐다.

청원인은 당초 부대 명칭을 공개했다가 이후 익명으로 수정했다. 공군 관계자는 “8일부터 공군본부 감찰실에서 A 대대장과 부대원들을 상대로 청원글의 사실 여부를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군 지휘관을 고발하는 내용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엔 현역 군단장이 장병들에게 과도한 체력훈련을 시키고, 휴가를 제한한다는 청원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군 관계자는 “장병 인권 차원의 내부고발은 필요하지만 군 기강 해이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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