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대 ‘탈브라’ 대자보에 남중생이 낙서해 발칵 …뭐라 썼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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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1월 29일 11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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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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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중학생들이 숙명여자대학교 캠퍼스 투어 중 '탈코르셋(코르셋처럼 강박으로 느껴지는 미의 기준을 거부하겠다는 운동), 탈브라'라는 내용이 담긴 대자보를 훼손해 여대생들의 강한 분노를 낳았다.

숙명여대 재학생으로 추정되는 한 누리꾼은 전날 온라인 커뮤니티니를 통해 "오늘(28일) 어떤 중학교에서 캠퍼스 투어 왔나봐. 명게 대자보 앞에서 남중생들이 시끄럽길래 무슨 일인가 봤더니 우리 대자보를 보고 낄낄거리면서 계속 비웃고 낙서까지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캠퍼스 투어 와서 대자보를 훼손하는 배짱은 뭐냐? 너무 기가 막혀서 인솔교사분께 항의하려 했는데 이미 말리고 계셨다. 남학생들이 죽어라 안 들을 뿐. 인솔하시는 분이 부끄러우셨는지 학교 이름도 안 알려주고 학교에 문의하라는 말만 반복하셨다. 정작 캠퍼스 투어가 필요한 학생들은 조용히 투어하는데 입학 대상자도 아닌 남중생들은 굳이 올 필요 없잖아"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첨부된 사진에는 대자보 앞에 다수의 남학생들이 서 있었다. 글쓴이는 남학생들이 '막 다 벗고 입어도 티 거의 안나고. 사람들도 제 가슴에 크게 관심이 없어요. 관심갖는 사람은 가랑이를 쭈차삐세요'라는 대자보 문구에 남중생들이 "응. a(가슴 사이즈로 추정)"이라고 작성했고 '한국 남자를 죽인다'라는 문구에 'XX'이라는 욕설로 반응했다. 또 '한국 남자 못생겼다'라는 문구에는 '니도 못생김'이라고 적혀 있었다.

이 글을 본 숙명여대 학생들과 트위터에서 활동하는 자칭 페미니스트들은 분노했고 이는 '#숙명여대_탈코_대자보_훼손' '#XX중학교_남중생들_공론화' 해시태그 운동으로 번졌다.

논란이 커지자 캠퍼스 투어를 담당했던 숙명여대 자원봉사자(재학생으로 구성)들은 "숙대 학우분들이 불안과 성적모멸감을 느낄만한 상황을 초래한 사실에 대해 깊이 사죄드린다"라고 입장문을 공개했다.

이어 자원봉사자들은 "남학생들이 이번에 투어를 많이 왔는데 예쁜 누나들 보려고 왔다는 학교 교사 측 발언이 있었다. 당시 남중생들을 인솔했던 교사 측이 인솔의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 대자보 훼손을 발견했으나 방관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원봉사자 측에서 학생들의 자필 사과문을 요구했으나 인솔 교사 측에서는 '아이들이 뭘 알겠냐. 대자보 훼손하면 안 되는 거 몰랐을 수도 있다'라고 했다. '남자 죽어'라는 표현을 보고 자기들에 대한 공격으로 받아들여 반항한 것이라고 했다. 자원봉사자 측에서 성평등 교육을 이수하라고 주장했지만 그 대상이 다른 학생들까지 피해를 보게 된다며 거부했다"라고 했다.

자원봉사자들은 "인솔 교사 측은 왜 자극적인 말이 쓰여 있는 대자보 쪽으로 남학생을 보냈냐며 안 그래도 이 또래 남학생들은 그런 것에 예민하기 때문이라며 남학생들을 대변했다"라며 "투어시작 즈음부터 인솔교사의 성차별적인 발언을 들으며 저희는 구경거리로 전락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자원봉사자들은 "대자보 훼손 소식을 전해 듣고 당황하는 봉사자들 뒤에서 남학생들이 키득거리며 비웃었다. 여자 대학교였음에도 불구하고 가해행위를 한 후에도 저희를 조롱했다"라고 분노했다.

아울러 자원봉사자들은 "①대자보 훼손 가해 학생들의 자필 사과문 ②교사의 인솔 부실에 대한 자원봉사자 책임 전가에 대한 사과문 ③숙대 학생들의 분노를 '예민함'으로 치부한 것에 대한 교사 사과문 ④XX중학교 가해 남학생들의 성희롱적인 발언 및 행동을 한 것에 대한 사과문 ⑤XX중학교 학생들 대상으로 성평등 교육 추가 실시"등을 요구했다.

자원봉사자들의 입장문이 나간 후 숙대 학생들과 트위터 이용자들은 해당 중학교 교무실 번호를 공유하며 학교에 전화를 걸어 항의 중이다.

김소정 동아닷컴 기자 toy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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