탯줄도 못 떼고 버려진 아기 품어준 들개…인도판 ‘정글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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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2월 23일 19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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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he Times of India’ 유튜브 캡처
사진=‘The Times of India’ 유튜브 캡처
인도에서 탯줄도 떼지 못한 채 들판에 버려진 갓난아이가 들개 품 안에서 추위를 피해 구출됐다.

22일(현지시간) 미국 시사 주간지 뉴스위크 등 복수의 외신은 인도 차티스가르주 뭉겔리 지역 사리스탈 마을의 한 들판에서 18일 오전 11시경에 여자 갓난아이를 구조했다고 전했다.

아이는 들개 새끼들과 함께 어우러진 모습으로 발견됐다. 아이는 벌거벗은 상태였고 탯줄도 붙어 있었지만, 다행히 상처는 없었다. 주민들은 어미 개가 아이를 발견하고 자신의 우리로 옮겨 새끼들과 함께 돌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마을 대표 무날랄파텔은 “아침 출근길에 아이 울음소리가 들려 따라가 보니 아이가 들개들 속에서 울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또 다른 현지 주민은 “어미 개와 새끼 개의 체온 덕분에 아이의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12월이라 밤 기온이 뚝 떨어지는데, 아이가 밤새 살아남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주민들은 아이에게 ‘염원’이라는 뜻을 가진 ‘아칸샤(Akanksha)’로 이름을 붙이고 아이의 건강을 위해 기도했다. 아이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정밀 검진을 받았다. 현지 경찰은 아이를 유기한 부모를 찾기 위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인도 형법 317조에 따르면 12세 미만 아동을 유기 및 방임 시 부모 또는 보호자는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주민들은 아이를 유기한 부모를 두고 “부모가 아닌 범죄자”라며 “이따금 굶주린 상태의 포악한 들개들이 나타나는데 아이가 살아있는 건 기적”이라고 강조했다.

누리꾼들은 이번 사연이 동화 ‘정글북’을 연상시킨다며 놀라워했다. ‘정글북’은 늑대가 키운 아이 모글리를 주인공으로 한 소설로, 영화와 애니메이션으로도 만들어졌다.

송영민 동아닷컴 기자 mindy59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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