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대 전염병학 권위자 “전세계 인구 40~70% 코로나19 감염될 수도”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2월 26일 15시 23분


코멘트
마크 립시치 하버드대 보건대학원 교수
마크 립시치 하버드대 보건대학원 교수
“향후 1년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전 세계 성인 인구 40~70%가 감염될 수 있다.”

마크 립시치 하버드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25일(현지 시간) 동아일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코로나19는 궁극적으로 쉽게 억제되지 않을 것”이라며 이렇게 예측했다. 하버드 전염병역학센터(Center for Communicable Disease Dynamics·CCDD)를 이끌고 있는 그는 전염병학(Epidemiology) 권위자로 평가 받는다.

앞서 미 시사 월간지 애틀랜틱에서도 이같은 전망을 내놓은 그는 “코로나19는 이미 판데믹(pandemic·세계적 대유행병) 상황이거나, 판데믹이 될 것이란 증거가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애틀랜틱은 코로나19가 지금처럼 계속 심각해진다면 겨울을 나타내는 상용어가 ‘감기와 독감 계절’이 대신 ‘감기와 독감, 코로나19의 계절’로 바뀔 수 있다고 전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40~70% 감염’이란 수치는 어떻게 나온 건가

“과거 유사 유행병 당시 사례와 수학적 분석 모델을 통해 유추한 것이다. 미국 내 인플루엔자 유행 당시 25~40%가 증상(symptomatic)을 보였다. 현 코로나19의 감염률이 (인플루엔자 때보다) 더 높고, 증상 없이 감염된 경우까지 고려하면 더 높은 수치가 타당하다. 이에 더해 수학적 모델 분석을 통해 성인 인구 40~70%라는 수치가 나왔다. 대부분은 치유될 것이고 상당수는 가볍게 또는 무증상을 보일수도 있다. 하지만 향후 1년 내 백신 개발이 어렵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비교적 정확한 수치다.”

―첫 임상시험용 백신 개발 소식도 들려온다. 백신개발에 1년 이상 소요될까.

“백신을 상용화하기까지는 아무리 서둘러도 꼭 거쳐야할 과정이 있다. 고무적인 것은 전 세계가 백신 개발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는 점이다. 몇 주 차이로 약 12개 유수 업체들이 개발에 나섰다. 결과는 예측하기 어렵다. 어떤 백신은 정말 수월하게 개발되는 반면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백신처럼 수십 년을 투자해도 만들지 못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는 얼마나 심각한 질병인가.

“감염되더라도 대부분 치유 되지만 그렇다고 단순 유행 독감과 같은 건 아니다. 65세 이상이라면 상당한 주의가 요구 된다.”

―한국이 지금이라도 중국인 입국을 차단하면 상황 악화를 막을 수 있나.

“감염자가 1000명이 넘은 상황에서 한국의 중국인 입국 금지는 무의미하다. 한국은 이제 ‘그들이 우리를 감염시키는 걸 막아야 하는 단계가 아니라 우리가 서로를 감염시키는 것을 막아야 하는 단계’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접근 차단을 했다면 초반에 했어야 했다”

―현 시점 최선의 대응은

“국제보건기구(WHO)가 중국 현장 조사에서 얻은 결론은 접촉 차단이 감염 속도를 상당히 늦출 수 있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영구적인 게 아니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경우 감염은 다시 시작 될 수 있다. 접촉 차단·격리가 경제적, 인적 교류 면에서 상당한 타격이라는 점도 문제다.”

워싱턴=김정안 특파원j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