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늦었다” 인도 땅 구멍 빠진 아이 구출 실패 ‘사망 확인’

  • 동아닷컴
  • 입력 2019년 10월 29일 14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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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총리를 비롯해 수많은 국민들이 지난 나흘간 간절히 염원했던 ‘땅 구멍’ 속 아이 구출 작전이 실패로 끝났다.

NDTV 등 인도 매체들은 29일 새벽 타밀나두주 구조당국이 티루치라팔리시의 ‘수지스 윌슨’(남·2) 구조현장에서 아이의 사망을 선고했다고 전했다.

구조 당국 관계자는 “아이를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불행히도 어젯밤 구멍에서 악취가 나기 시작했다. 의료진이 확인한 결과 이미 시신의 부패가 진행되고 있었다”고 발표했다.

사고는 지난 25일 오후 5시 45분경 발생했다. 집근처에서 놀던 윌슨이 직경 10cm, 깊이 180m의 땅 구멍에 빠진 것이다.

이 구멍은 아이의 가족이 펌프로 물을 뽑아 올릴 용도로 7년 전에 만든 시설이다.

아이가 처음에 떨어졌을 땐 지면에서 약 7m 아래 지점에 끼었으나 시간이 경과할 수록 점점 내려가면서 27m까지 떨어졌다.

카메라를 내려보낸 결과 아이가 손을 간신히 움직이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

구조당국은 초대형 굴착기를 동원해 구조작전에 돌입했다. 구멍속으로 산소를 공급하면서 옆에 다른 구멍을 파는 작업을 벌였다.

첫 시도는 암석에 부딪혀 실패하고 두번째 구멍을 파는 것 역시 기술적 문제로 더디게 진행됐다.

구조작업이 진행되던 지난 주말동안 소셜미디어(SNS)에서는 ‘수지스를 위해 기도하자’(#pray for sujith), ‘수지스를 구하라’(#save sujith)는 해시태그 운동이 벌어졌다. 타밀나두주 전역의 힌두교 사원, 이슬람사원 등에서 ‘수지스 무사 귀환’을 바라는 기도회도 열렸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도 “아이를 구하는 데 모든 노력을 다하라”고 지시했고, 정치인과 연예인도 염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주말내내 이어진 구조작업과 염원에도 불구하고 수지스는 결국 세상을 떠났다. 전문가들은 두 살배기가 물과 음식 없이 사흘 넘게 생존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구조 당국은 이날 새벽 아이의 시신을 빼내 병원으로 이송했다.

이번 사건으로 인도 현지에서는 폐우물을 열어두는 사람을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앞서 지난 6월에도 펀자브주에서 아이가 우물 구멍에 빠져 이틀간 구조작업을 벌였으나 숨졌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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