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고 고용률에도…‘경제 허리’ 40대만 고용한파 직격탄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2월 11일 17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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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주방에서 일했던 김모 씨(48)는 불황으로 장사가 잘 안되면서 최근 일자리를 잃었다. 10일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역 인근 무료 급식소에서 점심을 해결한 김 씨는 “요새 식당 일자리 자체가 줄어든 데다 40대는 나이가 많다고 거절하는 곳도 적지 않아 일을 구하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4개월 연속 취업자 증가폭이 30만 명을 웃돌고 고용률이 역대 최고치를 나타내고 있지만 40대는 ‘고용한파’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통계청이 11일 내놓은 1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전년 같은 달보다 33만1000명 늘었다. 8월부터 4개월 연속 취업자가 30만 명 이상 늘면서 올해 월평균 취업자 수 증가폭은 28만1000명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지난달 15~64세 고용률은 67.4%로 관련 통계가 작성된 1989년 이후 11월 기준으로 가장 높았다. 15세 이상 전체 고용률도 61.7%로 1982년 이후 11월 기준 역대 최고였다. 15세 이상 실업률은 2015년 이후 11월 기준 가장 낮은 3.1%였다.

경제의 허리인 30, 40대 취업자 수는 각각 11만3000명, 11만1000명 줄어 사상 최장인 25개월 연속 동반 감소세를 이어갔다. 특히 40대 고용률은 78.4%로 작년 같은 달 대비 1.1%포인트 떨어져 전 연령대 가운데 유일하게 감소세를 보였다. 40대의 고용률이 1%포인트 이상 감소하는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2009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정동욱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40대가 가장 많이 일하는 도소매업과 제조업의 업황이 부진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취업자 수, 고용률, 실업률 등 3대 고용지표의 뚜렷한 개선 흐름이 4개월 연속 이어지고 상용직과 고용보험 피보험자가 늘어나는 등 고용의 질도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늘어난 취업자 대부분이 60세 이상(40만8000명)에 집중됐고 단기 일자리도 크게 증가해 고용의 질이 개선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지난달 주당 17시간 이하로 일한 사람은 작년보다 38만6000명 늘어 2011년 9월 이후 가장 많이 늘었다. 노인 대상 임시직 단기 일자리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세종=주애진기자 ja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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