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깜짝 사퇴…‘도시락 점심’ 법무부 간부도 몰랐다

  • 뉴시스
  • 입력 2019년 10월 14일 15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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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1시 특수부 축소 등 개혁추진 발표
돌연 오후에 사직 뜻…"역할은 여기까지"

취임 35일만에 사퇴 의사를 밝힌 조국 법무부장관이 14일 오후 법무부에서 마지막으로 퇴근했다. 조 장관은 이날 특별수사부(특수부) 축소 및 명칭 폐지 등 검찰개혁 추진 방안을 발표한지 3시간만에 사의를 표명했다.

조 장관은 이날 오후 3시30분께 정부과천청사를 나서며 “법무부의 혁신과 검찰개혁의 과제는 저보다 훌륭한 후임자가 맡을 것”이라며 “더 중요하게는 국민들이 마지막 마무리를 해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언제 사퇴를 처음 결정한 것인지’, ‘정부와 여당의 지지율 하락을 고려한 것인지’, ‘검찰개혁의 임무를 완수했다고 생각한 것인지’ 등의 취재진 질문에 답을 하지 않고 고개를 숙인 뒤 빠른 걸음으로 계단을 내려가 차량에 올랐다.

이날 조 장관의 마지막 퇴근길에는 취재진 50여명이 몰렸으며, 법무부 간부를 포함한 직원 60여명도 청사 1층과 현관을 가득 메웠다. 직원들은 비교적 엄숙을 유지하는 모습이었으며, 조 장관이 1층에 내려오자 소리를 지르거나 하는 일 없이 박수만 쳤다.
조 장관은 이날 오후 1시30분께 법무부를 통해 장관직에서 물러난다는 뜻을 기자단에 전했다. 이날 오전 11시 조 장관이 검찰개혁 추진상황을 발표한지 몇 시간이 채 지나지 않은 깜짝 발표였다.

조 장관은 발표 후 질의응답 과정에서 ‘청와대와 정치권에서 오는 11월에 사퇴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다’는 말에 “그 문제에 대해서는 답을 드리지 않는 게 맞는 것 같다”며 말을 아끼기도 했다.

조 장관은 사퇴 발표문을 통해 검찰개혁을 위한 자신의 역할은 ‘여기까지’임을 밝혔다. 검찰개혁 추진 방안을 발표하기 전 사직 결심을 굳히고 이를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측도 “장관의 결심이었다”고 이날 밝혔다.

그는 브리핑을 준비한 법무부 관계자 및 주요 간부들과 청사 내에서 도시락으로 점심식사를 할 때에도 사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조 장관은 기자단에 입장을 전달한 직후인 오후 2시께 간부들을 회의실로 불러 인사를 나눴다고 한다.

이 자리에 참석한 법무부 관계자는 “조 장관이 간부들에게 고맙고 미안하다고 말했다”라며 “자기 자리에 있는 일을 잘 챙기고 차관에게는 장관 대행으로서 업무에 부족한 점이 없도록 하라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이 밖에 검찰개혁 등 기존에 추진하던 업무를 잘 챙겨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법무부 간부들은 차관실에 모여 추가 회의를 진행했다. 같은 시각 법무부에서 열린 법무·검찰개혁위원회 회의에서는 조 장관이 사퇴한 만큼 개혁위에서 검찰개혁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조 장관의 사퇴로 김오수 법무부 차관이 조 장관을 대신해 15일 예정된 법무부 국정감사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과천=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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