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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튜닝[횡설수설/김광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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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튜닝[횡설수설/김광현]

김광현 논설위원 입력 2019-08-10 03:00수정 2019-08-1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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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제가 무서워요’, ‘초보 운전인데 아이까지 타고 있어요’. 이런 재치와 애교 넘치는 자동차 스티커를 보면 웃음이 절로 나온다. 법적으로도 문제 될 게 없다. 그런데 하이빔(상향등)을 켰는데 갑자기 앞차의 뒷면 유리에서 귀신이 번쩍 나오는 형광 스티커를 붙였다면 단속 대상이다. 실제 벌금 10만 원이 부과된 적이 있다. 선팅도 옅게 하면 합법, 짙게 하면 불법이다. 이처럼 ‘합법 튜닝’과 ‘불법 개조’의 경계는 늘 애매하다.

▷황당하게 들리겠지만 실제 있었던 일이다. 2010년 전남 영암에서 ‘포뮬러원(F1) 코리아 그랑프리’가 열렸을 때다. 경기에 참여하는 페라리, BMW 등 유명 레이싱팀 관계자들이 자동차관리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적발됐다. 경기장도 한국 땅인데 한국 기준에 맞는 충돌시험과 환경인증을 거치지 않은 불법개조 차량이 등록된 번호판도 없이 운행해서는 안 된다는 이유였다. 규제 당국이 자동차 튜닝을 바라보는 마인드가 이 정도다.

▷국토교통부가 8일 ‘자동차튜닝 활성화대책’을 내놓았다. 튜닝에 대한 기본 원칙을 불법에서 합법으로 바꾸겠다고 한다. 그중 하나로 그동안 11인 이상 승합차에만 허용하던 캠핑카 개조를 모든 차량에 허용했다. 예를 들어 7인승 기아자동차 카니발이나 현대자동차 스타렉스를 뜯어고쳐 자신만의 캠핑카로 만들 수 있게 됐다. 개조 비용은 천차만별이지만 싱크대, 침대 등 기본적인 모양을 갖추는 데 1000만∼2000만 원 정도 든다고 한다. 국토부는 이번 조치로 연간 3500억 원 이상의 경제효과와 4000여 명의 일자리 창출효과를 기대한다고 했다.

▷튜닝 활성화 대책은 그 전에도 있었다. 2013년에도 국토부가 규제혁신 차원에서 ‘튜닝시장 활성화방안’을 대대적으로 발표한 적이 있다. 당시 튜닝시장 규모는 미국 35조 원, 독일 23조 원, 일본 13조 원인 데 비해 한국은 5000억 원에 불과했다. 그런데 대책 발표 이후 5년 넘게 지났는데 튜닝시장은 그때나 지금이나 발전한 게 별로 없다. 튜닝에 대한 규제와 단속이 크게 달라진 게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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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계 없는 무덤 없듯이, 명분 없는 규제 없다. 자동차 튜닝 규제는 규제 명분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안전’과 ‘환경’을 내건다. 물론 안전은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독일 등 튜닝 선진국에서 하듯이 교체 부품에 대한 철저한 검증과 공식인증 등의 방법으로 안전을 확보하면서 산업도 키우는 방법이 없는 게 아니다. 이번에 정부가 규제를 확 풀겠다고 하니, 안전한 가운데 자동차 제조 강국 한국이 튜닝산업에서도 강국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김광현 논설위원 kkh@donga.com
#초보운전 스티커#자동차 튜닝#자동차튜닝 활성화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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