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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고령화에 흔들리는 연금… 美-日-獨 “미래위해 수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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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고령화에 흔들리는 연금… 美-日-獨 “미래위해 수술”

김상훈 기자 , 윤영호 기자 , 송진흡 기자 입력 2018-10-13 03:00수정 2018-11-03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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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리포트]세계는 지금 연금 개혁중
선진국들의 공적연금 개혁 방향은
《정부가 국민연금의 개선 방향을 ‘더 내고 더 받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국민적 합의까지는 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은 국내만의 문제는 아니다. 러시아 등 유럽 다수 국가와 일본 등은 노령연금 수급 개시 연령을 늦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캐나다는 보험료율과 연금 보험료를 내는 ‘기준소득액’ 상한선을 모두 높임으로써 실제 연금 수령액을 높이는 개혁을 단행했다. 세계가 말 그대로 연금 개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그 현장을 취재했다.》



8월 국민연금재정추계위원회는 국민연금 기금 고갈 시기를 2057년으로 추정했다. 당초 2060년에서 3년 당겨졌다. 불안의 목소리가 커졌다. 보험료를 더 올려야 하는 것 아니냐, 소득대체율(은퇴 전 평균소득에서 연금으로 받는 비율)을 낮춰야 하는 것 아니냐, 온갖 논란이 무성했다.

정부는 소득대체율을 현행 40%에서 장기적으로 45%로 높이고, 보험료율도 1∼2% 올리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더 내고 더 받는 방식을 선택한 셈이다. 하지만 소득대체율을 40%로 유지하면서 보험료율만 인상하자는 주장도 여전히 강하다.

국민연금 개혁은 현 세대와 미래 세대를 아우를 수 있어야 한다. 이제 국민적 합의가 남았다. 이에 동아일보는 해외 연금 선진국 사례를 통해 국민연금의 개혁 방향을 탐색하는 시리즈를 게재한다. 연금 선진국들도 국가별 상황에 따라 해법은 약간씩 다르다. 우리의 국민연금 개혁에 참고할 수 있는 네 가지 방안을 소개한다.

① 연금 주머니를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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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는 한국과 유사한 방식으로 연금 개혁을 추진 중이다. 캐나다연금의 현재 소득대체율은 25%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용돈연금’이라는 지적이 항상 따라다녔다. 캐나다는 이 소득대체율을 2025년까지 33.3%로 끌어올리기 위한 개혁을 진행 중이다.

연금 주머니를 키우려면 보험료 인상은 피할 수 없다. 캐나다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보험료율을 인상했다. 현재 9.9%인 보험료율은 2023년까지 11.9%로 높인다. 보험료 인상폭도 2%포인트 수준으로 우리와 비슷하다. 캐나다는 이어 2024년과 2025년에 ‘기준소득액 상한선’을 올려 소득대체율을 높이는 방안도 시행 중이다. 상한선이 높아질수록 보험료도 늘어나지만 그 대신 나중에 받는 연금도 늘어난다.

캐나다 연금 개혁을 통해 얻는 시사점은 작지 않다. 발레리 부아소노 캐나다 퀘벡주 공무원은 “연금 개혁의 핵심은 특히 미래 세대가 적정한 노후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소득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② 적정보장에서 최소보장으로 바꾼다

“현재 공적연금 제도는 파국을 알면서도 손을 쓰지 못하는 딜레마 상황에 빠졌다. 용기 있는 정치 지도자가 나오지 않으면 기존 공적연금 체제는 언젠가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

독일 금융상품 판매회사인 기어한앤드컴퍼니 노르베르트 클로제 대표의 말이다. 고령화, 저출산, 경기 침체 등의 이유로 기존 공적연금 체제를 현 상태로 지속할 수 없다는 뜻이다. 이미 독일은 2001년과 2004년 공적연금을 더 내고 덜 받는 방식으로 개혁을 단행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령화가 워낙 빨리 진행돼 추가적인 개혁이 시급하다는 것이 클로제 대표의 주장이다.

국가 재정만으로는 모든 국민의 노후 생활을 보장할 수 없다는 주장은 연금 역사가 비교적 긴 유럽 국가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다. 유럽 여러 국가가 이미 ‘적정보장’에서 ‘최소보장’으로 전환하고 있다. 스웨덴의 경우 저소득층을 위해서는 최저생활을 보장해주는 연금을 지급하지만, 중산층에 대해서는 다양한 방식으로 공적연금 지급액을 줄였다. 그 대신 개인의 책임을 강화하고 있다.

③ 연금 수급 연령을 늦춘다

일본 정부는 기업의 의무고용 연령을 더 높이기 위해 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현재 65세로 돼 있는 계속고용 연령을 70세까지로 늘리는 게 골자다. 일본에서 법적으로 정년은 60세다. 하지만 근로자가 희망하면 65세까지 고용하도록 기업에 의무를 지우고 있다. 이를 계속고용 연령이라 하는데, 이를 70세로 늦춘다는 뜻이다.

법 개정을 추진하는 표면상의 이유는 일손 부족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연금 제도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정년이 연장되면 연금 수급 개시 연령을 늦출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일본 공적연금의 수급 개시 연령은 60∼70세로 정해져 있고 70세부터는 무조건 연금을 받아야 한다. 만약 계속고용 연령이 70세가 되면 연금 수급연령도 70세 이후로 늦출 수 있다.

사실 연금 수급 개시 연령을 늦추는 것은 세계 각국의 공통적인 숙제다. 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국민의 반발을 무릅쓰고 연금 수급 개시 연령을 늦춘 게 대표적이다. 연금 선진국인 유럽의 여러 국가들이 이미 조치를 취했거나 검토 중이다. 호주 정부도 지난해 7월부터 노령연금 수급 개시 연령을 남녀 모두 65세에서 65.5세로 상향 조정했다. 또 2023년 1월까지 2년마다 6개월씩 늦춰 최종적으로 67세가 돼야 노령연금을 수령할 수 있도록 했다.

④ 기업연금 강화해 소득대체율 높인다

정부가 책임을 지는 공적연금의 비중이 낮아지면 아무래도 노후소득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 경우 부족분을 어떻게 채워야 할까. 개인적으로 연금 상품을 가입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가장 효과적인 것이 퇴직연금(기업연금)이다. 이미 해외에서는 이 기업연금의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스웨덴만 하더라도 기업연금 자산 규모는 전체 연기금 자산의 48%로 노령연금(43%)을 앞서고 있다. 특히 호주가 기업연금을 강화하고 있다. 호주에서는 기업연금 가입이 의무화돼 있다. 고용주는 근로자 연봉의 9.5% 이상을 근로자의 연금 계좌에 의무적으로 적립해줘야 한다. 호주 정부는 이 비율을 2025년까지 12%로 인상한다는 방침이다.

한국에서는 퇴직연금을 개인이 직접 금융기관을 선택해 관리한다. 이를 따로 기금화하지는 않고 있다. 호주에서는 적립금을 한데 모아 기금으로 만들어 운영한다. 기금은 개별 기업 단독으로 또는 특정 산업분야에 속한 기업들이 연합해 구성할 수 있다. 기금은 전문가로 구성된 수탁이사회가 운용한다. 지난해 호주 기업연금 기금의 평균 수익률은 9.1%였다.


스톡홀름=김상훈 corekim@donga.com / 시드니=윤영호 / 프랑크푸르트=송진흡 기자
#국민연금#연금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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