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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세상/김현경]날씨 ‘장기예보’가 어려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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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세상/김현경]날씨 ‘장기예보’가 어려운 이유

동아일보입력 2012-06-13 03:00수정 2012-06-1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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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경 기상청 기후예측과 기술서기관
지난달 날씨는 그야말로 변덕스러웠다. 이른 더위와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다 갑작스럽게 천둥과 번개가 치고 우박이 쏟아지기도 했다. 일상생활이 불편해지는 것은 물론이고 때 이른 전력난과 농산물 수급 문제 같은 많은 피해가 발생했다. 이번 여름에도 이른 더위와 장마로 인한 비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만약 우리가 날씨의 변화를 좀 더 빠르게, 좀 더 정확하게 알 수 있다면 기상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면서 동시에 이를 이용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오늘과 내일의 일기예보나 일주일 동안의 주간예보와 같이 비교적 짧은 기간에 대한 예보뿐만 아니라 먼 미래에 대한 장기예보가 가능해졌다. 그런데 장기예보는 일기예보와 같이 매일 매일의 날씨 현상을 자세히 예보하는 것이 아니다. 앞으로 열흘, 한 달, 또는 3개월간의 평균 상태를 과거와 비교하여 기온과 강수량이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한 경향성만을 예보하는 것이다. 일기예보의 정확도가 90%에 육박하는 것에 비하면 장기예보의 정확도는 아직 많이 낮은 상황이다.

장기예보가 이처럼 한계가 있는 것은 나비효과로 알려진 카오스 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다. 기상 현상을 예측하기 위해서는 대기를 지배하는 물리방정식을 풀어야 한다. 물리방정식을 풀기 위해서는 초깃값으로 들어가는 대기의 관측값이 정확해야 한다. 그런데 현재의 대기 상태를 100% 완벽하게 재현하는 것 자체는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최선의 초기값을 방정식에 대입해야 한다. 초기값에 존재하고 있는 아주 미세한 차이는 카오스 이론에 따라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큰 오차를 만들어내게 된다. 그래서 그날그날의 상세한 날씨 정보는 길어야 열흘이나 2주일 정도까지만 생산이 가능한 것이다.

그렇다면 장기예보는 어떻게 가능할까. 해양과 대륙의 상태, 북극의 해빙상태같이 비교적 천천히 변화하면서 긴 시간에 걸쳐 대기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이 장기예보에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면 지난겨울 우리나라 추위에 많은 영향을 주었던 북극 해빙 면적의 변화, 시베리아 고기압을 형성하는 유라시아 대륙의 지면 상태 같은 것이 장기예보에 영향을 주는 요소다. 따라서 이렇게 변동에 긴 시간이 필요한 경계조건을 이용하여, 일기예보에 비해 정확성은 떨어지지만 정보로서의 가치를 갖는 장기예보 생산이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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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예보를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우선은 정확도를 높이는 일이 중요하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장기예보를 위해서는 우리나라 주변뿐 아니라 전 지구 규모 현상에 대한 지속적이고 정확한 관측이 요구된다. 따라서 장기예보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장기예측 모델을 위한 전 지구적 규모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좀 더 정확한 장기예보 자료만 생산되면 농업, 방재, 전력 수급 등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는 사용자들에게 정보로서의 가치를 줄 수 있을까. 현재 기상청에서는 북한 두 지역을 포함하여 전국 12개 예보구역에 대해 기온과 강수량 정보만을 제공하고 있다. 이를 사용하는 실제 사용자들은 분야별, 지역별로 더 특화된 자료를 원하고 있다. 예를 들면 전력수급 계획을 세우기 위해서는 여름철 평균기온이 아니라 최고기온 자료가 필요할 것이며, 봄 또는 가을철 농사를 위해서는 최저기온과 서리일수 자료 등이 필요할 것이다. 다시 말해 장기예보가 정보로서 제대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공급자 측면에서의 일방적인 자료 제공이 아니라 실제 수요자와의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그들의 니즈를 만족시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김현경 기상청 기후예측과 기술서기관


#날씨#장기예보#카오스 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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