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680>所謂大臣者는 以道事君하다가…

  • 입력 2009년 6월 23일 02시 58분


大臣과 具臣의 차이를 아는가? 대신은 道로써 임금을 섬기는 신하, 구신은 인원수만 채울 뿐인 신하다. ‘논어’ ‘先進(선진)’편의 이 장에서 공자는 둘의 차이를 대조함으로써 불의의 권력자를 통렬하게 비판했다. 기원전 498년 무렵, 魯(노)나라 대부로서 실권을 쥐고 있던 季氏(계씨) 일문의 季子然(계자연)은 공자의 제자인 子路(자로)와 염有(염유)를 가신으로 삼고 의기양양해했다. 그는 공자에게 “仲由(중유·자로)와 염求(염구·염유)는 大臣이라고 할 만합니까?”라고 물어 긍정의 대답을 듣고자 했다. 대부가 자기 신하를 대신이라 일컫는 것은 참람한 일이다. 공자는 그 권력의 정당성을 부정했다. 그래서 “당신이 다른 인물들에 대해 물을 줄 알았는데, 고작 중유와 염구에 대해 묻는단 말이오?”라고 되묻고는, 그 두 사람은 결코 대신일 수 없다고 논평했다.

所謂란 ‘이른바’로 풀이한다. 者는 ‘∼라 하는 것은’의 뜻을 지닌다. 以는 수단, 방법, 기준을 나타내므로, 以道事君은 도로써 군주를 보필한다는 말이다. 不可則止란 군주를 도로써 보필할 수 없을 때는 스스로 물러난다는 말이다.

계자연은 다시, “具臣이라면 군주의 명령을 무조건 따릅니까?” 라고 물었다. 공자는 “그들이라고 해도 아버지나 군주를 시해하는 일은 따르지 않을 것이오”라고 단언했다. 염구는 季子가 泰山(태산)에 旅祭(여제)를 지내는 데도 막지 못했고 苛斂誅求(가렴주구)를 그만두도록 諫(간)하지도 못했다. 공자는 그를 사랑했지만, 정의를 실천하지 못하는 사실에 불만을 느꼈던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각료 가운데 大臣은 누구누구인가?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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