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바라보다가’로 돌아온 배우 연미주 (인터뷰)

  • 입력 2009년 4월 20일 07시 37분


“연기만 할 수 있다면 평생재활도 OK” 보트 사고…법적 분쟁…열애설…

사고, 법적분쟁, 그리고 열애설도 연기에 대한 그녀의 열정은 꺾지 못했다.

연미주는 2007년만 해도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신인 연기자였다. SBS 드라마 ‘연인’, KBS 2TV 드라마 ‘헬로우! 애기씨’ 등을 통해 도시적인 외모로 좋은 인상을 남겼다.

주위에서는 그녀가 앞으로 스타 연기자로 떠오르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했다. 그런데 연기자로서 탄탄대로를 걸을 줄 알았던 그녀의 연기 활동은 갑작스런 사고와 소속사와의 갈등으로 2년이라는 시간을 그냥 흘려보내는 어려움을 겪었다.

그래서 연미주는 KBS 새 수목드라마 ‘그저 바라보다가’(극본 정진영·연출 기민수)에서 우체국 ‘퀸카’ 박경애 역에 감회가 남다르다.

남들이 겪지 못한 시련을 겪은만큼 이번에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도 대단하다. 연미주는 ‘그저 바라보다가’에서 황정민과 김아중을 방해하는 질투의 화신으로 등장한다. 또한 그녀는 두 사람의 사랑에 영향을 미칠 비밀의 열쇠를 쥐고 있는 중요한 인물이다.

스포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연미주는 벌써부터 자신이 맡은 캐릭터가 “시청자들의 욕을 많이 먹을 것 같다”며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그녀가 이처럼 흥분할 만도 한 것이 이번 드라마가 2008년 사고 이후 처음 연기하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당시 경기도 양수리에서 친한 친구들과 수상스포츠(땅콩보트)를 즐기다가 사고가 났어요. 어깨, 늑골 골절, 골반분쇄, 정강이 분쇄 골절 등을 당해 1년 6개월 이상 병원신세를 졌어요. 누워있는데 정말 별 생각이 다 들었죠. 가지고 있었을 때 못 했던 것들이 후회되기도 했고요. 가족들과 매니저에게는 아파도 아프다는 내색조차 할 수가 없었어요. 연기를 못하게 될까봐….”

그녀를 치료했던 의료진도 “앞으로 제대로 걸을 수 있을지나 모르겠다”고 암울한 진단과 함께 평생 재활을 해야 한다고 했다. 연기자가 평생 꿈인 그녀에게 거의 사형선고나 마찬가지인 이야기였다.

더구나 ‘불행은 겹쳐서 온다’고 병상에 있던 중 소속사와 법적분쟁까지 겪었다. 지금 소속사와 사기혐의와 계약의무위반혐의로 12억원의 민사 및 형사소송을 당했다. 결국 합의점을 찾아 극으로 치닫던 관계는 회복했지만 너무 괴로운 시기였다. 그래도 그녀의 머릿속에는 “연기만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지금도 오래 서있거나 무리하면 다리가 아파요. 하이힐도 신기 힘들지만 그래도 촬영장에만 가면 고통은 사라져요. 연기를 다시 할 수 있다는 것이 실감나지 않을 정도로 기뻐요.”

공백 이후 출연작이라는 점 외에도 이번 드라마가 갖는 의미는 크다. 전작 드라마에서 보여준 도시적이고 냉정한 이미지를 탈피하고 털털한 실제의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연미주라는 이름을 많이 모르지만 그나마 기억하는 분들도 이기적이고 도도하고 못된 사람으로 알아요. 원래는 그렇지 않아요. 털털하고 어리버리하고 푼수 끼가 많아요. 실제 제 성격을 드러내니깐 연기할 때 힘든 점도 없어요.”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사진=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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