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야놀자 “스마트호텔로 전세계 진출”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2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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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이끄는 이수진 대표
올해 국내 8호 유니콘기업 등극, 호텔솔루션 세계1위 기업 인수도
“모바일 체크인-로봇 컨시어지 등 스마트 관리플랫폼 상용화 나설것”

올해 국내 8호 유니콘 기업 경영자가 된 이수진 야놀자 창업자 겸 총괄대표(41)가 내년 상용화할 스마트 체크인 
키오스크 앞에 서 있다. 그는 “야놀자의 퀀텀 점프 비결은 변화에 대한 갈증”이라고 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올해 국내 8호 유니콘 기업 경영자가 된 이수진 야놀자 창업자 겸 총괄대표(41)가 내년 상용화할 스마트 체크인 키오스크 앞에 서 있다. 그는 “야놀자의 퀀텀 점프 비결은 변화에 대한 갈증”이라고 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누구는 0에서 시작하고 누구는 90에서 시작한다고 불평하는 것은 자신의 실력 없음을 자책하는 것밖에 안 된다.’

28세에 사장이 된 이수진 야놀자 창업자 겸 총괄대표(CEO·41)가 창업 초창기 일기장에 쓴 글이다. 모텔 종업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그가 올해 6월 국내 8호 유니콘(기업 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비상장 기업)의 대표가 될 수 있었던 비결이었는지도 모른다.

5일 서울 강남구 야놀자의 본사에서 만난 이 대표는 회사가 커지기 이전 사무실에서 쓰던 책상과 책꽂이를 그대로 쓰고 있었다. “왜 헌것을 계속 쓰느냐”고 묻자 “아직 깨끗하고 쓸 만하다”고 했다.

야놀자는 최근 5년새 완전히 딴 기업이 됐다. 2014년 연매출 201억 원에서 올해 말 3000억 원 회사로 커졌고, 임직원은 100명에서 1600명으로 늘었다.

이 대표는 16배의 ‘퀀텀 점프’를 이뤄낸 것이 변화에 대한 집념 덕분이라고 했다. 안주하면 안 된다는 게 그의 신념이다. 2005년 모텔 정보 공유 온라인 카페로 시작했던 야놀자는 2007년 예약 중개 플랫폼인 ‘야놀자 닷컴’으로 탈바꿈했다. 2011년엔 자체 숙박 브랜드인 ‘호텔 야자’를 열면서 오프라인 기업으로 저변을 넓혔다. 2014년에는 새롭게 시작하자는 의미의 ‘리스타트’를 회사 모토로 내걸고 기존 숙박이라는 사업 중심에서 벗어나 레저와 여행, 항공권 예약으로까지 사업을 확장했다. 3, 4년에 한 번씩 회사를 들었다 놨다 한 셈이다. 이 대표는 “우리는 특별히 뭘 더 잘하는 조직이라기보다 쉬지 않고 뭔가 새로운 걸 찾아보고 시도하려는 DNA가 전사적으로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쯤 되면 직원들의 업무 강도가 만만찮을 듯하다. 하지만 이 대표는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면 일과 휴식의 균형이 가능하다고 했다. 그의 테이블 위에는 5분 단위로 ‘0∼55’까지 표시된 타이머가 있었다. 야놀자의 모든 회의실에서는 회의 시작 전에 이 타이머를 켜고 정해진 시간이 넘으면 울리도록 한다. 이 대표는 “불필요하게 근무 시간을 늘리는 고무줄 근무를 없애고 주 40시간 근무로 맞추면서 오히려 집중 근로와 몰입을 중요하게 여기는 회사 분위기가 정착됐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야놀자는 조직별로 자율 출퇴근을 하되 오전과 오후 두 시간씩 집중 근로시간을 정했다. 이 시간만큼은 회의도, 다른 팀의 지원 업무도, 잡담도 없이 오로지 자신의 업무에만 몰입한다. 이 대표는 “스위치가 탁 켜진 듯, 일에만 몰두하는 시간은 사실상 하루 2시간도 만들기 어렵다”며 “‘회사 체류 시간’이 아니라 집중해서 일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다른 변화를 모색 중이다. 이번 변화의 키워드는 ‘글로벌’이다. 올해 이 대표는 싱가포르투자청 등 해외로부터 투자금 2130억 원을 유치했다. 클라우드 기반 호텔관리시스템(예약과 체크인·아웃, 객실관리 등 솔루션) 시장 글로벌 1위 기업인 인도의 이지를 인수하기도 했다. 이지는 글로벌 호텔 체인 홀리데이인 등 전 세계 160개국 2만4000개 호텔을 운영하고 있다.

이 같은 인프라에 야놀자가 갖고 있는 모바일 기술을 접목해 내년엔 글로벌 호텔들을 대상으로 스마트폰 체크인·아웃, 로봇 컨시어지 등 스마트 호텔 관리 플랫폼 상용화에 나설 계획이다. 이 대표는 “올해는 글로벌 진출을 위한 연결고리들을 만들었다면 내년은 야놀자가 글로벌 유니콘으로 자리잡는 첫해가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야놀자#유니콘 기업#스마트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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