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데이터 활용이 스타트업 롱~런 비결”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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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차 징크스 씻고 업계 1위 4개 벤처기업 CEO 만나보니

정부가 창조경제를 강조하면서 국내에서도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 눈에 띄게 늘었다. 하지만 스타트업 간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면서 살아남기는 더욱 어려워졌다.

이런 가운데 전자책 서비스 업체인 ‘북잼’, 국내 소셜 데이팅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 ‘이음’을 서비스하는 이음소시어스, 내비게이션 앱 ‘국민내비 김기사’를 만든 록앤올, ‘배달의 민족’ 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 등은 일찍이 창업에 뛰어들어 지금까지 업계 1위를 지키고 있다. 이들은 창업 초기 색다른 아이디어로 주목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창업 후 3년차에 찾아온다는 고비, 이른바 ‘데스밸리’를 극복하고 현재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고객 데이터를 선점해 꾸준히 관리하고 활용한 점’이 공통된 성공 비결로 꼽힌다.

○ “고객 데이터 선점한 게 성공비결”


2010년 5월 설립된 이음소시어스는 국내 최초로 소셜 데이팅 앱을 선보였다. 이후 다른 소셜 데이팅 앱들이 우후죽순 늘어났지만 여전히 업계 1위를 지키고 있다. 월 매출은 5억 원으로 9일 기준 애플 앱스토어 소셜네트워킹 부문 매출 순위에서 카카오톡에 이어 두 번째다. 누적 가입자는 100만 명을 넘었다.

박희은 이음소시어스 대표(28)는 “고객의 데이터를 선점하고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활용한 게 장수 비결”이라고 말했다. 회원들의 프로필과 성향을 분석해 서비스를 업데이트할 때 활용하기 때문에 후발 업체보다 경쟁력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음은 2012년 말 회원들의 데이터 분석을 담당하는 사내 연구소를 세우고 회원들을 상대로 실시간 설문조사를 벌이고 있다.

3년 전 국내 최초로 배달 앱을 선보인 우아한형제들도 데이터 선점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모바일 앱 통계 서비스인 앱 랭커에 따르면 지난달 배달의 민족의 시장 점유율은 51%로 지금까지 배달 앱 업계에서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38)는 “새 광고주들에게 영업을 하기 전에 인구, 배달업체 수, 주문량 등을 따져 전략을 세운다”며 “꼼꼼하게 데이터를 관리하고 검증해온 덕분에 오랫동안 1위를 지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 빅데이터로 자체 교통정보 제공

‘국민내비’ 김기사를 서비스하고 있는 록앤올의 성공 비결도 효율적인 데이터 활용에 있다. 2010년 5월 문을 연 록앤올은 이듬해 3월 자체 기술로 개발한 앱을 출시했다. 출시 첫해 애플의 앱스토어에 등록된 내비게이션 앱 가운데 1위에 올랐고 지금까지도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시장에서 대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박종환 록앤올 대표(42)는 “창업 초기에 나온 이동통신사들의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앱은 피처폰에서 서비스하던 걸 스마트폰용으로 바꾼 것에 불과했다”며 “스마트폰에 최적화된 앱을 선보여 구동 속도를 높인 게 성공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김기사는 경쟁 앱인 T맵에 비해 용량이 훨씬 작다. 지도 용량도 140MB(메가바이트)로 280MB인 T맵의 절반이다.

록앤올은 지난해 말 2.0버전을 내놓으면서 김기사 앱을 이용하는 가입자들의 이동경로, 차량 속도 등 빅데이터를 분석해 자체 교통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아이폰용 e북 서비스를 개발한 북잼도 창업 3년 만에 대기업을 누르고 출판사들이 가장 선호하는 e북 제작 업체로 부상했다. 출판사에 무리한 e북 제작비를 요구하지 않고도 개발업체와 합리적인 수익 분배 조건을 내건 덕분에 빠르게 성장한 것이다.

조한열 북잼 대표(39)는 “창업 초기 호기심에 앱 콘텐츠를 사보는 소비자와 e북 수요자를 혼동한 탓에 큰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제는 차곡차곡 쌓인 e북 고객의 특징을 남보다 잘 파악하고 클라우드 서비스로 확실하게 백업해 주는 서비스로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호경 whalefisher@donga.com·정호재 기자
#고객 데이터#스타트업#벤처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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