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스만 잡으면 되는데… 3점포 더 다듬어야죠”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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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위 돌풍 KT 재간둥이 양홍석
18경기 23개 성공… 23일은 5개나
“농구일지 매일 쓰니 수비도 쑥쑥”

최근 물오른 외곽슛 능력을 보여주고 있는 KT 양홍석이 28일 수원 KT체육관에서 농구공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그는 “3점슛 성공률을 높여 상대에게 위협적인 선수가 되겠다”고 말했다. 수원=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최근 물오른 외곽슛 능력을 보여주고 있는 KT 양홍석이 28일 수원 KT체육관에서 농구공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그는 “3점슛 성공률을 높여 상대에게 위협적인 선수가 되겠다”고 말했다. 수원=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현대)모비스 이겨봐야죠.”

프로농구 KT 양홍석(21)이 눈을 빛냈다. 단독 2위로 올라선 KT는 이번 시즌 현대모비스를 상대로만 승리가 없다. 평소 서글서글 웃는 인상의 양홍석이지만 28일 수원 KT 체육관에서 인터뷰 도중 모비스를 언급할 때만큼은 사뭇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휴식기가 끝난 뒤 바로 모비스와 경기가 있다. 강팀이지만 최근 우리 팀의 상승세라면 충분히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양홍석의 자신감만큼이나 지난 시즌 꼴찌 KT의 최근 기세는 매섭다. KT는 서동철 감독 부임 이후 3점슛 비율(경기당 평균 11.2개·1위)을 높이는 ‘양궁농구’로 팀 컬러를 바꿨다. 양홍석은 향상된 외곽 슛 능력을 바탕으로 KT의 상승세에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 시즌 44경기에서 32개의 3점슛을 성공시킨 그는 이번 시즌에는 18경기 만에 23개의 3점슛을 성공시켰다. 공격 루트가 다양해지면서 득점력도 높아졌다. 지난 시즌 평균 7.6득점(4리바운드)을 기록한 그는 이번 시즌 평균 11.8득점(5.9리바운드)을 기록 중이다. KT가 7년 만에 5연승을 확정지은 25일 KCC와의 안방경기에서 23점을 터뜨렸다. 23일 SK전에서는 이번 시즌 한 경기 개인 최다인 5개의 3점슛을 성공시키기도 했다.

양홍석은 “감독님께서 요즘 슛이 잡힌 듯하니 자신 있게 쏘라고 하시더라. 그래서 기회가 날 때마다 던졌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양홍석은 실력 향상의 비결로 매일 쓰는 ‘농구 일지’를 꼽았다. 경기가 끝나고 숙소에 돌아오면 자정에 가까운 늦은 시간이지만 그는 아쉬웠던 점과 지적받은 내용을 공책에 적는다. “중학교 때 코치님이 시켜서 쓰기 시작했어요. 그때는 귀찮아서 쓰다 말다 했는데 프로에 오니까 반드시 필요하겠더라고요.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면 점점 출전 기회가 줄어들어요. 그래서 꼭 적어놓고 고치려고 하죠.”

최근 일지의 가장 많은 지분(?)을 차지하는 영역은 수비다. 그는 “KCC전에서 브라운에게 너무 기회를 많이 줬다. 좀 더 적극적으로 패스를 차단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자신의 플레이를 돌아봤다. 그래도 양홍석은 수비력이 눈에 띄게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몸싸움이 좋아져 지난 시즌 4.0개였던 경기당 평균 리바운드가 5.9개로 늘었다. 올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서 3 대 3 농구 대표로 은메달을 따내며 신체 조건이 좋은 외국 선수들과 싸워본 경험이 도움이 됐다.

양홍석은 올 시즌 목표로 ‘30%대 후반의 3점슛 성공률’을 꼽았다. 현재 성공률은 33.3%다. 그는 “지난 시즌(30.8%)에 비해 좋아졌지만 만족스럽지 않다”며 “슛이 좋아야 상대에게 위협적인 선수가 될 수 있다. 레이 앨런처럼 외곽에서 볼을 잡는 순간 집중적으로 수비를 받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수원=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프로농구#kt#양홍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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