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푼돈 쓰고 대박” 스포츠스타 마케팅 후끈

  • 입력 2006년 5월 27일 0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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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스타를 후원하는 마케팅이 활기를 띠고 있다. 기아자동차와 볼보자동차코리아는 미셸 위 선수(왼쪽)와 박찬호 선수에게 각각 자사 차량을 지원했다. 사진 제공 기아자동차·볼보자동차코리아
스포츠 스타를 후원하는 마케팅이 활기를 띠고 있다. 기아자동차와 볼보자동차코리아는 미셸 위 선수(왼쪽)와 박찬호 선수에게 각각 자사 차량을 지원했다. 사진 제공 기아자동차·볼보자동차코리아
박지성, 이영표, 박주영, 미셸 위, 하인스 워드….

기업들 사이에 스포츠 스타를 후원하는 마케팅이 활발하다. 이름만으로도 빛나는 스포츠 스타들이 사용하는 제품은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되기 때문.

특히 자동차업체들은 스포츠 스타의 역동적인 이미지와 자동차가 잘 어울린다고 판단해 후원할 스타를 잡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스타를 후원할 때 단순히 고액(高額)을 제시하기보다는 참신한 아이디어로 승부하면 적은 비용으로도 대박을 터뜨리는 경우도 적지 않아 아이디어 경쟁도 치열하다.

○ 광고 모델료보다 돈이 덜 들어

스포츠 스타 마케팅에 가장 적극적인 회사는 기아자동차다.

기아차는 독일 월드컵을 앞두고 박지성(쏘렌토) 이영표(오피러스) 설기현(오피러스) 선수와 거스 히딩크(오피러스) 전 축구국가대표팀 감독 등에게 차량을 제공하고 있다.

26일 두 번째로 한국에 온 하인스 워드 선수에게도 뉴오피러스 1호차를 포함해 6대의 차량을 후원한다. 1차 방한 때도 차량 11대를 협찬했다.

최근 방한한 ‘천재 골프소녀’ 미셸 위에게는 오피러스 등 10대를 지원했다.

폭스바겐코리아는 박주영 선수에게 왜건형 차량인 파사트 바리안트를, 볼보자동차코리아는 박찬호 선수에게 최고급 세단 S80 이그제큐티브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XC90 V8을 각각 제공했다.

후원 기간은 보통 1년 안팎으로 리스 차량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3000만 원인 차량은 1년간 리스비가 1500만∼2000만 원, 5000만 원인 차량은 3000만 원 정도 든다.

기업들은 해외에서 활동 중인 스타가 방한하는 동안에 차량과 유지비, 운전사 제공 경비 정도를 부담한다.

톱 모델의 광고 모델료가 6개월에 5억∼7억 원에 이른다는 점을 감안할 때 기업으로서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액수다.

○ 효과 대박, 아이디어로 승부수

그렇다면 효과는 어느 정도일까.

각 기업들은 언론에 보도된 기사와 제품 노출 횟수 등을 조사해 광고 단가를 기준으로 금액을 계산한다.

기아차는 자체 분석을 통해 워드 선수는 투입 비용 대비 50배 이상, 골프 클리닉 참가로 추가 비용을 지불한 미셸 위 선수는 20배 이상의 효과를 봤다고 밝혔다.

일반인들의 호기심을 유발하고 기존 고객의 자부심이 강화되는 효과도 있다.

기아차 국내마케팅팀 김중대 과장은 “미셸 위 골프 클리닉에 참가한 고객이 ‘내가 오피러스를 탄다는 게 자랑스럽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또 박지성 이영표 선수 등이 탄다는 사실만으로도 역동적인 이미지가 강화됐다고 회사 측은 덧붙였다.

폭스바겐코리아 방실 차장은 “제원표를 꼼꼼하게 챙겨볼 정도로 차에 관심이 많은 박주영 선수 덕분에 차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유명 스포츠 스타를 유치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단순히 많은 비용을 제시해야 한다는 생각은 오산. 빛나는 아이디어는 고액의 제안서보다 효과가 크다.

워드 선수는 당초 수입차를 탈 예정이었지만 기아차 측에서 “한국인으로서 한국차를 타면 워드 선수의 방한이 더욱 빛날 것”이라며 “워드 선수가 탄 오피러스를 경매에 부쳐 전액을 혼혈아동을 위한 장학재단에 기부하겠다”고 제시해 호감을 샀다. 덕분에 별도 비용을 내지 않고도 후원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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