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1143>其爲氣也가 至大至剛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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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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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 公孫丑(공손추)가 不動心(부동심)과 관련해 선생님은 어떤 점에서 뛰어나시냐고 물었을 때, 맹자는 자신은 知言(지언·말을 앎)과 善養浩然之氣(선양호연지기·호연지기를 잘 기름)의 두 가지가 장점이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공손추는 위에서 志(지)와 氣(기)의 문제를 논한 것을 이어서, 호연지기란 과연 무엇이냐고 질문했다. 맹자는 우선 ‘難言也(난언야)’라고 대답했다. ‘말하기 어렵다’고 한 것이다. 아마도 맹자는 그 마음에 홀로 터득해서 형상과 소리로는 징험할 수 없기에 언어로 형용하기가 쉽지 않다고 한 듯하다. 이어서 맹자는 호연지기의 특성에 대해 위와 같이 설명했다.

其爲氣也는 ‘호연지기의 氣됨이’라는 말로, 전체 문장의 주어절이다. 爲는 ‘∼됨, ∼임’이란 뜻을 나타낸다. 至大는 애당초 限量(한량)이 없다는 말이고 至剛(지강)은 屈撓(굴요·굽히고 흔듦)할 수 없다는 말이다. 以는 수단이나 방법을 나타내는 介詞(개사)로, 그 개사의 목적어가 直이다. 則은 조건과 결과의 구문을 이어준다. 塞于天地之間의 주어는 호연지기인데, 생략돼 있다.

주자(주희)는 다음과 같이 풀이했다. 호연지기는 천지의 正氣(정기·바른 기운)로서 사람이 얻어 태어난 것이므로 그 體段(체단·특성)이 본래 至大至剛하다. 따라서 自反而縮(자반이축·스스로 돌이켜보아 정직함)이면 제대로 기를 수가 있고, 또 作爲(작위·인위적으로 힘을 가함)하여 해치지만 않는다면 그 本體(본체)가 이지러지지 않아 천지의 사이에 충만할 것이다.

맹자 자신이 말했듯이 호연지기가 무엇인지는 간단히 말하기 어렵다. 그것은 아마도 우주의 운동과 연결된 인간의 생명력이리라. 호연지기의 본체를 유지하기 위해 直(직)으로 길러야 한다고 본 점은 맹자의 고유한 사상이라고 생각된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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