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흥국생명은 정규리그 우승 프리미엄을 앞세워 이주아를 응원했다. 국가대표라는 후광효과도 있었다. 5위에 그쳤던 현대건설은 시즌 성적에서 정지윤이 앞선다고 했다. 결국 역대신인왕 투표역사상 가장 근소한 차이인 14-13으로 정지윤이 트로피를 들었다.
이번에는 반대상황이다. 현대건설은 18일 현재 정규리그 선두다. GS칼텍스와 끝까지 경쟁을 해야겠지만 우승을 한다면 프리미엄이 기대된다. 반면 3위 자리 지키기가 급선무인 흥국생명은 박현주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줄 수 있다. 사실상 정규리그 우승경쟁에서 탈락했기에 선수기용의 폭이 현대건설보다는 넓다. 최근 이다현보다 더 자주 그리고 오래 코트에 머무는 박현주는 30명 투표인단의 선택에 큰 역할을 하는 시즌성적에서 앞설 가능성이 크다.
이들의 경쟁을 더욱 흥미로운 만드는 양념도 많다. 만일 이다현이 신인왕에 선정되면 모녀가 함께 신인왕에 오르는 새로운 기록을 세운다. 발레를 하던 딸 이다현에게 초등학교 때 배구를 권유했던 어머니 유연수 씨는 중앙여고 출신의 미들블로커다. 실업배구 시절인 1990년 제 7회 대통령배 배구대회에서 선경소속으로 신인왕을 받았다. 남자부 신인왕은 성균관대 임도헌 현 남자대표팀 감독이었다. 당시 배구협회는 ‘백구의 대제전’으로도 불리던 대통령배 배구대회가 끝나면 가장 인기 있는 선수를 선정했는데 여자부 인기상은 대농의 박미희가 받았다. 남자부는 최천식(대한항공) 현 인하대 감독이 인기상의 주인공이었다.
만일 박현주가 신인왕에 오르면 V리그 역사상 첫 번째 2라운드 지명출신의 신인왕이 된다. 2005년 황연주(당시 흥국생명)를 시작으로 지난 시즌 정지윤까지 역대 여자부 신인왕은 모두 1순위가 차지했다. 이전까지 가장 낮은 신인드래프트 순위의 신인왕은 2017~2018시즌 1라운드 전체 5순위였던 김채연(흥국생명)이다. 박현주는 16일 도로공사전 뒤 “리그 막판이 되니까 욕심이 많아진다. 이다현, 권민지(GS칼텍스)도 잘했지만 신인왕은 내가 받고 싶다”고 했다. 이처럼 모든 선수들은 생애 단 한번의 기회밖에 없는 신인왕을 탐내지만 스스로 거부한 선수도 있다. 바로 장소연 SBS스포츠 해설위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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