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남훈의 ‘고전에서 배우는 투자’]<9>“열정을 이끌어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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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5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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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 대한 투자에서 그 사람의 열정을 끌어낼 수 있다면 불패의 투자법이라 할 만하다. 이는 이자가 또다시 이자를 낳는 ‘복리(複利) 투자법’이라 칭할 수 있다.

위나라 문후 시대에 오기(吳起)라는 장군이 있었다. 그는 직책이 높은 지휘관이었음에도 늘 병사들과 똑같은 식사를 하고 똑같은 군막에서 잠을 잤다. 사병들이 무거운 짐을 들면서 힘들어하면 자신이 나서 짐을 나눠 들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오기 장군은 종기로 고생하는 한 병사를 알게 됐다. 치료가 급하다는 것을 안 그는 입으로 종기의 고름을 빨아내 치료해 주었다. 이 소식이 병사 어머니의 귀에 들어갔다. 그러자 병사의 어머니는 큰 소리로 울기 시작했다. 주변에서는 의아했다. 직급이 높은 장군이 아들의 종기를 낫게 해주려고 입으로 고름을 빨았다는 게 뭐 그리 통곡할 일이냐는 것. 그러자 어머니는 이렇게 말했다.

“오기 장군은 지난번에 우리 남편의 종기를 빨아주었습니다. 그 모습을 본 남편은 오기 장군을 위해 죽자 사자 열심히 싸우더니 결국 전쟁터에서 죽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내 아들의 종기를 빨아줬다고 하니, 아들도 오기 장군을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울 게 아닙니까. 이제 나는 남편에 이어 아들까지 잃게 됐으니 어찌 통곡을 하지 않을 수가 있겠소이까.”

일반적인 투자와 사람에 대한 투자가 가장 결정적으로 차이가 나는 부분이 있으니, 그건 바로 투자자의 마음에 관한 것이다. 아파트에 투자할 때에는 투자자의 마음이 아무리 간절해도 그것이 아파트의 가격과 가치에 투영되지 않는다. 오히려 배반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

하지만 사람에 대한 투자는 다르다. 투자자의 정성과 헌신, 그리고 간절함이 상대방의 열정에 불을 지피기 때문이다. 즉 훨씬 수익률이 높은 ‘복리투자’가 가능하다. 당신이 투자하는 상대방에게 ‘내가 이렇게 해줬으니 너도 이렇게 해주어야 하지 않아?’라고 생각하는 건 좋은 투자법이 아니다. 그에게 정성과 헌신을 다해 보자. 감동한 상대방은 당신이 생각하지 못한 더 높은 수익률을 ‘복리’로 올려줄 수 있을 것이다.

이남훈 경제 경영 전문작가
#이남훈의 고전에서 배우는 투자#사람 투자#복리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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