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마당/신상구]방과 후 학교 ‘半강제 보충수업’ 우려

  • 입력 2006년 7월 10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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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인적자원부가 전국 초중고교에서 실시하도록 하는 방과 후 학교는 고비용의 사교육을 어떻게 해서든지 학교 안으로 끌어들이는 데 목적이 있다. 사교육비를 조금이라도 줄임으로써 교육의 양극화를 해소하는 데도 주요 의미를 두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이 같은 시도들은 계발활동이나 특기적성교육과 차별화를 기하지 못하고 반강제적인 문제풀이식 보충수업으로 전락시키고 있다. 학교를 학원화하는 등 운영상의 문제점을 낳고 있는 것이다.

지역언론 보도에 따르면 대전과 충남의 경우 사설학원과 차별화된 교육과정 편성 및 외래강사 초빙의 어려움, 홍보 부족으로 인한 학생의 참여율 저조, 반강제적 실적 위주 프로그램 운영, 성적 우수자를 위한 특별반(교과심화반) 편성 등 여러 가지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교육복지분야 투자우선지역으로 지정된 천안 B중의 경우 천안교육청이 저소득층 학생에게 수강료(1만∼3만5000원) 전액을 지원하는데도 불구하고 홍보 부족으로 방과 후 학교 프로그램의 학생 참여율이 2006년 6월 말 현재 20∼30%에 지나지 않는다. 일반 학생은 수강료를 지원받지 못하고 방과 후 학교 프로그램에 참가하는데, 이들은 대부분 사설학원에 다니고 있어 학부모가 방과 후 학교 수강료와 사설학원 수강료를 이중으로 부담하고 있다.

교육현장에서 방과 후 학교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교육부와 교육청이 예산을 충분히 확보한 다음 교사와 교육 행정가, 학생, 학부모 단체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학생의 적성과 취미에 따라 사설학원과는 차별화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새로 개발해야 한다.

학교 밖의 유명강사를 방과 후 학교 강사로 초빙하기 위해서는 교육청별로 강사풀 제도와 공동채용제도를 활용하고 시간당 2만∼3만 원인 강사료를 강사의 경력에 따라 현실화해야 한다. 예를 들어 농어촌의 경우 외국어 또는 문화예술에 특기가 있는 지역 대학생과 학부모를 강사로 초빙해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신상구 천안북중 국사과 교사 향토사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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