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 특집] “VVIP로 모십니다”… 이젠 명품 위의 명품 ‘위버럭셔리’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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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7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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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트룸 같은 병실… 전용 엘리베이터… 원스톱검진…
3차원 CT등으로 초정밀 검사… 올 상반기에만 400명 이용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거주하는 미국인 로버트 씨(43)는 지난달 서울성모병원 LA지사에서 건강검진 수속을 밟은 뒤 서울 서초구 반포동 이 병원 평생건강증진센터를 찾았다. 그는 영어가 유창한 VIP코디네이터(도우미)의 안내에 따라 80평형 VIP 병실에다 여장을 풀고 정밀 검진을 받았다. 로버트 씨의 가족은 병실 옆에 마련된 침실에서 숙박하며 서울 시내 관광을 즐겼다. 의료진은 검진 결과 보고서를 병실로 들고 와 건강 상태를 자세하게 설명했다.
의료진이 찾아낸 질환은 수면 무호흡증. 코디네이터는 로버트 씨가 평소 다니는 미국 현지 병원에다 검진 결과를 보낸 뒤 수술 예약까지 해줬다. 로버트 씨는 의료진에게 “다국적기업 회장으로 승진한 걸로 착각했다”고 말했다.》

로버트 씨가 이용한 것은 ‘위버 럭셔리’ 검진프로그램. 위버 럭셔리는 독일어 ‘더 높은’이라는 뜻의 ‘uber’와 영어 ‘luxury’의 합성어로, ‘명품 위의 명품’을 의미한다. 이 말은 주로 상품을 지칭할 때 쓰는 용어였지만 초우량고객(VVIP)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는 병원에서도 낯익은 용어가 됐다.

서울성모병원엔 올 상반기 400명이 넘는 VIP 고객들이 센터를 찾아 최고급 서비스를 이용했다.

○ 초정밀 검진과 관리 프로그램=이 병원의 건강증진센터는 지난해부터 시설과 장비를 새로 마련했다. 최첨단 검사 장비를 갖춘 것은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검사 결과를 고객에게 제공하기 위해서였다.

예를 들어 국내에서 보기 힘든 64채널 듀얼 체임버 컴퓨터단층촬영(CT) 장비는 맥박 수에 상관 없이 심장과 같이 움직이는 장기를 3차원으로 찍는다. 병원 의료진은 “이 장비로 장기에 대해 입체적으로 분석하면 아무리 작은 병변도 찾아낼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 생산된 1.5테슬라(Tesla)급 자기공명영상(MRI)촬영 장비와 양전자단층촬영(PET)은 암 세포 조기 발견에 이용되고 있다. PET와 CT의 장점을 합친 PET-CT 장비도 최근에 도입했다. 동맥경화 정도를 측정해주는 ‘VP 1000’ 장비나 심장, 갑상샘, 경동맥, 복부, 전립샘 초음파 기계 등도 새로 들여와 검사의 오차를 줄이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특히 안구광학단층촬영기(OCT)는 시신경 및 망막의 단층을 찍어 망막질환, 녹내장 등 주요 안과 질환을 조기에 발견하는 ‘초정밀 눈 CT’의 역할을 한다.

센터는 VVIP 멤버십 프로그램인 ‘마리안 멤버스’도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다. 초정밀 건강검진으로 각광받고 있는 이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검진비가 1000만 원을 훌쩍 넘는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고객에겐 전담 주치의가 24시간 건강상담을 해준다.

병원은 최근 편안한 서비스와 정확한 검사를 요구하는 고객 수요를 맞추기 위해 100명이 넘는 건강검진 전문팀을 투입했다.

건강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개발됐다. 의료진은 검진 결과를 토대로 고객의 신체 상태를 건강군, 건강위험군, 질환군으로 세분화한다. 또 음주, 수면, 운동, 영양 등의 7가지 생활습관을 개인별로 분석한 뒤 지속적으로 관리해준다. 한마디로 개인별 맞춤형 서비스다.

건강관리 프로그램에는 의사뿐만 아니라 고객과 연락하는 코디네이터, 고객의 근육을 조절해주는 운동 전문가, 영양전문가 등 건강검진에 특화된 전문가 집단이 동시에 참여한다.

○ 스위트룸 같은 병실과 프라이버시 보호=이 병원 21층에 있는 VIP병동은 검진센터를 이용하는 고객은 물론 수행원이나 가족이 함께 숙박할 수 있는 시설이다. 병실은 20평형부터 50평형까지 다양하다. 초우량고객은 수행원과 가족을 위해 50평형과 30평형을 동시에 예약하기도 한다. VIP병실을 예약할 수 없는 경우 특실과 개인실도 이용할 수 있다.

1박2일로 검진을 받을 수 있는 VIP만을 위한 57평짜리 병실. VIP들은 따로 독립된 공간인 VC센터에서 옷을 갈아입고,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사진 제공 서울성모병원
1박2일로 검진을 받을 수 있는 VIP만을 위한 57평짜리 병실. VIP들은 따로 독립된 공간인 VC센터에서 옷을 갈아입고,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사진 제공 서울성모병원
VIP 건강검진 서비스는 원스톱으로 진행된다. 코디네이터가 고객과 일대일로 동행하며 모든 검진 절차를 도와준다. 센터 상황실에는 검진자들의 위치와 검진 상황을 알려주는 무선인식 전자태그(RFID) 시스템이 가동된다. 이 시스템은 고객에게 가장 빠른 동선과 이용 가능한 검사실을 알려준다.

병원은 최근 VIP 프라이버시 보호 프로그램을 강화했다. VIP병실에서는 별도의 보안경호 서비스를 제공하며 고객 전용 엘리베이터와 회의실도 갖췄다. 의료진과 보호자의 출입구 및 활동공간을 분리해 고객 프라이버시를 철저하게 보호한다.

이 병원의 최규용 평생건강증진센터장(소화기내과 교수)은 “서울성모병원 VIP들이 미국을 방문할 때 LA지사에 상주하는 전문의를 통해 현지에서 응급대처 및 진료 상담을 받을 수 있다”며 “앞으로 재미 교포들을 위해 건강검진 서비스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정위용 기자 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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