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요엔 파두처럼 강한 정서적 울림 있어”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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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가요앨범 내는 네덜란드 그룹 ‘유러피안 재즈 트리오’

한국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는 유러피안 재즈 트리오. 왼쪽부터 로이 다퀴스, 프란스 판데르후번, 마르크 판론. 플러스히치 제공
한국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는 유러피안 재즈 트리오. 왼쪽부터 로이 다퀴스, 프란스 판데르후번, 마르크 판론. 플러스히치 제공
‘시-라-시-도-시-미…/시-라-시-도-솔-파….’

음원 파일의 1번곡을 재생하자 유럽풍 재즈가 흐른다.

고풍스러운 콘트라베이스, 브러시로 연주되는 세련된 드럼, 감성적인 피아노가 펼쳐내는 멜로디가, 그런데 매우 익숙하다. 파일 제목을 확인하니 ‘Gloomy Letter’. 그렇다. 유재하의 ‘우울한 편지’다.

네덜란드의 3인조 그룹 ‘유러피안 재즈 트리오’가 9월 가요 앨범을 낸다. 이문세의 ‘광화문 연가’,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 김건모의 ‘미련’, 김현식의 ‘한국사람’, 일기예보의 ‘인형의 꿈’, 이소라의 ‘바람이 분다’ 등 12개의 가요를 재즈로 재해석했다. 지난달 서울 종로구 오디오가이 스튜디오에서 음반을 녹음 중인 세 멤버를 만났다.

“2009년 ‘마음을 이어주는 세계인의 노래 아리랑 1’ 음반에 한 곡 참여한 인연으로 한국을 자주 오가다 여기까지 왔네요.”(세 사람)

1995년 결성된 이들은 자국과 일본, 한국에서 재즈 팀으로는 이례적으로 높은 인기를 누려 왔다. 트리오는 “가요에는 브라질 음악, 포르투갈의 파두처럼 강한 정서적 울림이 있다”고 했다. 이번에 녹음한 것 중 이상우의 ‘비창’, 조덕배의 ‘그대 내 맘에 들어오면은’을 최고로 꼽는다.

“한국 프로듀서가 한 달 반 전에 유튜브 링크로 이 곡들을 전달해 줬어요. 열심히 들으며 편곡했죠. 노랫말은 물론이고 가수에 대한 설명도 자세히 들었어요. ‘서른 즈음에’는 요절한 가수가 부른 곡이라고요. 그래서 좀 더 감성적으로 접근했어요.”(마르크 판론·피아니스트)

‘그대 내 맘에 들어오면은’은 b마이너 4박자의 원곡을 c마이너 11박자로 변주했다. “‘인형의 꿈’은 도입부가 ‘Someday My Prince Will Come’과 비슷해 고전 재즈 스타일로 바꿔봤죠.”

트리오는 지난달 13일 서울로 개장 축하공연 무대에도 섰다. 드러머 로이 다퀴스와 서울로 설계자 위니 마스의 개인적 인연 때문. “테니스 동호회원인 제가 암스테르담 지역 대표로 2008년 강변의 별난 테니스 클럽 ‘더 카우치’의 설계를 의뢰하면서 친해졌어요.”(다퀴스)

베이시스트 프란스 판데르후번은 서울의 진취적인 기상과 재즈에 대한 높은 이해가 맘에 든다고 했다. “언젠가 제 세 아이들을 전부 데려와 서울을 꼭 보여주고 싶어요. 일단 이 가요 앨범을 전 세계에 발매하는 것부터 해보고요.”(판론)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네덜란드 그룹 유러피안 재즈 트리오#gloomy letter#광화문 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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