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SF 드라마… 엉성한 디테일 아쉬워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26일 03시 00분


코멘트

tvN ‘써클: 이어진 두 세계’

tvN 드라마 ‘써클: 이어진 두 세계’에서 2037년 열혈 형사인 김준혁(김강우). CJ E&M 제공
tvN 드라마 ‘써클: 이어진 두 세계’에서 2037년 열혈 형사인 김준혁(김강우). CJ E&M 제공
차라리 공상과학(SF)이란 타이틀을 뗐더라면 어땠을까.

22일 시작한 tvN 월화드라마 ‘써클: 이어진 두 세계’는 방영 전부터 기대가 컸다. 외계인과 미래세계라는, 한국에선 보기 드문 장르에 도전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드라마는 한 회가 반으로 나눠져 두 이야기가 함께 진행되는 독특한 방식을 선택했다. 2017년이 무대인 ‘Part1. 베타 프로젝트’에선 평범한 대학생 김우진(여진구)이 외계인과 얽힌 묘한 미스터리를 풀려 노력하고, 2037년을 그린 ‘Part2. 멋진 신세계’에서는 김준혁(김강우) 형사가 완벽해 보이던 미래도시에서 벌어진 연쇄 살인 사건을 뒤쫓는다.

하지만 신선한 도전에 박수만 치기엔 1, 2회가 공개된 뒤 자꾸만 손이 오그라든 걸 부인하기 어렵다. ‘SF 스릴러’라기엔 엉성해서다. 먼저 SF란 측면에서 보자. 할리우드 수준이야 첨부터 기대하진 않았다. 하지만 이런 장르는 설정이 자연스러워야 보는 맛이 산다. ‘써클’ 속 2037년은 생체 칩으로 인류의 감정을 통제하고 극심한 환경오염까지 제거한 ‘스마트 지구’를 지을 정도로 놀라운 과학 수준에 이르렀다. 근데 그런 곳에 미닫이문과 휘발유 자동차라니. 송도국제도시가 근사하긴 해도 너무 최첨단 미래도시라 우기는 것도 좀….

스릴러란 측면도 아쉽긴 매한가지. 2017년이건 2037년이건 스릴러는 결국 쫀득한 긴장감 속에서 시청자도 추리에 빠지게 만드는 게 관건이다. 근데 주야장천 때려대는 거창한 배경음악에 비해 딱히 흐름은 밋밋하다.

물론 ‘써클’은 이제 초반이다. 겨우 12부작에서 6분의 1만 공개됐다. 다음 주 어떤 모습을 보여주는가에 이 작품의 명운이 걸렸을지도 모르겠다. ★★☆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tvn 써클#김강우#공상과학 드라마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