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삶]‘바람의 파이터’ 최배달 아들 최광범씨

  • 입력 2004년 6월 8일 18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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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적인 무예의 달인 최영의씨의 아들 최광범씨는 “아버지는 적당한 두려움은 힘을 준다고 가르쳤다. 그 말씀이 항상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사진제공 무비앤아이
전설적인 무예의 달인 최영의씨의 아들 최광범씨는 “아버지는 적당한 두려움은 힘을 준다고 가르쳤다. 그 말씀이 항상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사진제공 무비앤아이
“아버지는 산(山) 같은 분이셨습니다. 곁에 있으면서도 그 존재의 크기를 느끼기 어려울 정도였죠.”

우리에겐 ‘최배달’이란 이름으로 유명한 ‘바람의 파이터’ 최영의(崔永宜·1922∼1994) 전 국제가라테연맹 총재의 아들 최광범(崔光範·30)씨는 부친을 이렇게 회상했다. 경기 고양시 관동대 명지병원의 정형외과 레지던트로 근무하고 있는 최씨는 현재 동생 광수(28) 광화씨(22)와 함께 7월 부친의 평전 ‘최배달’을 출간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그런가 하면 최근엔 부친의 활약상을 다룬 영화 ‘바람의 파이터’ 제작진의 자문에 응하기도 했다.

‘극진 가라테’의 창시자인 최 전 총재는 세계 최고의 무예 고수들과 100여차례 겨뤄 모두 승리를 거둔 것으로 알려진 전설적인 무술인.

“아버지를 그린 만화들을 봤느냐고요? 봤다 뿐이겠어요, 제가 모델도 했는데…. ‘바람의 파이터’ 작가 방학기 선생이 취재차 오면 아버지는 저를 불러 과거 당신의 포즈를 취하게 했습니다. 만화가는 저의 모습을 스케치하는 식이었죠.”

아버지가 요구하는 포즈를 취할 수 있었던 것은 그 자신이 격투기를 연마했기 때문. 노년의 아버지는 한국의 어린 아들들에게 ‘문무’를 겸하도록 지도해줬다.

“일본에도 살림이 있던 아버지는 국내에는 한달에 1주일 정도만 머무셨어요. 짧은 시간이었지만, 당신이 무술세계에서 체험한 삶의 철학을 들려주며 자식들과 많은 대화를 하기 위해 애쓰셨습니다. 아버지의 영향으로 3형제 모두 무예를 수련했죠.”

둘째 광수씨는 고교 때 킥복싱 신인왕전 2등을 차지하기도 한 현역 선수이지만 광범씨는 아버지의 뜻에 따라 고교 1학년 때 의학으로 관심을 돌려 관동대 의대를 졸업했다.

그는 “당장은 좋은 정형외과 의사가 되는 것이 꿈이고, 장기적으로는 스포츠의학 전문가가 되고 싶다”고 소망을 말했다.

“아버지의 강한 외면은 잘 알려져 있지만 그 경지에 오르기 위한 피나는 노력은 잘 모릅니다. 아버지의 인간적인 모습을 알리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싶습니다.”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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