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진 “주식 처분 오랫동안 준비… 넥슨과 더 큰 꿈 꾸는 중”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7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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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000억대 매각 이후 첫 표명
“잘할 수 있는 일에 애플처럼 베팅… 연예인과의 염문설 터무니없어”

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이 27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한국능률협회가 주최한 세미나에 강연자로 나서 주식 처분 배경을 밝히고 있다. 서귀포=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이 27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한국능률협회가 주최한 세미나에 강연자로 나서 주식 처분 배경을 밝히고 있다. 서귀포=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은 27일 “애플처럼 우리가 제일 잘할 수 있는 일에만 ‘올인(다걸기)’하려고 한다”며 “이전까지 시도했던 여러 도전 가운데 우리가 잘할 수 있는 데만 베팅하고 나머지는 모두 잘라내겠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이날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한국능률협회 하계 최고경영자 세미나에 강연자로 나서 삼성전자와 애플을 비교하며 “우리 전자산업계는 수천 가지 제품을 만들어 내지만 애플은 단 5개의 제품만으로 세계 시장을 제패했다”면서 이렇게 밝혔다.

그는 “넥슨에 나의 엔씨소프트 지분 일부를 매각한 건 오래전부터 준비해 온 일”이라며 “NXC의 김정주 대표와는 대학 시절부터 언젠가는 힘을 합쳐 더 큰 꿈을 꿔보자는 비전을 이야기해 왔다”고 말했다. 김 사장과 넥슨의 지주회사인 NXC의 김정주 대표는 각각 서울대 전자공학과 85학번과 컴퓨터공학과 86학번으로 공대 선후배 사이다. 이번 지분 매각은 두 사람이 함께 꿈을 실현하기 위한 과정 중 하나라는 것이다. 김 사장이 자신의 지분 14.7%를 넥슨에 매각한 후 공개 석상에서 의견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사장은 “우리는 넥슨의 해외 진출 노하우를 배울 것이고 최근 몇 년간 새 작품을 낸 적이 없는 넥슨엔 엔씨소프트의 꾸준한 개발 경험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분 매각으로 손에 쥔 현금 약 8000억 원에 대해 “구체적으로 돈을 쓸 계획이 생겨 주식을 판 건 아니었다”며 “앞으로 넥슨과 함께 재밌는 일을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한국 게임업계는 국내외 시장에서 큰 위기에 봉착했다”며 “‘디아블로3’ 등 미국 게임이 한국 시장을 빠르게 장악하면서 한국 업체들이 차지하던 매출 상위권을 이제 미국 업체들이 대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항간에는 내가 특정 연예인과 사귀고 내 아내는 야구선수와 만난다는 루머가 돌던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이어 “연예인과 스캔들이 나기엔 내 삶이 지나치게 밋밋하다. 내 (작은) 키로 그 연예인을 만나는 게 가능할까 싶다”며 웃었다. 이날 강연장에는 부인인 윤송이 엔씨소프트 부사장도 참석했다.

서귀포=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김택진#주식매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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