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승리하고 싶다면 144Hz를 써라, 벤큐 조위 XL2735 모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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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11월 4일 14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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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게이밍 기어라 말하는 제품은 일반적인 사무용 PC 주변기기와 달리 더 뛰어난 성능을 갖췄다. 내구도는 물론, 반복 입력 시에도 오류가 적으며 재빠른 게이머의 움직임을 PC로 전달하고, PC가 출력하는 정보를 놓치지 않고 그대로 표시해준다.

벤큐 조위 XL2735는 게임 애호가가 원하는 기능과 성능을 품은 게이밍 모니터다. 우선 화면 주사율은 최대 144Hz까지 지원한다. 화면 주사율이란 1초에 화면을 몇 번이나 그릴 수 있는지 나타내는 수치로, 이 수치가 높을수록 화면을 더 부드럽게 표시할 수 있다. 예를 들어보자.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모니터는 보통 60Hz다. 이 말은 움직이는 장면을 1초간 표시할 때 이를 60번으로 나눠서 보여준다는 의미다. 144Hz는 1초 동안 144번으로 나눠서 보여주기 때문에 두 배 이상 부드럽게 표시할 수 있다.

벤큐 조위 XL2735(출처=IT동아)
벤큐 조위 XL2735(출처=IT동아)

안타깝지만 이러한 차이를 리뷰를 통해 보여주기는 어렵다. 일반적인 디지털 카메라나 캠코더로 동영상을 촬영하면 보통 초당 60장의 장면을 녹화하기 때문에, 144Hz 모니터에 표시되는 모습을 담기 어렵다. 하지만 눈으로 보면 확실히 차이가 느껴진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마우스의 움직임이다. 바탕화면에서 마우스를 움직여보면 마우스 잔상 개수가 더 많이 보인다. 일반 60Hz 모니터에서는 이 잔상이 5~6개 정도로 보이는 반면, 144Hz에서는 두 배 이상인 13개 정도로 보인다. 같은 시간에 표시할 수 있는 화면 수가 훨씬 많기 때문이다. 이러한 차이 덕분에 화면이 빠르게 움직이는 게임, 특히 오버워치 같은 하이퍼 FPS나 포르자 호라이즌3 같은 최대 화면 표시 수 제한이 없는 게임을 구동하기 적절하다.

144Hz 주사율을 지원한다(출처=IT동아)
144Hz 주사율을 지원한다(출처=IT동아)

테어링 현상도 줄일 수 있다. 테어링 현상이란 그래픽카드의 성능과 모니터의 주사율 차이 때문에 화면이 어긋나는 현상을 말한다. 예를 들어 그래픽카드에서는 게임을 초당 120프레임으로 구동하고 있는데, 모니터가 표시할 수 있는 성능은 60Hz에 그친다고 하자. 모니터는 화면을 위에서부터 한 줄씩 순서대로 그리면서 표시하기 때문에 모니터 출력보다 그래픽카드의 입력 속도가 더 빠르다면 모든 화면을 그리기 전에 이미 다음 화면을 위에서부터 그리기 시작한다. 이 때문에 화면이 어긋나는 것처럼 보이며, 장면을 빠르게 전환하는 FPS 등의 게임에서 자주 발생한다.

테어링 현상이 나타나면 사진처럼 화면이 어긋난다(출처=IT동아)
테어링 현상이 나타나면 사진처럼 화면이 어긋난다(출처=IT동아)

일반적으로 이러한 현상을 막기 위해서는 수직동기화라는 기능을 이용한다. 수직동기화는 그래픽카드의 성능을 강제로 낮춰 화면 주사율과 같게 만든다. 이에 따라 게임 전체 구동 성능이 느려지며 입력 지연 현상까지 발생할 수도 있다. FPS 같은 장르를 즐기는 사람이 테어링 현상을 감수하더라도 수직동기화 기능을 끄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지만 화면 주사율이 144Hz라면 테어링 현상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그래픽카드가 보내주는 정보를 일반 모니터보다 더 빠른 속도로 화면에 그릴 수 있기 때문에 수직동기화 기능을 켜지 않더라도 테어링 현상을 줄일 수 있다.

게임 내 수직동기화 기능(출처=IT동아)
게임 내 수직동기화 기능(출처=IT동아)

실제 게임을 구동해보니 이러한 차이를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우선 실행해본 게임은 워프레임이다. 게임 내에서 화면 표시 수 제한을 해제했고 초당 화면 표시 수는 100프레임 정도로 유지됐다. 평소 사용하던 모니터라면 테어링 현상이 일어났겠지만, 화면을 빠르게 움직여도 이러한 현상을 볼 수 없었다. 특히 캐릭터 자체가 다양한 방향으로 빠르게 움직이는 3D 게임인 만큼 캐릭터 움직임을 더 부드럽고 끊김 없이 보여줬다. 다음으로 실행해본 월드 오브 탱크의 경우 움직임 자체가 그리 빠른 게임이 아니라 144Hz의 이점을 크게 누리지는 못했다. 하지만 화면을 빠르게 움직일 때 배경이나 건물, 나무 등의 오브젝트에서 나타날 수 있는 테어링 현상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

게임을 실행한 모습(출처=IT동아)
게임을 실행한 모습(출처=IT동아)

조위 XL2735의 144Hz 주사율을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서 PC와 연결하는 케이블은 일부 제한된다. 우선 널리 쓰이는 DVI의 경우 일반적인 싱글링크 DVI로는 화면 기본 해상도인 QHD도 제대로 표현할 수 없다. 최소한 QHD를 맞추기 위해서는 듀얼링크 DVI를 사용해야 하는데, 이마져도 144Hz를 지원하지 않는다.

싱글링크 DVI와 듀얼링크 DVI(출처=IT동아)
싱글링크 DVI와 듀얼링크 DVI(출처=IT동아)

HDMI 1.4 역시 QHD 해상도로 표시할 수는 있지만, 화면 주사율은 60Hz로 제한된다. 따라서 조위 XL2735에서 QHD 해상도로 144Hz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기본 포함된 DP 케이블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좋다. 참고로 듀얼 모니터를 사용할 경우 둘 중 주사율이 낮은 모니터를 기준으로 최대 주사율이 고정된다. 즉 일반 60Hz 모니터와 함께 연결해 사용하면 144Hz로 표시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결론은 DP 케이블을 이용해 XL2735 하나만 두고 사용하는 것이 최선이다.

DP 케이블(출처=IT동아)
DP 케이블(출처=IT동아)

144Hz의 주사율 외에도 FPS 게임을 위한 DyAc(Dynamic Accuracy) 기술도 적용했다. FPS 게임은 장르 특성상 화면을 좌우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일반적인 모니터에서는 역잔상이 생기기도 한다. DyAc 기술은 이러한 역잔상을 줄여 마우스를 과도하게 움직여도 잔상 없는 화면을 유지해줘, 사용자가 적을 정확히 노릴 수 있게 해준다(관련 영상: https://youtu.be/Y15x0jIXsH8).

DyAc를 적용한 XL2735와 이를 적용하지 않은 XL2730(출처=벤큐)
DyAc를 적용한 XL2735와 이를 적용하지 않은 XL2730(출처=벤큐)

앞서 말한 것처럼 화면 해상도는 QHD며, LCD 패널은 TN패널을 사용했다. TN패널을 통해 모니터 응답 속도를 1ms(1/1000초)로 줄이고 잔상을 줄였다. 이러한 특징 역시 화면이 빠르게 움직이는 FPS 게임에서 유용하다. TN 패널임에도 불구하고 색상은 비교적 좋은 편이다. 보통 TN패널은 색상이 조금 탁해 '물 빠진 듯한' 느낌을 주지만, 조위 XL2735는 이런 느낌이 적다(물론 전문가용 모니터와 비교하면 탁하다).

벤큐 조위 XL2735의 색감(출처=IT동아)
벤큐 조위 XL2735의 색감(출처=IT동아)

각 사용 환경에 맞는 색상 모드도 OSD를 통해 제공한다. 감마값을 조절해 게임 내에서 어두운 지역을 잘보이게 해주거나 색상 구분을 명확하게 해주 FPS, RTS, 영화(MOVIE), 일반(STANDARD) 등 여러 모드를 제공하며, 원한다면 사용자 설정도 최대 3개까지 등록해 사용할 수 있다.

조위 XL2735의 스탠드는 최대 4가지 동작을 지원한다. 화면 기울기 조절인 틸트, 좌우 회전인 스위블, 높낮이 조절인 엘레베이션, 시계방향으로 화면 자체를 회전하는 피벗 등이다. 이러한 조절 기능을 통해 사용자 눈높이나 자세에 맞춰 모니터 각도를 변경할 수 있어, 허리나 목의 피로를 줄일 수 있다. 모니터와 스탠드는 별도의 분해/조립 도구 없이 연결할 수 있다. 받침대와 스탠드 손잡이가 달린 나사로 쉽게 연결할 수 있으며, 스탠드와 모니터 역시 버튼 탈착 방식을 채택해 나사와 공구 없이도 모니터를 설치할 수 있다.

틸트, 스위블, 엘리베이션, 피벗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출처=IT동아)
틸트, 스위블, 엘리베이션, 피벗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출처=IT동아)

OSD 조작을 위한 리모컨도 제공한다. 모니터에 있는 USB 미니B 단자에 이 리모컨을 연결하면 화면에 부착된 버튼을 누르지 않고도 각종 설정을 쉽게 변경할 수 있다. 특히 마우스처럼 스크롤 휠을 갖춰, 원하는 설정 항목을 찾기 위해서 같은 버튼을 반복적으로 누르는 일도 줄일 수 있다.

OSD 리모컨(출처=IT동아)
OSD 리모컨(출처=IT동아)

이 리모컨의 가장 큰 장점은 리모컨 내부 메모리에 최대 3개의 사용자 설정을 지정할 수 있는 점이다. 이 리모컨을 다른 XL2735에 연결하고, 하단에 있는 사용자 설정 버튼을 누르면 자신의 모니터가 아니더라도 이 설정을 즉시 사용할 수 있다.

조위 XL2735에는 외형적인 부분에서도 게이머를 위한 여러 부가기능을 갖췄다. 우선 모니터 양측면에 부착하는 차양판이다. 모니터 양쪽에 날개처럼 생긴 두 개의 차양판을 달 수 있는데, 이를 통해 모니터 주변의 잡스러운 것들을 가려줘, 사용자가 화면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해준다. 마치 경주마가 주변 시야를 차단하고 달리는 방향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눈가리개를 하는 것과 같다. 차양판은 접고 펼 수 있기 때문에 필요 없다면 뒤로 완전히 넘겨버리거나 나사를 풀어 분리하면 된다.

양쪽 옆에 날개 모양의 차양판이 있다(출처=IT동아)
양쪽 옆에 날개 모양의 차양판이 있다(출처=IT동아)

모니터 측면 뒤쪽에는 헤드폰을 걸 수 있는 막대도 있다. 버튼 방식으로 누르면 막대가 튀어나오며, 만약 사용하지 않는다면 다시 밀어넣으면 된다. DP나 HDMI 등으로 연결했을 경우 모니터 측면에 있는 오디오 입/출력 단자에 헤드폰을 연결하고, 헤드폰을 여기에 걸어 보관하면 되겠다.

헤드폰 거치대(출처=IT동아)
헤드폰 거치대(출처=IT동아)

모니터가 움직이는 부분에는 각도와 방향을 표시해주는 빨간 화살표가 있다. 이를 보면서 자신에게 맞는 높이와 각도를 선택할 수 있고, 스탠드 상단에 있는 손잡이를 이용하면 모니터를 쉽게 옮길 수도 있다. 자신의 모니터를 직접 휴대하는 프로 게이머라면 이 기능이 유용할 듯하다. 참고로 모니터 운반 시 화면이 긁히지 않도록 포장할 수 있는 PVC 커버도 기본 제공한다.
모니터 스탠드에는 손잡이가 있다

(출처=IT동아)
(출처=IT동아)

PVC 커버를 씌운 모습(출처=IT동아)
PVC 커버를 씌운 모습(출처=IT동아)

조위 XL2735는 게임 애호가는 물론 게임을 전문적으로 하는 프로 게이머에게도 어울리는 제품이다. 우월한 성능과 기능을 갖춘 만큼 가격도 '프로급'이다. 2016년 11월 초 기준으로 가격은 약 77만 원 정도다. 자신의 게임 실력을 하드웨어가 따라오지 못 한다고 느끼는 사람이라면 고려해볼 만한 제품이다.

동아닷컴 IT전문 이상우 기자 lswoo@donga.com

※ 리뷰를 의뢰하려는 기업은 desk@itdonga.com으로 연락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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