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한국시각)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F조 2차전에서 크로아티아 대표팀과 맞붙은 캐나다 대표팀의 골키퍼가 언어폭력을 당했다고 밝혔다.
이날 경기에서 크로아티아는 4-1로 승리를 거뒀고 캐나다는 조별리그 탈락을 확정 지었다. 크로아티아는 대승을 거뒀지만 일부 관중은 캐나다의 골키퍼 밀란 보르얀을 향해 욕설을 퍼부었다.
관중 일부는 그를 향해 2차 세계대전 당시 수십만 명을 학살한 크로아티아의 반유고슬라비아 분리주의 운동조직인 ‘우스타샤(Ustasha)’라고 소리쳤으며 아내를 향한 욕설도 서슴지 않았다. 또 한 관중은 캐나다 골대 뒤에서 ‘크닌(KNIN) 95. 보르얀처럼 빨리 도망치는 사람은 없다’는 현수막을 들어 올렸다.
크로아티아 시베니크크닌 주에 있는 크닌은 보르얀의 고향이다. 그는 만 7살이던 1995년 유고슬라비아 전쟁을 피하기 위해 부모님과 함께 크로아티아를 떠났다.
이후 세르비아 수도 베오그라드에 정착한 보르얀의 가족은 2000년 캐나다 온타리오주 해밀턴으로 이주했고 이곳에서 보르얀은 축구 선수로 성장했다.
남미 프로축구 리그에서 주로 뛰던 보르얀은 2009년 세르비아 리그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대표팀은 캐나다를 선택했으며 2010년 대표팀에 처음 승선한 이후 주전 골키퍼로 70경기에 나섰다.
일부 크로아티아 팬들은 보르얀을 향해 배신자라고 비난하고 있다. 그가 크로아티아와 군비 경쟁을 벌이고 있는 세르비아의 프로리그에서 뛰고 있으며 조국을 저버리고 캐나다 대표팀을 선택했다는 것이 그 이유다.
크로아티아 언론 ‘주탄지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경기가 끝난 후 취재진과 만난 보르얀은 욕설이 담긴 수많은 문자메시지와 전화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직접 자신의 휴대전화를 취재진에게 보여줬는데 당장 확인이 가능한 것만 2056건에 달했다고 한다.
그는 자신을 향해 욕설을 한 관중들을 향해 ‘야만인’이라며 “그들이 어떤 종류의 사람인지 보여준다. 할 말이 없다”고 비판했다. 다만 그는 크로아티아 대표팀 선수들과는 아무 문제가 없다며 “월드컵 동안 그들이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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