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 의혹’ 쌍방울 전 회장 최측근 귀국…검찰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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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9월 20일 17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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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 쌍방울그룹 본사. 뉴스1
서울 용산구 쌍방울그룹 본사. 뉴스1
검찰이 쌍방울그룹 횡령·배임 의혹 핵심 인물인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의 측근 신병을 확보해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영남)는 전날 오전 쌍방울그룹 계열사 전 대표이사 A 씨를 인천공항에서 체포해 이틀째 조사 중이다.

앞서 A 씨는 검찰의 쌍방울그룹 수사가 본격화됐던 지난 5월경 해외로 출국해 프랑스에 체류 중이었다. 검찰은 지난달 말 A 씨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인터폴 적색수배를 요청했다. A 씨는 이후 자진 귀국 의사를 밝혀온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A 씨를 상대로 쌍방울그룹 횡령·배임 의혹 사건에 어느 정도 관여했는지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조사를 마치는 대로 A 씨에 대해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할 방침이다.

A 씨의 신병을 확보하면서 김 전 회장의 신병 확보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김 전 회장은 지난 5월 말 싱가포르로 출국한 뒤 태국으로 옮겨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쌍방울그룹을 대상으로 횡령 및 배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수사 중이다. 금융정보분석원(FIU)으로부터 쌍방울의 수상한 자금 흐름 자료를 전달받아 쌍방울이 2020년 발행한 45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매각 과정을 비롯한 계열사 간 자금 흐름 관계를 면밀히 살피고 있다. 검찰은 100억 원 안팎의 돈을 쌍방울 경영진이 횡령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쌍방울의 수상한 자금 흐름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과의 연관성을 조사하고 있다.

변호사비 대납 의혹은 이 대표가 경기지사이던 2018년 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받을 당시 쌍방울이 CB 등을 활용해 이 대표의 변호사비 20억 원을 대신 내줬다는 의혹이다. 이 대표는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변호사비로 2억8000만 원을 지출했다”고 밝혔으나, 쌍방울그룹이 이 대표의 변호를 맡았던 이태형 변호사에게 현금 3억 원과 CB 20억 원가량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시민단체 ‘깨어있는 시민연대당’은 이 대표를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수원지검 공공수사부(부장검사 정원두)는 지난 8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내리면서도 “쌍방울의 일부 CB에서 편법 발행, 유통 등 횡령·배임, 자금 세탁이 의심되는 정황이 확인됐다. (이 대표의 변호를 맡았던) 이태형, 나승철 변호사와 쌍방울의 관계에 비춰 보면 변호사비 대납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두 변호사가 이 대표 사건을 수임한 뒤 경기도청 자문변호사 및 쌍방울 사외이사로 지내면서 각종 자문료, 소송수임료, 사외이사 급여 등을 받아 갔는데 이 금액이 변호사비 명목으로 지급됐을 가능성도 있다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검찰은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와 별개로 쌍방울의 수상한 자금 흐름과 관련한 수사를 이어가며 변호사비 대납 의혹에 대해 계속 규명할 방침이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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