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도둑들’에 나온 홍콩 명물 ‘점보 수상식당’ 바닷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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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6월 22일 11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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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007시리즈, 도둑들 등의 배경으로 등장하는 홍콩의 명물 ‘점보 수상 식당’이 수심 1000m 바닷속으로 가라앉았다.

2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의 대표명소이자 랜드마크로 여겨졌던 거대 수상 레스토랑 ‘점보’가 지난 19일(현지시간) 남중국해에서 침몰했다.

예인선에 이끌려 정박지를 옮겨가다가 침몰한 것이다. 이 소식은 다음날이 돼서야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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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6년 마카오 카지노 재벌 스탠리 호가 중국 황궁을 본떠 만든 점보는 길이가 76m에 달하는 플로팅 레스토랑이다. 3층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최대 2300명을 수용할 수 있다.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배우 톰 크루즈, 주윤발 등을 포함해 46년 동안 전 세계에서 많은 관광객이 이 명소를 찾았다. 영화 ‘007’ 시리즈와 국내 1000만 관객 영화 ‘도둑들’ 촬영지로도 쓰였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2020년 3월 영업을 중단했다. 식당이 문을 닫았음에도 불구하고 배의 유지 보수로 누적 적자가 점점 불어나자 지난달 30일 폐업을 최종 선언한 뒤 동남아로 이동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14일 점보가 예인선에 끌려 홍콩을 떠나던 날 많은 시민들이 나와 배웅했다. 운영기업은 동남아 지역에 정박할 곳을 찾았으나 정확한 위치는 밝힐 수 없다고 했다.

안타깝게도 목적지에 도착하기 전 46년 역사를 마감했다. 지난 18일 남중국해의 파라셀 군도를 지나다가 악조건에 부딪혀 배 안으로 물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예인회사가 문제를 해결하려 안간힘을 썼지만 배는 기울기 시작했고, 결국 19일 전복되고 말았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침몰 현장의 수심이 1000m가 넘어 인양이 어려운 상태다. 점보의 모회사인 홍콩자음식기업은 성명을 통해 “인양 작업이 어렵다. 매우 슬프다”고 전했다.

많은 홍콩 시민들은 “홍콩의 상징이 사라졌다”, “점보의 침몰이 마치 홍콩의 흥망성쇠를 의미하는 것 같다”며 심란해한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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