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박범계, 尹공약 반대… 무례” 업무보고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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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3월 24일 09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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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범계 법무부 장관. 사진공동취재단
박범계 법무부 장관. 사진공동취재단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무사법행정분과는 24일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공약인 ‘법무부 장관 수사지휘권 폐지’에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혔다며 법무부 업무보고를 전격 유예했다.

분과 인수위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오늘 오전에 예정돼 있던 법무부 업무보고는 무의미하다고 판단하고 서로 냉각기를 갖고 숙려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이른 시간에 법무부에 업무보고 일정의 유예를 통지했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에 대해서 40여일 후에 정권교체로 퇴임할 장관이 부처 업무보고를 하루 앞두고 정면으로 반대하는 처사는 무례하고 이해할 수 없다”며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했다.

인수위원들은 “검찰청법 제8조에 규정된 법무부 장관의 구체적 사건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폐지한다는 공약은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검찰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강화하려는 윤 당선인의 철학과 의지가 담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윤 당선인의 법무부 장관 수사지휘권 폐지 공약은 청와대와 여당이 법무부 장관을 매개로 검찰 수사에 개입하는 통로를 차단함으로써 국민을 위해 검찰이 살아있는 권력도 성역 없이 수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검찰의 예산 편성권 부여 공약 또한 검찰에 대한 국회의 민주적, 직접적 통제 장치를 마련해 검찰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강화하겠다는 윤 당선인의 의지 표명”이라고 덧붙였다.

인수위원들은 박 장관을 향해 “윤 당선인의 진의를 왜곡했다”며 “우리는 이 사태의 엄중함을 국민께 설명드리고 이러한 사태가 반복되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앞서 박 장관은 전날 약식 기자간담회를 통해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은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 책임행정 원리에 입각해 있다. 아직 수사지휘권이 필요하다는 입장은 여전하다”며 윤 당선인의 공약에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을 어떻게 담보할 것인가가 더 중요한 문제”라고 했다.

이어 특수활동비 등 예산 집행의 투명성이 담보된다면 검찰의 편성권에 독립성을 부여할 수 있다면서도 “이는 입법이 필요한 사안이라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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