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靑 안 쓸거면 우리가…” 국민의힘 “자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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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3월 17일 15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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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 청와대사진기자단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 청와대사진기자단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17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 집무실 이전 추진을 두고 “여기(청와대) 안 쓸 거면 우리가 그냥 쓰면 안 되나 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조롱과 비아냥의 탁 비서관은 마지막이라도 책임과 진중함을 보여달라”고 반발했다.

탁 비서관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청와대를) 좋은 사람들과 모여서 잘 관리할 테니”라며 “이미 설치해 운영하고 보강해온 수백억 원의 각종 시설이 아깝고, 해방 이후부터 지금까지 있었던 수많은 역사, 그리고 각종 국빈행사의 격조는 어쩌지”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노태우 전 대통령 때부터 일한 정원 담당 아저씨, 늘 따뜻한 밥을 해주던 식당 직원, 책에도 안 나오는 수많은 이야기를 구술해 주던 시설관리 담당 아무개 선생님, 겨우내 출몰하던 고양이도 모두 그리워질 것”이라고 했다.

탁 비서관은 “청와대가 사람들의 관심과 가보고 싶은 공간인 이유는 거기 대통령이 있기 때문”이라며 “일전에 (대통령 휴양지인) ‘저도’를 반환했을 때 관심이 많았지만, 결국 관심이 사라지고 사람이 별로 찾지 않는 공간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이 창경궁을 동물원으로 만들었을 때도 ‘신민’들에게 돌려준다고 했었다”고 덧붙였다. 윤 당선인을 1909년 당시 일제 통감부에, 국민을 왕정 체제의 신민에 각각 비유한 셈이다.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 사진공동취재단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 사진공동취재단
이와 관련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즉각 논평을 내고 “폐쇄적이었던 청와대를 국민께 돌려드리겠다는 당선인을 일본에, 국민을 왕정 시대의 신민으로 비유한 것은 대한민국 국민 모두에 대한 모욕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허 수석대변인은 “5년 전 ‘광화문 시대’를 열겠다며 ‘집무실을 광화문 청사로 옮기겠다’, ‘구중궁궐 같은 청와대를 나오겠다’던 문재인 대통령에게는 뭐라 말할 텐가”라며 “자신들이 하면 옳은 일이고 다른 이들이 하면 어떻게든 생채기를 내고 싶은 ‘내로남불 DNA’를 버리지 못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임기를 불과 두 달도 남기지 않은 시점까지 특유의 조롱과 비아냥으로 일관하는 탁 비서관의 행태에 유감을 표한다”며 “탁 비서관의 인식이 청와대 참모진 모두의 것이 아니기 바라고, 남은 두 달 부디 자중하며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며 정권 이양에 흐트러짐 없도록 해주길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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