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검침원 방문 후 반려견 실종”…알고보니 견주의 자작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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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1월 13일 13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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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주 “찾고 싶은 마음에…지어냈다”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게티이미지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게티이미지
가스 검침원을 사칭한 신원 미상의 남성이 집을 방문한 뒤 키우던 반려견이 사라졌다는 이른바 ‘가스 검침원 반려견 실종’ 사건이 알고보니 견주의 자작극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한 견주 A 씨가 집을 비운 사이 반려견이 없어졌다며 중간에 방문한 가스 검참원을 범인으로 몰았다. 검참원에게 집 비밀번호를 알려줘 A 씨가 집을 비운 사이에 이 같은 소행이 벌어진 것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A 씨는 “건물 CCTV를 확인해 본 결과 검침원이 딸과 함께 와 반려견을 데리고 나갔다”며 “1층으로 갔을 때 강아지를 놓친 것 같다”고 했다. 또 검침원에게 사실관계를 따져 묻자 그제야 상대방이 진실을 털어놨다며 “처벌은 강아지를 찾은 뒤에 결정하기로 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후 A 씨는 반려견을 찾았다는 소식과 함께 자택에 침입한 사람이 검침원을 사칭한 신원 미상의 인물이었다는 새로운 글을 올렸다. 사칭범이 집 앞에 놓인 택배 송장을 통해 전화번호를 알아냈고, 검침원이라는 거짓말을 해 비밀번호를 알아냈다는 것이다.

하지만 진실은 견주 A 씨의 주장과 달랐다.

지난 12일 SBS 시사프로그램 ‘궁금한이야기Y’가 이 사건을 다루며 A 씨와 통화했다는 도시가스 측 관계자의 발언을 공개했다. 앞서 A 씨의 글이 일파만파 퍼지면서 해당 도시가스 측에 항의 전화가 쇄도했고 이후 양측이 대화를 나눈 것으로 보인다.

관계자는 “A 씨에게 전화를 받았다”며 “강아지를 잃어버린 건 맞는데 찾고 싶은 마음에 시나리오를 적은 것이다. 경찰서 얘기, CCTV 얘기하며 자기가 지어냈다고 하더라”고 했다. 그러면서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우리 안전매니저에게도 울고 그랬다더라”고 덧붙였다.

앞서 누리꾼들은 검침원이 주인이 없는 집에 들어가 검침을 하고 딸과 함께 와서 반려견을 데리고 나갔다는 사연에 공분했으나, A 씨가 CCTV 화면 등 사실 여부를 확인시킬 만한 어떤 증거도 내놓지 못하자 ‘자작극’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한편 A 씨는 방송 제작진의 취재 요구에도 “사소한 것까지 일일이 대답을 해야 하느냐”며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그가 올렸던 글과 인스타그램 계정은 삭제된 상태다.

한지혜 동아닷컴 기자 onewisd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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