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가다 사고낸 아이엄마 안아준 여성 “저도 모르게…”(영상)

  • 동아닷컴
  • 입력 2021년 11월 9일 11시 12분


코멘트

“장거리 운전하는 저희 딸 생각이 났다”

자동차 전문 커뮤니티 보배드림
자동차 전문 커뮤니티 보배드림
접촉사고를 당한 여성이 사고를 내고 당황해하는 20대 여성을 꼭 껴안으며 달래주는 영상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해 누리꾼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줬다.

사고를 당한 여성은 “사고가 나면 서로가 찡그리는 얼굴을 하는 모습이 싫었다”며 딸 뻘인 20대 여성을 달래준 이유를 설명했다.

“접촉사고 내고 당황한 아내 챙겨주시고 ‘본인은 괜찮다’고”
이달 5일 자동차 전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상대 차주 분께 다시 한번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게시물에 담긴 블랙박스 영상에서 접촉사고를 당한 여성 홍영숙 씨는 사고를 내고 당황해하는 20대 여성을 안으며 달래줬다. 이 영상은 다른 커뮤니티로 확산하며 9일까지 화제를 모았다.

보배드림에 블랙박스 영상을 올린 누리꾼이자 20대 여성의 남편인 A 씨는 당시 상황에 대해 “둘째 아이가 고열이 심해 아내가 혼자 응급실을 가던 중이었다”며 “병원에 가던 도중 급하게 차선을 변경하다가 저희 쪽 과실로 사고가 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상대방 차주 분(홍 씨)께서도 출근길이라 바쁘셨을 텐데, 당황한 아내부터 챙겨주시고 ‘본인은 괜찮다’고, ‘아이를 데리고 빨리 병원을 먼저 가라’고 하셨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영상 속에서 상대 차주 분(홍 씨)이 당황한 아내를 안아주시고 걱정해주는 모습을 보고 눈물이 났다”며 “저도 상대방을 먼저 배려할 수 있는 운전자가 되겠다”고 밝혔다.


“사고 나면 찡그리는 얼굴을 하는 모습이 싫었다”
홍 씨는 8일 MBC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과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에 대해 “운전을 하고 가는데, ‘쿵’ 소리가 나더라. 그래서 차에서 내렸는데 젊은 엄마가 부들부들 떨면서 울먹이며 서 있더라”며 “‘애기가 고열이 나서 응급실 가는 중에 사고가 났다’고 계속 ‘죄송하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순간 사고보다는 애기 엄마를 빨리 진정시켜서 응급실로 보내는 게 순서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래서 꼭 껴안고 다독이면서 ‘저는 괜찮으니 애기부터 빨리 응급실로 데리고 가라’고, ‘엄마가 정신을 바짝 차려야지 운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20대 여성을 달래준 이유에 대해선 “저희 딸이 매일 아침 운전을 하는데, 항상 장거리 운전을 한다”며 “사고라는 생각보다는 딸 생각이 먼저 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저희 식구들은 그냥 담담하다”며 자신의 행동은 당연한 일이라고 했다.

홍 씨는 “사고가 나면 서로가 찡그리는 얼굴을 하는 그 모습이 싫었다”며 “(사고) 순간 여성 분을 보며 너무 마음이 아팠다. 아무 생각 없이 그냥 저도 모르게 그렇게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