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혜영 “김종철 고소 안한건 피해소명 고통 겪고 싶지 않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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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월 31일 09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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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영 정의당 의원. 동아일보DB.
장혜영 정의당 의원. 동아일보DB.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김종철 전 대표로부터 성추행을 당하고 고소하지 않은 이유가 “피해회복에 필요하지 않았고 정의당에 대한 신뢰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장 의원은 30일 KBS 9시 뉴스에 출연해 “형사고소란 절차는 성범죄에 있어서 피해자들이 자신의 권리를 회복하고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명확한 하나의 수단”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을 통해 공동체적인 해결 방식을 선택할 수 있었던 것은 내가 정의당에 대한 신뢰가 있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장 의원은 “내 선택에 대해 당은 책임감을 갖고 응답해줬다고 생각한다”며 “가해자는 가해사실을 인정했고 이에 대해 사과했고 당은 당이 내릴 수 있는 가장 엄중한 제명조치를 내렸다”고 덧붙였다.

장 의원은 “공인으로서 책무를 생각할 때 가해자를 명확히 형사 고발해 법적 책임을 지게 하는 게 도리라는 것을 알고 있으며 공감하고 있다”며 “하지만 내 일상을 회복하는 길에 있어서 형사고소를 진행할 경우 내게 가져다 줄 여러 고통과 쏟아질 2차 가해 등을 더불어 내가 당한 피해를 소명하고 설명하는 절차와 재판과정에서 겪어야 할 고통을 겪고 싶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 시민단체가 26일 김 전 대표를 성추행 혐의로 경찰에 고발한 것과 관련해 장 의원은 “진행하는 과정에 있어서 피해자 의사를 존중하지 않고 이뤄진다면, 그게 과연 피해자를 존중하는, 성범죄를 없앤다는 노력의 진정한 일환인가”라고 비판했다.

장 의원은 “이 부분에 대해서 저는 다시 한 번 명확하게 제 의사를 존중하지 않은 행동에 대해 유감을 표하고 싶다”고 전했다.

성추행 사실 공개를 결심한 계기에 대해서는 “공당 대표가 저지른 성추행 문제를 해결하는 길에 있고 비공개로 해결하는 방법은 아무리 고민해봐도 상상할 수 없는 것이었다”며 “한 사람의 피해자이며 동시에 대한민국의 국회의원이란 점이 굉장히, 피해자인 저를 숨기면서 의원으로서 제가 갖고 있는 소명을 다 할 수 있는 길이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장 의원은 “가해자들이 어디서 실패하는가에 주목해야 한다”며 “많은 사람들이 피해자는 피해자다운 모습이 정해져 있고, 가해자는 어떤 사람만 그런 것을 저지르고, 어떤 사람은 절대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하는데 그건 성폭력에 대해 우리가 가진 하나의 편견”이라고 지적했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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