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눈에 화살 쏴 실명시킨 초등생…“2억 3200만원 배상”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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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월 12일 12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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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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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쏜 장난감 화살에 맞아 실명한 A군(당시 12세) 사건에 대해 법원이 “가해 학생의 부모와 지도를 소홀히 한 학교(교사)에게 공동 책임이 있다”며 2억 3200만 원의 배상 판결을 내렸다.

12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대구고법 민사2부(부장 이재희)는 A군 측이 가해자 B군의 부모와 경북도교육청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교사의 책임이 없다’고 주장한 경북도교육청의 항소를 최근 기각했다.

경북도교육청은 항소심 판결 후 상고하지 않아 이 판결이 확정됐다.

사건은 2017년 경기도의 한 유스호스텔에서 발생했다. 당시 경북 영주의 한 초등학교에 다니던 A군과 B군은 수학여행에서 같은 방을 배정받았다. 새벽 1시경 B군은 장난감으로 구매한 화살을 꺼내 화살촉에 붙은 고무패킹을 제거한 뒤 교사 몰래 가져온 칼로 화살촉의 끝부분을 날카롭게 깎았다.

B군은 화살의 방향을 A군에게 돌렸고 이에 A군은 베개로 방어했다. 주변 동급생들이 다친다며 말렸지만 B군은 계속해서 A군에게 화살을 겨냥했다. A군이 잠깐 베개를 내리자 B군은 화살을 쏴 A군의 좌측 눈을 맞혔다.

눈을 심하게 다친 A군은 즉시 병원으로 후송됐다. 여러 차례 수술을 받았지만 결국 왼쪽 눈은 실명 판정을 받았다. 학폭위 조사 결과, B군의 행위는 고의성이 인정되어 전학 조치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14살 미만의 촉법소년이어서 법적인 처벌은 받지 않았다.

사건에 대해 2019년 대구지법 1심 재판부는 “가해 학생과 경북도교육청이 A군에게 치료비 등 손해배상금 2억 2700만 원과 위자료 5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당시 재판부는 “초등학교 고학년 수학여행에서 예측할 수 있는 사고인데 담당교사가 지도·감독 의무를 소홀히 해 사건이 발생했고, 가해 학생의 부모는 이런 사건이 벌어지지 않도록 자녀를 교육할 의무가 있다”며 교사가 소속된 경북도교육청과 가해 학생 부모 모두 사건에 대한 공동책임이 있다는 것을 판시했다.

김혜린 동아닷컴 기자 sinnala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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