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으로 얼굴 만지지 말라”면서 본인도 실수…‘웃픈 현실’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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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3월 6일 15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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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말을 따르되, 내 행동은 따르지 마라(Do as I say, not as I do)”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수칙을 두고 미국에서 공유되는 웃지 못할 속담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5일(현지시간) 홈페이지와 유튜브에 많은 보건 당국자와 정치인들이 공식성상에서 “손으로 얼굴을 만지지 말라”고 말하면서 본인도 얼굴을 만지는 모습을 편집한 영상을 올렸다.

이 영상들은 미국 소셜미디어(SNS)에서 빠르게 공유되고 있다.

특히 캘리포니아 샌타크랠라 카운티 보건 책임자 세러 코디는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에서 손가락에 침을 묻히며 발표문을 넘겨 빈축을 샀다. “손으로 얼굴을 만지지 말라. 당신이 입과 코와 눈을 만질 때 바이러스가 전파되기 때문이다”고 말한 직후였다.

같은 내용을 언급한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로버트 레드필드 국장도 회의 도중 손으로 코를 비비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스 하원의원도 인터뷰에서 “손을 잘 씻고 얼굴을 만지지 말라”면서 코와 얼굴을 만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예외는 아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CDC로부터 예방수칙 브리핑을 받은 뒤 “나는 몇 주 동안 얼굴을 만진 적이 없다. 얼굴을 만지는 것이 그립다”고 장담했다. 그러자 네티즌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며칠간 얼굴을 여러 번 만지는 모습을 포착해 SNS에 공유하기 시작했다.

이 외에도 많은 미국 정치인과 관료들이 공식석상에서 같은 말을 내뱉으면서 동시에 실수를 하는 영상이 공유되고 있다.

폭스뉴스는 5일 “내 말을 따르되 내 행동은 따르지 마라(Do as I say, not as I do)”는 영어 속담을 인용해 이 같은 현실을 꼬집었다.

폭스뉴스는 “감염관리 및 전염병학 전문가 협회(APIC)에 따르면, 사람들은 평균적으로 1시간에 23번 정도 얼굴을 만진다”고 소개했다.

손을 얼굴에 대지 않는 것은 감염병을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지만 그만큼 쉽지 않다는 것이다.

오하이오 주의 가정의학 의사 윌리엄 소여는 “우리는 스스로 하고 있는 행동조차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습관을)고치기 매우 어렵다”고 WP에 말했다.

WP는 “조언은 간단하지만 그것을 말하는 사람들조차도 실행은 허술하다”며 “얼굴을 만지는 것은 사람이 태어난 순간부터 강화된 습관이다. 눈을 깜박이는 것만큼 자연스러운 현상인데, 누가 그를 탓하겠는가?”라고 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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