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8일 오후 NLL서 추방 北주민 타고 온 오징어배 인계 예정

  • 뉴시스
  • 입력 2019년 11월 8일 11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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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해상 사정 감안해 오후에 인계"

지난 7일 추방된 북한 주민 2명이 타고 온 선박이 8일 해상에서 북한에 인계될 예정이다.

김은한 통일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배는 오늘 인계될 예정”이라며 “시점은 오후인 것으로 알고 있다. 현지 해상 사정을 감안해 변경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추방된 북한주민 2명이 타고 온 배는 15m 길이의 17t급 오징어잡이 배로 20여 명이 탑승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군은 지난 2일 북한주민 나포 후 1함대 사령부에 선박을 보관해왔다.

통일부 당국자 등에 따르면 북한 주민 3명은 지난 8월 중순께 함경북도 김책항을 출항해 러시아 해역 등을 다니며 오징어잡이를 하던 중, 가혹 행위 등을 이유로 선장을 살해했다.

이들은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나머지 승선원 15명도 둔기 등을 사용해 추가로 살해하고 시신을 바다에 유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이들은 자강도로 도주할 목적으로 잠시 김책항에 재입항했다가, 이 가운데 1명이 오징어를 처분하는 과정에서 붙잡히면서 나머지 2명이 그대로 배를 타고 10월 말께 도주를 했다.

해군은 지난 2일 동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상에서 남하를 시도하던 북한 주민 2명을 나포했고 중앙정부 합동조사위에 넘겼다. 나포 과정에서 선박은 도주를 시도했고 경고사격도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변인은 이번 추방과 관련, “북한 주민은 헌법상의 잠재적 주민에 해당한다”며 “그렇지만 이들에게 현실적인 사법적 관할권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우리 국민으로 수용하는, 통칭 ‘귀순’이라고 하는 절차와 여건이 전제돼야 한다”고 했다.

김 대변인은 “그러나 이번 추방과 관련해서 정부는 관련 매뉴얼 및 북한이탈주민법상의 수용절차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봤다”며 “귀순의사가 불인정됐고 또한 범죄가 북측에서 발생해 증거 확보 등 실질적 진실규명에 한계가 있는 점도 고려했다”고 밝혔다.

북한이탈주민법 9조에 따르면 항공기 납치·마약거래·테러·집단살해 등 국제형사범죄자, 살인 등 중대한 비정치적 범죄자, 위장탈출 혐의자 등을 법적 보호대상으로 보고 있지 않다.

정부 소식통과 사정당국 관계자 등에 따르면 추방 주민들을 정식 탈북민으로 인정하더라도 수사가 북한에서 이뤄질 수 없어 오히려 기소중지 처분 등이 내려질 수 있는 만큼, 사회적 혼란과 우려 등도 감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정부는 이들의 귀순의사가 일관되지 않은 점과 함께 남하 과정에서 우리 해군 함정을 피해 도주한 점, 선박에서 혈흔 등 일부 증거가 발견된 점 등을 근거로 추방 판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번과 같은 사안에 대해 대응 매뉴얼이나 관련 근거가 부족한 부분이 지적된다.

김 부대변인은 “이번 사건 같은 경우는 유례가 없고 사건의 충격성이라든가 심각성 등이 큰 사안이었기 때문에 명백히 이것에 대해서 특정해 규정된 제도적 장치는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출입국관리법이라든지 북한선박 인원, 월선 매뉴얼 같은 규정들을 준용했다”며 “상세히 살펴보고 보완할 수 있는 부분이 있으면 보완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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